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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설악산 산행기(9월3일 - 9월6일)
설악이 살며시 머릿속에 다가옵니다.
온통 머릿속에 설악의 바다가 느껴 옵니다.
하늘의 운해가 노를 저어 지나 가고 있습니다.
설악의 아름다움이 가슴에 묻어 나고 있습니다.
몸으로 설악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하루 해는 아쉽고 그 다음날에 마냥 설악을 느껴 보고 싶습니다.
설악을 그리워 하며 오매불망 이 몸이 찾아 갑니다.
ㅇ 1 일차 (강원도 인제:9월3일)
퇴근무렵 회장님에게 전화가 온다. 같이 가야 하는 인원이 정해져 있으니 새벽에 올라가기 보다 저녁식사 하고 베낭꾸리고 곧장 출발 하자는 내용이다. 어제 미리 베낭을 꾸려 놓았고 시간이 한가하여 알겠노라고 말씀 드리고 일을 보자니 왜이리 일이 많이 생기는지 부랴부랴 일을 마치고 회장님,김헌성님과 같이 식사를 마치고 산수 차량으로 속초로 향한다. 근데 산수차량이 결정적인 순간에 큰 사고를 치고 마니 운명의 장난이 앞을 가린다.
회장님,김헌성님 애마들은 그래도 알아주는 차량들인데 산수차는 누가 거저 준 일명 똥차인데 운전은 익숙해진 차량이 편안하다고 하여 우겨서 타고 갔는데 이게 배신을 때릴줄 누가 알았는가....ㅋㅋ 속초로 향하는 우리 일행은 인제군에서 멈추고 숙소를 정하고 간단히 전야제를 하기 위해 우리 산우회가 자랑하는 쏘맥을 한잔 하며 내일에 대한 결의를 다진다. 결의를 아주 찐하게 다진것인지 숙소에 들어와서 35년산 양주 한병까지 마셔 버리고 세상 만사 편안하게 잠을 청한다.
ㅇ 2일차(귀때기청봉:9월4일)
-산행코스: 한계령 - 한계령삼거리 - 귀때기청봉 - 대승령 - 대승폭포 - 장수대(약 11.7km) -산행시간: 오전 9시 20분- 오후 18시 20분(약 9시간)
아주 찐한 전야제 탓인지 새벽 4시경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모두가 깊은 숙면에 취해서 인지 7시반경에 일어난다. 늦어도 아주 많이 늦었는지라 서둘러 세면만 하고 한계령으로 올라선다.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108계단에서 가쁜숨을 몰아치며 세어보니 108계단이 정확하다. 바람이 그렇게 불지는 않으나 바라보는 조망은 훤하고 좋다. 초반에 가파른 계단과 풀리지 않은 숙취가 만나 가쁜숨을 들어마시며 힘겹게 앞으로 치고 나선다.
약 30분 힘들게 오름을 올라서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생수를 들이키니 어제 남은 숙취가 이제 깨어나고 온몸에 젖은 땀이 몸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주었다. 이제 근육이 풀리고 한계령 삼거리까지 단숨에 올라친다. 설악은 아직 단풍이 찾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지만 한달만 지나면 자신을 과시하는 옷을 우리에게 선보이게 될터인데 곧 우리 산우회원들과 설악을 찾기에 그리 아쉬움이 남질 않는다.
삼거리에 있으니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있는 춘천에서 버스타고 왔다는 아주머니겸 할머니 여성산악회 15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중청대피소에서 하룻밤 자고 낼 공룡능선을 타고 비선대로 하산을 한다고 한다. 나이드신 분들이 많지만 산에 대한 정열이 젊은 사람 못지 않게 높은 여성분들이다. 삼거리에서 가는 방향이 정반대인지라 인사 하고 헤어진다. 늦게 시작된 산행이라 조금 서둘러 보지만 가파름이 쉽게 발을 놓아 주질 않고 귀때기청봉의 너덜길이 조금 위험해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다.
주변에는 고사목과 그림에 나올 법한 소나무와 마가목 군락지가 펼쳐져 있고 설악의 진수 공룡능선과 용아릉 장성이 흰구름과 함께 장관을 이루고 있어 쉽사리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정상에서 가칭 하늘개미 벌레가 아주 반갑게 맞이 해주는데 너무 많다보니 서둘러 사진만 찍고 내려선다. 정상주도 하지 못한체....ㅜㅜ 하늘개미 산우회 회장님이 와서인가....ㅎㅎ
이렇게 쫒기다 시피 정상에서 탈출하여 내려서니 시원한 그늘이 있어 자리를 잡고 정상주를 음미 한다. 어제 그렇게 먹었는데 오늘도 들어가랴 싶지만 그래도 항상 고픈 배가 성화를 한다. 우리 산우회 전매 특허 쏘맥을 제조 해서 한잔 들이키니 술맛이 어제 보다 더 맛난다. 한잔 하고 일어서니 기운이 팍팍 나서 힘차게 앞으로 치고 나간다. 1456봉을 올라서니 3년전에는 밧줄로 연결된 거의 절벽수준의 바위를 올라섰는데 지금은 모든게 계단화가 이루어져 조금 아쉬운감이 든다.
그래도 밧줄을 마지막으로 타보았으니 덜 아쉽다.....ㅉ 1456봉도 하늘개미가 판을 치고 우리일행을 열혈이 환영해주고 있어 후다닥 도망치기 바쁘다. 한가한 암릉을 벗어나 넓은 공터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식사를 한다. 이번에 올려고 사놓은 고성능 후라이펜에다 오징어불고기를 지글지글 뽁아서 어제 조금 남은 35년산 양주에다 반주삼아 들이키니 꿀맛이 따로 없다.
가는길이 아직많이 남아서 많은 시간을 있지 못하고 베낭을 꾸리니 이제 한결 가볍다. 이제 남은 등산로가 고도 차이가 나고 배가 불러서인지 가는 속도가 더디고 의외로 먼 대승령 암릉이 너덜길과 만나서 발목을 잡는다. 김헌성님이 너덜길은 옛날 사람들이 짚신을 신고 돌이 많고 위험한 구간과 겹쳐 짚신이 너덜해진다고 해서 너널길이라 붙여진다고 설명해준다.
1408봉을 지나 대승령에 도착하니 삼거리에서 이정표만 한가이 서있고 슬슬피로가 몰려 와서인지 내려가는 대승령이 반갑다. 우리나라 삼대폭포의 하나인 대승폭포가 무척이나 보고싶어 발걸음을 빨리 한다. 내려가는 길이 돌길로 정비되어 있고 대승폭포를 지나면 계단길이 잘 설치 되어 있어 자연과 어울림이 좋다. 원시림이 많아 나무들이 모두 울창하고 시원스럽게 뻗어 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나무가 철갑을 두른듯이 우리의 기상을 대변하듯이 한껏 위엄을 차리며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우리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김헌성님이 다리에 조금 무리가 가는게 보이다가 무릎에 보호대를 차고 내려선다. 대승폭포 전망대에 도착하니 우렁찬 폭포소리와 88미터를 이루는 장엄한 폭포줄기가 주변을 압도 하며 흘러내린다. 깊은 폭포의 아름다움을 보니 왠지 작아보이는 내가 겸손을 배우게 되고 항상 자연의 위대함에 경탄을 자아낸다. 대승령에서 조금 내려가다 시작된 작은 물줄기가 주변의 물줄기와 절벽을 만나 큰 폭포를 이루어 내니 참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말로 어떻게 설명할수가 없다.
대승폭포에서 잠시 여유를 부리며 하산을 시작하니 나무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고 경사가 꽤 심해 조금 처지는 김헌성님과회장님께 먼저 내려간다고 하고 장수대매표소로 내려 선다. 차량이 한계령에 있는 관계로 장수대 입구에서 차량을 얻어 타는데 마침 강릉으로 가는 포터차량을 타게 되어 무사히 한계령에서 차를 끌고 장수대에서 두분을 태우고 속초로 향한다. 기나긴 9시간의 산행이 끝나니 내일 있을 12시간 산행이 겁이 난다.
그러나 애초에 내가 세운 계획인지라 가다보면 오늘처럼 좋은 구경도하고 낼 하다보면 다시 힘이 생기겠지 하며 마음을 굳게 잡아본다. 속초에 도착하여 미리 알아본 속초 맛집 물회,생선구이,곰치국,회집중에 맨 처음 생선구이 식당을 찾아간다. 1인당 만원하는 싱싱한 생선과 맛갈스러운 밑반찬이 좋아 두번씩이나 찾아 오게 한다. 오늘의 산행을 자축하며 다시 한번 소주잔을 기울여 본다.
식사를 마치고 내일 있을 산행을 위해서 준비물(쐬주.맥주)을 사고 숙소에 도착 해서 체크인을 한다. 바닷가가 보이는 콘도이지만 일찍가서 체크인을 하면 순서에 의해 바닷가가 보이는 방을 배정해주고 늦게 오면 밀려나서 주차장을 보이게 하는 방을 배정해준다. 이틀동안 있을 숙소가 시설은 좋으나 바닷가가 보이지 않는게 조금 안타깝다.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내일 산행을 위해 일찍 잠들어야 하나 김헌성님이 가져온 17년산 양주 한병이 눈에 아른거려 싹 비우고 잠을 청한다. 아! 우리 모두는 강적이다 라는 생각이 눈을 감으면서 든다.그렇게 2일차가 지나 간다.
- 한계령휴게소에서 바라본 칠형제봉과 굽이 굽이 도는 한계령
- 지금 부터 출발
- 108계단
- 첩첩산중
-뚜꺼비가 앉아 있는것 같은 바위
- 귀때기 청봉
- 지나온 한계령 삼거리
- 설악의 아름다움
- 마가목과 함께
- 공룡이 꿈들거린다.
-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 저기가 어디매뇨...
- 마주송이풀
- 장엄한 백두대간 줄기
- 청사초롱
-쑥부쟁이
- 너덜길과 귀때기 청봉
- 점봉산
- 가리산
- 뒤돌아본 능선
- 황철봉과 저항령
- 공룡능선과 용아장선릉
- 사진에 나오는 점이 가칭 하늘개미 벌레들...
- 가리산
- 구절초
- 1456봉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옛날에는 밧줄이 달려 있었지요....)
- 구름에 쌓여 있는 저항령
- 진정한 귀때기 청봉
- 뭉게 구름
-장수대로 내려서는 계단길
-소나무가 춤을 추고 있는것 같다.
- 어둠이 들어서고
- 대승폭포
- 대승폭포에서 바라본 장수대
- 장수대
ㅇ 3일차(권금성:9월5일)
새벽에 맞추어 놓은 핸펀이 정확히 4시에 기상을 알리고 어제 해놓은 밥으로 점심 도시락을 만들고 씻고 나니 4시 반을 가르친다. 어제 처럼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차량을 몰고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해장국집에서 식사를 하고 차량은 여기식당 주차장에 놔두고 택시를 타고 설악 소공원까지 가기로 하였으나 산수의 애마 떵차가 말썽을 부린다. 베낭을 트렁크에 실어 놨는데 트렁크가 열리지 않는 것이다. 사고 중에 아주 큰 대형 사고를 친것이다.
새벽에 카센터 열어 놓은곳도 없고 계속해서 트렁크를 열기 위해 알고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서 열어 보았지만 꿈적을 하지 않는다. 기가 찰 노릇이다. 할수 없이 오늘 산행을 포기하고 만다. 옆에서 김헌성님이 음흉한 미소를 띄운다. 어제 무리한 산행에 무릎 인대가 불편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헌성님이 얼씨구 하니 나도 덩달아 얼씨구 하고 옆에 계신회장님도 모두 얼씨구 하여 동명항 등대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오늘 산행에 대한 모든 미련을 털어 버린다.
사람이 살아가면 모든게 뜻대로 되는게 없겠지만 그래도 계획에 없던 일 이 갑자기 다가서니 당황스럽고 곤혼스럽고 미안하기도 하고 내 자신에 대한 화가 치밀어 오르다 아침 일출을 바라보니 그 모든게 싹 가시고 겸허함을 간직한다. 등대에서 나와 아침 동명항에서 어선들이 들어와서 어물을 경매하는것을 구경하며 거친 어부들의 군상들을 바라보며 하루일과를 소중히 여기는 인간의 참맛을 느껴보며 생동감있는 아침의 생활을 바라본다. 무엇이 사람을 사람 답게 사는건지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이렇게 하나 하나 배워 나가게 된다.
진정한 중년의 나이를 배우며 어려지는 나이의 무게를 오늘 아침을 열면서 깨우치는 것 같다. 성숙의 단계를 넘어 인품과 나만의 고유한 색깔을 만들어 나가는 삶의 체험을 터특하고 싶다. 서두리지 않고 차근 차근 나가면 언제가 부처가 되지 않을가?....ㅎㅎ 동명항을 나와 다시 숙소로 돌아가서 잠을 청하고 일어서니 10시가 다되어 간다. 소공원에 도착해서 이제껏 타보지 아니했던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을 오른다.
까마듯한 절벽을 케이블카는 순식간에 정상을 향하게 해주고 매점에서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서 집선봉 정상 부근에서 또 쏘맥에 정상주를 한잔한다. 정상에는 화채봉과 공룡능선 대청봉등 내설악이 한눈에 보인다. 처음 올라와본 권금성에 아름다움에 반해 마냥 둘러보니 어린 초등학생 아이들이 단체로 올라와서 재잘 거리고 뛰어 노는데 아이들에 밀려 케이블카를 늦게 타게 될까봐 서둘러 케이블카를 타는데 그래도 피하지 못하고 아이들의 반 정도와 같이 내려온다.
이번에는 김헌성님이 잘아는 맛집을 찾아 속초장사동 속초횟집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거나하게 차려진 횟감에 다시 각 이병씩을 하니 회장님과 김헌성님은 술에 대한 고마움으로 잠시 묵상을 하신다. 혼자서 여유있게 남은 회를 한 점도 남김없이 비우고 나니 그래도 묵상에 전념 하셔서 도통 의자에서 깨어나실 생각을 안갖고 있어 묵상은 숙소에 가서 하자고 깨우고 나서 콘도로 향한다. 콘도에서 모두 낮잠을 자고 일어서니 회장님이 해변가를 거닐자 하여서 바닷가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한다.
오래 걷다 보니 종아리가 묵직 해 진다. 바위에서 낚시하는 것을 구경하다 어느덧 해가 기운다. 콘도에서 나와 다시 맛집에 알아본 곰치국식당으로 향한다. 곰치국식당도 생선구이 식당 근처에 있어서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맛은 시원하고 부드럽고 쫄깃하고 얼큰한게 좋았다. 한그릇에 만원하는게 먹을 만 하니 돈이 별로 아깝지 않다.
곰치가 잡히질 않아서 고기값이 조금 비싸다고 한다. 거기에서도 반주 삼아 한잔 하니 기분이 좋아서 노래방에서 12년산 양주 한병을 시켜서 마시니 모두가 아릿아릿 해진다.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해서 회장님과 냉장고에 남은 모든 술을 비우고 어떻게 잠자리에 들어나 싶게 정신을 놓았다. 아침에 일어서니 베게도 베지 않고 깊은숙면을 취한 나의 모습을 바라본 나는 다시 혼자서 침대에 자고 있는 김헌성님의 등에 찰싹 달라 붙어 다시 숙면에 들어간다. 어이고 머리야.......
- 케이블카와 권금성
- 점잖은 두분
- 케이블카를 타고서...
- 설악동 지구
- 집선봉
- 칠선봉
- 집선봉 아래부근
-바위에서 자라나는 소나무
-신흥사
-울산바위
-속초시내
-비룡폭포
-노적봉
-탑이여 영원하라...후우
-가을이 오려나 울긋불긋 하네
-정상 케이블카 대합실
-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바위
ㅇ 4일차(울산바위:9월 6일)
육체의 노동이 없어서인지 숙취는 무지 많이 남지만 몸은 그렇게 피곤하지가 않다. 김치찌게를 얼큰하게 끓여서 아침식사를 하고 콘도를 체크 아웃 하고 나서니 날씨가 맑다. 어제는 흐릿 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참 좋다. 속초 시내에 주차 해놓은 차량을 찾아서 다시 소공원으로 향한다. 차량을 설악산 관광호텔에다 주차를 해놓고 간단히 허리 베낭만 꾸리고 울산바위로 향한다.
설악산을 그렇게 많이 찾아 왔지만 울산 바위와 연이 닿지 않아 오늘에서야 찾아 가게 된다. 신흥사를 지나 계곡이 흐르는 호젓한 길을 나서니 어제의 숙취는 간데 없고 상쾌하기만 하다. 흔들바위에 도착하니 동동주가 맛 보고 싶어 한 사발을 시키니 시원함과 달짝 지근한 맛이 베어 있어 한 사발을 더 시키니 벌써 해장이 된다. 일반 사람들은 보통 흔들 바위만 찾지만 우리 일행은 가파른 철계단이 기다리고 있는 울산 바위로 향한다.
가파름이 거의 80도를 넘는 계단을 올라서니 땀이 보통 나는게 아니다. 몇몇의 사람들은 거의 기어가다 시피 올라간다. 나도 기고 싶은데 양반 체면에 기기도 뭐하다 싶어? 두다리에 힘을 불끈 주고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울산바위 정상에 다다른다. 시원한 조망과 멀리 동해바다의 배가 보인다. 또 정상주 맥주 한캔씩을 하고 내려선다.
울산바위도 그 경치가 어느산 못지 않게 좋으며 안 가본 분들은 꼬옥 정상을 올라가길 바란다. 울산바위의 정상을 내려서니 회장님 친구분 아들내외가 속초로 넘어 온다고 한다. 속초시내에서 엊그제 갔던 생선구이 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반주 삼아 한잔씩 하는데 운전하는 관계로 식사만 하니 입이 근질 거린다. 아 나는 배에 뭐가 들어 있나......ㅎㅎ
회장님 아는 분들과 헤어지고 옛날 거진항에서 먹었던 물회가 생각나서 거진항으로 향하다 조그만 어촌에 들어서서 낚시하는 꾼들의 손맛을 구경하며 부두와 등대를 감상한다. 어촌의 한가함과 낚시꾼들의 진지함이 동시에 베어 나오고 따가운 햇살이 더우면서도 시원하다. 조용히 벤치에 않아 바다를 바라보니 일상의 돌아감이 쉬이 발걸음을 돌리기가 싫다. 마냥 이런 시간이 정지 되었으면 하는 상상을 하며 일어선다.
가진항에 도착하여 아직 꺼지지 않은 포만감을 뒤로 하고 물회를 시켜본다. 속초시민 열명중에서 아홉사람이 물회를 먹으러 온다는 가진항에서 물회의 상큼하고 시원한 초장맛을 느껴본다. 씹는 질감과 세코시의 맛이 한데 어울려져 입맛을 살아나게 한다. 간단히 소주한병을 하고 일어서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들어 가려 한다. 진부령을 해서 화천을 거쳐 광덕고개를 지나 집에 도착하니 어둠은 깊어 간다.
이번 산행은 여행을 동시에 느껴 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계획과 진행을 동시에 이루게 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을 하였지만 산수 떵차의 위력에 무릎을 끓고 전면 수정한 새로운 계획으로 진행을 하니 다시 설악산이 새롭게 보인다. 미리 맛집을 수소문 하여 악착 같이 찾아가서 맛을 보아서인지 여러번 갔던 속초가 다시 새롭게 보이는 것 같은 수확을 얻었고 미천한 산수 때문에 천불동과 봉정암 백담사를 구경 하지 못한 김헌성님과 뒤에서 아낌없이 대장을 밀어주는 회장님에게 지면을 빌어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
혹시나 산우님들 중에서 이번에 갔던 속초 맛집을 연락처와 장소를 알고 싶으면 언제 든지 산수에게 연락 바랍니다. 산수가 그래도 한 입맛 하고 있으니 그렇게 속지는 않을 겁니다. 생선구이의 싱싱함과 반찬의 깔끔한 88생선구이집,시원하면서도 쫄깃하고 얼큰한 단천곰치국,신선하고 깜짝 놀라게 하는 스키다시와 회맛이 일품인 속초 횟집,물회의 상큼하고 시원한 초장맛이 일품인 가진항 6호집등 이제껏 맛보기 힘들었던 동해의 맛을 맘껏 음미보고 왔던 여행입니다.
막상 산행이 끝나면 기나긴 여정에 피로가 남지만 오늘 이렇게 쉬면서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글을 남기는 것도 숙제를 끝낸 학생의 기분이 듭니다. 일상이 다시 펼쳐지지만 일상이 힘듬이 산행과 여행을 더 새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짧은 산행을 만들어서 같이 이러한 기분을 느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회장님과 김헌성 사장님께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산수 인생의 밑거름의 조언과 인생을 가르쳐 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추석 명절 잘 보내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꾸벅.....산수는 항상 산우님들을 사랑합니다.
- 울산바위의 여성뒷태
- 울산바위와 하늘
- 흔들바위
- 회장님 힘내세요...
- 저 골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 가파른 철계단
-회장님 만세
- 어이쿠 길기도 하다
- 골에서 바라본 설악산
-거북바위
- 미시령
- 나도 만세
-쌍둥이 소나무 1
-쌍둥이 소나무 2
-대청봉
- 물개바위
-울산바위를 올라가는 사람이 보이남
- 한가로운 바다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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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시 설악산은 산중의 산 입니다. 산도 즐기고 바다도 즐기고 ....잊지 못할 추억 만드셨습니다.산수님 산행기 잘 읽었고 수고하셨습니다.근데 어째 산행한 얘기보다 먹는 얘기가 더 많지? 그럴줄 알았으면 나도 따라가는건데....
산수씨 떵차때문에 더 여유롭고 한가로운 여행들을 하신것같습니다...? 거의 맛기행 이네요...풍요로운 음식과 해변식 안주와 다양한 술 들...역시 애주가들이십니다...나도 갈껄...ㅎㅎ
부럽습니다 수고들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