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 챔피언결정전. 즉, 슈퍼볼.
사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그리 관심이 없는 경기지만
단일 리그로서는 가장 크고, 가장 시청율이 높으며, 가장 많은 돈이 단 한 번의 경기에 투입되는
'자본주의 엔터태인먼트 스포츠'의 결정체라 불리는 경기입니다.
어제 막을 내린 경기는 볼티모어 레이븐스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꺾고 우승했죠.
샌프란시스코는 전세계 IT중심 기업(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이 몰려있는 도시고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많아
샌프란시스코의 결과가 그 어느때보다 초미의 관심사였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졌네요.
하지만 경기가 세계적으로 회자되는 이유는 그 경기의 과정과 결과보다는
여기에 붙는 광고.
미국 여성의 경우, 광고를 보기 위해 슈퍼볼을 본다고 할만큼
슈퍼볼 광고는 어느 기업이 광고를 했고, 얼마에 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곤 합니다.
올해도 여지없이 현기차와 삼성전자의 광고가 등장했고 (정말 격세지감...)
올해는 30초당 3백50만불(약40억원) 을 들여 광고할 정도로 기업들의 격전지가 되었습니다.
최고액은 2분짜리 광고에 1천5백만불(약180억원)을 투입해 광고한 삼성전자의 몫.
내년 미식축구 TV중계권료만 5조5천억원 수준이니 한 나라의 프로스포츠(글로벌 스포츠도 아닌 미식축구가요...)로서는
실로 어마어마한 인기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항상 궁금했던 것이
무엇이 미식 축구(사실 땅따먹기 스포츠라는..!)를 이렇게 열광하게 만드는 스포츠가 되었나 하는 겁니다.
경기는 보지 않더라도 광고를 보고, 결과는 관심 없어도 콜라와 팝콘을 먹기 위해 본다라는 말이 생길 만큼말이죠.
이런 것에 답을 주는 내용이 월스트리트 저널 실렸는데요,
NFL의 성공은 팀간의 재정을 균형있게 맞춰주고, 선수들에게는 비인간적인만큼 실력주의를 적용한 것에 있다고 하네요.
NFL에서는 모든 팀이 TV중계권료를 평등하게 나눠갖는 답니다.
야구의 메이저리그나 축구의 프리미어리그처럼 부자 팀과 가난한 팀의 뻔한 결과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죠.
팀 간의 균형과 밸런스를 맞춰 대등한 경기를 매회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거에요.
결과적으로 '슈퍼볼'은 다윗과 골리앗이 평등하게 싸울 수 있는 토대 위에 마련된 각 리그에서 챔피언들이 올라와 붙는
진정한 콜롯세움 검투사 왕을 뽑는 경기가 되는 셈이지요.
사람들은 이런 것에 감동하고 열광하는 듯 합니다.
페어한 룰과 비교적 차별없는 환경에서 경쟁적으로 올라온 극한의 수고스러움을 인정하는 것이지요.
30초 광고에 40억을 투입하고, 2분 광고에 180억원을 쏟아붓는 (별로 인기 없을 것 같은) 스포츠의 토대는
그냥 얻어진게 아니라는 것.
성공한 결과물 뒤에는 수긍할 만한 요소가 자리 잡고 있고,
그 토대는 사람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모은 지혜와 선견지명의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클럽아우디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항상 확인시켜주는 노련하고 지혜로운 회원님들이 많아 순항하며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단란한 느낌이 좋았던 클럽아우디 식구들~ : 춘천 달리기 번개때, 시계방향으로 저와 송경석, 박세진, 강성원님 )
날이 추워지는데 건강 유의하시고,
열심히 살다가 웃으며 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클럽아우디
황문규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재작년 송년회를 마감하며 들었던 클럽마스터님의 강의가 생각이 나는 글이네요. NFL은 미국 문화를 이해하는데 사실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긴 합니다. 실제로 독서를 즐기는 저로서는 그리고 가끔 책으로만 만나던 소재들이 영화화 되어서 나오는 경우에도 이 NFL의 유명인들을 다룬 경우가 많아서 책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라 그저 상식선에서 그치고 말았는데요. 오늘 이렇게 올려주신 글을 읽으며 왜 그들이 그렇게 열광하는지의 뒷면에 깔린 철저한 자본주의 세상의 한 면을 보는 듯 싶어서 고개 끄덕이게 되네요. 스포츠의 세계에서 지켜지는 공정한 규칙과 차별없는 환경에서 극한의
훈련을, 자기와의 싸움을 이기고 올라 온 각 팀의 선수들의 선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관중들과 그리고 그들 속에서 문명의 이기를 순간의 마력으로 표출하기 위해 애쓰는 자본주의의 용사들의 작품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겠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숨겨진 힘을 분석하고 이해해서 거기서 우리 클럽의 나아갈 방향성을 찾는 클럽마스터님의 시선에 고개 끄덕이게 되네요. 모두가 수긍할 만한 분명한 규칙과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지혜와 그리고 서로간의 예의가 맞물려 순항하는 우리 동호회가 되기를, 그 배에 타고 있는 한 사람으로 바래 봅니다. 잘 읽고 갑니다^^
내 의도를 항상 간파하고 이해해주는 네가 있어 다행이다
그렇구나.........San Diego 살때 홈팀 Chargers가 수퍼볼까지 올라가서 San Francisco와 붙은적이 있었는데 정말이지 켈리포니아 전체가 들썩거리는 기분.......
샌디에이고, 미국에서 살아보고 싶은 곳. 그때의 경험담 좀 자주 들려줬으면. 술자리에서 말고, 게시판으로~^^
ㅎㅎ 성원 오빠, 술자리에서 말고 게시판에서 저도 기대할께요~^^
글잘읽었습니다~
사실 미국살면서 보면, 경기 자체보다는 경기 앞뒤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즐기는 미국애들이 조금 부럽긴 했습니다. 저녁경기 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아침부터 경기장 주차장에 모여서 트렁크 열어놓고, 상펴고 앉아서 바베큐 구워먹으며 맥주를 몇상자씩 마시면서 경기시작할때까지 음악듣고 경기 얘기하고..
그러게요. 우리나라도 축구 빅게임이나 야구 빅게임이 있으면 종종 보곤하지만 미국애덜과는 스케일이 다르죠. 미국 생활 얘기 좀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