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민주주의, 세계를 망쳐놓다
'대의민주주의'는 근대의 신화이다
대의민주주의의 신화는 민중이 교육을 받지 못했던 시절에 안정된 중간계급 정부를 정당화하는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유용한 목적에 봉사했다. 그러나 과거에 어떤 장점을 갖고 있었든 이 신화는 이제 제거되어야 한다. 세계 어디로 눈을 돌려도, 우리는 대의제 정부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 최악의 무분별한 소비주의 충동이나 미디어, 사회공학에 의해 조종되면서, 경제성장과 진보의 이름으로 문화, 인격, 공동체, 자연세계를 파괴하고 있는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에 거대한 골이 생겨나고 있다. 한편 이 와중에 우리(민중)는 바로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고, 더욱이 우리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것을 갖게 된다. 우리에게 결정권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신화이다.
우리가 근대문명의 기초라고 믿는 세 가지 가치, 즉 민주주의, 자유, 평등은 경제학과 관련해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빚은 일종의 노예상태이다. 극빈은 더 나쁘다. 빈털터리 상태에서는 절망적인 형태의 자유밖에 없기 때문이다. 돈은 오직 한 가지 종류의 자유만을 제공하고 다른 자유들은 훼손시킨다. 그러나 현대세계에서 돈 없이 행복하거나 잘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민주주의는 민중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다스린다는 것이고, 누구나 대등한 자격으로 통치의 권리와 책임을 나누어 가지는 틀을 가리킨다. 오늘날 우리의 삶이 몹시 불만족스러운 상태에 처해 있다면 그것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허용한 결과라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이렇듯 정치적 무관심, 무감각, 냉소주의의 형태로 공모가 일어나고 있는 메커니즘을 우리는 하루빨리 종식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생태적으로도 더는 기다리고 있을 여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