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위로가 된다는 말을 믿는 편입니다.
음식으로 소통이 된다는 말도 믿는 편이고요.
그래서 음식, 요리, 셰프에 관한 영화를 즐기고 찾아봅니다.
이번에 찾은 영화 - 맛있는 영화 - 제목은 좀 그러한데 담담하니 좋네요.
3명의 감독이 각각 사람과 음식에 관한 내용으로 만든 3부작 옴니버스 영화.
첫 번째 영화 - 나이트 크루징
아마도 임시직이었던 것 같은 주인공 송이는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텅 비어 있는 냉장고를 발견하게 되지요.
그나마 있던 음식들도 이미 유통기한이 지나 버려야 했고요.
뭐라도 먹기 위해 밤길을 나섰다가 우연히 친구 훈을 만나고
함께 밤에만 여는 쌀국수 트럭을 찾아 나섭니다.
이 트럭은 일정한 장소와 일정한 시간에 여는 트럭이 아니므로 밤새도록 찾아다녀야 했던 거죠.
결국 함께 쌀국수를 먹는데....
문득, 이게 환상인가 실제인가 혼란스럽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새도록 친구와 함께 음식을 찾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마치 동화 속 장면 같다고나 할까?
두 번째 영화 - 맛있는 엔딩
이별하면서 두 사람이 처음 같이 먹었던 떡볶이를 먹는다는 이야기.
미대 입시를 준비하고 있던 주인공 예니.
제주에서 올라와 함께 입시를 준비했던 상혁은 떨어지고 혼자만 붙게 되죠.
기뻐할 수만은 없던 상황에서 상혁이 떡볶이를 사 주고, 그렇게 사랑이 싹틉니다.
둘은 함께 살지만 행복했던 시간은 잠시 투닥투닥- 결국 헤어지게 되는데
상혁이 텅 빈 집에 돌아오니 식탁에 떡볶이 한 접시가 놓여있습니다.
과거 예니를 위로해 주었던 떡볶이를 예니가 정성스럽게 준비해 놓은 것.
상혁은 눈물을 머금고 그 떡볶이를 먹습니다.
세 번째 영화 - 좋은 날
가장 공감이 되었던 영화.
나이대가 비슷해서 그랬던 듯. 앞의 두 영화는 젊은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고
이 영화는 자식이 모두 장성한 엄마들의 얘기여서 그런 듯.
네 명의 친구가 만나 음식을 먹는데 그 중 미금과 정아는 서로 못 잡아 먹어 난리.
영화감독을 꿈꾸는 미금의 딸은 일이 잘 안 풀려 아직 제대로 된 일을 못하고 있고
서울 달동네에 살고 있지요. 미금은 그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아 딸이 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뻥을 치고.
정아는 딸과 함께 서울에서 발레공연을 볼 거라고 하고.
그런데 둘은 서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정아는 저녁공연까지 시간이 남았다면서 미금을 쫓아옵니다.
미금은 어쩔 수 없이 달동네 계단을 올라 딸네 집으로 향하고....
딸에 대한 모든 사실이 뻥이었다는 게 들통나자 미금은 딸에게 줄 짐을 든 채 도망치고,
정아는 끝까지 쫓아가고.
마침내 둘은 한강에 가서 같이 라면을 먹으며
실은 두 사람 모두 자식 자랑에 뻥을 쳤다는 것이 드러나지요.
자식 자랑...에구, 그게 문제지요.
하지만 두 사람은 즉석라면을 함께 끓여먹으며 소통하고 참 좋은 날을 보낸다는 이야기.
잔잔하고 꾸밈이 없어 좋았던 영화.
보는 사람에게 충분히 위로를 주는 맛있는 영화였습니다.
첫댓글 재밌겠어요
제목도 좋고요
차분하니 좋았어요^^ 음식동화 쓰면 좋겠다는 생각 하면서...
@바람숲 선생님 딱이네요
선생님은 글도 쓰면서 음식 만드는거도 좋아하시잖아요
저는 먹기만 좋아해요 ㅋㅋ
@happycountry 음식 재료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거지 잘하지는 못해요. 근데 음식동화 재밌을 것 같아요. 한번 고민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