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회]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저, 민음사..hwp (부탁 - 댓글을 올려 주세요. 더 나은 발전을 위한 제언).
[독서회]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저, 민음사
마중물 독서회/광명시 철산3동 도서관 4층 문화교실 II
<매달 매번 겪어야할 운명의 스토리>
feminist [fémənist-페미니스트] 적인 내용이 저자의 고백에서 읽혀지다
I. 입소문의 베스트 셀러
난생 처음 겪는 일이다
6월 22일 토론 도서 『82년생 김지영』을 찾아 스마트폰을 누른다
광명 하안 철산 소하 충현 모든 도서관에 대기자가 수두룩하다
가산, 독산, 구로, 강서 역시 적어도 일주일 이상 대기 순번 올리라는 안내 뿐이다
더욱 궁금해진다.
평범한 제목, 그런데 어떤 일이 독서계를 들끓게 하는가
하안도서관에 문의하니 작은 도서관을 소개하다
옹달샘, 안현, 새싹, 이솝, 대한어린이 그 중에 안현만이 유일하다는 소식이다
02-2680-5407 광명시 안재로14번길 16-1
내비대로 따라가니 오후 6시 10분인데 문이 내려져 있어....
다음날 일찍이 실내체육관 야외에서 오전 9시 5분 전까지 운동하다
문을 열자마자 20㎡ 남짓한 도서관에 1,500권 가량 소장
그 중에 4권이 비치되어 있다하니 높은 인기를 가늠해 보다
어제 전화로 온다고 기별하여 무척 다행이란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대출되었을 거라고....
어찌나 궁금한지 그대로 주저앉으니 초서독서하기에 무척 상쾌하다
알렉시예비치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서 목소리 소설을 쓰듯
조남주 작가 역시 경험을 바탕으로 굴레에 씌워진 여성들의 민낯을
『82년생 김지영』을 통하여 슬픔을 극복하고 그려낸 감동적인 장편 소설이다
II. 김지영 엄마의 중.고 졸업장
82년생 김지영이 34살 2016년까지 겪는 일상을 수록한 책이다
어린시절, 학창시절, 회사생활, 결혼생활
엄마 오미숙은 필자에게 주인공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는 희생양이다
오남매 중 넷째로 언니와 함께 두 오라버니와 제남 위한 도우미가 되다
큰오빠는 의사, 둘째는 경찰서장으로 은퇴, 막내는 선생
‘진짜야, 초등학교에서 오 남매 중에서 엄마가 제일 공부 잘했다.
큰 외삼촌보다 더 잘했어!’1)
이런 엄마가 왜 어린 지영 앞에서 깊은 한숨 섞인 후회를 털어 놓아야 하나
엄마는 애써 슬픔을 참는 모양새이다
딸의 머리카락이 오늘 따라 너저분하게 흐트러져 보이는지 손가락으로 매만지다
이렇게 해서라도 여자 인생을 곱씹다 뱉어버리기라도 하시려는가....
종종 생면부지의 총각 처녀가 서로 만나 도움을 주고받는 경우를 보게 되다
이들 역시 얼마나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예식, 여행, 가족계획 모두 먼 훗날이다
남자 학비를 위해 여자가 알바하고, 취직 후 남자는 그 여자의 대학생활 전부 후원하다
이렇게 서로 돕는 일이 엄마에겐 꿈인지 생시인지
하물며 피를 나눈 형제들이 누린 혜택 티끌만큼이라도 환원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선생이 되고픈 소녀 엄마의 간절한 꿈
협잡한 갯바위에 부딪치는 파도 물결인가
언니 따라 서울 청계천 공순이가 되어 세 형제들 학자금 뒷바라지에 허리띠를 졸라매다
막내 남동생 임용교사 될 즈음
때늦은 후회지만 마지막 기회라도 되는 듯싶어
이모와 엄마는 형제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산업체 부설 검정고시 과정에서 배움의 맛을 다시다
그 후 중.고 졸업장을 받아들 때마다 감격보다는 여간 씁쓸한 여운이 가시지 않는 모양이다
III. 미련만 남는 교육 재갈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가
최고의 교육이 무엇인가
교육(education)에 그 뜻이 담겨있으련만....
‘성장시킴, 정신의 형성’이란 라틴어 educatio에서 어원의 뿌리가 드러나다
출세 위주의 교육, 남자 선호 중심의 교육이 이조 오백년의 탓만은 아닌 것 같다
5000원 권 지폐 속 율곡의 이기론(理氣論)을 살펴보자
그는 외적 성장이나 결과 뿐 아니라(氣) 내적 정신과 순수원리(理)의 일체를 강조한다
당시 양반 계급주의 뿌리가 깊어 사내라도 천민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남존여비에 여성은 이름조차 없어 교육이란 엄두도 못내는 존재 아니었나
이런 점에서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이기론이 고개를 들고, 남녀차별 없는 무상교육이 요구된다
울고 싶어지는 두 자매
엄마!
어쩌다 우리 여자들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출가외인 운명의 굴레에 묶여 살아야 하나요...
* 굴레- 짐을 지우거나 또는 나르게 할 때 그 동물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한다.
굴레는 재갈과 머리마구, 고삐 등으로 이루어진다.
재갈은 동물의 입 속에 끼워 넣는 가로 쇠막대이며
머리마구로 고정시킨다.
단순히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은영, 지영의 엄마가 된 일을 마냥 후회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그 때 유행하던 ‘여자의 일생’이 고달픈 하루하루 위로받은 노래가 있어 다행스러웠을까
후회하는 엄마는 교육의 시기를 놓쳤다기 보다
어떤 위로나 수고에 대한 반응이 전무한데서 오는 자괴감이 아닐까
듣고 있던 지영이의 심장도 묵직하고 굳건한 돌을 달아놓은 듯 견딜 수 없다
왜 여자에겐 인생이 없는가?
결혼은 무엇인가?
남편을 만나 의지하고 백년해로하리라 기대하지 아니 하는가
지영은 어느 날 아빠를 비웃는 엄마를 보며, 주름살이 더 깊어지는 기분이다
한편 아빠는 자부심을 갖는 모양인데....
‘오늘 딱 나가 보니까. 내가 제일 괜찮더라, 이거야.
이 정도면 내 인생 성공했다! 그동안 잘 살았다!’
‘죽집도2) 내가, 아파트도 내가 샀어.
애들은 알아서 잘 큰 거고, 당신 인생이 이 정도면 성공한 건 맞는데....
절반 좋아하네. 못해도 7대 3이거든? 내가 7 당신이 3
그거 다 당신 공 아니니까
나와 애들한테 잘하셔.
술 냄새 나니까 오늘은 거실에서 자고’
인생 송두리째 묶어 후원한 외삼촌들이 아빠처럼 대우 받지는 아니할까
매번 남녀 공학이나 주민등록까지 1번으로 대우받던 남자들인데....
이쯤이면 김할란 박사처럼 신교육 기회가 엄마에게도 주어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날 밤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언니의 옆에 누워 김지영씨는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을 차분히 되짚어 봤다. 월경과 라면에 대해(서도) 생각했다.’3)
인생의 절반, 아니 황금기인 십 대에서 사십 대까지 매달 매번 며칠씩 생리통에 시달리며, 가끔 죽음을 무릅쓰고 엄청나게 쏟아내는 맑은 피는 과연 무엇을 말하는가
임신과 산후, 양육, 출세, 행복한 가정, 손자녀 돌보미, 때론 쓰레기 취급받는 경우도 있다
오직 남자들 위한 희생양으로 살다 죽음의 날이 다가오는 순간에도 냉소가 가시지 아니하다
엄마는 그럼에도 왜 두 딸들을 자주 울리는가
라면문제로 다툴 때 오히려 남동생을 두둔하다
이에 화가 치밀대로 치민 은영이를 향해 엄마는 저리도 한숨만 지을까4)
그동안 몸소 겪은 여성혐오감보다 모성애가 우성이기에 그 수많은 상처가 지워져 버린 걸까
남자 편애 가정에서 자신의 생애를 잃은 엄마이건만
우리 삼남매의 엄마로서 여전히 아들 편애는 쉽게 사라지지 아니하는가 보다
미련만 남는 교육, 거기에 재갈이 물린 듯이....
IV. 상생의 길로
요즈음 정원마다 분갈이가 한창이다
저들 화초 스스로 자생이 가능한가
축하 화환이 일주일 멀다하고 쓰레기장에 뒹구는 모습을 볼 때 화초인의 애간장을 태운다
때를 따라 물도, 양질의 밑거름도 골고루 깔아줘야 진초록 빛을 띠며 싱싱하게 잘 자란다
『82년생 김지영』 독자라면 이런 화초원리에 어떤 이는 공감하리라
희생, 보이지 않는 공동체 속에서 여성만이 겪어온 고통과 그 갈등은 공동체 위한 밑거름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베일에 가렸거나 한 알의 밀알처럼 썩어 수백 배, 수만 배 결실되기도 하다
어린 누이들 도움으로 큰외삼촌은 집안을 싱싱하게 일으키고, 가족을 부양한 책임있는 장남으로 우뚝 서게 되다
바로 이때라도 누군가 누이들의 고민을 들어준다면 그들은 평생토록 받은 은혜 되새길 텐데....
아!
꿈의 나래를 접고 옥토와 바꾼 인생,
숨죽이며 살아가는 여성들이 어디에나 적지 아니하다
오미숙의 상처는 그 무엇으로도 치료될 수 없다
그러나 부럽다
엄마 오미숙을 응원하다
남자는 세상을 지배하지만, 그 남자를 당신이 70% 지배한다니....
인생 성공을 노래하는 남편,
엄마의 후회가 무언지 잠자리에서 되짚어 보는 딸 82년생 지영씨,
이들 가족과 함께 당신은 흘린 땀과 그 피로 소설 속 행복한 여성이 아닌가 싶다
p.s Dear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