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까 침대 밑에서 바퀴벌레 봤잖아. 깜짝 놀라서 에프킬라 한 통을 다 뿌렸다니까."
한 통을 다 뿌렸다니까…….
한 통을 다 뿌렸다니까…….
그런 사유로 에프킬라는 죽음을 맞이했다. 갑작스러웠다. 사용 전에는 '반드시' 흔들어 달라고 당부 해왔지만, 벌레를 보고 놀란 집주인은 바로 버튼을 눌렀다. 몇 분 지나니 통 안에 든 살충 원액이 바닥났다.
주인은 킬라의 잔 가스를 제거했다. 감귤 냄새가 나니 방에 있던 친구가 코를 훌쩍거렸다. 친절한 제품으로 인간에게 일평생을 바치려 했으나, 가슴에 아프게 새긴 용법·용량을 아무도 읽지 않았다.
에프킬라로만 해충을 처리했던 주인은 자신의 손가락 터치로 어느 생명이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의 검지에 에프킬라가 압사 당했지만. 분사된 액체는 각각이 새 생명으로 제 원수의 청부 살충을 이행하고 있었다.
킬라는 주인을 원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바퀴벌레에게 미안해 하지도 않았다. 바퀴벌레도 아마 살충제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생태계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으니까.
휴지에 싸인 바퀴벌레가 일반쓰레기통에, 맨 몸의 에프킬라가 분리수거통에 버려졌다. 저녁 햇살이 살충제의 유해에 무지개를 비췄다.
에프킬라는 죽어서 생각했다. 태양도 신의 손가락에 눌려 통 속에 남은 자외선을 뿌리는 중이라고. 집으로집으로 내뿜어진 햇살이 젖은 빨래 속의 물기를 죽이고 있으며, 저기 보이는 동산 뒤에는 다 쓴 태양이 수거된 커다란 바구니가 있지 않을까 하고.
첫댓글 정말 초~능력자시네요!
꺄악, 수정하는 중이었는데 부끄럽네요. 하지만 읽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 저녁 맛있게 드세용!
전에 껌글쓰셨던 분인가요^^ 재밌고 읽기 편해서 좋아요 시간되시면 자주 올려주셨으면...^^
고맙습니다. 자주 올릴게요. ^ ^ 바퀴벌레를 본 이후로 많은 것이 바퀴벌레로 보입니다. ㅜㅜ
아, 고작 몇 푼 월급 받자고 몸 안의 가스를 꾸역꾸역 털어내는 이 더러운 인생. 에프킬라 인생ㅋ
대신 1980님 글에서 라벤다 향기가 나잖아요.ㅎㅎ 엄지손톱 크기의 바퀴벌레는 출가외인일까요? 아니면 아빠바퀴, 엄마바퀴 다 데리고 온 걸까요ㅜㅜ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뇨. 바퀴벌레를 무서워하는 집주인이 한 통을 다 분사했습니다. 미리 흔들지 않아서 에프킬라는 마음의 준비도 못하고 갑작스럽게... ㅎㅎ
살충제에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건강을 위해 조금씩만 사용해요요용
앗!! 조심해서 사용해야겠네요. 조금씩 필요할 때만 쓸게용. 고맙습니다 ^ ^
세스코 멤버스 마크를 차용해서 바퀴벌레의 눈속임을 감행해보셔도 ^^; // 마지막 문구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에프킬라에게 명복을 비옵니돠~ ㅎㅎ
몇 개 인쇄해서 붙일까봐요ㅋㅋ 주말에 강정을 만들다가 다리에 바퀴벌레 크기의 화상을 입었습니다. 흉터 생기면 안되는데ㅜㅜ 바퀴벌레와 에프킬라와 흉터의 명복을 빌며. 댓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욥! ^ 0 ^
기분 꿀꿀할 때 딱 맞춰 댓글 달아주시는 센스 ㅎㅎ 글고보니 여인들의 미움을 받는 비운의 주인공 바퀴벌레를 잠시 깜빡했군요. 바퀴벌레에게도 명복을~ 데인 곳은 잘 다독여 흉터가 초능력자님 몸과 함께하는 일이 없길 빕니다~
저거 모기용 아닌가요? 바퀴벌레들은 파리,모기용 에프킬라 뿌려도 안 죽는 경우 꽤 있습니다..뭐 한 통이라면 잘 모르겠으나-_- 근데 어떤 분도 위에 쓰셨던데 저 살충제에 발암물질 엄청 많습니다. 그리고 적외선 카메라인가 뭐로 찍은 거 뉴스에서 봤는데 침대 등에 그대로 남아있어서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해롭습니다.-_-
바퀴벌레가 살충액을 한 5초 맞더니 죽었어요.ㅋㅋ 귤 냄새 나서 발암물질까지 미처 생각을 못했어요ㅜㅜ 어제도 뿌리다가 호흡 곤란한 느낌 들었는데, 조심해서 사용해야겠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 ^ 이사 갈 계획이예요. 짐 옮길 때 깨끗하게 닦아야겠네요.
전에 노래방 글도 봤고 스맛폰 글도 봤어요! 진짜 글 너무너무 잘 쓰세요 ㅠㅠㅠ 어떻게 해야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ㅡㅜ
아앗, 고맙습니다. 누가 제 글을 읽어주면 저는 정말정말 행복해요. ^ ^ 쪽쪽333
오늘은 할 일이 참 많은 하루예요.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산할아버지님도 으쌰으쌰!
넘 재치있는 글이네요!ㅎ 휴지에 쌓인->싸인 으로 하나만 수정해주시면 옥에 티가 사라질거같아요!ㅎ
앗, 감사합니다. 컴퓨터로 접속할 때 숑 고칠게요.^ ^ 집에 와서 먹고, 자고 반복ㅋㅈㅋ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바퀴벌레는 5초만에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전 파리 잡는데 실패했습니다. 한 통을 다 쓰지 않아서일까요? 그렇다면 한 마리에 한 통씩 써야하는 걸까요?? 뭐 결국 3일 만에 '아사'직전에서 잡긴 했지만... 크흠. 암튼 파리 잡는데는 완전 꽝입니다요. 완전 짜증만 바가지로 늘어버렸다는...
바퀴벌레 잡고 나서 예상 이동 경로에 다 뿌리느라ㅋㅋ 킬라를 한 통 다 썼어요 ^ ^ ; 그치만 많이 쓰면 건강에 안좋데요. 파리는 파리채로 잡으세요.ㅋㅋㅋ 모기는 맨 손으로 잘 잡는데, 파리는 왠지 찝찝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