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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배가 아프다.. 아니지 오늘 오전까지 지속되고 있으니까 3일째다.. 요로결석과 장염을 겪어봤지만 이번 복통은 느낌이 좀 다르다.. 배고픈 느낌도 나고 잠시 아프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땀을 많이 흘리고 찬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걸까.. 그렇다면 지난 두달은 어떻게 설명할건데.. 인터넷에 동남아 물앓이를 검색했더니 온통 "아기 배탈"의 원인과 증세만 나와있다.. 혹시 체했을까싶어 아침에 루앙프라방 주변을 달렸다.. 날씨도 선선하고 가로수길도 많아서 달리기에 안성맞춤이라 늘 뛰던만큼 달렸다.. 계속 아픈게 아니라서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응급약은 전부 소락님 집에 세워둔 오토바이 안장에 아주 잘 보관되어 있다.. 두달 동안 가지고 다니면서 한번도 쓸 일 없었는데 없는지 3일만에 찾게 되는.. 젠장..
다시 한번 느끼는건데 항상 필요할 땐 없더라.. 있을땐 소중함을 알수 없는것 처럼.. 있을때 잘하자.. 객지에서 아프면 곤란하다는 생각에 신경이 곤두 서진다..
(운동후 세탁해서 숙소 배란다에 널어놓았다) 아픈건 아픈거고..
루앙프라방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비엔티엔과 비교할수 없을만큼의 깨끗하고 선선한 공기, 문화유산답게 잘 정리된 거리, 아기자기한 골목길, 은은한 불빛으로 가득한 야시장.. 3박4일을 머물렀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아침에 조깅하고 시장을 구경하고 음악을 들으며 인터넷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에 빠졌다가 일어나 내가 가면 카오팟을 푸짐하게 주시는 아주머니의 가게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저녁엔 숙소의 스텝과 앉아 비어라오 한병과 시장에서 사온 솜팍을 안주로 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다시 잠자리에 드는.. 내가 이러고 지낸다는걸 친구들이나 옛 직장동료들이 구체적으로 안다면 몰매 맞을지도 모른 그런 행복한 일상의 연속이다.. 왜냐하면 함께 수십년간 동거동락한 사이였으니 내 어찌 한국에서의 그 고단함과 단조로운 삶을 모를까.. 그래서 가족이 아닌 나의 안부를 묻는 지인에겐 요령껏 대개 이렇게 말하고는 얼버무린다..
"그럭저럭 잘지내요.."
어떤 계기가 생기면 일을 해서 돈을 벌겠지만 당분간 현실적인 것들은 머리속에서 지우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잔잔한 바람이 불고 조용한 음악이 있으며 멋진 풍경과 낭만을 나는 매일매일 만나고 있으니 무엇을 한들 지금보다 나을수 있을까.. 무엇과 바꿀수 있으며 이보다 더 좋은게 뭐가 있을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돈이 먼저냐 휴식이 먼저냐의 논쟁은 필요없다.. 뭐가 먼저 되든지간에 지금의 내 몸과 생각이 원하는데로.. 난 아직 젊고 여유가 있으며 체력이 있으니까..
다시 라오스에 오게 된다면 꼭 이곳 루앙 프라방으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엔티엔 도착이 아닌 이곳 루앙 프라방으로 직항으로 말이다.. 여행을 하면서 알게되는 노하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배는 아프지만 제철과일은 맘껏 먹고싶었다.. 그래서 양도 많고 맛도 좋은 파인애플과 망고를 매일 2만킵씩 사서 먹었다..)
(참고하세요.. 루앙프라방 북부터미널에 붙어있는 타임테이블입니다..)
아저씨!!, 저를 왜 이렇게 만드셨나요..
이발을 한지 두달째가 되어서 이발소를 찾던중 손님 한분이 이발을 하고 있길래 나도 기다려서 이발을 하려고 대기석에 앉았다.. 내 차례가 되어 조금만 잘라주세요, 라고 말했는데 아저씨는 조금만 남겨놓고 다 잘라라는 말(조금만 남겨놔라고)로 이해하셨나보다.. 그래서 내 기억에 가장 짧았던 때가 군대 갈때였는데 그 이후 거의 20년만에 스포츠머리를 한 상태가 되어있다.. 게다가 앞머리는 들쑥날쑥하다.. 아, 진짜.. 표정관리를 애써 하면서 이번엔 옆쪽으로 많은 새치머리카락이 많아서 염색해달라고 했더니 전체를 해댄다.. 아, 진짜.. 염색후 머리를 감아야 하는데 세면대가 없었다.. 그래서 어디서 머리를 감아야 하냐고 묻자 집에서 하란다.. 아, 진짜..
맵스미의 지도를 보니 숙소까지 400미터였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염색한 체로 숙소까지 뛰다시피 해서 와서는 면티에 붙어있는 머리털을 털어내고 머리도 감았다..
아저씨.. 아, 진짜!!!! 큰일이다.. 이 머리로 어떻게 다녀.. 야한생각 많이 하면 빨리 자란다는데.. 히힛.. 웃을일이 아니여....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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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킵하는 전기뚝뚝이를 타봤다.. 장점.. 일반 뚝뚝이처럼 바가지 없다.. 거리에 관계없이 무조건 한사람당 만킵이다.. 전기로 가다보니 조용하고 승차감이 좋다.. 이것 타고 루앙프라방 관광해도 좋을듯 하다.. 적극 추천..
퀴즈 하나 내볼게요.. 아래 사진속의 숙소 배란다에서 사진을 찍고 걸터 앉고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서양인은 대체 무얼 보고 있을까요.. 객관식 입니다..
1번.. 대낮에 젊은 연인들이 찐한 스킨십을 하고 있다.. 2번.. 비어라오 마신 취객들이 치고박고 있다.. 3번.. 아주 값비싼 오토바이가 근처에 막 도착했다.. 4번.. 나무에 올라가서 코코넛 열매를 따고 있다.. 5번.. 루앙프라방배에서 우승한 단체팀이 행진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정답은..
요아래.. . . . . .
4번입니다.. 저 아저씨가 칼자루 달랑 하나 쥐고 코코넛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칼로 베어서 떨어뜨리는 작업을 하셨답니다.. 서양인들의 눈에는 신기했나봅니다..
하루더 하루더 머물렀다가는 가고싶었던 므앙응오이를 가지 못할것 같아서 3일째 되던날 저녁에 예약을 해버렸다.. 일단 다녀와서 시간이 나면 루앙프라방에 머물기로..
내일은 므앙응오이 가기전 마을인 농키아우로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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