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1900년 중국 화난에서 촬영된 "관절쇄"라는 서브미션 교재의 일부분이다.
오늘날의 브라질 주짓수와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당시에 현대의
서브미션 개념과 유사한 기술체계를 교재로 보급화 하고 있었다는 것은 꽤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중국 내 일각에서는 이 자료를 근거로 유술로부터 파생되어 정설로 굳어진 유도의
기원에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었다.
유도는 중국의 오랜 역사를 가진 솔각(중국식 유도/레슬링)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설이 예전부터 제기되어 왔었기 때문에 가라데의 기원이 중국인 만큼 그들 나름의
해석으로 유도 또한 같은 맥락에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중국이 주장하는 만큼의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과거의 무술사를
운운하기에는 업적이 초라하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 정부는 긴 시간 스스로 무술을
배척하고 금기시했던 역사가 있어 중간의 텅 빈 공백을 빠르게 채우고 싶어했다.
오늘날에 들어서 과거를 되짚어보니 분명히 적지않은 손해였기 때문이다. 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속도전을 통해서 중국 무술의 위상을 빠르게 세워야 했다.
이것은 중국의 동양 무술 동북공정 작업과 상통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사실 중국이 무술과 격투기를 금기시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의 중국 무술/격투기
체계는 적지않은 수준에 올랐을 것은 분명하다. 1920년대 인민해방군으로부터 탄생한
산타 격투기의 CQC 체계는 현대의 종합격투기 시스템과 상당히 유사했고, 1920년대
이미 경기의 기초 틀을 잡아 규범을 통한 격투(산타) 대회를 개최했으며 서방 체육과의
결합으로 중국 무술의 다양성을 일으켰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은 중화민족의 하나를 강조하며 환경과 사회, 경제, 문화 등의 분야에서
주로 자아 발전에 의지하여 왔던 터라 다른 사회의 문화적 배경과 체육 체계의 차이를
거부했다.
체육도 정치적인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대부분의 서방 체육들이 채택한
체육 수단이 폭력적인 것들이어서 마치 자신들의 나라를 침입하려 한다는 이미지로
해석되었기 때문에 당시의 중국은 서방 체육에 대해서 강한 반항 심리가 있기도 했었다.
사실상 크고 작은 견해의 차이를 극복하고 서양 체육의 도입을 시작으로 연구와 실험을
통해 눈에 띄게 발전하기 시작한 1920년대의 중국은 '무술과 체육사의 르네상스 시대'
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결국 무술과 격투기를 왜 금기해야만 했을까. 이유는 1940~1950년대 사이에
벌어진 전쟁의 과도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는 공산당과 국민당 간의 중국 내전이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전쟁이 막을 내리고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한집 형제들끼리는 싸우지 않는다'라는
슬로건으로 더 이상의 희생과 고통을 원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정부는 먼저 격투 운동을
금지했다. 또한, 투로를 무용 동작과 유사하게 완화하거나 가지치기를 통해 간략화시켰다.
정부의 뜻을 받아들이지 못한 이들은 무술계를 떠나거나 대만으로 이동하는 기현상을
부르기도 했다.
나아가 선수를 제외하고 민간인들 사이에서 무술 연습을 금하고 구보나 등산, 수영,
태극권 등을 장려했다. 모택동 주석의 발언으로 이 시기에는 태극권이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발전하게 되었다.
정부는 90년대에 들어서 점차 격투기에 대한 견해를 바꾸기 시작한다. 단순히 상대에게
해를 주는 수단에서 정신 수양으로의 그 중요성과 장점들을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경기용
산타를 부활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는 서방 체육 도입 당시의 상황처럼 산타를 부활시키는 과정에서
서양인들의 관념에 상반되는 사상을 고집했다.
격투류 운동이라면 킥복싱 경기가 대세였지만 정부는 서양식 킥복싱에 솔각 기술을
접목하고 이것에 더 많은 점수를 부여하게 되면서 최대한 폭력성을 지양하게 되었다.
비교적 뒤늦게 예술과 몸 그리고 사용이라는 삼위일체의 기능을 강화하기 시작한 중국은
중화의 색이 짙은 자국만의 격투 스포츠를 상품을 계속해서 생산해 내고 있다. 또 시장화
노선을 통해 경제적 효과와 사회적 효율을 이해하면서부터 무술/격투 스포츠의 진보에 따라
서양 체육과의 융합이 끊임없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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