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목회자여, 표준을 높이라
여호와의 기구를 메는 자여 스스로 정결케 할지어다 (사 52:11). 이 말씀은 하나님을 섬기는 그리스도인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는 말씀이지만, 특별히 거룩한 사물을 맡아 일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엄숙한 명령의 말씀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의 사업을 하거나 돕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올바른 태도와 실생활의 덕목들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하자.
1) 경건한 생활과 언행
하나님의 자녀들과, 또 하나님의 특별한 사업을 맡은 사람들은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하여야 한다. 그리스도의 종들은, 의로운 행실을 하는 경건한 사람, 순결하고 진실한 말로 사람들을 향상시킬 수 있는 믿음이 두터운 사람, 어떠한 세상 유혹에도 동요되지 않는 사람, 의지가 굳고, 성실한 목적을 가지고 영혼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함을 최고의 목적으로 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특별히 목회 사업에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생애에서 거룩한 직분을 받을 만한 증거를 보여야 한다.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자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 (벧전 1:15). 바울은 기록하기를, 믿는 자에게 본이 되 (딤전 4:12)라고 하였고, 다시 네가 네 자신과 가르침을 삼가 이 일을 계속하라 이것을 행함으로 네 자신과 네게 듣는 자를 구원하리라 (딤전 4:16)고 기록하였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행실이 바르고 깨끗한 생애를 보내기 위하여 깊이 주의해야 하며, 타락한 이 시대의 죄에 물들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스도의 종들은 경건하지만 또 생활에서 모든 사람에게 사교적이며 친절하고 예절 있게 대하여야 한다. 사람들과 교제할 때에 늘 정숙하고 품위 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며, 쓸데없는 농담을 하거나 이성에게 너무 가까이 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고상하지 못한 교제는 피하여야 할 것이다.
말 하나하나와 행동 하나하나가 인격을 높이며, 사상을 고상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하며, 자기의 말과 행실이 접촉하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향기도 되고 혹은 사망의 냄새도 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말과 행동의 근본이 되는 마음과 생각을 늘 깨끗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하늘의 깨끗하고 탁월한 사물들을 명상하라고 권고하였다. 이런 권고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크게 필요하다. 모든 목회자들은 모든 생각과 행위가 깨끗해야 할 것이다. 사교성을 기르되 오락을 위해 하지 말고 더욱 고상한 목적을 위해서 해야 할 것이다.
진리를 가르치는 사람들은 그 언행에 깊이 주의하는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때를 따라 하나님의 백성에게 양식을 나누어 주는 사람, 조금이라도 인생의 표준을 낮추는 일에 결코 찬성하지 않는 사람, 사랑으로 행하고 모든 육체의 생각과 정욕으로부터 영혼을 깨끗하게 하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이런 목회자들은 결코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기거나, 사단의 유혹에 빠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늘 시선을 의의 태양이신 그리스도께 향하고, 모든 더러움에서 벗어나 영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조금도 불결함이 없는 경지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현시대는 도처에 타락한 사람들과, 가족 제단이 깨어지고 파괴된 가정들을 볼 수 있다. 원칙이 깨어지며 도덕의 수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노아와 소돔의 때의 죄악이 날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진리의 빛을 받은 사람들은 모든 죄악에서 떠나며, 조금이라도 하나님의 사업에 해를 끼치거나 그 거룩함을 더럽힐 염려가 있는 모든 정욕과 습관을 쳐서 이기고, 경건한 길로 행해야 한다.
자기의 앞길에 가로놓인 모든 유혹을 물리치며, 정신력을 저하시키는 모든 것들을 헤치고 나가는 것은 목사의 직무이다. 목사는 항상 깨어 기도함으로써 자기의 가장 약한 점들에 대해서 방심하지 않게 되고, 그의 약한 점들이 그의 가장 강한 점들이 되도록 해야 한다. 사람은 오직 그리스도의 은혜로만 도덕적 원기와 의지력과 굳센 목적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늘 깨어 기도하고 모든 생각을 그리스도께 굴복시키도록 하라. 하나님의 은혜는 사단의 교묘한 유혹을 물리치고 충성되고 성실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 능력이 될 것이다.
2) 예절의 미덕
그리스도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정직하고 신뢰할 만하며 원칙에 굳게 서서 흔들리지 않는 동시에 친절과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예의도 성령의 은사 가운데 하나다. 요즈음은 교인들 위에 마치 왕처럼 권위로 군림하려는 야망을 가진 목사들이 많이 있다. 목사는 불쌍히 여기며 겸손 (벧전 3:8)하라 하신 하나님의 명령에 유의하며 양떼들에게 접근해야 한다. 사랑은 이론으로 하지 못하는 일을 능히 성취한다. 한순간의 성급한 행동, 한마디의 거친 대답, 어떤 조그마한 일에 그리스도인의 예의와 예절을 지키지 않는 것 같은 작은 일들이 목사의 감화력을 잃어버리게 할 수 있고 교인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목사는 예수님께서 지상에 계셨을 때에 행하신 것처럼 행동하기 위하여 힘써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순결하고 흠이 없으셨을 뿐 아니라 인내, 온유, 쾌활 등 모든 일에 있어서 우리의 모본이시다. 그분은 당신의 생애로써 참된 예의를 나타내 보이셨으며, 불쌍하고 억눌린 자들에게 언제나 친절한 얼굴로 대하시고 또 위로의 말씀을 하여 주셨다. 주님께서 유하시는 가정마다 신선한 공기가 감돌았고, 또 그분의 생애는 사람들 속에 마치 은혜의 누룩처럼 작용하였다.
깨끗하고 흠이 없으신 주님께서는 무지하고 무례한 백성들과 부정직한 세리, 불의한 사마리아 사람,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방의 군대, 무례한 농부, 그 밖의 여러 무리들 속에서 생활하시며 어느 곳에서나 늘 동정의 말씀을 하여 주셨다. 주님께서는 무거운 짐을 지고 애쓰는 사람을 보실 때에 그 짐을 함께 져주시고, 그에게 천연계에서 배운 하나님의 사랑과 친절과 선하심에 관한 교훈의 말씀을 거듭거듭 말씀해 주셨다. 그분은 가장 사납고 전혀 장래성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의 자녀로 부끄러움이 없는 품성에 달할 수 있음을 제시하시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힘쓰셨다.
신앙은 아무리 완고하고 거친 성격이라도 유하게 만들며, 행실이 아무리 괴벽할지라도 상냥하게 만든다. 또한, 말과 태도를 온순하고 우아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에게서 순결하고 고결한 정신과 명랑한 기질을 결합시키는 법을 배우도록 하자. 그리스도인의 친절과 예의는 그리스도교를 옹호하는 가장 힘 있는 논증이다.
친절한 말은 사람의 마음에 내리는 고요한 이슬과 부드러운 빗줄기와도 같은 것이다. 성경은 그리스도에 대하여 말하기를 그의 입술에 은사를 주심으로 그가 곤핍한 자를 말로 어떻게 도와 줄 줄을 알게 (사 50:4) 하셨다고 하였고, 또 주께서 우리들에게 명하시기를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고르게 함 (골 4:6)같이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 (엡 4:29) 하셨다.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 중에는 전혀 예의가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목사는 예의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함부로 다른 사람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은 목사가 주의하여 지켜야 할 법칙이다. 우리가 예의 있게 행동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희망이 없는 것같이 보이는 자들에게 어떤 희망을 가지고 계신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자녀로서 고상하고 신중하게 대하여야만 한다. 그리스도교는 사람으로 신사가 되게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핍박하는 자들에게까지도 예의를 나타내셨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그와 같은 정신을 드러내야 할 것이다. 복음은 세상에서 널리 행하여지고 있는 형식적인 예의를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참 사랑에서 우러나는 예의를 장려한다.
아무리 외양적 예절을 잘 지킬지라도, 그것만으로는 모든 불평과 비평의 말을 억제할 수가 없다. 자기를 최고의 자리에 두려고 생각하고 있는 한, 참된 예의는 결코 나타나지 않는다. 사랑은 마음속에 있어야 한다. 철저한 그리스도인은 주님께 대한 마음속 깊은 사랑에서부터 모든 행동을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에 대한 그의 애정의 깊은 뿌리로부터 동포에 대한 이기심 없는 관심이 솟아나게 된다. 사랑은 그 소유자에게 우아함과 예절과 단정한 품행을 심어 준다. 사랑은 얼굴을 밝게 해주며, 음성을 부드럽게 하며, 그의 전 인격을 향상시키며 고상하게 해준다.
3) 사교 관계와 농담
목사는 사교 관계에 있어서 특별히 유의하여야 할 면이 있는데, 그것은 이성과의 관계에 조심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성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목사의 유용성이 손상되는 일이 종종 있게 되는데, 조심성 없는 여성들은 그들의 행동이 그 목사의 감화력을 손상시키는 것임을 알지 못하므로 목사를 난처하게 하며, 또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받게 한다.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은 어느 누구보다도 그 목사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그는 조심성 없는 이성들의 그런 행동에 대하여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하나님께 불명예를 돌리지 않기 위해, 목사는 무뚝뚝하다는 말을 듣는 한이 있더라도 조심성 없는 여성들을 단호하게 막고 지혜 있게 가르치며 훈계해야 할 것이다.
유쾌한 유머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지만, 지나친 농담과 세속적 이야기는 다 세상에 속한 것이다. 마음속에 하나님의 평화를 간직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경솔한 언동을 하지 않더라도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그들이 깨어 기도하고 있는 한, 마음 가운데 세상의 모든 무용한 모든 것들을 초월한 참 평화와 안정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목사가 마음에 경건의 오묘를 간직하고 있으면, 세속적이며 육체적인 모든 쾌락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정욕을 인하여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의 성품에 참예하는 자가 될 것이다. 그가 하나님과 깊이 교통하는 사람이라면, 하나님의 뜻을 풍부히 깨달아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실제적 설교들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신령적인 주제들을 설교하고, 사람들을 들뜨게 하며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설교 대신에,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하게 하며, 그 말씀을 듣는 사람들이 영생을 위하여 온전히 변화되도록 만드는 말씀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목사가 강단 위에서 배우와 같이 단순히 효과만을 위한 태도와 말을 하는 것은 전혀 용납될 수 없다. 목사는 배우가 아니요 진리의 교사이다. 경망스러운 말과 행동은 전하는 진리를 힘 있게 하지 못한다. 진정한 목회자는 영구히 지속될 중대한 사업을 하도록 하나님께로부터 사명을 받은 하나님의 사자임을 항상 자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자기 자신이나 혹은 자신의 학식 또는 재능을 자랑하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그는 다만 죄인들을 회개시키며 저들에게 말과 행실로써, 세상 죄를 지고 가신 하나님의 어린양을 소개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쾌활하더라도 결코 쓸데없는 농담이나 경솔한 행동에 빠지지 말라. 경솔한 언행은 배우들에게나 적합하며 신성한 강단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주의 종들이 그 태도와 말과 복장으로 진리의 원칙과 그 직분의 신성함을 유감없이 드러내기를 바라신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종들은 사람들이 높은 수준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모본을 보일 것이다. 목사들이 자기에게 철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때, 자기가 더욱 높은 표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을 느낄 때, 그들은 향상시키고 품위 있게 하는 영향력을 교회에 끼치게 될 것이다.
구하면 반드시 주시는 하나님의 성령을 주리고 목마른 것같이 간절히 사모하라. 목사는 먼저 자기 자신이 생수를 마시기 전에는 결코 다른 사람을 생수의 근원이신 예수님께로 인도할 수 없다. 흩어진 생각들을 다시 모아 하나님께로 집중시키며 그의 뜻에 온전히 복종시키라. 지나치게 사람에게 아부하거나 칭찬하는 것을 삼가며 또 바라지도 말아야 할 것이니, 대개 칭찬은 겸손한 마음 대신에 자만심을 길러 주며, 깨끗하게 하는 대신에 부패하기 때문이다.
목사들이 회심하지 않는 한, 교회는 병들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능력만이 인간의 심령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그 속에 불어넣을 수 있다. 하나님의 능력만이 정욕을 바로잡고 정복할 수 있으며, 애정을 성결하게 할 수 있다. 하나님께 봉사하는 모든 사람은 마음을 겸비하게 하고, 하나님의 뜻에 자신의 뜻을 굴복시키며, 자신의 생명을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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