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영화, 영화보기 ] 아주아주 착한영화 레이즈 유어 보이스 Raise your voice (2004)
힐러리 표, 아주 아주 착한 영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세요"라는 추천글이 곧잘 지식인에서 발견되지만, 차라리 음악에 문외한인 사람이나 막연한 동경이 있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 어쨌든 귀엽다! Cast 주인공 테리 플렛쳐(Teresa 'Terri' Fletcher) - 힐러리 더프(Hilary Duff) 남주인공 제이 코건(Jay Corgan) - 올리버 제임스(Oliver James) ← 제이의 성이 Corgan인지 지금 알았네.. -_-
테리의 너무나 상냥한 오빠, 폴 플렛쳐(Paul Fletcher) - 제이슨 리터(Jason Ritter) 남주인공 올리버 제임스보다 이 애가 더 귀엽다는 사람들도 많던데... 천재 타악기 연주자 키위(Engelbert 'Kiwi' Wilson) - 조니 루이스(Johnny Lewis) 웃기는 그녀, 슬론(Sloane) - 캣 데닝스(Kat Dennings) ← 캣이라.. 이름 예쁘다 ㅎ
캐스팅, 영화와 잘 어울리고, 괜찮은 것 같다. 퀸 카...의 레이첼 맥아담스처럼 끝내주는 연기를 하는 아이는 없지만, 영화 자체가 그런 튀는 연기가 필요 없는 영화다. 무리수를 두지 않고 사근사근한 영화랄까. 착한 영화. 그래, 다시 한 번 느끼지만 레이즈 유어 보이스를 설명할 땐 '착한' 영화라는 수식어가 딱이다. 부 모님 말씀이 법이려니, 하고 착실하게 말 잘 듣는, 반항이라곤 모르는 착한 아이 테리는 힐러리 더프의 평소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 물론 요즘 이미지 말고, 적당히 통통하고 금발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당시 이미지와 말이다. 힐러리는 통통한 게 참 이쁜데... 왜 살을 빼서 날카로운 인상을 만드는지 원. 이 때 이 모습 그대로 나이먹으면 복스럽고 이쁘겠고만. 남 주인공 올리버 제임스는 적당히 노는 타입이고, 적당히 바람둥이인 한편 순정도 있고 다정다감한 남주인공 제이 역할과 싱크로 100퍼센트. 올리버 제임스를 처음 알게 된 영화로, 아만다 바인즈가 아닌 올리버를 보기 위해 <왓 어 걸 원츠>를 찾아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어쨌든, 나이스 캐스팅.
줄거리 및 총평 (스포일러가 있긴 하지만, 이거 뭐 스포일러라고 하기도 뭐하고, 어차피 뻔한 스토리가 아니겠소)
시 골 마을(아리조나 플래그스태프 Flagstaff)에 사는 테리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작사 작곡까지 스스로 하는, 다분히 음악적 끼가 있는 귀여운 소녀다. 테리는 자신을 극진히 아끼는 오빠 폴과, 아빠 엄마 이렇게 네 가족이서 살고 있다. 다소 애들을 풀어주는 성격인 엄마에 비해 아빠는 완고하고 엄격하다. 영화 보는 내내 생각했다. 아니 이런 동양적인 아빠 스탈이라니... -_-;
영화는 여름 방학을 맞는 자유롭고 신나는 분위기로 시작한다.
방학식 날 친구들과 합창 연습을 하고 있는 테리.
그 날은 테리의 방학식인 동시에, 오빠 폴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아리조나 주립대에 합격한 것을 축하하는 가족 모임이 있는 날이다. 가족 모임에 온 고모 프랜시스가 방학 계획을 묻자, 테리는 LA에서 열리는 음악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빠가 "LA는 여자애들을 망친다"며 허락을 안 해주고, 오빠가 아빠에게 반항을 해 보지만 분위기만 험악해져 가족 모임을 망치고 만다.
콘서트에서 동생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폴. 이분 너무 열연하신 것 같다.. 눈빛이 남매가 아니라 연인같아 -_-
그 날 밤, 벌로 외출 금지를 당한 오빠에게 평소 둘이 같이 좋아하던 밴드 "Three days grace"의 공연에 가자고 부추기는 테리. 결국 둘은 차를 타고 몰래 함께 나가 즐겁게 공연을 즐기고 오는데... 오는 길에 차 사고로 그만 오빠 폴은 죽고 테리만 기적적으로 외상 없이 살아남는다.
이 제 변호해 주는 오빠도 없고, 테리는 오빠는 죽고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아마 외출금지인 오빠를 꼬셔 굳이 같이 가자고 한 점도 죄책감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 같다) 더이상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냥 착하게 아빠 말을 듣고 방학 때는 아빠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일을 도우려고 하는 테리. 그러나 고모와 엄마가 그녀의 미래를 이렇게 포기하면 안 된다고 만류하고, 아빠 몰래 고모 댁에 가는 것으로 꾸며 음악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해 준다.
폴의 죽음으로 의기소침해진 테리는 LA의 음악 학교에서도 쉽게 적응을 못하고,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하지만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잘생기고 다정한 남자친구까지 생기게 되면서 점차 마음을 열고 스스로를 치유해 나간다.
결국 옛날 모습을 되찾아 노래와 삶을 사랑하게 되는 테리. 아무리 힘든 상황이 닥쳐도 넌 견딜 수 있어, 분명히 모든 게 좋아질 거야, 라는 간결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
뻔한 스토리에 뻔한 결말임에도 불구하고, 미소지으며 볼 수 있게 해 주는 건전함과 상쾌함을 지녔다. 힐러리 특유의 순하고 정리정돈이 잘 된, 차분하고 이쁜 이미지를 좋아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본인은 힐러리의 이미지도 좋아하고, 또 이런 심플하고 밝은 내용도 너무 좋아라 하므로 아주 즐겁게 보았다 *-_-*.
무엇보다 공감을 많이 불러일으킨 부분은 테리의 성격과 아빠 캐릭터. 나 도 우유부단하고, 집에서 하는 말을 너무 잘 들었던 딸이었기 때문에 테리의 성격 설정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우리 아빠도 테리네 아빠처럼 과보호 성향에, 어딘가 놀러가려고 하면 위험하다고 말리시곤 했다... 요즘은 내가 커서인지 예전보다 훨씬 덜한 것 같지만. 함께 아프리카 가자는 이모에게 거긴 위험하다며 절대 안 된다고 하신 아빠;; 외국이나 장기간 다녀오라는 엄마 얘기에, 어학연수 갔다가 총 맞은 얘기나 하시고.. ㅎㅎ 물론 간다고 고집을 부렸으면 보내 주셨겠지만, 나는 일단 부모님이 별로 내키지 않아 하시는 것 같으면 알아서 눈치를 채고 곧잘 뜻을 접는 말 잘 듣는 아이였다. 당시에는 내가 잘 하고 있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런 성격이 좋은 게 아니라는 건, 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았다.
지금이야 말 잘 듣는 척 하면서 내 뜻도 관철시키는 요령을 터득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이지, "아빠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음악학교에 가는 게 잘 하는 일인지 모르겠어요..." 테리 그 자체였다. 어린 시절의 나는 나는 테리 투. -_-;
퀸 카로... 만큼, 복잡다단한 감상을 선사하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그런 영화는 확실히 아니다. 메시지가 이렇게나 명확하고 노골적인 만큼, 당연한 이야기지만, 평론가들은 다른 많은 하이틴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를 혹평했다. 일단 배우들의 연기는 둘째치고 각본이 평면적이니 뭐니 하면서.. 그런데 왜 그 분들은 하이틴 영화를 비평하고 앉았나? 이것은 비평이 필요없는 영화 장르여~ -_- 문학평론가들이 순정만화 비평하는 것 봤남;
중 산층 백인 가정에서 곱게 자란 딸, 상냥한 블론드 소녀의 이미지가 강한 힐러리는 자신이 맡은 역을 무리없이 잘 소화해 냈다만... 영화에서 노래 잘 하는 아이로 나오는 것 치곤 성량이 좀 딸리지 않나? 요즘 까마득한 디즈니 후배 마일리 사이러스가 노래하는 동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힐러리의 목소리가 얼마나 빈약한지 실감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퀸카로.. 의 주제가, 사만다 론슨의 Built this way마냥 귀에 맴도는 노래가 하나 생길 것인데, 그게 바로 힐러리 더프가 직접 부른 Jericho(극중에서는 자작곡으로 등장한다)이다.
자세히
방학을 맞아 학교를 빠져나오는, 들뜬 테리와 그녀의 친한 친구 로렌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사람은 테리의 오빠 폴이다.
그저 동생이라면 죽고 못사는 시스콤 오빠같으니...
테리 가지고 장난치는 두 사람 ㅋㅋ 폴: 로렌, 오늘 밤에 뭐 해? ♡ 테리: 폴! 내 친구한테 찝적대지 마! 로렌: (폴을 바라보며) 니가 하는 거 같이 할꺼야 ♡ 테리: 로렌! 우리 오빠한테 찝적대지 마! 우! ← 힐러리 특유의 하이 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물론 그냥 장난이다... 내 생각이 테리, 너네 오빠는 니 친구보다 너한테 훨씬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www
집에 돌아오니 오빠 폴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고모 프랜시스까지 와 있다. 테리에게 방학 계획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 프랜시스. 무엇보다 LA에서 열리는 음악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을 꺼내자, 먼발치에서 아빠가 어떻게 또 그걸 듣고(귀도 밝으시지.. -_-) "Some music thing in LA" 라고 좀 깔보듯 말한다. 그러자 어쩐지 억울해진 테리. 서해안에서 제일 좋은 음악 프로그램이라고 변명하지만 아빠한테는 씨도 안 먹히고.
동생을 대신하여 아빠와 싸워 주는 폴.
나한테도 이런 오빠 하나 있었으면 사는 게 좀 더 수월할 걸 그랬지? ㅎㅎ 보면 볼수록 의외로 얘 괜찮다~ 돌쇠다 돌쇠. 몸집만 큰 게 아니라 성격도 우직하고 정의감 넘치고~ 당장이라도 마님~ 할 것 같구만 -_-;
고모는 폴에게, 테리가 음악 프로그램에 합격하면 갈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둘이서 무슨 얘기 하는 거야?
동생 테리의 작사 작곡 모습을 캠코더에 담고 있는 폴.
이분 정말 시스콤이라니까... =_=;; 카시오 신디사이저 앞에 앉아 있는 테리의 모습은 한동안 내 컴의 바탕화면이었다. 그림판에서 조악하게 말풍선을 넣어, 힐러리가 "웹서핑 하지 마시오. 너의 적들이 공부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배경화면이었다...
작 곡이라기엔 조금 애들 장난같지만, 곡을 만드는 창작 행위 자체를 단순히 작곡이라고 부른다면 나도 작곡을 했다. 케이크워크와 소나르 등을 이용해서 미디 음악을 만든 것을 시초로(엠에스엔으로 친구들에게 곡을 보내 주자 다들 '오락실게임 음악 같다'라고 평함-_-), 나중에는 군대 간 친구에게 키보드(신디는 아니었다)를 빌려 몇 곡 녹음하기도 했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줄곧, 돈을 모으면 신디사이저를 사겠다고 벼르고 있었지만 정작 살만한 돈이 모이니 별 생각이 없어진 나. 앞으로 또 사고싶은 마음이 들 때가 올까?
위의 사진들은 모두 테리가 음악적 끼가 있음을 증명하는(!), 폴의 캠코더 속 장면들.
폴은 자기가 알아서 녹음한 테리의 모습을 편집하여, 테리의 지원서와는 별도로 음악 학교에 보내는데... 정말 동생 사랑이 극진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