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개월 연속 한국랭킹 1위 박정환 9단(오른쪽)이 30개월 연속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을 꺾고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에 올랐다.
월드바둑챔피언십2018 준결승
일본 7관왕 이야마 유타와
결승
박정환 9단이 숙적 커제 9단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커제에게는 올 들어 2승째, 통산 상대전적에서도 8승6패로 두 걸음 앞섰다.
18일 도쿄 일본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2018 준결승전에서 박정환 9단이 130수 만의 단명국으로
커제 9단에게 불계승했다. 동시에 열린 또 한 판의 준결승전은 일본 기사 간의 대결로 치러져 이야마 유타 9단이 야마시타 게이고 9단에게
191수 만에 불계승했다. 박정환 대국보다 2시간 이상 늦게 끝났다.
박정환-커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한 두 명 간의 대결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박정환은 52개월 연속 한국랭킹 1위,
커제는 30개월 연속 중국랭킹 1위. '고레이팅 세계랭킹'은 박정환 1위, 커제 2위.
▲ 특히 두 기사 간의 대결에서 돌가리기의 중요성을 잘 아는 커제 9단이 이례적으로
흑돌 두 개를 올려놓았으나 홀짝을 맞힌 바람에 흑을 쥐게 됐다.
첫
번째로 관심을 모은 돌가리기 결과는 박정환의 백으로 결정됐다.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두 기사 간의 지난 13차례 대결에서 백번이 12번을
이겼고, 2014년 9월부터는 11판을 연속해서 백을 쥔 쪽이 이겨 왔기 때문이다.
50여수까지의 반상은 커제의 실리와 박정환의 모양으로 대치했다. 그 후 삭감에 들어온 상대의 돌을 공격하는 흐름을
잡은 박정환이 주도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그 공방전의 끝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형세를 반전시킨 커제는 우세를 오래 지키지 못했다. 박정환이 급소, 급소를 알려가자 얼마 못 가서 경솔한 수를
두었다. 치명상에 가까운 착각이었다. 박정환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 그 실수를 찔러갔다. '외통수'에 가까웠다. 40%를 밑돌고 있던 박정환의
승리 확률이 80%로 치솟았다(인공지능 형세진단).
▲ 귀와 변의 실리를 착실하게 차지한 커제 9단(흑)과 중원에 거대한 모양을 건설한
박정환 9단(백). 흑1 이하 커제의 삭감에 박정환이 유연하게 공격하며 주도권을 잡아 나갔다.
▲ 편한 흐름을 잡았던 커제에게서 경솔한 수가 나왔다. 흑1이 해서는 안 될
착각이었다(2에 붙여 연결을 도모할 곳). 흑3도 잇단 실수로 애초 백4에 먹여치는 수도 못 보고 있었다. 박정환은 흑일단을 세차게 몰아치면서
단숨에 승세를 구축했다.
준결승전 승리로 상대전적을 8승6패로 벌렸다.
두 기사 간의 '백번필승' 흐름도 12경기 연속 계속됐다. 디펜딩 챔피언인 박정환은 대회 2연패를 바라보게 됐으며, 올 들어서만
몽백합배ㆍ하세배ㆍ크라운해태배를 차례로 우승한 데 이어 네 번째 우승에도 바짝 다가섰다.
-박정환 9단, 커제에게 8승6패로
리드
-대회 2연패와 올 4번째 우승에 바짝
한편 커제 9단은 올 들어 부진하다. 1월의 해비치배에서 이세돌에게, 2월의 하세배에서 박정환에게, 3월의
농심신라면배에서 김지석에게 패했다. 17일 현재 올해 전적은 2승6패.
▲ 박정환 9단은 몽백합배, 하세배, 크라운해태배 우승에 이어 올해 네 번째 우승에
다가섰다.
단판승부로 우승자를 가리는 박정환-이야마의 결승전은 19일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한다. 제한시간은 3시간, 초읽기는 1분 5회. 도중 휴식 시간은 없다. 상대전적에서 박정환이 2연승 중이고 3승2패로
앞서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을 대표하는 최강 기사 6명 초청전인
월드바둑챔피언십2018의 상금은 우승 2000만엔(약 2억원), 준우승 500만엔, 4강 패자 250만엔, 1회전 패자 100만엔이다.
▲ 일본 기사끼리 벌인 준결승에서 7관왕 이야마 유타 9단(왼쪽)이 야마시타 게이고
9단에게 191수 만에 불계승했다.
▲ 공개해설장 무대에 함께 오른 박정환 9단과 커제 9단. 박정환은 위의 그림에서
설명한 대로 커제 9단이 들여다본 수를 최종 패착으로 꼽았다. "백22로는 23의 곳에 가야 했다. 흑93이 첫 번째 패착으로 116의 곳에
끊어야 했고, 마지막 패착인 흑97로는 98의 곳에 붙이거나 121에 두었으면 흑의 실리가 돋보였다"는
감상.
▲ "커제 9단이 치명적인 실수를 해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 오른 기사는 일본
최강자이기 때문에 배운다는 자세로 승패보다는 바둑에만 집중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