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방문했던 양구 박수근 미술관입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이라 반말투네요. ^^;;
강원도 양구 출신의 화가 박수근...
현재 우리 나라에서 가장 비싼 그림값을 자랑하고 있는 박수근 화백.
그의 그림 빨래터가 45억이란 어마어마한 액수에 낙찰된 후 한때는 100억까지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박수근 화백의 그림은 큰 인기를 끌었다.
두터운 마티에르가 빚어내는 투박하고 독창적인 질감 표현은 확실히 다른 화가들과 달랐지만 박수근 화백의 그림이
특히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특유의 소박함의 정서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이란 힘겨운 상황을 이겨내고 이제 막 재건을 해 나가려는 당시 민중들의 질기고도 힘겨운 삶을
그의 화폭에 그대로 담아낸 화가 박수근.
화사하고 멋드러진 인물도 거대한 자연 풍광도 담겨 있지 않은 그야말로 평범함, 소박함 그 자체인 그의 그림은
너무나도 소소하여 아름답게 느껴진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너, 어른, 아이들의 이미지를 즐겨 그린다.'
이러한 박수근의 예술관처럼 박수근의 그림에는 그의 소박함과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덩치는 컸지만 너무나 순진하고 순박했던 화가의 모습을 회상하는 작가 박완서씨의 증언을 통해 우리는 그의 삶도
그림도 더없이 순수하고 소박했음을 알게 된다.
민중을 그린 화가. 힘겨웠던 사회 현실에 빛이 되는 존재는 다름 아닌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들이란 사실을 깨닫게
해준 화가. 박수근...
그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 강원도 양구에서는 박수근 미술관을 건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양구 군립으로 운영되고 있어 예산 부족으로 박수근 화백의 유명한 유화들은 보유하지 못했지만 화가의 사진들과
생전 사용하던 물건들, 데생 등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어 양구 출신 화가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엿볼 수 있다.
<미술관 향하는 입구. 높다란 담으로 폐쇄적인 느낌을 주는 다른 미술관과는 달리 박수근 미술관의 담장은 낮고 옆의 시골 농가와도 마주하고 있어 개방적인 느낌을 준다. 낮은 곳에 임하여 그림을 그렸던 화가의 마음가짐을 그대로 반영한 듯 하다>
<<공들여 지어낸 내부.. 노출형 콘크리트로 깔끔한 느낌을 주는 복도의 풍경이다. 넓직한 창과 절제된 공간 구성이 미술관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이후 내부 촬영은 금지>>
<<박수근 미술관 바로 옆에 위치한 농가의 파란 지붕. 미술관 옆 동물원이 아니라 미술관 옆 여염집 정도. ^^ 꼬마들이 살고 있는지 아이들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이 박수근 화백의 그림같았다>>
<<미술관 전경. 평일임에도 휴가철이라 많은 이들이 찾았다. 한가로이 미술관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미술관을 걸어보는 것도 짜릿한 경험이 되겠지>>
<<미술관과 연결된 뒷산에 올라서면 작은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미술관 앞 개울에 놓인 다리와 미술관 입구의 지붕과 같은 금속 재질로 통일성을 준 점이 신선했다>>
<<박수근 화백의 묘소 가는 길에 예쁘게 피어 있는 들꽃들... 서양꽃들이 화려한 아름다움이 있다면 우리꽃은 이렇게 소박하고 순수한 맛이 있다>>
<<묵묵히 박수근 화백의 뒷바라지를 했던 부인 김복순 여사와 나란히 잠들어 계시는 대한민국 최고의 화가. 좀 더 멋드러지고 거대한 비석이 있을 법 하지만 박수근 화백의 그림과 잘 어울리는 작은 비석>>
<<미술관 앞 뜰에서 자신의 작품이 전시된 전시장을 바라보고 계시는 박수근 화백님.. >>
<<포즈나 옷차림, 신발에 이르기까지 소박한 농군의 모습 그대로인 박수근 선생의 동상. 아담한 미술관과 소박한 화가가 참으로 조화로운 미술관., 양구군립 박수근 미술관>>
도나 시도 아닌 작은 군에서.. 그것도 재정도 부족한 인구 2만의 도시 양구에 이렇게 좋은 미술관이 있다니... 어려운 형편에 이런 훌륭한 결실을 거두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했을지 상상이 안 간다. 실제로 안내하시는 분들이나 시설 관리하시는 분들은 현지 주민분들 같았는데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내부 시설을 내집처럼 깨끗이 쓸고 닦고 하시는 모습에서 미술관과 박수근 화백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뮤지엄샵에서 박수근 화백의 책 두 권을 샀다. 입장료는 1000원밖에 안 하니 뮤지엄 샵에서 작은 기념품 하나라도 사 오는 것이 미술관 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미술관을 중심으로 다른 쪽에는 제 2전시실이라 하여 신진 작가들의 스튜디오와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새로운 작가 양성을 지원해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작년에 전시회를 개최했던 임동승 씨의 그림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지자체의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박수근 화백을 기념하는 멋진 공간이 탄생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유명한 서양화에만 관심 둘게 아니라 우리 신진작가들의 작업에도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첫댓글 저도 좋아하는 곳입니다.. 강원도 여행하게 되면 꼭 가려고 노력하는 곳이기도 하죠.. 저는 재작년이 가장 최근의 방문이 되어 버렸네요... ^^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꼭 가봐야지 하면서 잠시 잊고 있다가 다시금 떠오르게 해주시네요~ 감사합니다^^
와... 꼭 가봐야지... 했던 곳인데 ...사진과 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여.
좋아하는 화가의 미술관이 있는지 몰랐네요...덕분에 방문 해봐야겠네요~감사해요^^
전 지난 가을때 가족들과 여행하면서 잠시 들렸는데 ...무엇보다 고딩 딸들이 오~~호...감탄사 연발 .. 미술교과서 나오신분이네 하며 좋아 하더라구요.... 주변 환경도 좋아서 산책도 좋았답니다....
강원도에 가면 꼭 들려서 박화백의 정신을 배우고 싶습니다. 욕심을 털어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