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사람의 몸에 좋지 않다. 당연하다. 우선 과체중은 사람의 행동을 둔화시키고 매사에 의욕을 잃게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게다가 심적으로도 가볍지 못하고 항상 뭔가에 눌려있는 그런 기분을 갖게 한다. 나 자신도 비만으로 고생을 많이 한 사람가운데 한명이다. 직장생활하면서 이런 저런 스트레스를 음주로 풀려 했으니 살이 안찌겠는가. 의사의 경고를 받은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과체중으로 고혈압 그리고 당뇨병, 통풍까지 이중 삼중고를 치르게 하니 하는 수없이 체중을 줄여야 했다.
하지만 말이 쉽지 체중을 줄이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느정도 각오가 다져져야 겨우 약간의 체중 감량을 이룰 수 있다. 한때 지방제거 수술로 체중을 줄이는 방법도 동원됐지만 다시 요요현상으로 원위치되곤 했다. 특히 요즘은 패스트푸드 과잉섭취로 젊은이들 가운데 과체중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머니 사정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쉽고 빨리 한끼를 때우려 하니 자연히 정크푸드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요즘 이래저래 젊은층이 힘든 세상이고 이런 비만까지 젊은층을 괴롭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속에 늘어난 체중을 빼기 위한 다양한 비만 치료제들이 해외에서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에서 주사를 맞기만 해도 체중을 17~20% 이상 줄일 수 있는 약들을 개발했다고 한다. 상당히 효과를 이룬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주사뿐 아니라 먹는 약도 개발중이란다. 전 세계 198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이 중 40명이 국내 시험 대상자라고 전해진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정도 출시가 가능하다고 하니 머지않아 살빼는 약이 시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부작용도 심히 우려된다. 지금도 과체중의 상당수는 저소득층이나 서민들이다. 아마도 비만 치료제로 나올 주사나 알약의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히 비쌀 것이다. 서민들은 언감생심일 가능성이 높다. 과체중으로 급히 치료받아야 할 환자들의 경우 약의 효능이 존중되겠지만 그냥 날씬해지기 위해 그냥 복용하는 부류도 많아질 것이 분명하다. 지금도 살찔까봐 식사를 절제하는 층이 있지만 아마도 이 약이 출시되면 너도나도 마구 먹고 약먹고 그런 상황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비만 치료제가 성형의 도구로 악용되는 사례가 급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말 과체중으로 사회생활이 어렵거나 이런 저런 병을 달고 사는 정말 그런 약을 복용하고 주사맞아야 할 부류는 접근하기가 어려운 약물이 될 것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만치료제를 믿고 무분별한 식생활을 하고 난잡한 음식문화가 난무할 것이 두려워지기도 하다. 정말 치료받아야 할 부류는 돈이 없어 치료제를 복용못하고 일부 경제력이 있는 부류들은 그런 약품의 효력을 과도하게 누릴 것이 걱정스럽지 않을 수없다. 비만치료에도 빈익빈 부익부라는 그 지겨운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게 생각되는 이유이다.
2023년 1월 2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