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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사리호에서 발견된 진신사리. 사진제공=문화재청 |
지난 1월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 내에서 발견된 금동사리호가 백제문화의 정수라고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그 안에 있던 금제사리호도 금동사리호에 버금가는 탁월한 작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금제사리호 안에서는 12과(顆)의 영롱한 부처님 사리를 비롯해 수많은 구슬들도 함께 나왔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익산 미륵사지석탑에서 출토된 금동사리호를 3월 31일 개봉한 뒤 이곳에서 수습한 금제사리내호와 사리 등 성보를 4월 2일 공개했다.
금동사리호는 지난 1월 국보 제11호 미륵사지석탑의 심주(心柱) 사리공에서 사리봉안기 등 각종 유물과 함께 발견된 것으로 이번 조사는 X-ray 투시 결과 사리호 안에 또 다른 내호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사리외호의 개봉과 사리내호의 분리 및 수습을 위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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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사리호 안에 있던 금제사리내호. 사진제공=문화재청 |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사리내호, 다량의 구슬, 성분 미상의 유기질 분말과 12과의 사리를 수습할 수 있었다. 이 중 사리 내호(높이 5.9㎝×어깨 폭 2.6㎝)는 보주형(寶柱形) 꼭지가 달린 뚜껑과 긴 목, 둥근 어깨의 동체(胴體)와 동체부를 분리할 수 있는 구조 기법 등 전반적으로 외호(높이 13㎝×어깨 폭 7.7㎝)와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으나 뚜껑과 동체 상부가 일체형으로 제작된 점이 외호와 다른 점이었다. 이와 함께 내호에는 연꽃문양과 세잎넝쿨문, 어자문(魚子文)을 배열하는 등 전반적으로 외호와 유사한 구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사리호 개봉에 보존과학센터에 새로 도입된 X-ray CT 장비를 활용했으며, X선형광분석기로 실시한 성분분석에서 외호는 금동제, 내호는 금제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월 불교계를 배제한 채 미륵사지 사리장엄 수습을 강행했던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이번에는 “사리장엄이 중요 신앙 대상체임을 감안해 불교 관계자의 종교의식 봉행과 참관 아래 수습을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익산 미륵사지석탑 출토 사리장엄 유물에 대한 본격적인 보존처리에 착수할 예정이며, 성분분석, 제작기법 조사 등 과학적 조사도 병행해 향후 그 결과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은 “3월 31일 진행된 의식은 미륵사지 석탑 해체작업과정에서 사리장엄구 발견 당시 이운의식이 제대로 행해지지 않았던 것을 감안해 이운의식을 먼저 봉행한 후 사리호를 개봉하고 사리를 수습한 후 진신사리를 모시고 공양의식을 봉행했다”며 “의식은 조계사 주지 세민스님 집전 하에 총무원 문화부장 수경스님, 불교중앙박물관장 범하스님, 총무원 문화국장 보련스님, 익산 사자암 주지 향봉스님이 진행했다”고 밝혔다. 총무원은 특히 “이번에 출현된 미륵사지 석탑의 진신사리는 1300년 전 백제인의 불법을 세상에 넓히고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염원하는 신앙심의 발로라 할 수 있다”며 “우리 종단은 문화재청과 협의해 불자들을 비롯한 모든 국민들에게 진신사리를 친견할 수 있도록 사리친견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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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사리외호, 금제사리내호, 진신사리, 구슬. 사진제공=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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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사리호에서 수습된 구슬들. 사진제공=문화재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