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에 취해,
알딸딸한데,
와인바에 들렸고...
술기운에,
남한산성 일주가 어렵다는 사람에게,
그건 껌도 아니라고 반박했다가,
주말에 같이 가서 확인하자고 했고...
내가,
호언장담하다가,
어쩔 수 없이 남한산성을 가야 했네요!!
암튼,
술이 죄라서,
내가 원하는 산을 포기하고,
주말 산행을 남한산성으로 정했고...
덕분에,
성남에 있는 친구에게 연락해서,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 만나기로 약속까지...
조금이라도 더 걸으려고,
산성역에서 버스를 타지 않고,
마천역으로 왔습니다.
남들은,
덜 걷는 것이 목적이지만...
더 걷고 싶어서,
마천역을 출발하여,
수어장대까지 가기로...
오래전에,
마천에서 출발한 적이 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물어서 여기까지 왔고...
내가 가기 싫은 이유는,
진심으로 산행이 너무 짧아서 인데...
일부러,
힘들게 올라가려고,
닭짓을 했네요!!
입구에서,
어렵게 산으로 들어왔는데...
산길은,
너무나 평온하기만...
더구나,
하루 전 내린 비로 인해,
선선한 느낌이었고!!
산행을 시작하고,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우물이 있어서 생각 없이 마셨는데!!!
주변에 있던 산객이,
이 물은 먹는 것이 아니고,
먹는 샘물은 좀 더 올라가면 있다고...
그런데,
먹으면 안 되는 물을 마신 나는,
죽었을까?? ㅎㅎ
오염된 물일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멀쩡합니다. ㅋㅋ
암튼,
시원하게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산을 올라가는데...
산이라기보다는,
나즈막한 언덕을,
산책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이 가는 일행은,
날이 덥다며 보이질 않네요!!
조반에는 잘 오더니,
체력에 한계가 있는 듯...
암튼,
길가에 핀 나팔꽃에게,
안부를 전하면서 산을 올랐습니다.!!
한참을 올랐지만,
아직도 등산로는 완만한 오르막이고...
그나마 다행은,
나무가 울창해서,
그늘이 많았다는 것...
하지만,
일행이 따라오지 못한 것은,
옥에 티처럼 보였고... ㅋㅋ
지하철에서,
한 시간 남짓 올라서야,
드디어 오르막에 도착을...
오르막 부분도,
나무 계단으로 만들어서,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고...
여기는,
두 발로 걸을 수만 있다면,
누구든 어렵지 않게 오를 수가 있네요!!
계단에 앉아서,
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조금은 심심하네요...
그래서,
계단에서 자라는,
이끼와 소소한 언쟁을...
나는,
먹을 것도 없는데 어떻게 사냐고 했더니,
남 걱정 말고 일행이나 잘 챙기라고... ㅠ.ㅠ
오르막도,
10분 남짓이면 마무리되는데...
일부는,
조금 힘들게 오르고 있는데...
일행은,
땅에 코를 박고 오르네요!!
소나무 숲을 지나면,
머지않아 남한산성이 나오는데...
요즘은,
등산화에 편한 복장으로 오르지만...
인조가 임금인 시절에는,
엄동설한에 짚신을 신고 올랐을 듯...
남한산성이,
드디어 눈에 들어오는데...
도착한 곳은,
산성의 서문이 있는 곳이고,
조그만 전망대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성을 쌓은 사람은,
어디에서 저 많은 돌을 구했을지??
서문 옆에,
조그만 암문이 있는데...
이끼와,
돌의 모양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고...
참고로,
성을 처음으로 쌓은 사람들은,
673년 문무왕 시절의 힘없는 백성이라고 하네요!!
서문 전망대에서,
현재의 한양을 바라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문무왕 시절에는,
이런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요??
암튼,
1,500년 전 성곽에서,
현재를 지긋이 바라보았고...
바라보는 곳은,
성남과 분당방향인데...
여기는,
하루가 다르게,
빌딩숲이 늘어가는 장소이고...
나도,
돈이 있다면,
이 동네 살고 싶은데... ㅠ.ㅠ
소나무는,
백 살쯤 되어 보이는데...
그렇다면,
일본 소나무였다가,
지금은 한국 나무인 듯...
이 말은,
내 의견이 아니라,
일부 정치인의 망언이지만...
소나무는,
백 년의 세월을 살았다면...
성곽에 쌓인,
수많은 돌과 기와들은,
천 년 전에도 여기에 있었을까??
그래서,
내가 돌에게 물었더니,
1985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ㅎㅎ
산을 오르고,
성곽을 돌아서,
드디어 수어장대에 도착했습니다.
나보다 어린 성곽도 있고,
오래된 성문도 있었지만,
슬픈 사연이 많은 곳이라 엄숙한 마음으로 들어가는데...
어디선가,
편한 복장으로 여길 오르는 사람도 있고...
수어장대에는,
400살 된 향나무가 있는데...
어쩌면,
1636년 병자년에 심었다면,
치욕의 현장을 목격했을 것이고...
호란이 지나고,
여기에 심었다면,
굴욕스런 모습은 보지 않았을 듯...
수어장대에는,
등산객도 있지만,
즐기러 온 행락객도 많았고...
더구나,
편한 복장으로 역사의 현장에서,
음식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암튼,
이 건물이 1624년에 만든 건물인데,
아직도 웅장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고...
조금 전 향나무를,
다른 방향에서 보니,
조금은 이상한 모습으로...
나무는 하나인데,
담장 안에도 나무가 있고,
담 밖에도 가지가 뻗어있네요!!
아마도,
나무가 100살쯤 되던 해에,
누군가 나무를 고려해서 담장을 쌓은 듯하고...
수어장대에서,
약속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친구가 준비한,
두부김치와 막걸리는,
게눈 감추듯 해치웠고... ㅎㅎ
참고로,
나는 오징어땅콩 한 봉지... ㅋㅋ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나는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려고,
다시 산성을 따라 하산을...
이 부근이,
영화 남한산성의 포스터에 나왔다고 하는데,
어디인지 가늠이 되지 않네요!!
암튼,
나보다 어린 성곽을 따라서,
터벅터벅 걸어봅니다.
성곽 밖에는,
가을이라고 알밤이 제법 많이 여물었는데...
떨어진 알밤은,
지나는 산객이 모두 주워가고,
빈 밤송이만 잔뜩 남았고...
그런데,
역사고 나발이고,
더워서 더 이상은 걷기가 어렵네요... ㅠ.ㅠ
여기를 마지막으로,
성곽길은 포기했고...
다시,
그늘이 있는 오솔길로 들어가는데...
역시,
인간은 현재의 쾌락이,
최고의 즐거움인 듯...
큼지막한 잣송이를 비벼서,
잣을 골라냈는데...
씨알도 크고,
잘 여문 것 같아서,
친구 주려고 가지고 갔는데...
까는 것이 귀찮다며,
다람쥐나 주라고 합니다.
앞에 가는 친구에게,
억지로 잣을 하나 먹었고... ㅋㅋ
이제는,
가장 빠른 코스로,
산을 내려가고 있는데...
이유는,
맛있는 하산주를 기약하면서... ㅋㅋ
예전에는,
차도를 따라서 한참을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친구의 안내에 따라서,
덕운사로 내려가니 술집이 엄청 가깝고... ㅋㅋ
더구나,
나무 그늘도 좋고,
차량의 소음이 없으니 최고였고...
덕운사에 들러서,
시원한 물 한 모금 먹으려 했는데,
생각보다 시원하지는 않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은 한 바가지 먹고 손만 씻었고...
절에 왔으니,
소원을 빌었으나,
로또 1등은 요원하기만... ㅎㅎ
등산로에,
커다란 동굴이 있는데...
백성들의 고충이 많아서,
동굴 속에 촛불과 향을 피우고,
모두 간절하게 소원을 빌고 있는 듯...
아직도,
이런 장소가 있고,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조금 놀랍기만...
드디어,
사람이 사는,
속세에 도착을...
나도,
속세에 왔으니,
먹거리를 찾아서 어슬렁거리는데...
마땅히,
눈에 들어오는 먹이가 없고... ㅎㅎ
맑은 국물에,
청양고추로 인해 칼칼함은 더해주고...
주인장 손맛과,
두부의 정갈함이 더해지니,
소주는 소주를 부르고... ㅎㅎ
오늘도,
친구가 사준 낮술로 인해,
정신줄을 놓고 말았습니다.
지하철 타러 가는데,
가을이라서 노각과 호박이 눈에 들어오고...
노점 하시는 아주머니는,
토란대를 다듬느라고 정신이 없고...
전통 시장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농산물이,
마치 시골장터 분위기를...
하루 전 과음으로 인해,
체내에 쌓인 알콜을 배출하기 위하여,
관악산까지 뛰어 왔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술 먹자는 말에,
다음날도 술집으로... ㅠ.ㅠ
다음주가 명절인데,
아직도 철이 없어서...
===================
명절은,
명절다워야 하는데...
올 한가위는,
너무 더웠다고 하는데...
이전 한가위는,
특별한 장소에서 보내고,
조만간 후기를...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