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덮힌 산을 그리워하다 탈출한 기록.....
*언제 : 2009년 12월 17~18일
*누구와 : 사계사랑,조포,나
*어디로 : 제주도 한라산으로
*기록합니다....
(17일)
눈덮힌 한라산을 가길 위해 오래전부터 계획하였으나 날짜를 잡고보니 일기예보에서는 한라산에 대설경보가 내려졌단다...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전구간 “등반불가“라고 공지가 되있어 조바심에 전화로 다시 확인...우리는 오래전부터 비행기 예약까지 마쳤다고하니 일단 와보란다...아마도 관광객유치(?)라는 목적이 아닐까?.....
못올라가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이 앞서지만 일단 강행하기로...정 못간다면 올레길이라도 걸어보자는 생각으로 의견 일치...
17일 오후6시20분 비행기(제주항공,왕복 93,000원으로 싼값임)에 탑승....
안내방송에는 제주에는 바람이 약간 있다는 말이 나오지만 눈소식은 없다....
1시간의 비행끝에 제주공항에 내리는데 비행기가 심한 요동을 치면서 착륙한다...
바람의 섬이라는 제주니까...
그런데 비행기를 나오니 얼굴을 때리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몸이 휘청거릴 정도로...(19:25)
일단은 저녁을 먹기위해 택시를 타고 바닷가에있는 제주흑돼지갈비집으로 직행...(20:25)
여기서도 바닷바람은 태풍처럼 불어대는데 몸을 가누지도 못하게 한다....파도의 거품이 바람에 날려 함박눈처럼 우리들에게 날아온다...
참으로 우리들이 보기 힘든 광경을 선물하는거라 생각하며 제주도 한라산소주에 안주삼아 갈비로 포만감을 이루고 숙소로 이동...(22:20)
계속되는 강풍에 걱정이 태산이다...이러다간 한라산 입구에도 못가는건 아닌지...뉴스에서는 계속 한라산과 서해안에 대설경보중임을 알려준다...
밤새 잠도 못이루고 아침을 맞이하는데 바람은 약간 잦아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한 강풍에 눈발도 날린다...
(18일)
서둘러 라면에 햇반,포장김치로 아침을 때우고(07:00) 택시를 타고 가는데 기사분 왈, “한라산은 등반통제중이기 때문에 그냥 1100도로쪽에 가서 구경만 하라”고 한다...우리가 갈 성판악쪽은 택시는 못가고 버스만 다닌다고..
어쨋던 가야하기에 체인을 장착한 시외버스를 타고성판악으로 향한다...(08:05)
눈이 흩날리는 시내를 빠져나와 산길로 접어드니 온 세상이 햐얗다.....
터덜거리는 버스는 한참후에 우리들을 성판악에 내려놓는다...(08:50)
눈이 엄청 내린다...일단은 우리들에겐 첫눈이니 기분은 좋다...
등산로 입구 휴게소를 들어가니 우리와 같은 산님들이 몇분있다..광주에서 오셨다는데 그분들도 걱정어린 눈으로 우리를 쳐다본다...같은 처지니까...ㅎㅎ
관리사무소에 가서 물어보니 입산금지라는 말뿐이다..아무도 오르는 사람이 없을뿐아니라 올라간다해도 내려올 때 길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더 안된단다...
못먹어도 그만이라는 심정으로 한번 더 간청을 하니 그러면 3~40명 정도의 인원이면 적당한 곳까지는 오르도록 해 준다는 소리에 일행들에게 알리니 조금 기다려 인원들을 모아보자며 환영한다...
1시간여를 기다려 모은 산님들이 20명이 넘어 산행준비를 마치고 입구에서 관리사무소 직원의 일장연설을 듣는다...올라가다 눈이 계속오면 바로 하산하라고,..눈을 헤치고 올라야하기에 힘이 많이드니 교대로 눈을 헤치고 산행하라고등등....
그리고 내 연락처를 기록하고 입산을 허락한다...09:50)
어쩌다 보니 선두에서 아무도 밟지않은 솜털같은 눈길을 먼저 밟아보는 행운도 얻게됬다..
제주방송에서 폭설이 오는데도 산행을 하는 우리를 촬영도 한다...어떤식으로 보도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무리한 산행,아니면 눈덮힌 산길을 오르는 멋진 광경?....
정말로 환상적인,.. 그림엽서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들,,,눈의나라인 설국에 든 기분,,,천상의 장엄한 광경이 이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등으로 감탄에 감탄을 더하면서 오르는 길은 힘들다는 표정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념사진과 풍경들을 사진기에 담아내는 열정들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무릎까지 빠지는 곳에서 증면도 남기고,,,,온몸을 던져 눔속에 파묻히는 산님도 있고...
얼굴을 세차게 때리는 바람과 눈발이 눈물,콧물을 만들어내고, 앞을 제대로 못보게 방해를 해도 누구 한 사람 싫은 내색도 없다... 모두가 어린이 같고 너,나가 아닌 모두가 하나되어 즐기는 것이다...
평소 같으면 힘든 시간일 1시간25분을 소요하고 도착한 사라악 무인대피소...(11:15)
예전의 모습을 완전 탈피한 현대식 건물로 아담하게 지어 놓았다.... 화장실도 충분히 설치해놓고....잠시 휴식을 취한다...얼굴들이 발갛게 달아 올랐다...막걸리 한잔과 귤 한개로도 충분한 성찬을 만들어 낸다...ㅎㅎ
여전히 눈바람은 거세다...그칠 기미가 안보인다....오를수록 더 많은 눈길이 이제는 조금씩 지겨워진다...앞을 볼 수 없어 더 괴롭기까지...
줄창 오름길을 헤치면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오른 진달래대피소...(13:00)
여기의 눈바람은 그야말로 광풍.....정상조차 보여주질 않는다....아니 볼 엄두조차 나질 않는다....여기까지 온것만으로도 행운아들이라고 자평하면서 언몸을 컵라면과 한라산팩소주 한잔으로 덮힌다...
열댓명만이 식사를 하니 대피소안이 운동장처럼 넓게 보인다...휴일엔 엄청 소란스러운 곳인데...분명 오늘 함께 한 님들은 행운아들이 확실하다....
30분간 휴식후 대피소 앞에서 증명 한 장씩 남기고 본격 하산길로 접어든다...(13:30)
오른 흔적이 지워진 내림길을 거칠것 없이 내달린다...아무도 오르는 이 없고 오직 우리들만의 눈세상에서 또 한번 푹 빠져본다....
눈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어느 나무나 돌,풀 모두 흰 옷으로 장식하고 침묵하고 있다...가끔씩 까마귀 몇 마리들의 날개짓과 저네끼리의 속삭임 외는 적막만 이어질 뿐....
비행기 시간을 맟추기 위해 속도를 내어 종착지에 거의 다 왔을 즈음 비행시간이 지연된다는 폰메일에 약간 실망도 하며...
더많은 눈이 내린다.... 밤에도 엄청 쏟아질거라는 생각으로 하산을 완료...(15:40) 커피 한 잔으로 오늘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때맞춰 도착한 버스에 몸을 싣는다...(15:45)
눈내리는 산길과 시냇길을 달리는 버스속에서 오늘 펼쳐지고 또 느꼈던 기분을 추슬러본다.......뭘 얻었는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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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인근 식당에서 간단한 저녁으로 몸을 녹이고 공항에서 기다림의 여유를 갖는다.....(18:30)
지연에 또 지연을 더한 제주항공 비행기에 올라 김해로 향한다....(20:25)
상공에서 보는 제주시내 야경은 더없이 아담하고 포근하다.....
김해상공에서 보는 야경도 그 못지 않게 아늑함으로 다가온다...(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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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눈과 씨름한 하루.....아무탈없이 함께한 두분께 감사를 드리며 제주기행을 마무리 합니다....^&&^
첫댓글 부럽습니다 회장님. 입산금지구역을 들어갈수있는분이 몇명이나될까요눈구경은 원도없이 하셨겠네요
세 싸이분들진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햇던가 고생들은 하셔도 평생 못해볼 일을 하고 오셧네여 그 기분으로 주위에 많은 분들게 나누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