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잤다 생각했는데 2시...다시 잠을 청하고 눈을 뜨니 아직 6시가 넘지 않은 시간
'장타'랑 8시에 만나기로 했으니 짐챙기고 체크 아웃하려면 일어나는 것이 좋겠다.
대충 씻고 밥 먹는다. 오늘 아침은 크메르 음식 '바이차' 노랑밥 위에 노릇하게 구워진 치킨이 올려진다.
열심히 열심히 먹는다.
암거나 잘 받아들여주는 위장에게 감사하며 씨엠립에 돌아가면 묵게 될 숙소를 다시 한번 체크한다.
그 집 다들고 또 숙소 찾아 돌아다니려면 죽었다.
책 보고 혼자 궁시렁대니 벌써 시간이 8시 10분전!
내려가서 체크 아웃하고 장타를 만난다.
인상 좋은 청년!!!! 영화님 얘길 꺼내니 기억한다. ^_^
우선은 스타호텔에 짐을 두고 바로 나와 배터리부터 산다.
100리엘 거스름돈이 모자라자 tela에서 그 돈 대신 사탕을 준다. 진정....따뜻한 계산법 -_-;;
우선은 왓 엑 프놈으로 가자!
나름 복잡한 바탐방 시내에서 15분쯤 나오니 금방 눈부신 논이 펼쳐진다.
중간 중간에 야자수같은 큰 이국적인 나무들만 없다면 우리나라 시골이래도 믿을듯!
길을 따라가다 rice paper village를 만난다.
위생적이랄수는 없지만 나름 정겹다.
한달동안 일이 없어 집에 있느라 힘들었다는 장타는 고맙다면서 열심이다.
드디어 도착! 하루 종일 유적지 3개를 둘러보는데 드는 비용은 2$다.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다. 이런!!!!!!!!! 이름만 남길 뿐인데 펜이 부러져버린다. 민망스럽다. -_-;;
양심이 있지...가지고 있던 펜을 선물한다. 진정 좋아하시면서 심안에 있는 잉크를 다쓰면 갈아도 되냐고 챙기신다. 다행이다. ㅋㅋ
수리야바르만 1세때 지었다는 왓엑프놈은 장타말로는 반테이스레이와 비슷하단다.
정말 폐허라는 말이 어울리는 곳....아이들의 낙서가 조금은 서글프다.
휘~이 둘러보고 다음 코스로 간다. 오...멀다.......게다가 미리보여주는 산 위의 모습이 그냥 오르기엔 두려울 정도 흠....
도대체 애초에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힘겨운 곳에 오르도록 한걸까 궁금하다.
난감해 하는 나에게 장타가 오토바이로 가자고 한다. 센스만점의 장타에게 음료수를 선물한다 ㅋㅋ
잠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흠..앞으로는 안간다. -_-;; 도무지 이 화장실에는 영영 적응이 안된다. 흠흠.
일단 올라간다. 난 잼나는데 장타와 그의 모토가 걱정이다. ㅋㅋ
사실 이 두번째 방문지 프놈샴퓨는 사원자체보다는 'killing caves'가 유명하단다.
크메르 루즈때 깊이가 있는 동굴로 사람들은 떨어뜨리며 여러명을 처형했단다.
그 유골들을 한데 모아두었다. 나한테는 분명 감당하기도 상상하기도 힘든일이다.
믿디 어렵지만 그게 캄보디아의 역사...아픈 영혼들은 모두 하나님이 보살피실거라 믿는다. 잠깐 기도한다.
슬슬 배가 고픈데 각각의 사원들과 바탐봉 시내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돌아갔다가 다시 밖으로 나오는건 어려울 듯싶다.
결국은 그냥 왓바난까지 끝내고 밥 먹으러 가기로 한다.
먼지가득한 길을 달리다 좁은 논길에 소를 만나다. 하얀색으로 순하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 생에 이런일은 아마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없을거다.
그 커다란 순하게 생겼다고 칭찬한 하얀소가 코앞까지 다가오고는 같은 순간 정신없이 구른다.
싸우던 소 두마리 중에 한마리가 다가온게 아니라 우리가 타고있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것 -_-;;
장타말로는 빨리 점프해서 구른덕에 덜 다쳤다고 하나.....잠깐 동안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나...나름대로 반사신경이란게 있었던걸까??? ㅋㅋ
말 그대로 넋이 나간다. 장타는 같이 구르긴했지만 입장이 있는터라 아프단 말도 안하고 그저 걱정이 대단하다
나같은 경우는 처음이라 당황한 빛이 역력하다. 소를 풀어놓은 아이들에게 뭐라 뭐라 막 화를낸다.
괜찮아야겠다. ㅋㅋ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프로그램은 있어야하는건가보다. ㅋㅋ
포기하지 않고 왓 바난으로 가자고 한다. 얼른 갔다가 바탐방 뜨고 싶어진 때문이다.
'작은 앙코르 왓'이라 불린다는 곳..상상치도 못한 계단의 등장에 기가 찬다. 문득 오기가 난다.
아무도 약속해 주지 않지만 왠지 이 고비를 넘고 나면 뭔가 뜨거운 것이 마음에 생길것같은 느낌
피부는 뜨거운 햇살에 화끈거리기 시작하고 아까 다친 무릎은 후끈거리지만 가지 않을 수 없다.
계단을 센다...이런...300개가 넘으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조금 더 조금 더 가서야..그 모습을 보이는 왓 바난.
사실...최근 몇년 전부터 인생은 나 스스로가 혼자 책임 질수 있어야하고 그러기에 모든 일에 자신있어지려 노력했는데
그 계단을 오르는 그 순간에 그동안은 느끼지 못했던 혼자여서 힘듬이 느껴진다.
어쩔 수 없이 혼자여야하는 시간이라 그런걸까? 많은 걸 생각하게 된다.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고 기도하고 긴 계단을 다시 내려온다.
혼자 오기로 결심한 것. 그 곳이 이 곳이었던것, 좋은 친구들을 만난 것, 또 다른 나를 바라보는 느낌...
모든 것에 감사해서 눈물이 나는 좋은 시간. 물을 좀 마신다.
유적지를 마음속에 묻고 타운으로 돌아온다.
힘든하루다. 바탐방에서의 마지막날을 캄보디아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바탐방 오렌지를 사면서 마감한다.
첫댓글 정말 세상이 이런일이...안 다치셨다니 다행이군요...^^
까진 다리는 괜찮아요? 중간쯤되면 혼자여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고 그걸 반영하는건지...저두 프놈펜에서 정강이 다쳤는데 그게 이상한것이 아직도 멍든상태예요.T-T
오토바이는 역시 위험해요.
제 안에 잠재해있던 반사신경을 발견해냈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ㅋㅋ 다들 안녕하시죠?! 슬슬 떠날 준비들 하시는거 아닌가요? ㅋㅋ
연오랑님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는거 맞아요? 오토바이 좋아하시는거 아니었나요?? ㅋㅋ
하지만 신은 나지요. 그래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 이해를 해요.
오토바이 위험합니다. 확실하게......특히 비오는 날 비포장길. 자동차 운전은 자신 있는데 자전거 인라인 오토바이 다 겁납니다. 저에겐 아직도 해결 못한 숙제입니다.
아....이런 위험함논란속에서도 그 흙먼지를 달렸던 그 때가 그립다니..참...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