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ㅡ절 바로알고 바로하기●●
현대불교신문 579호 1면 '절할 때 왜 손바닥 들죠?' 기사를 보고 동국대 불교문화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이원주교수가 글을 보내왔다.
절 바로 알고 바로 하기
ㅡ 이원주씨의 기고문 ㅡ
1. 불가의 절(拜)
인간이 한 생애를 살아가는 데는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 자연 환경 뿐만 아니라 문화적 환경 역시 피해 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 불자들 역시도 불교문화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불교문화와 신행 면에서 불교전래 1600년이 지나온 동안 우리민족공동체가 함께 누리고 같이 애써 가꾸어 온 불교문화가 어떠한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지금쯤은 한번 과거를 살피면서 현재를 점검해 봐야 할 것 같다.
요즈음 불교의 예배(禮拜)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시점에 소견을 피력하고자 하는 바이다.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경건하게 예배하지 않는 종교는 없다.
특히 우리나라 불자들의 경건한 예배는 거의 신행의 목적인양 다투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불보살님께 공경심을 예배(禮拜)로서 나타내는 것이 우리의 절(拜)이다. 불교가 이 땅에 전래되기 전 예부터 우리 민족은 연장자와 현인들 및 성소에 예배를 드려 공경과 존경을 표현하는 생활문화를 갖고 있었다.
불교전래를 통해 우리 고유문화의 절하는 예절과는 어떤 관계가 있었을까 하는 문제와 지난 세월부터 내려오던 불교적 예절 가운데, 절(예배)은 언제부터 변화되었는지를 살펴보고 부질없이 변화된 부분이 있다면 회복하여 실현시킬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소견을 밝히고자 한다.
2. 경전에 나타난 예배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拘薩羅國)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祈樹給孤獨園)으로 가셨다. 그 때 사위국에는 교만한 바라문이 살고 있었다. 그의 부모는 두 사람 다 종성이 깨끗하여 흠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자들이었으며, 일곱 대를 내려오면서 모두 맑고 깨끗한 자들이었다. 그는 바라문의 스승이 되어 언론에 통달하고, 모든 논과 기록과 책을 만 가지나 분명히 알며, 법의 낫고 못함을 알고, 모든 글귀와 기설(記說)을 분별하였으며, 얼굴도 단정하였다. 그래서 그는 혹은 태생으로 거만을 떨기도 하고, 족성으로 거만을 떨기도 하며, 얼굴로 거만을 떨기도 하고, 총명함으로 거만을 떨기도하고, 재물로 거만을 떨기도하며, 부모도 어떤 존자도 스승과 어른도 공경하지 않았다.
그는 부처님께서 구살라국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는 ‘지금 사문 구담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 보자. 만일 그가 무슨 말을 한다면 나도 같이 이야기할 것이요, 아무 말도 없으면 나도 잠자코 돌아오리라’고 생각하였다.
이 때 교만한 바라문은 흰 마차를 타고 여러 젊은 바라문들에게 앞뒤로 호위를 받으면서 황금 자루 일산을 들고 황금 병을 지니고 세존을 뵈러 갔고, 동산 문에 이르러서는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시면서 교만한 바라문을 돌아보지 않으셨다.
그러자 교만한 바라문은 ‘사문 구담은 나를 돌아보지도 않는구나. 나는 일단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교만한 바라문의 생각을 아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교만한 이여
이곳까지 찾아오고도 좋지 못하게 교만을 더 하는구나
조금 전 도리로써 일부러 찾아왔으니
마땅히 그 도리를 더욱 더하라."
이 때 교만한 바라문은 ‘사문 구담은 이미 내 마음을 알고 있다. 가서 공경히 예배드리자’고 생각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교만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예배할 것 없다. 마음만 깨끗하면 이미 족하니라.”
그 때 그의 여러 대중들이 제각기 큰 소리로 외쳤다.
“참으로 기이합니다. 세존께서는 큰 덕이 있고 큰 힘이 있으십니다. 이 교만한 바라문은 자기 태생을 믿고 교만을 부리고, 족성으로 교만을 부리며, 얼굴로 교만을 부리고, 총명함으로 교만을 부리고, 재물로 교만을 부리며, 그의 부모도 어떤 존자도 스승과 어른도 공경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사문 구담 앞에 와서는 스스로를 낮추어 겸손하게 발에 대고 공경히 예배하려고 하는군요.”
그 때 교만한 바라문은 대중들 앞에서 소리치며 조용하게 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누구에게 교만한 마음 일으키지 말고
누구에게 공경하는 마음 일으켜야 하며
누구를 잘 위로해야 하고
누구를 잘 공양해야 합니까?"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모와 어른과 형님 화상(和尙)과 여러 스승들
존경할 만한 모든 사람들께 교만한 마음 내선 안 되네
마땅히 잘 받들어 공경하고
스스로를 낮추어 인사드리며
마음을 다해 받들어 섬기고
여러 가지 공양도 올려야 하네 (중략)
모든 교만한 마음 항복받았나니
이러한 어질고 거룩한 이들에게
합장하고 머리 조아려 예배하여라.”
내일 2부를 올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동하합장()()()♡
꽃사진ㅡ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