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merang. -3
#5
-터벅 터벅 터벅
-또각
소녀가 일어났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살며시 차분하게.
그리고 가볍게 자신이 앉았었던 바위 위로 우아하게 발을 올린다.
“훗. 기다리고 있었어요.”
“누..구?”
바람을 타고 차의 향기가 스쳤다.
감미롭고 부드럽고 풍성한 향
소녀의 진 초록빛 머리카락과 어우러져 차의 향이 더 온화해지는 느낌.
그러나 그녀가 들고 있는 창과 같이 날카로운 느낌은 매끄러운 저 머리카락으로도 감춰지지 않는다.
마치 고슴도치 만치로 잘못 건드리면 털을 새워버릴 허나 귀엽고 부드러운 감촉을 잊지 못할 듯한 그런 위험한 향기가 풍기는 소녀였다.
“어머, 차 좋아하시나 봐요! 이 향기는 바로 영국산 얼그레이와 허브!
“어머나! 그 쪽도 차 좋아하시는군요. 이 차의 향기를 단숨에 맞추시다니. 게다가 혼합이었는데!”
“역시 차라면 보성 녹차가!”
“아니죠~ XX홍차도 빼놓으시면 섭해요~”
“와 그 멋진 차 말이죠! 그 차답지 않게 강렬한 향이란!!”
차의 향기로 꽃 핀 우정이랴.
두 소녀는 어느 새 구석가에 자리를 잡고 말도 놓은 채 차에 대한 이야기로 향을 내고 있었다.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잎사귀가 머금은 물기에 어우러져 아름다운 빛을 발산하고..
아..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버려진 말뚝이 되어 횡하는 얼떨떨하게 소녀들을 온화하지 못하게 바라보는 관객들.
“간만에 말 통하는 사람 만나서 녹차 잎이 잘게 찢어질 만큼 좋았어! 잘있어 라피! 인연이 닿으면 또 만나자구!”
“흑, 동감이야. 차를 저렇게 매정하게 대하는 사람들 속에서 우연찮게 바라만 봐도 차 향 내음이 나는 나나! 널 못잊을꺼야!”
“나나..나나라면! 그 전파뚱땡이 파의 넘버쓰리, 엘리트 갑부 버사장!”
“베루스! 그 사람이라면 BEBM! 부르주아 엘리트 바나나 밀크 아니에요!?”
-휘이익
-빠득
잠시 아름다운 새소리 사이로 창이 날아가는 소리와 관절이 꺾이는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졌다.
나나라는 소녀는 다시 나무에서 창을 뽑아 들고 불 속에서 이글이글 따끈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콰콱
“누..누구!..”
“나나! 너 뭐하는거야! 내가 확실히 전하랬지!”
“아악 미드언니 아파 아파! 미아아안 왕언니이!;;”
꽤나 긴 살짝 웨이브 진 백발에 루비가 박힌 듯 붉고 아름답게 빛나는 눈을 가진 여인.
나나가 미드라 부른 그녀는 붉은 빛을 띈 눈 덕인지 왠지 싸늘한 느낌의 여인이었다.
하얗게 빛나는 머리카락 덕인지 붉은 눈은 한 층 더 돋보였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어른스러운 티가 기품 있게 물씬 베어나온다.
“전하다니?”
“그러니까.. 차에 정신이 팔려 말 못했다 이거지..”
장난스레 웃었던 얼굴은 곧 진지하게 굳어져갔다.
“아스클리어, 교주, 라피엘.. 뭘하려는거지?”
-휘익
갑자기 교주가 눈을 살짝 번뜩이며 흰 머리의 여인에게 단도를 던졌으나 그녀는 옆으로 몸을 살짝 비틀어 희디 흰 머리카락 몇 가닥만 춤추듯 지면으로 떨어뜨렸다.
서서히 떨어지는 머리카락.
지면으로 하늘하늘 추락하고 있다.
머리카락이 추락하는 시간이 멈춰버린 듯 길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곧 그것이 지면에 닿음과 동시에 클리어는 다리를 날렵히 움직여 미드의 목으로 수리검을 대었다.
아니 댄 것 같았다.
그러나 수리검 끝에 있는 것은 눈에 비춰진 자연의 경치.
살짝 의아해 하던 클리어의 얼굴이 갑자기 격렬함을 띄었다.
“커헉!”
“느려.”
미드는 그의 옆에 서서 발끝을 정확히 클리어의 명치에 박아 넣고 있었다.
살며시 그녀는 사뿐히 발을 내리고 클리어는 고통의 일그러짐을 안고 한 쪽 무릎을 꿇은 채 웅크려 있다.
클리어가 너무 쉽게 당했다.
허나 그는 약하지 않았다.
교주와 라피엘을 제외하고는 클리어의 실력을 제대로 보지 못했으나 그들은 그가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눈썰미가 있었고 약하다면 처음부터 동료 따위가 되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그녀가 센 것이다.
“너희들은..”
-철커덕
“쓸데없는 소리 마.”
이번엔 라피엘이 총을 꺼내들었다.
그녀가 든 총은 총탄을 사용하지 않고 마력을 사용하는 총.
총이란 것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총탄을 사용하는 것과 마력을 총알형태로 구현시켜 발사하는 것이다.
후자는 공격마법을 쓰지 못하는 것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총은 사용자가 마력을 구현하는 것을 돕고 구현된 마력을 발사하는 장치.
만약 마력을 구현한다 해도 그 마력을 공격용으로 발사시킬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마력을 구현해도 별 소용이 없는 일.
그러나 한가지 단점이란 이 총이 아무리 마력 구현을 도와주어도 사용자가 어느 정도의 마법 구현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탕탕
총성과 함께 마력으로 이뤄진 총탄이 나나와 미드에게 발사되었다.
총이라는 것은 역시 겨냥이 힘들고 용도에 따라 달라 어느 정도의 실력자라면 피할 수도 있었다.
미드와 나나는 역시 주변의 나무를 방어막으로 삼아 총탄을 피해나갔다.
이번에는 그들의 반격.
나나는 자신의 창을 들고 교주에게 달려들었다.
교주는 성급히 할버드를 들어 맞붙었다.
두 무기가 교차하면서 서로의 삼각도 교차했다.
역시 서로 교차하고 있는 건 좋지 않았는지 동시에 뒤로 크게 뛰었다.
-챠랍
체인이 갑작스레 나나의 팔을 휘감는다.
“뭐야! 너희들은 상관없어!”
“아니 나나. 상관없다고는 말 못해. 너희들은 이 싸움에 개입하지 마.”
“동료다.”
베루스는 체인을 조종하는 손에 힘을 주었다.
체인이 나나의 장갑을 찢고 하얀 살갗에 피가 살짝 스몄다.
다나는 오거 두 마리를 어디선가 불러내 라피엘과 함께 미드와 대치하고 있었다.
클리어가 천천히 일어섰다.
“윽.. 미안하지만 동료라는걸 공으로.. 만든 건 아니거든.”
“동료라니 아스클리어.”
라피엘이 다시 총을 주 점으로 마력구현을 시작하자 미드는 품에서 조그마한 표창을 던졌다.
라피엘의 총에는 표창이 정확히 꽂혀있었고 그녀의 손도 표창에 찢겨 피가 흘러내렸다.
오거들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대로 미드에게로 달려나간다.
“쳇, 내가 아끼는 총인데.”
“구오오..구악!”
미드는 오거의 몽둥이를 너무나도 손쉽게 피해냈다.
“카학..!”
베루스가 고개를 살짝 돌린 사이 나나는 힘이 좀 풀린 체인에서 억지로 팔을 빼내었다.
피가 그녀의 하얀 팔을 뒤덮고 있었다.
그래도 그녀는 그들에게로 뛰었고 보다 못한 아르니안이 손으로 인을 만들고 바닥에 손을 대었다.
그와 동시에 나나의 주변 흙이 쌓여 벽을 만들었다.
그는 흙벽의 강도를 조절해 그녀가 부수지 못하게끔 하고 있었다.
“쳇”
미드가 나나쪽으로 빠른 움직임을 내딛었다.
순간 그녀는 무언가 손에 들린 것으로 흙벽을 너무나 간단히 베어버렸다.
“언니 미아아안!; 진짜~진~짜! 미안!”
“어짜피 목적은 경고였으니 뭐.. 머릿수 상대만큼 귀찮은 것도 없고.. 덤으로 너도 치료해야 쓰겠네. 가자.”
“덤이야 난?;”
순식간에 그녀들은 사라졌고 일행들도 그녀들을 쫓지 않았다.
루냥은 라피엘의 표창에 찢긴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뭐야.. 그 사람들은..”
“근데 정말 왜 동료를 모으는 거지? 너희들은..”
“알고싶어?”
“별로 상관은 없어.”
다시 잠잠해 졌다.
어느 새 숲 속은 새소리와 나뭇잎 스치는 소리로 메워져 있었다.
“아, 아르 너 연금술사 였군.”
“아, 응.”
“대체적으로 무언가 만들어 낸다거나?”
“아니, 어느 정도 맞긴 한데 좀 틀리다고.”
연금술사.
사물의 부피와 강도, 무게 등을 바꿀 수 있는 사람.
그러나 물질 고유의 질량은 바꾸지 못한다.
인을 만드는 것으로 사물의 무엇을 어떻게 변경할지가 결정된다.
한 물질로부터 다른 모양의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는 있지만 모양새 등 다른 부분이 많을수록 난이도가 높다.
아르는 일어서서 열매 두어 개를 땄다.
그는 열매들을 바닥에 놓고 나나에게 한 것처럼 사방을 흙벽으로 둘렀다.
-뿌직
무언가 짓눌리는 소리와 열매즙이 줄어든 흙벽에 스며 나왔다.
“이제 내 주 공격패턴이랄까. 변형과 강도조절로 상대를 짓누르는거지. 변형이 쉬운 흙으로 벽을 만들고 강도를 단단하게 해서 말이야. 아까처럼 단숨에 깨져 버린 건 좀 충격이었어. 음.. 모두들 어리벙한 표정인데.. 오거로 해볼까?”
“무..무슨! 내 오거들 건들기만해봐!”
“저.. 베루스의 체인도 힘조절에 따라..?”
“토막도 가능할지도.. 아직 제대로는 안해봤어.”
““........;;;””
모두들 할 말을 잃었다.
루냥은 이미 알고 있었으니 별 상관 없었지만..
겉보기엔 귀여운 미소년들.
알고보니 무지 잔인한 것이다.
한 명은 짓눌러 죽이는 압사.
한 명은 힘조절만 하면 토막내기도 가능한 체인으로..
역시 사람이란 겉보기 판단으로 방심 금물이다.
하아아아
이번편은 꽤나 짧은 스토리입니다.
한주동안 아무것도 안했던주제에..;
죄송합니다;
그리고 또 나나언니 정말 미안해요-;
또 소설에 관한건데요
제소설에서 비스트마스터는 동물뿐만아니라 몬스터도 부릴 수 있는것으로 설정을 해놓았습니다.
하지만 몬스터를 부릴 수 있는것도 단계와 정도가 있겠죠?
그럼 앞으로 열심히 쓰겠습니다!<-말로만..;
-오타 테클 환영
<이누야샤-邪心 煉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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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단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건필~
.....[궁시렁궁시렁] ... 하여튼 즐감!; 정말 노래 안나오는건 나뿐인건가 ;ㅁ;
/ㅅ/ 와아! 드디어 올라왔군요! 건필하세요~!
멋져! 으음, 오거.. 멋지군.. 앞으로도 건필!!
즐감했어용.
오오- [이제야 봄-_-;] 멋져멋져- 건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