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파일] 문 전 대통령과 수염
중앙선데이
입력 2022.10.15 00:24 업데이트 2022.10.15 00:31
김홍준 사회부문 기자
순전히 우연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 사저 뒤편의 영축산(1081m)에 올랐다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릴 즈음, 기자도 그 산에 갔었다는 사진을 페북에 게시했습니다. 넉 달 전인 6월 초에 찍은 것입니다. 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앞에서 연일 벌어지는 고성 시위·집회를 취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영축산 등정’ 페북 사진에는 눈길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수염입니다. 바버샵을 운영하는 지인은 문 전 대통령의 수염에 대해 “꽤 공들여 손질하며 기르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수염 기르는 이들은 압니다. 면도보다 다듬기가 힘들다는 걸.
페북을 보면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퇴임 후 한 달쯤 흐른 6월부터 수염을 기른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세월호 사고 단식, 2016년 히말라야 트레킹 때 등 문 전 대통령은 종종 수염을 길렀습니다. 기르기보다 방치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덥수룩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는 왜 수염을 기르는 걸까요.
다른 정치인들도 종종 수염 기른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김무성 전 자유한국당 의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이 한때 ‘수염족’이 됐습니다. “서민적 이미지와 고뇌·결연함을 드러내는 효과”라는 평부터 “뭘 보여 주려는 쇼”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난 7일 수염을 기른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영축산 산행 후 남긴 사진. [사진 페이스북]
『수염과 남자에 관하여』를 쓴 크리스토퍼 올드스톤-모어는 “턱수염과 콧수염으로 표현하는 개인적 메시지와 정치적 메시지는 매우 강력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면도와 수염의 시기가 점철되면서 남성성의 역사가 이뤄졌다고 봤습니다. 면도의 시대가 지배적이지만, 때때로 수염의 시대가 부활하는 모습으로 이어져 왔다는 거죠. 수염이 남자의 정체성 혹은 개성을 드러낸다면, 면도는 남성이 기존 사회에 무난히 편입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게 올드스톤-모어의 의견입니다. 그는 2013년을 전 세계적으로 턱수염이 유행한 기념비적인 해라고도 했습니다.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턱수염 유행은 진행 중일까요. 블룸버그는 지난 5월 13일 “세계적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3분의 2, 남성의 절반 이상이 수염을 기르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일시적인 유행이라고 생각한 (면도기 제조회사) 질레트에게는 대재앙”이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수염은 외국인에게 자연스럽고 한국인에게는 이상한 것일까요. 세계적으로 수염 기르기 유행이 이어졌다는 2014년, 한국에서는 인권과 차별 문제로 법정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항공사는 승무원에게 ‘면도가 된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라면서 ‘관습상 콧수염이 일반화된 외국인(승무원)의 경우에는 혐오감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허용한다’고 취업 규칙에 명시했습니다. 면도에 불응한 항공사 기장은 비행 정지 조치를 당했고, 결국 소송까지 이어졌습니다. 2018년 9월, 대법원은 기장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항공사가 ‘행동자유권’을 침해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일각에서는 수염을 기르면 항공안전과 직결된 산소마스크를 제대로 쓸 수 없다며 기장의 무책임함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마스크와 수염의 ‘불편한 관계’는 맞는 것 같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0년 2월 “깨끗하게 면도한 얼굴은 괜찮지만, 턱수염은 코로나19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착용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염은 이렇게 인권, 평등, 남성성, 정치적 메시지 등 다양한 모습을 길러 냅니다. 다시,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해 남성들은 왜 수염을 기르는 것일까요. 여러분의 해석에 달려 있습니다.
김홍준 사회부문 기자
yoon****29분 전
문재인이란 인간 또 쇼질하는거다 구역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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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9y****1시간 전
하관이 빠르면 말년에 비참해 질 수 있어서 약한 하관을 보완하려고 턱 수염을 기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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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g0****2시간 전
문자이크로 처리해 주심이,..아침부터 소화가 안돼서 저런 표리부동한 인간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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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3시간 전
내 주변의 평가는 매력있다는진보 층과 엉큼한한 도둑놈인상이라는층으로 완전히 갈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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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3시간 전
어이, 정은돼지의 1호 애완견 재인이! '수염을 길러도 된다'는 정은돼지의 하교는 언제 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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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3시간 전
예적에 수염은 권위와 품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재인이는 전혀 아니다!흔히 하는말로,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냐?!똥묻은 헝겁을 물에 행구었다고 행주되냐?!조폭이 옆구리에 TIME지 끼고 있다고 지성인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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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3시간 전
Q>문재인이 그 어벙이가 왜 수염을 길렀을까요?! A> 오매불망 그립기만한 정은돼지 연모하느라고 면도할 시간이 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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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4시간 전
괜히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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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a****7시간 전
재미있는 기사였는데, 마지막 문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문 대통렬ㅇ 왜 수염을 기르는지를 자문해놓고는, “여러분의 해석에 달려 있습니다”고 했는데, 문 대통령 수염 기르는 이유가 왜 독자의 “해석”대상인가? 그것은 기르는 사람의 “취향”탓 아닌가? 왜 개인의 취향이 남의 “해석 대상”이 되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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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y5****8시간 전
지난해 말에 퇴직한 내 친구도 그 순간부터 수염을 기르고 있다. 평생 조직(회사)의 매커니즘에 순종할수 밖에 없었던걸 그렇게 표현하는 거라 생각하고 있다. 조만간 퇴직할 나는 그런 맘 없다. 귀찮더라도 수염을 깍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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