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선수가 올시즌 처음으로 이틀 연속 등판을 가지며 1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이어갔습니다. 박찬호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2-1로 뒤진 9회, 8이닝
2실점으로 막아낸 선발 콜 해멀스에 이어 등판해 야수 실책으로 한명의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내 역전의 희망을 살려놓았습니다.
박찬호는 오늘 무실점 호투로 방어율을 5점대로 끌어내리며 올시즌 3승 1패 3홀드,
5.90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필리스 타선은 9회말 공격에서도 침묵하며 결국 1-2로 패배, 이번주 홈에서
가진 토론토, 볼티모어와의 경기를 모두 패배, 6연패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먼저 오늘 경기 투구수와 구종을 살펴보면
총 투구수 18개 - 12 스트라이크
직구 6개 슬라이더 7개 커브 3개 슬러브 1개 체인지업 1개
직구 최고 스피드는 95마일을 기록했고, 나머지 공들도 93마일 이상을 계속해서
기록했습니다.
2회말 그렉 돕스의 솔로 홈런으로 한점 리드를 지키던 필리스는 6회초 브라이언 로버츠의 2루타에
이은 애덤 존스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줬고, 8회초 다시 로버츠의 적시타로 결국 역전을 하용하고
말았습니다. 선발 해멀스는 8이닝 동안 9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2실점으로
바텼지만 라울 이바네즈와 라이언 하워드가 빠진 타선은 침묵을 지켰습니다.
2-1로 뒤진 9회초, 일단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아야만 9회말 공격에 기대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벤치가 선택한건 바로 박찬호 였습니다. 어제 등판을 했지만 10개의 적은 투구수와 더불어 완벽한
투구로 상대를 압도했기에 나머지 불펜진들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박찬호의 등판을 당연해 보였습니다.
어제도 첫 타자로 상대해 범타로 잡아낸 애덤 존스를 다시 9회 선두타자로 맞이해 2개의 공으로
3루땅볼을 유도하며 가볍게 원아웃을 잡은 박찬호는 닉 마카키스와의 승부에서 연신 파울을 걷어내며
8개의 공을 던진 끝에 몸쪽 붙는 직구로 1루 땅볼을 유도했습니다. 그러나 하워드 대신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그렉 돕스는 땅볼을 포구 실패, 다시 잡은뒤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박찬호에게 송구도
원바운드로 부정확하게 던지며 결국 1루수 에러로 출루를 허용했습니다.
<포구 미스와 송구 실책까지, 그렉 돕스의 힘겨운 1루 수비>
뜻하지 않게 1사 1루의 위기를 맞은 박찬호는 멜빈 모라를 3구만에 좌익수 플라이로 유도했고,
타이 위긴튼도 5구만에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가볍게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추가점을 내주지 않고 1점차이로 묶어 두었기에 9회말 공격을 기대해 보았으나 무기력한
필리스 타선은 휴업을 선언했고, 결국 그대로 경기는 끝나며 6연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박찬호 선수의 투구를 살펴보면 어제와 마찬가지로 커브와 슬라이더는 여전히 날카로웠으며,
위긴튼을 상대로 2-1에서 마음먹고 95마일의 강속구를 던졌으나, 너무 힘이 들어간 나머지 타켓을
놓치며 바같쪽으로 다소 빠지는 공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이틀 연속 등판임에도 빠른 공과 안정된 투구 밸런스로 만족스러운 피칭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 경기후 리뷰에서 오늘 경기의 중요성 - 연패 탈출은 물론이고, 선발 해멀스가 최대한 길게
끌고가서 지친 불펜진에게 내일 휴식일을 포함해 이틀 이상 푹 쉴수 있는 기회 제공 - 을 이야기
했는데, 결국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불펜 투수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이기지도 못할거, 괜히 9회 동점 만들어 연장을 가거나-_-;; 다 잡은 경기를 번번히
날려버리며 팀도 패하고 투수진도 지치는등 악순환이 반복되었지만, 오늘은 그래도 해멀스의
호투와 불펜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박찬호 선수 한명으로 경기를 끝냈기에 내일 휴식일을
통해 최소 이틀 연속 등판을 하지 않으며 필승 불펜진들이 푹 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것에
만족을 해야할것 같습니다.
물론 박찬호 선수가 올시즌 첫 연투를 하는등 다소 무리가 가고 있지만, 현재 필리스 사정상
한명이 희생해서 나머지 4~5명을 살릴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것입니다. 또, 이를 계기로 나머지
팀원들이 살아나 준다면 결국 박찬호 선수에게도 잦은 등판이 요구되지는 않을 것이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불펜이 안정화되면서 차후에 박찬호 선수가 선발로 다시 올라갈만한 토대를
다지는 일이기도 할테니까요...
한편 필리스는 차포가 다 빠져버리며 6연패를 당하는등 최악의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투수진에서는 선발 브렛 마이어스가 사실상 시즌 아웃, 브래드 릿지와 스캇 에어가 DL에
올라있으며, 야수중에서는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라울 이바네스가 DL, 유격수이자
톱타자인 지미 롤린스의 계속된 멘도사 라인 타격, 팀의 중심타자인 라이언 하워드는
어제부터 갑자기 40도에 이르는 고열로 병원에 입원하는등 불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워드는 어제 선발출장에서 빠진뒤 대타로 들어와 쓰리런 홈런을 날리기도 했지만, 오늘
새벽 다시 고열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2007년 5월 25일부터 이어져오던 연속경기 출장이
343경기에서 멈추고 말았습니다. 현재 퇴원한 상태지만 다음 경기 출장은 불확실하며,
필리스 담당의에게 내일 검진을 받아볼 예정입니다.
또, 오늘 경기중 8회말 공격에서 롤린스가 1루 땅볼을 친뒤에 1루수의 태그를 피해
1루에 안착했으나 심판이 이를 아웃으로 판정, 매뉴얼 감독이 강하게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마침 다음 타자인 빅토리노가 외야쪽으로 2루타를 날렸기에 오심이
더욱 아쉽게된 상황이었습니다..
현재 필리스는 6연패를 당하면서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습니다.
2위인 뉴욕 메츠도 마침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침체에 빠져있기에 다행스럽게 2경기
차이로 근소한 리드를 지키고 있네요.
홈에서 6연패를 당하며 고생한 한주였지만 일단 불펜진들이 휴식을 취하며 다음주부터 전력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에 대반전을 기대하고, 더불어 어려운 상황에서 연일
호투로 팀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 고생한 박찬호 선수 역시 이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서
팀이 치고 올라가는데 다시 한번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