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VS 관리 '잘못된 만남' |
프런트-사령탑 시즌초부터 삐그덕
'불화' 공격 경영-카리스마 지휘 갈등해소 못해 |
결국 절은 바뀌지 않았다.
생각이 맞지 않는다면 중이 떠나야할 뿐일까.
김성근 감독을 전격 해임한 LG의 결정은 당돌하지만, 놀랍지는 않다.
시즌 초반부터 구단과 감독간 갈등설이 가장 거세고 끈질기게 나돌았던 구단이다. 롯데 SK 한화까지 3개팀 감독이 유니폼을 벗는 와중에도 '불화 구단' LG가 잠잠했던 것은 포스트시즌서의 돌풍 덕분이었다. 폭풍전의 고요로 드러난 셈이지만.
김감독과 구단의 대립은 관리야구 사령탑과 공격경영 프런트의 가치관 차이가 핵심이다. 김감독은 세세한 선수단 이동 사항부터 운영팀 인선까지 지휘하는 스타일이다.
국내 최고의 '스타 시스템'을 운영했으며 프런트 경영에서 으뜸을 자처하는 LG는 전반적인 선수단 운영에 관여하는 타입이다.
감독은 시즌중 연승 메리트의 분배권을 원했으나 LG는 사령탑을
배제한 채 선수단과의 직접 협상물로 삼았다. 감독은 선수를 쓰고 트레이드하는데 전권을 갖지 못했다고 호소한다.구단은 늘 양보했다고
주장한다.
"기분따라 좌우되는 야구는 프로가 아니다"라며 김감독은 줄기차게
'신바람 야구'를 LG가 버려야할 공적 1호로 꼽았다. 구단은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신바람 야구'의 플래카드를 잠실구장 펜스에 내걸었다.
"프로선수는 그라운드 밖에서의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다"며 김감독은 LG의 전광판 뮤직비디오를 맹비난했지만, LG는 선수들의 동영상
인터넷 인사 릴레이까지 주도하면서 팬들에게 다가가는 '스타 만들기'에 열심이었다.
지난 한시즌동안 양쪽은 서로를 위해 자신을 더 많이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김성근 야구'가 '스타 시스템'을 만났던 대담한 실험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면서 성공적으로 평가받았지만, 끝내 개혁은 그렇지 못했다.
LG는 변하지 않았고, 김성근 감독도 특유의 고집을 지킨 채 다섯번째 벤치를 떠나게 됐다.
< 이승민 기자 cjmin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