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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
유월의 햇살아래 초록 매실이 영근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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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신문 yangsan@empal.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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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요란스레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눈을 떴다 "여보세요"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전화기를 들었는데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친정어머니셨다 "아직 안 일어났나? 시계가 몇 신데. 애들은 학교 갔나?" 한꺼번에 쏟아지는 질문에 잠이 다 달아났다. "무슨 일이세요?" 겨우 한 마디 묻는데 어머니는 벌써 마을을 한 바퀴 돌고 오신 듯하다. 말씀은 며칠 후부터 매실을 수확해야 하는데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벌써 그렇게 되었나...' 혼자 중얼거리며 달력을 보았다. 정말 며칠 있으면 유월이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매실 수확이 이루어진다. 올해도 여지없이 그 작업이 시작 되려나 보다. 어머니가 계시는 친정 동네는 부산 경남에서는 이름 난 원동 매실 마을이다. 눈 속에서 꽃이 피는 매화는 3월말에서 4월초 경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운다. 하얗고 분홍의 작은 꽃잎이 북풍한설 한 겨울을 견디고 고목나무에서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그래서 향기가 더 짙은 것일까? 꽃이 피기 시작하면 겨우내 황량했던 산들은 다시 눈이 온 것처럼 하얗게 피어난다. 달콤한 향기가 진동을 하고 때를 맞추어 마을에서는 매화 축제가 열린다. 주말이면 인근 도회지에 사는 사람들의 꽃구경 행렬이 도로를 메우고, 자연 학습으로 유치원 꼬마들의 단체 관광도 한 몫으로 모처럼 농촌의 산과 마을은 활기에 차있다. 작년에 담가 놓았던 매실 가공 식품들이 선을 보이고, 오시는 손님들을 접대하느라 마을 부녀회원님들은 어린 햇쑥으로 만든 인절미와 동동주, 매실차등을 준비하여 한바탕 잔치마당을 연다. 매실이 열리기 전 꽃 축제로 한 해의 풍요로운 수확도 기대하며 좋은 매실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로 삼는 것이다. 방송국에서 취재도 나오니 매실 홍보에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 유월이 시작 되면 매실 농가는 매실을 따기 위한 준비를 끝내고 하루에도 몇 번씩 과수원을 오르내리며 매실의 과육 상태를 살핀다. 너무 이르게 따도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발걸음도 하루에 몇 번씩 산을 오르내리셨으리라. 이 시기에 가장 큰 문제는 매실을 수확할 인력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인근의 마을이 모두 매실 농원을 가지고 있으니 가정별로 각자 인력을 충당해야 한다. 농촌 인구의 감소와 노령화로 노동 인구가 줄어드는 사회적 현상도 한 몫을 차지한다. 특히 매실은 다른 과일과 달리 한꺼번에 따야 한다는 것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도구를 이용하여 작업을 하다 보면 상처가 나고 여린 매실은 금방 멍이 들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그래서 고액의 인건비를 감수하고 작업일손을 빌린다. 주말이면 가까이 사는 친척들이 도와주고 그것은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정성들여 수확한 매실은 판로도 문제다. 가격이 폭락되어 인건비도 제대로 건질 수 없을 때면 하루 종일 힘든 얼굴은 깊은 주름살이 더 깊게 파인다. 해마다 내가 하는 일은 선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아침 일찍 과수원으로 나가면서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 하기 때문에 간단히 선식을 드시는 게 좋다는 말씀에 따라 직접 맞춤 선식을 주문한다. 어머니가 매실을 따기 시작하면 이모님들께서 다 오신다. 서울에 계신 큰 이모, 울산에 계신 둘째 이모, 부산에 계시는 막내 이모, 그리고 해마다 일손을 도와주시는 인근 마을의 부부이신 아주머니와 아저씨다. 평일엔 이렇게 많지 않은 인원으로 어머니의 매실 과수원은 작업을 한다. 매실 수확이 끝날 때 까지는 약 20여일이 걸린다. 그동안 이모님들은 어머니 댁에서 함께 기거 하시며 매실 따는 일을 도와주신다. 형제간 돈독한 우애에 주위의 부러움도 사며 어머니도 힘든 일을 조금은 편히 할 수 있다. 2년 전부터는 서울 큰 이모님은 오시지 못하고 마음만 늘 안타까워 매일 전화로 소식을 물으시곤 하신다. 몇 해를 함께 하셨으니 그 사정을 잘 아시기에 오시지 못하는 마음이 더 편치 않아서일 것이다. 울산 이모님은 따온 매실을 농막에서 선별하고 정량에 맞추어 포장을 하신다. 오가시는 분들이 많이 사가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 덤으로 듬뿍 담아 주시는 인심에 주는 기쁨과 받는 즐거움이 합쳐져 한바탕 웃음으로 정도 만들어가는 분위기는 고단한 몸을 잠시 잊게도 해 준다. 상큼하고 시원한 매실 음료 한 잔에 다시 찾겠다는 약속도 해 주시는 분들의 고운 마음이 정겹다. 친정어머니는 주인답게 제일 바쁘시다. 아침 식사 후 새참 준비에다 점심 준비, 또 오후 새참, 간간히 물과 음료수, 과일 등을 과수원까지 가지고 가신다. 새참은 시원한 냉국수를 마들어 가기 때문에 일 하시는 분들이 좋아 하신다. 산에서 먹는 국수 맛은 말 그대로 일품이다. 시간 나는 대로 어머니는 매실도 따신다. 매실 따는 일이 시작 되면 누구 한 사람 편하게 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날의 주문량도 맞추어야 하고 저녁 시간 농협에서 수거해 가는 물량도 맞추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인근 농협의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모임(고주모) 회원님들의 활약이 크게 도움이 되는 시기이다. 농촌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들이기에 힘든 일에도 내색 없이 내 일처럼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농촌의 참사랑을 실천하는 분들이시다. 봉사 활동을 하면서 농가의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전제로 점심 준비는 물론 간식과 차, 음료까지도 일체 준비하여 다니는 모습에서 농촌의 실정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도 있다. 수확한 농작물을 부녀회를 통하여 판매까지 해주니 농촌에서는 꼭 필요한 모임 이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도 고주모 회원님들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하는 농가가 많으리라 생각해 보며 농민의 든든한 도움이로 농민 곁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매실의 효능과 사용법에 대해 잠깐 설명해 본다. 매실은 피로회복, 체질 개선, 간 기능 향상, 해독 작용, 소화 불량, 만성 변비, 신진 대사 촉진, 해열 작용, 칼슘의 흡수력 증강. 살균, 살충 작용 등을 들 수 있다. 매실 속에 들어 있는 구연산의 효능 때문이다. 이러한 효능의 매실을 이용한 가공식품으로는 음료. 장아찌, 매실김치, 잼, 정과, 조청, 농축액, 매실환등이 있다. 우리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식품이다. 나는 친정어머니와 가까이 살고 있다. 그래서 매실 수확 철이 되면 친정으로 출퇴근을 한다.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어 아이들 학교 보내고 차 시간에 맞춰 나와야 하기 때문에 남편보다 먼저 집을 나선다. 매실 수확이 끝날 때까지는 가족들도 조금은 불편 할 것이다. 큰 도움은 되지 못할지라도 작은 심부름이라도 하며 곁에 있는 게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이모님들은 살고 계시는 곳의 부녀회를 통하여 판매에도 많은 도움을 주신다. 지금의 일사 일촌 운동처럼 우리 이모님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일들을 하고 계셨던 것이라고 감히 말 하고 싶다. 도시의 부녀회는 도시와 농촌을 잇는 매개체로 힘든 농민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어본다. 후한 인심에 오가는 정이 깊어지고… 초록 내음이 물씬 풍기는 첫 여름 유월의 햇살아래 둥근 챙 모자 눌러 쓰고 탱글탱글한 초록매실 따는 손길이 뻐꾸기 소리처럼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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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러고 보니 매실이 벌써 나올때가 되었군요 매실 수확 잘 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초롱님. 멀지 않는 곳에 계시면 나들이 해 볼 만한 곳입니다.
하이디님 요즘 매실때문에 한창 바쁘시겠군요 농촌 일손돕기라도 해 드렸으면 하는 마음이 앞서는데 도움이 되질 못해 죄송합니다. 매실을 많은 분들이 구입하여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고맙습니다 으악새님^^ 제가 일손엔 별로 도움을 드리지 못하니 판로에라도 도움이 될까해서 부족한 글 올렸습니다. 관심 감사합니다^^
매실농장에 봉사활동하러 가실분 있으면 날 한번 잡아 봅시다.
고맙습니다 한시인님^^ 제가 광안대교 수변공원으로 뵈러 가야 하는데 ^^ 함 놀러 오세요 매실카페 소개 많이 해주세요^^
저~위에 사진이 하이디님 사진인교? 디~기 이뿜니더~
고맙습니다.^^ 주문 감사드려요. 자주 뵙길 바랍니다.
통통한 매실 따러 같이 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