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이 입안 가득
기사입력 2007-12-24 01:42 |최종수정2007-12-24 01:51
퇴근길, 사무실을 나와 길을 걷다보면 ‘지글지글, 노릇노릇’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고소한 유혹이 기어이 또 발길을 붙잡고야 만다. 그 냄새의 정체는 바로 막창, 일단 그 맛을 알아버리고 나면 결코 헤어날 수 없다는 오랜 전설 같은 음식이다.
대전시 서구 월평동 계룡건설 인근에 위치한 ‘태영생막창’은 철저하게 대구식 돼지생막창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는 곳으로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곳. 지난 5년 동안 대전에 25개 체인점을 탄생시킨 맛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 유명세만큼이나 저녁부터 밤늦게까지 이집 막창을 맛보기 위해 찾는 손님들로 가게 안이 가득하다.
‘태영생막창’ 맛의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생막창. 일반적으로 냄새를 없애기 위해 삶은 막창을 많이 쓰는데 이렇게 하면 막창 특유의 맛이 사라지기 마련, 생막창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냄새를 잡는 것이 이집만의 노하우다. 3-4일간 녹차숙성과 양념숙성을 거친다는데 더 이상의 자세한 과정은 노코멘트.
이렇게 잘 준비된 생막창은 불판위에서 지글지글 드디어 그 속내를 보이기 시작한다. 가위로 자르는 순간 속살이 ‘톡’, 고소하게 익어가는 냄새에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기다린 정성을 역시 배신하지 않는다. 노릇노릇 잘 익은 막창은 야들야들 하면서도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최고. 여기에 씹을수록 우러나는 고소하고 담백한 육즙이 입맛을 마구마구 자극한다. 그 맛의 깊이가 여느 고기는 저리가라 할 정도. 최고급 삼겹살도 막창 앞에선 한 수 아래, 같이 먹으면 아무 맛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진한 고소함이 일품이다.
땅콩, 된장, 콩가루, 파, 고추 등 16가지 재료로 만든 소스는 막창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재료. 고소한듯 담백하면서 청양고추의 알싸한 맛은 살짝 침샘을 자극해 입안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막창은 된장에 박은 깻잎에 싸서 먹어도 색다른 맛. 잘 익은 막창을 양념장에 푹 찍은 뒤 파, 고추, 양파장아찌와 함께 싸서 입에 넣으면 첫맛은 새콤하고 향긋한 야채의 맛, 끝맛은 고소하고 담백한 막창의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쫄깃쫄깃한 고깃결이 혀끝에 그대로 느껴지는 갈매기살과 야들야들 아삭아삭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 항정살도 매력적, 국내산 돈육 특수부위의 맛을 여실히 보여준다.
▲돼지생막창 7000원 ▲항정살 7000원 ▲갈매기살 7000원. ☎042(488)7050. <글 이호영 사진·장길문 기자>
우리집 자랑
“저는 한화 열성팬이고 태균이, 범호, 현진이는 우리집 열성팬이잖아요. 허허~”
‘태영생막창’은 아담하고 소박하지만 따뜻한 사람사이 정이 살아있는 곳이다. 주인과 손님이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를 나누고, 일상의 기쁨과 시름을 함께하며, 서로 소주잔도 건넬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맛도 맛이지만 한화선수들이 이 집을 즐겨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주인 지봉규씨는 “그동안 나름대로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본 만큼 한 분 한 분 찾아주시는 손님들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더 잘 알고 있다”며 “처음 시작할 때와 같은 마음으로 늘 좋은 재료, 좋은 음식, 마음이 담긴 친절로 보답하겠다”고 말한다.
60석, 대전일보 앞 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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