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며칠 반짝했던 한파가 물러갔나 봅니다.
크리스마스와 함께 다시 평년의 기온을 찾았다고도 하는데요,
서울에도 그 며칠 사이에 두어 차례 살짝 눈이 오기도 했습니다.
근데, '추위'야 뭐, 그렇지요.
한 겨울인데 그 만한 추위 한 번 없이 지나가던가요?
최근엔 '지구의 온난화'로 날이 더워져서, 그런 추위가 더 심하게 느껴졌을 뿐이겠지만요.
그러니,
저는 취위 보다는 '눈'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요, 일주일... 열흘 사이에 눈에 대한 보도가 많았잖습니까?
강원도 산간 지방에 1 미터가 넘는 눈이 쌓였다고도 했고, 또 며칠 전만 해도 제 고향인 '군산'에도 60 센티가 넘는 눈이 왔다거나, 무릎이 다 빠졌다는 얘기도 들려오는 등,
저는 그런 쪽에 훨씬 더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답니다.
게다가 지난 주말 즈음엔,
사실은 제 친구 하나와, 강원도 '인제'에 갈 일이 있었거든요.
거기에 사는 옛 친구 하나가 '한 번 오라'고 노래를 부른다기에,
한 달 쯤 전엔가 미리 약속까지 잡아놓고(군산에 사는 제 친구가 서울에 오는 길에 함께 가자고 해서),
둘이 한 번 강원도에 가려고 했었는데,
최근의 저는 이런저런 복잡한 일에 시달리면서도 철도 없이, 눈에 덮힌 강원도 산악지방에(인제) 갈 생각에 젖어 있었는데,
그 하루 이틀 전에, 군산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드라구요.
"그렇게 눈이 온다는데, 어딜 가? 그래서 내가 전화 했다. 이번에 가는 건 취소하기로......"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실 저는 '현실 도피'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 그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절묘하게 타이밍이 맞는구나!' 하고 그 여행을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잠깐이나마 강원도 산골에 가서 눈속에 파묻혀 이 세상을 잊고 싶었거든요.)
그러니 저는, 말 그대로 '닭 쫓던 개' 신세가 돼버렸지요.
오히려 이럴 때 가는 게 더 좋은데...... 하는 건 제 생각이었을 뿐, 사람들은 보통 그렇게들 행동하고 받아들이지요.
그러더니 그 뒤로, 이제는 서해안 쪽으로 한 며칠 계속해서 폭설이 쏟아졌지 않습니까?
그럴 때마다 저는,
아, 군산에 갔다면... 이럴 때는 어디에 가서 막걸리 한 잔 했을 수도 있고, 그 거리를 한 번 걸어볼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상상의 나래만을 펼치면서 보내곤 했는데,
요즘(최근 몇 년 사이), 서울에선 눈 구경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같은 사람)는, 늘 눈에 목말라하고 있는데요,
언제 단 한 번, 제 기대치에 맞는 눈이 내린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엔......
이번에도 두어 번 눈이 오긴 했지만, 살짝 땅을 덮었을 뿐......
물론 현실적으로, 서울에 큰 눈이(한 10여 센티만 온다고 해도) 와서 좋을 리는 없겠지요.
난리가 날 겁니다.
'교통 대란'이라던지, '대설 경보' 운운하며......
물론 저 개인적으로도,
먹기 살기 위해 장을 보러 가는 일조차 힘들 거고(자전거 타고 다녀야 하는데 길이 얼면...), 아파트 안에 갖혀 움직이지도 못하는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이, 다 늙은 나이에도), 눈을 기다리곤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찔끔 내리는 눈은, 성에 차지도 않구요......
그만큼 제가 '주책바가지'라는 말이기도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