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찔레꽃은
오월에 하얀 꽃이 피고 가을에 빨간 열매를 맺습니다.
찔레는 개울과 밭뚝, 시골의 들과 야산에 자생하며
북한에서는 들장미라고 하는데 장미과에 속합니다.
어린 시절 봄의 찔레순은
삐삐순과 함께 최고의 자연산 주전부리였습니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찔레순의 그 맛과 향은
순수지대의 시골향이요, 정든 고향의 맛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천으로 피어난 찔레꽃의 향수는
고향 산천의 그리움 짙게 묻어납니다.
그래서인지 어른이 되어서는
찔레꽃 차를 즐겨 마셨던 것 같습니다.
늘 찔레꽃 차향을 느끼게 하였던 믿음의 딸은
몇 년전 천상의 꽃이 되었습니다.
도시에서 살다보니 찔레꽃 향기를 맡지 못하는데
지난 날 서울 대공원 장미 축제 때 찔레꽃 향기를 만끽하였습니다.
어릴 때 보았던 토종 찔레꽃은 하얀꽃 밖에 없는데
장미축제의 찔레꽃은 붉은 꽃을 비롯해서 분홍 등 종류가 많았습니다.
하얀 토종 찔레꽃과 모양은 똑같은데
분재처럼 꽃잎이 더 크고 다양한 붉은 빛들의 꽃은 감칠맛 나는 손맛을 느끼며 그 매력이 푹빠졌습니다.
그 후로는 서울대공원 장미축제는 가지 못하고
울산 장미축제를 해마다 출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종종 우포늪을 출사하였는데
비포장 도로를 따라 질레순이 돋아나고 또 허드러지게 핀 하얀 찔레꽃은 출사의 길을 반겼습니다.
야생의 들꽃을 찾아 다니며 출사하였던 지난 세월.....
생각해 보면 그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질레꽃 향기에 넋을 잃은 것은
강원도 산약초 산행을 하면서 찔레꽃 군락지를 만나 그 향기에 완전 취하였습니다.
항상 심마니 배낭 안에는 카메라 가방을 넣고 산행하였는데
찔레꽃, 그 순결한 향기를 사진 찍으며 마음의 아름다운 상으로 각인하였습니다.
어릴 때 시골에서 보았던 찔레꽃과는 비교를 거부하는 강원도 산야의 찔레꽃 군락지는
친환경 서정의 끝판왕, 온 몸의 전율을 느낄 정도로 생태 환경의 바이오 리듬을 새롭게 하였습니다.
배낭 안의 카메라 가방은
험한 산행을 하면서 사실상 몇 번이나 낙상 사고를 당하였지만 몸을 보호하는 역활을 하였습니다.
헛디뎌 넘어지거나 떨어지면 가방이 무겁기 때문에 항상 뒤로 넘어지고
그 때마다 커다란 베낭 안의 카메라 가방은 쿠션 역할을 하면서 몸을 다치지 않게 하였습니다.
산약초 산행의 보람으로 비오는 날 산삼을 발견하였는데
그 때도 카메라 가방은 빛을 발하였습니다.
강원도의 산야초 산행은 장미 축제나 함평의 나비 축제 등 출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푸른 물결이 흐르는 청산의 정취를 온 몸으로 느끼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찔레꽃, 그 순결한 향기는 향토적 서정으로 넘치는 데
개역개정에서 질려를 찔레라고 번역하여 저주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질려의 저주, 그 말씀을 묵상하다가
우연히 "찔레꽃의 넋"이라는 5.18의 비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5.18의 진실은 무엇인가를 탐색하며 추적하던 중
찔레꽃은 5.18의 상징인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날의 사진 속 관에 꽂힌 찔레꽃과 시민군의 모자에 꽂힌 찔레꽃 등
찔레꽃의 상징은 들장미의 비표가 되었습니다.
망월동 가는 길과 5.18의 흔적이 묻어난 곳에 조성된 찔레꽃 단지는 단순히 오월에 피는 꽃이어서가 아니라
찔레꽃의 넋에 피어나는 5.18의 정신은 무엇인가를 추억하였습니다.
들장미의 상징, 그 비표의 추적은
결과적으로 5.18의 진실을 깨닫는 단초가 되었습니다.
그 후 찔레꽃, 그 순결한 향기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고향의 향수로 피어나는 서정이 아니라
올바른 역사를 이해하는 진실의 눈이 되었습니다.
찔레꽃, 그 순결한 향기는 '
들장미의 암호요, 그들만의 비표가 되었습니다.
찔레에 관한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진실의 눈으로 이사야서에 집중된 찔레의 말씀을 묵상합니다.
☞ 내가 그것으로 황폐하게 하리니 다시는 가지를 자름이나 북을 돋우지 못하여 찔레와 가시가 날 것이며
내가 또 구름에게 명하여 그 위에 비를 내리지 못하게 하리라 하셨으니
무릇 만군의 여호와의 포도원은 이스라엘 족속이요 그가 기뻐하시는 나무는 유다 사람이라
그들에게 정의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포학이요 그들에게 공의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부르짖음이었도다(사5:6-7)
☞ 그 날에는 천 그루에 은 일천 개의 가치가 있는 포도나무 있던 곳마다 찔레와 가시가 날 것이라
온 땅에 찔레와 가시가 있으므로 화살과 활을 가지고 그리로 갈 것이요
보습으로 갈던 산에도 찔레와 가시 때문에 두려워서 그리로 가지 못할 것이요
그 땅은 소를 풀어 놓으며 양이 밟는 곳이 되리라(사7:23-25)
이 백성이 모두 경건하지 아니하며 악을 행하며 모든 입으로 망령되이 말하니
그러므로 주께서 그들의 장정들을 기뻐 아니하시며 그들의 고아와 과부를 긍휼히 여기지 아니하시리라
그럴지라도 여호와의 진노가 돌아서지 아니하며 그 손이 여전히 펴져 있으리라
대저 악행은 불 타오르는 것 같으니 곧 찔레와 가시를 삼키며
빽빽한 수풀을 살라 연기가 위로 올라가게 함과 같은 것이라(사9:17-18)
☞ 그러므로 주 만군의 여호와께서 살진 자를 파리하게 하시며
그의 영화 아래에 불이 붙는 것 같이 맹렬히 타게 하실 것이라
이스라엘의 빛은 불이 되고 그의 거룩하신 이는 불꽃이 되실 것이니라
하루 사이에 그의 가시와 찔레가 소멸되며
그 숲과 기름진 밭의 영광이 전부 소멸되리니
병자가 점점 쇠약하여 감 같을 것이라(사10:16-18)
☞ 나 여호와는 포도원지기가 됨이여 때때로 물을 주며
밤낮으로 간수하여 아무든지 이를 해치지 못하게 하리로다
나는 포도원에 대하여 노함이 없나니 찔레와 가시가 나를 대적하여 싸운다 하자
내가 그것을 밟고 모아 불사르리라
그리하지 아니 하면 내 힘을 의지하고
나와 화친하며 나와 화친할 것이니라
후일에는 야곱의 뿌리가 박히며 이스라엘의 움이 돋고 꽃이 필 것이라
그들이 그의 결실로 지면에 채우리로다(사27:3-6)
☞ 내 백성의 땅에 가시와 찔레가 나며
희락의 성읍, 기뻐하는 모든 집에 나리니
대저 궁전이 폐한 바 되며 인구 많던 성읍이 적막하며
오벨과 망대가 영원히 굴혈이 되며 들나귀가 즐기는 곳과 양 떼의 초장이 되려니와
마침내 위에서부터 영을 우리에게 부어 주시리니
광야가 아름다운 밭이 되며 아름다운 밭을 숲으로 여기게 되리라
그 때에 정의가 광야에 거하며 공의가 아름다운 밭에 거하리니
공의의 열매는 화평이요 공의의 결과는 영원한 평안과 안전이라
내 백성이 화평한 집과 안전한 거처와 종용히 쉬는 곳에 있으려니와
그 숲은 우박에 상하고 성읍은 파괴되리라
모든 물가에 씨를 뿌리고
소와 나귀를 그리로 모는 너희는 복이 있느라(사32:13-20)
☞ 이는 비와 눈이 하늘로부터 내려서 그리로 돌아가지 아니하고
땅을 적셔서 소출이 나게 하며 삭이 나게 하여 파종하는 자에게 종자를 주며 먹는 자에게 양식을 줌과 같이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이와 같이 헛되이 내게로 돌아오지 아니하고
나의 기뻐하는 뜻을 이루며 내가 보낸 일에 형통하리라
너희는 기쁨으로 나아가며 평안히 인도함을 받을 것이요
산들과 언덕들이 너희 앞에서 노래를 발하고 들의 모든 나무가 손뼉을 칠 것이며
잣나무는 가시나무를 대신하여 나며 화석류는 질려를 대신하여 날 것이라
이것이 여호와의 기념이 되며 영영한 표징이 되어 끊어지지 아니하리라(사5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