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애가 5장 11~22절]
11 대적들이 시온에서 부녀들을, 유다 각 성읍에서 처녀들을 욕보였나이다
12 지도자들은 그들의 손에 매달리고 장로들의 얼굴도 존경을 받지 못하나이다
13 청년들이 맷돌을 지며 아이들이 나무를 지다가 엎드러지오며
14 노인들은 다시 성문에 앉지 못하며 청년들은 다시 노래하지 못하나이다
15 우리의 마음에는 기쁨이 그쳤고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었사오며
16 우리의 머리에서는 면류관이 떨어졌사오니 오호라 우리의 범죄 때문이니이다
17 이러므로 우리의 마음이 피곤하고 이러므로 우리 눈들이 어두우며
18 시온 산이 황폐하여 여우가 그 안에서 노나이다
19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오며 주의 보좌는 대대에 이르나이다
20 주께서 어찌하여 우리를 영원히 잊으시오며 우리를 이같이 오래 버리시나이까
21 여호와여 우리를 주께로 돌이키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주께로 돌아가겠사오니 우리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사 옛적 같게 하옵소서
22 주께서 우리를 아주 버리셨사오며 우리에게 진노하심이 참으로 크시니이다
[설교]
예레미야애가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예레미야는 애가를 마무리 지으면서 유다의 고난당한 상황을 다시 열거하였습니다. 예레미야애가의 첫 단락에서 곡소리와 탄식소리로 시작했던 것처럼, 마지막도 예루살렘 성 내 백성들이 당하는 고난에 대해 소개하면서 탄식함으로 끝맺고 있습니다.
오늘 읽은 본문 11~16절까지의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방인들에게 당한 치욕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부녀들과 처녀들 장로들 청년들과 아이들까지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멸망당해 바벨론의 지배 아래 놓이면서 하나님의 택한 백성인 이스라엘은 이방 사람들에 의해 능욕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선지자는 멸망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여성들을 보면서 탄식합니다. 예루살렘 성이 함락되고 바벨론 군사들은 성 안에 있는 재산을 약탈하고 부녀들을 겁탈했습니다. 예루살렘의 부녀들이 이런 끔찍한 상황에 놓인 것을 예레미야 선지자는 한탄하였습니다.
그리고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이 당한 고통을 말합니다. 12절에 지도자들이 매달렸다는 것은 결국 죽임당하고 그 시체를 나무에 매달았다는 의미입니다. 장로들 또한 존경받지 못하고 업신여김을 당합니다. 장로들도 바벨론 군사들에 의해 모욕을 당한 것입니다.
예루살렘을 정복한 바벨론 군사들은 살아남은 유다 백성들을 압제하였습니다. 압제의 모습으로 청년들은 맷돌을 돌려야 했습니다. 맷돌을 굴려 곡식을 빻는 일은 사람이 하기에 힘든 일입니다. 보통은 소처럼 사람보다 큰 힘을 낼 수 있는 가축에게 맡기는 일입니다. 사람에게 맷돌을 굴리게 하는 것은 이들을 노예처럼 부렸다는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어린 아이들도 나뭇짐을 지어야 했습니다. 나무를 지다가 엎드러졌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지운 나뭇짐도 버거울 정도로 힘들게 맡겼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바벨론 군사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모욕을 주며 사람다운 대접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멸망당한 이스라엘은 즐거움과 기쁨이 사라지고 고통만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나라를 잃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아무런 기쁨이나 소망 없이 절망과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마음에는 기쁨이 그쳤고 우리의 춤은 변하여 슬픔이 되었사오며’라고 예레미야는 말하고 있습니다. 머리에서는 면류관이 떨어졌다고도 말합니다. 이 면류관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습니까? 머리에 씌우는 면류관은 왕과 같은 고귀함을 뜻합니다. 즉 면류관이 머리에서 떨어졌다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 유다 백성의 고귀함이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예레미야는 유다 백성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그 자부심을 잃게 된 이유를 16절 하반절에 말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의 원인이 자신들의 죄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예레미야는 유다 백성들이 고통당하는 원인이 죄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바벨론의 침공으로 겪는 고통에 마음이 아프고 수치스럽지만 핑계대지 않고 이것이 자신들의 죄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현실과 죄를 인정하고 고백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레미야는 하나님께 돌이켜 달라고 간곡한 요청을 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참담한 모습을 묘사하고 그 이유가 유다 백성들이 지은 죄로 인한 하나님의 진노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한 예레미야는 자비하신 하나님의 성품을 생각하면서 이스라엘의 회복을 하나님께 호소합니다.
예레미야는 먼저 하나님의 영원성과 주권에 대해 고백하였습니다. 현재 당하고 있는 고난도 하나님께서 주관하신 일이라는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이스라엘을 기억하시고 다시 회복시켜달라고 간구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바벨론으로 인해 멸망 당했지만 하나님은 모든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이시기에 지금의 고난도 하나님께서 거두실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합니다.
예레미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시 하나님께 순종한다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주께로 돌이켜달라고 하나님 여호와께 자신들에게 돌아와 달라고 간구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전과 같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돌아오기 위한 조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는 행동입니다.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을 위한 예레미야의 마음을 기억하고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예레미야는 다 망해버린 나라를 붙잡고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에도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하고 조국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버리지 않으셨다는 희망과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예레미야처럼 나라와 교회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오늘 이 시간 함께하고 있는 저와 성도님들도 예레미야의 울부짖음을 기억하며 이 땅을 위해 기도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