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찌그러진 탁구공을 뜨거운 물에 담그면 원래 모양으로 돌아옵니다. 왜 그럴까요? 답 : 기체의 부피는 온도와 비례해 상승합니다. 탁구공 속의 공기가 외부로부터 열을 받아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가 늘어나면서 탁구공의 찌그러진 부분을 밀어내 펴주기 때문입니다.
문 : 결국 뜨거운 물의 열이 탁구공 속 공기의 온도를 높이고 그에 따라 부피가 팽창된다는 말이군요.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죠. 즉 외부로부터 기체에 열을 공급해주거나 내부의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외부와 열교환을 완전히 차단시켜 놓고 기체의 부피를 변화시키면 기체의 온도는 어떻게 될까요? 답 : 외부와의 열교환이 차단된 상태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단열변화라고 합니다. 외부에서 열을 공급하지 않아도 압력을 가해 기체의 부피를 강제로 줄이면 기체의 온도가 높아집니다. 또 반대로 단열상태를 유지하면서 기체를 담고 있는 용기의 부피를 늘이면 기체의 부피도 따라 늘어나면서 온도가 낮아집니다. 이를 각각 단열압축에 의한 승온과 단열팽창에 의한 냉각이라고 말합니다.
문 : 좋습니다. 그럼 단열압축이나 단열팽창에 의해 온도가 변하는 경우를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구체적 예를 들어 설명해보세요. 답 : 단열압축에 의해 온도가 올라가는 경우는 자전거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하면 공기펌프의 고무관이 따뜻해지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또 제 경험으로는 과학행사장에서 물로켓을 발사할 때 공기를 많이 넣은 페트병이 따뜻해지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단열팽창의 예로는 스프레이를 사용한 뒤 스프레이 용기 표면이 냉각되거나 비행기가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간 자리에 생기는 구름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문 : 비행기가 날아간 자리에 나타나는 비행운은 단열팽창을 설명하기 좋은 예지요. 비행운이 생성되는 현상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해보세요. 답 : 비행기 후미에서 분출되는 배기가스는 수증기를 다량 포함하고 있는 고온고압의 기체입니다. 일단 비행기 몸체 바깥쪽으로 배출되면 주변 공기의 압력이 매우 낮으므로 배기가스는 급격히 팽창됩니다. 이때 단열팽창에 의해 기체의 온도가 내려가고 배기가스에 포함돼 있던 많은 수증기가 응결하면서 물방울을 형성해 우리 눈에 구름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문 : 단열압축이나 단열팽창에 의해 기체의 온도가 변화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요? 답 : 기체의 온도는 그 기체가 가진 내부에너지가 클수록 높아집니다. 그런데 공기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는 외부의 힘이 공기 밖에서 안쪽으로 작용해 공기를 압축시켜야 합니다. 즉 외부에서 기체에 일을 해줘야 하며, 이때 해준 일은 기체의 내부에너지를 증가시키고 그 결과 기체의 온도가 상승하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기체의 부피가 늘어나는 경우는 기체가 자신을 둘러싼 용기의 외벽이나 주변의 다른 공기에 대해 일을 한 셈이므로, 공기가 가진 내부에너지가 소모돼 기체의 온도가 내려갑니다.
문 : 이제 일반적인 구름이 생성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구름은 어떻게 생기는 것인가요? 답 : 지표면의 물이 증발한 후 수증기가 돼 하늘로 올라가면 높은 곳에서 수증기가 응결돼 물방울이나 작은 얼음조각으로 구성된 구름을 만듭니다.
문 : 지표면의 물이 증발한다고 했는데 물의 끓는 온도는 1백℃가 아닌가요? 그런데 그보다 훨씬 낮은 대기 온도에서 물이 증발하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답 : 공기와 물이 만나는 수면에서는 끊임없이 물분자가 수면 바깥으로 튕겨 나오기도 하고 공기 중에 있던 수증기가 다시 수면을 통해 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때 수면을 통해 공기로 튕겨 나오는 물 분자수가 공기 중에서 물로 들어가는 물 분자수보다 많으면 증발이라 말합니다. 증발은 대기의 수증기 양이 포화될 때까지 계속됩니다.
문 : 대기 중의 수증기 양이 포화된다는 말은 어떤 뜻인가요? 답 : 진공의 밀폐된 용기에 물을 넣으면 수면에서 물분자가 튕겨 나와 진공을 메우기 시작하는데, 이때 용기 내의 공간에 수증기만으로 이뤄지는 압력을 수증기압이라고 합니다. 용기 내의 수증기압이 어느 정도 증가하면 물 밖으로 튕겨 나오는 물분자수와 공기 중에서 수면으로 들어가는 물 분자수가 일치해 평형을 이루는데, 이때의 수증기압을 포화수증기압이라 합니다. 포화수증기압은 온도에 따라서 달라질 뿐 용기 중에 다른 기체가 있어도 그 값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온도에 따른 상대습도가 100%에 못 미치면 수면에서는 항상 증발이 일어납니다.
문 : 구름이 생성되려면 수증기를 포함한 공기덩어리가 상승해야 합니다. 공기덩어리를 상승시키는 원인에는 무엇이 있나요? 답 : 태양열에 의해 지표가 부분적으로 데워지면 그 지점 위의 공기가 상승합니다. 또 바람에 의해 공기가 이동할 때 산맥이 가로놓이면 산을 따라 공기가 상승하기도 합니다. 차가운 기단과 따뜻한 기단이 만나는 한랭전선과 온난전선에서도 공기가 상승합니다. 즉 따뜻한 기단의 공기가 차가운 기단 위로 상승합니다. 또 저기압의 중심으로 바람이 들어올 때 상승 기류가 발달합니다.
문 : 상승하는 공기덩어리는 단열변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공기덩어리가 어떻게 단열변화를 하나요? 또 이때 공기덩어리의 온도는 어떻게 변하나요? 답 : 공기의 열 전도율은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공기덩어리가 상승하면서도 좀처럼 주변으로부터 열을 얻거나 빼앗기지 않기 때문에 단열변화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상의 공기덩어리가 상승하면 상공의 낮은 기압 때문에 공기의 부피가 늘어나면서 단열팽창을 하고 공기덩어리의 온도가 하강합니다.
문 : 지상의 공기를 강제로 상승시키면 고도가 올라감에 따라 단열팽창에 의해 일정한 비율로 온도가 낮아집니다. 이를 건조단열감률과 습윤단열감률을 이용해 설명하세요. 답 : 수증기가 포화되지 않은 공기가 상승할 때는 단열팽창에 의해 1백m 상승할 때마다 1℃씩 낮아지는데, 이를 건조단열감률이라 합니다. 그러나 수증기가 포화된 공기가 상승할 때는 1백m당 0.5℃씩 낮아지는데, 이를 습윤단열감률이라 합니다.
문 : 습윤단열감률이 건조단열감률보다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 수증기가 포화된 상태의 공기가 상승하다가 이슬점 이하로 온도가 낮아지면 응결이 일어나는데, 이때 수증기가 물로 변하면서 열을 방출합니다. 이때 방출되는 응결열은 건조한 공기가 상승할 때보다는 훨씬 낮은 비율로 온도를 감소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문 : 이슬점 온도는 무엇인가요? 또 공기가 상승할 때 이슬점은 어떻게 변하나요? 답 : 공기를 냉각시킬 때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온도를 이슬점이라고 합니다. 아침에 풀잎에 이슬이 맺히는 원인은 지난 밤 온도가 이슬점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슬점 온도는 현재의 수증기압에 의해 결정됩니다. 현재의 수증기압이 높으면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부터 이슬이 생기기 시작하지만, 현재 공기 중의 수증기압이 낮으면 온도를 많이 낮춰야 비로소 응결현상이 일어나 이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공기가 상승하면 부피가 늘어나므로 단위 부피 당 수증기의 양이 감소해 현재의 수증기압이 감소하는 결과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공기가 상승할 때 이슬점 온도도 자연히 내려가게 됩니다. 이때의 이슬점 감률은 0.2℃/1백m입니다.
문 : 지상의 공기덩어리가 상승할 때 어느 높이에서 구름이 생성되는지 알 수 있나요? 답 : 공기가 냉각돼 이슬점 온도에 도달하면 응결현상이 일어납니다. 아직 포화되지 않은 공기가 상승하면 이 공기는 건조단열감률인 1℃/1백m의 비율로 기온이 낮아집니다. 상승할수록 온도가 계속 낮아져 이슬점 온도에 이르면 응결이 일어납니다. 이 높이를 상승응결고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공기가 상승하면 이슬점 온도 역시 0.2℃/1백m의 비율로 감소하므로 이를 고려해 상승응결고도를 구해야 합니다. 상승응결고도를 구하는 식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H = 125(t-td) 여기서 H는 상승응결고도(m), t와 td는 각각 지상에서의 기온과 이슬점 온도입니다.
| 높이에 따른 대기 안정도와 구름의 형성 | 하늘에 떠있는 구름의 모양은 그날 그날의 대기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흔히 공기가 안정돼 있는 날은 수평으로 얇게 뻗은 층운형의 구름이 발달하고,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수직으로 뭉게뭉게 솟아오르는 적운형의 구름이 발달한다. 이런 차이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제 높이에 따라 대기의 온도가 어떻게 변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대류권에서는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온이 낮아지는데 이때의 평균 기온감률은 0.65℃/1백m 이다. 예를 들어 지상의 기온이 15℃일 때 지표로부터 위쪽으로 10km를 떨어진 곳의 실제기온은 -50℃가 된다.
실제 대류권의 온도 분포가 평균 기온감률에 맞춰 변하고 지표면의 포화되지 않은 공기가 상승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지표의 공기덩어리가 상승하면 단열팽창이 일어나며 온도가 하강하는데, 건조단열감률에 따라 1℃/1백m의 비율로 온도가 낮아진다. 1km 상승했을 경우 지상보다 10℃가 낮은 온도가 된다. 그런데 1km 상공에 존재하던 기존의 공기 온도는 평균 기온감률인 0.65℃/1백m에 맞춰 계산해보면 지상보다 6.5℃가 낮을 뿐이다. 따라서 지상에서 단열팽창을 하면서 상승된 공기는 주변의 공기보다 훨씬 온도가 낮다. 주변의 공기보다 온도가 낮으면 밀도가 커지므로 가라앉으려 할 것이다. 즉 실제 기온감률이 건조단열감률보다 낮을 경우 공기가 항상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가려는 성질을 갖게 되고 이런 기층을 안정한 기층이라 한다.
하지만 실제 기온감률이 건조단열감률보다 큰 기층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즉 공기덩어리가 상승했을 때, 단열팽창에 의해 온도가 내려가고 상승된 공기는 주변의 공기보다 온도가 높기 때문에 밀도가 작아 계속해서 상승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기가 조금만 위로 상승해도 계속 상승하려는 힘을 받아 매우 불안정한 기층이 만들어진다.
만약 건조단열감률과 실제 기온감률이 일치할 경우는 연직 방향으로 이동한 공기덩어리가 항상 주변의 공기 온도와 같으므로 이동한 위치에서 그대로 머무를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층을 중립상태의 기층이라 한다.
이제 공기의 실제 기온분포가 그림 3과 같이 A점에서 B점을 잇는 선을 따를 때 구름의 형성과정을 추적해보자.
지표의 현재 기온은 20℃이고 일부분의 공기덩어리가 25℃로 주변의 공기보다 온도가 높아졌다고 가정하자(그 공기덩어리의 아래쪽에 비열이 낮은 모래가 있어 그 쪽의 공기만 더 가열됐다고 생각하면 된다). 주변보다 따뜻해진 공기는 밀도가 낮아져 건조단열감률선을 따라 C점에서 D점으로 상승하게 된다. 상승하는 공기덩어리는 단열팽창에 의한 냉각현상으로 온도가 점점 낮아지는데, 상승응결고도인 h만큼 올라가 D점에 이르면 이슬점 온도와 같아져 응결현상이 시작되고 구름이 만들어진다.
일단 응결현상이 시작되면 수증기가 포화된 상태이므로 습윤단열감률선을 따라 D점에서 E점 방향으로 상승한다. 이 동안에도 응결현상은 계속 일어나면서 구름이 만들어진다. 공기덩어리가 E점에 이르면 주변과 기온이 같아져 더이상 상승하지 않는다. 상승하려고 해도 습윤단열감률선을 따라 상승해야 하는데, 주변의 공기보다 온도가 낮기 때문에 밀도가 커 원래 위치로 되돌아오게 된다. 따라서 더이상의 구름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 높새바람이 고온건조한 까닭 | 공기덩어리가 높은 산을 넘어갈 때는 산을 넘어가기 전에 공기 속에 있던 수증기를 대부분 비로 떨어뜨린 후 고온건조한 바람이 돼 반대편 기슭에 이르게 된다. 이때 부는 고온건조한 바람을 푄 또는 높새바람이라고 부른다. 푄현상은 세계 도처에서 발견되는데, 유럽의 알프스 계곡의 푄, 북미 로키 산지 지역의 치누크 등이 잘 알려져 있다.
푄현상은 바람이 산을 타고 넘을 때 일어나는 단열변화로 간단히 설명된다. 공기가 산허리를 따라 올라가다 응결고도에 이르면 구름을 만들고 비를 내린다.
그런데 응결고도 이상으로 공기가 계속 상승하면 습윤단열감률에 의해 1백m가 올라갈 때마다 0.5℃씩 온도가 낮아지지만, 산 정상을 지나 반대편 산 사면을 따라 하강할 때는 건조단열선을 따라 이동하므로 1백m 하강할 때마다 1℃씩 상승한다. 따라서 산을 오르기 전보다 훨씬 건조하고 기온이 높은 상태의 바람으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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