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재무설계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착각을 하거나 잘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대부분이 다음 항목들에 대해 공감하거나 경험해 보았거나 아직도 그렇게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1. "꼭 필요한 것만 샀다"
주말이 되어 장을 보러 간다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홉 살 딸아이는 수첩과 연필을 들고 와 받아쓰기 준비를 한다. 구매물품 목록을 적는 것이다. 한번은 꼭 사야 할 물품을 빠뜨리는 바람에 딸아이와 비겁한 협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적이 있다.
"저 빵 맛있겠다. 우리 저 빵 살까?" 역시 구매물품 목록에 없던 빵을 사주는 조건으로 수첩에 적혀있지 않은 것은 절대 살 수 없다며 완강히 버티는 딸아이의 허락을 얻어 필요한 것을 살 수 있었다.
계획 없이 지출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변명은 "꼭 필요한 것만 샀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장에 전시된 물품들은 사람들에게 '오래 전부터 필요했던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 뿐이 아니다. 채널을 돌리다 호기심에 보기 시작한 홈쇼핑은 시간이 흐를수록 결핍증을 자극하고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불안감을 유발한다.
2. "무이자 할부인데"
무이자 할부의 유혹 또한 염두에 두지 않았던 물건을 생활필수품으로 둔갑시키는 마력을 지녔다. 어차피 사야 할 것이라면 지금 당장 돈이 없더라도 이자비용이라는 추가 부담 없이 즉시 구매할 수 있는 무이자 할부를 이용하는 것이 참으로 매력적이다.
하지만 신용카드라는 것이 없을 때 우리는 사야 할 것이 있으면 꼬박꼬박 저축을 했다. 저축하는 재미는 말할 것도 없고 마침내 목표한 금액을 모았을 때 그리고 꿈에 그리던 목적물을 손에 쥐었을 때의 뿌듯함을 느껴 보았는가? 무이자 할부의 매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것이었다. 목표금액을 모으는 동안 구매욕구나 필요성이 사라져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가장 큰 미덕이었다.
3. 온 가족 손에 휴대폰
IT강국 대한민국의 상징 가운데 하나가 휴대폰이다.(핸드폰의 바른 표현은 휴대전화기 또는 휴대폰이다) 길거리 소음을 피해 공중전화 부스에서 휴대폰으로 전화하던 단계를 지나 이제는 아예 부스를 찾기도 힘들어졌다. 친구집 유선전화 번호는 잊은 지 오래다.
올 상반기 가계의 최종소비지출(실질 기준) 가운데 인터넷과 휴대전화 요금 등 통신비 비중은 외식·숙박비, 교육비, 의류 및 신발 구입비, 의료·보건비보다 높은 7.5%에 이른다. 4인 가족 휴대폰 가격을 합치면 웬만한 중고차 한 대 값이고 휴대폰 요금 또한 대당 3만원으로 낮게 잡아도 연간 144만원이다.
휴대폰 없는 사람을 미개인 취급하는 이 시대에 휴대폰을 버리자고 말한다면 유인원 쯤으로나 볼까? 최소한 내 휴대폰의 역할 가운데 생활필수품으로서의 비중이 몇 퍼센트나 되는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휴대전화 이용시간은 한달 평균 6시간 27분으로 일본이나 영국보다 3배 이상 길었다.
4.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
백화점 문화센터 강의를 듣고 상담신청을 해 온 고객이 있었다. 자영업으로 월 600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낸다고 했다. 그런데 총액이 얼마인지 계산해 보지 않았다는 부채가 1억7천만원, 얼마인지 모르고 있었던 이자비용으로 200만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이 분의 생각은 채무와 이자비용을 떠나 월 600만원의 소득에 맞춰져 있으며 지출습관 역시 600만원 소득자의 그것과 다름이 없었다. 당장 판다 해도 부채원금조차 갚을 수 없는 아파트가 내 집이라는 착각에서도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사업하시는 분들의 특성이라 할 만한 것이 있다. "사업하는 사람에게 부채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한 푼 두 푼 저축해서 언제 빚을 다 갚나? 어떻게든 대출을 더 받아서 조금만 더 투자하면 수익을 몇 배로 불릴 수 있다. 그러면 빚은 금방 갚는다"는 것이다.
5. 속 편한 현금서비스
간단한 돌려 막기 기술만 습득한다면 빚 독촉에 시달릴 필요가 없으니 쉽고 빠르고 아쉬운 소리 하지 않아도 되는 현금서비스는 마약과 같은 존재다. 막연히 높을 것이라고만 여기는 현금서비스 이자가 얼마인지 실감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돈이 없으면 쓰지 않는 것이 순리인데 속 편한 현금서비스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 단맛을 잊지 못한다.
6. "둘이 버니까"
대체로 맞벌이 가정은 외벌이 가정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간과하기 쉬운 것은 지출 수준 또한 높다는 점이다. 전업주부보다 교통비, 통신비, 용돈, 피복비가 더 많이 들기 마련이며 외식도 자주 하게 된다. 또 아이들을 맡겨야 하니 탁아 비용이 추가되거나 학원비가 늘어난다.
그 뿐이 아니다. "아내가 버니까" "남편이 버니까"라는 생각이 소비심리에 안정감을 더해준다. 결국 둘이 벌어도 남는 것이 별로 없거나 서로 미루다 오히려 저축을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7. "저축 좀 해 봤으면"
앞서 언급한 사람들이라고 저축에 대한 욕심이 없을까? 누구나 종자돈도 만들고 싶고 노후를 위해 장기저축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래저래 하다 보니 도무지 저축할 여력이 생기지 않는다. 이들에게 저축은 언제나 요원한 꿈이다. 백만원을 버는 사람도 천만원을 버는 사람도 빠듯하기는 매한가지다.
어떻게 하면 저축을 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우선 착각에서 벗어나 잘못된 습관을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저축부터 시작하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