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았던 아르헨티나는 1978년 자국에서 개최된 월드컵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거머쥐게 되었다. 결승전에서 국민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크루이프가 정치적인 이유로 불참한 네덜란드를 누르고 패권을 차지했다.
1라운드 그룹별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이탈리아에 패해 결승 진출이 불투명했으나 페루와의 경기에서 6-0으로 크게 승리함으로써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1978 FIFA 월드컵™ 수상결과
이 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다니엘 파사렐라, 오스발도 아딜레스, 마리오 켐페스 등의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마리오 켐페스는 모두 여섯 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네덜란드를 3-1로 물리쳤다.
애타게 기다렸던 승리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11회 월드컵 대회는 개막 전부터 잡음이 많았다. 강대국들이 비델라 장군의 독재 정권과 인권 탄압에 항의하며 대회 참가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실상 축구는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르헨티나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결국 본선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잉글랜드(2회 연속), 유고슬라비아 및 구 소련을 제외한 모든 축구 강국들이 참가하게 되었다. 이 가운데 약체인 이란과 튀니지는 처음으로 월드컵 경기에 참가했고 그간 부진했던 프랑스는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월드컵 뒷이야기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대회 본선에 진출한 스코틀랜드는 케니 댈글리쉬와 그램 소네스를 필두로 월드컵 출전 이후 처음으로 2회전에 진출하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페루에 3-1로 패하고 이란과의 경기를1-1의 무승부로 마감하면서 네덜란드를 꼭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네덜란드는 이 두 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이미 2회전 진출을 확정지어 놓은 상태였다.
댈글리쉬가 한 골을 넣어 랍 렌젠브링크의 패널티 킥으로 앞서가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어 후반부가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아치 제밀의 패널티 킥 성공으로 스코틀랜드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종료20분을 남겨 두고 수염을 기른 작은 체구의 미드필더 제밀이 돌진해 오는 골키퍼 잰 종블뤼드의 저지를 빠져 나와 세 명의 네덜란드 선수를 제치고 날쌔게 몸을 움직였다. 스코어 3-1, 한 골만 더 넣으면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조니 렙 선수가 한 골을 성공시키면서 스코트랜드는 2회전 진출을 꿈을 접어야 했다. 네덜란드는 결승전 연장전에서 개최국인 아르헨티나에 패하여 2위에 그쳤고 스코틀랜드는 모든 경기를 마치고 일찍 귀국을 해야 했다.
미셸 히달고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 대표팀은 전력이 향상되긴 했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채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에 모두 2-1로 패했다. 프랑스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대 헝가리 전에서는 미셸 플라티니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고른 기량을 보이면서 3-1로 승리했지만 2라운드 진출은 그만 좌절되었다.
지난 독일 월드컵에서 결승까지 진출했던 네덜란드가 크루이프의 불참으로 고전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우승 후보팀들은 1라운드에서 가볍게 상대 팀을 물리치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힘겹게 2라운드에 합류한 네덜란드는 그 이후 로비 렌젠브링크의 맹활약에 힘입어 오스트리아를 5-1로, 이탈리아를 2-1로 차례로 꺾고 월드컵 우승국이었던 구 서독과는 2-2의 무승부를 기록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한편 다른 2라운드 그룹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간에 결승 진출 경쟁이 치열했다. 주최국인 아르헨티나가 페루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네 골 이상을 넣어야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불리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결승 티켓은 이미 브라질의 차지인 듯 보였다. 그러나 의외의 상황이 연출되었다. 파사렐라를 주축으로 한 아르헨티나가 페루를 상대로 마리오 켐페스의 두 골을 포함하여 무려 여섯 골을 터뜨리며 낙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골 세례는 승부 조작이 아니었는가 하는 의혹을 낳기에 충분했다. 결국 시저 루이스 메노티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연장 끝에 네덜란드를 3-1로 눌렀지만 논란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어쨌든 아르헨티나는 그토록 바라던 우승을 차지했으며 거리는 축하 인파로 넘쳐났다.
우승의 일등 공신, 마리오 켐페스
아르헨티나의 우승은 대표팀의 강한 팀웍이 원동력이 되었지만 마리오 켐페스라는 뛰어난 선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늘색과 흰색의 유니폼에 등번호 10번을 단 켐페스는 팀 동료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초반에는 활약이 저조했으나 대회 막바지에 이르러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다. 바로 우승컵을 두고 접전을 벌이던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 대회에서 모두 여섯 골을 넣은 켐페스는 팀 우승의 영예와 함께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FIFA 월드컵 공식 수상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