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우리기업 - 진도 대대로영농조합법인
전통주 최초 미국 수출길 열어
보배로운 섬 진도에는 ‘3보3락’이 있다. 3보는 진돗개·구기자·미역이요, 3락은 진도홍주·민요·서화다.
“사랑사랑 내사랑/안아주고 엮어주는/내님은 홍주일세/진도홍주 최고일세!”라고 노래한 김영승의 시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3보3락’ 중 으뜸은 진도홍주다.
진도홍주는 진도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친환경 쌀로 빚는다. 쌀로 빚은 백주에 지초를 넣는다. 홍주의 아름다운 빛깔과 독특한 향기는 바로 이 지초 때문이다. 10년을 넘긴 야생지초는 산삼에 버금가는 약효를 지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초는 장내 연동운동 촉진 및 콜레스테롤 흡수 억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식물이다. 혈액속의 지방을 분해하고 고혈압이나 당뇨에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연유로 조선시대에는 최고의 진상품 가운데 하나였다. 바로 이 홍주가 대한민국을 넘어 일본, 미국, 중국 등 세계무대로 웅비의 나래를 활짝 폈다. 그 중심에는 진도의 한 중소업체가 있다. 천년의 역사를 병 하나에 담아 오고 있는 대대로영농조합법인(대표 김애란)을 찾았다.
대대로영농조합법인(대대로)는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진도홍주 살리기에 열정을 바친 끝에 1993년 최초로 진도홍주 면허를, 95년엔 제조면허까지 취득했다.
한국과 일본의 주류전문가와 식품공학 교수진들의 자문을 받아가며 연구 노력해 왔다. 첨단 주조 기법과 재래식 비법을 접목해, 세계적인 명주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진도 홍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단점으로 지적된 탄 맛과 쓴맛을 보다 현대인의 입맛에 적합하도록 제조했다.
뿐만 아니다. 병 하나에도 대대로의 열정을 그대로 담았다. 병 하나를 디자인하기 위해 4~5년씩 투자했다. 엠보싱을 넣어 술병을 잡는 감촉마저 부드럽게 하는 섬세함을 접목시켰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만홍’이다.
이러한 노력은 2004년 청와대 기념주로 ‘만홍’이 선정되고 이듬해엔 도지정 유망중소기업과 ISO인증 획득으로 결실을 맺었다. 또 같은 해 한미우호의 밤과 올해 중국 광저우 식품박람회에서 만찬주로 사용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힘입어 군납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도 입점했다.
‘남도미향’ 브랜드 덕 톡톡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국외로 판로 개척을 시작했다. 국내 판로 개척에 한계를 느낀 것도 사실이지만 진도홍주의 세계화를 위해 수출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해 전통주로서는 최초로 미국 수출 길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이는 전통주인 진도 홍주가 세계적인 명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애란 대표이사는 “수출 과정에서 ‘남도미향’ 브랜드 덕을 톡톡히 보았다”면서 “도지사가 품질을 보증하기 때문에 바이어들이 제품에 대한 믿음을 표 한다”며 만족해했다.
현재 대대로가 미국을 포함한 일본, 중국 등지에 판 수출액은 15만 달러정도다. 이는 150만 달러보다도 값어치 있는 수출고이다.
사실 대대로가 수출을 시작한 것은 2000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일본과 10만병에 달하는 수출계약을 성사했지만 통관과정에서 약초뿌리(지초)가 원료로 사용됐다는 이유로 수포로 돌아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20도, 25도, 40도 등 다양한 종류의 진도홍주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히는 성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진도홍주는 40도’라는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깨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시행착오들은 대대로에게 큰 자산이 됐다.
김 대표는 “홍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는 생각”이라면서 “진도 홍주를 전통적으로 보존하는 방법과 별개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061-542-3399 www.e-hongju.co.kr
●인터뷰 = 김애란 대표이사
여자의 섬세함과 깐깐함으로 세계를 재패한다.
김애란(56) 대표이사의 방에는 술병들로 가득했다. 장식장에도 책이 자리잡아야할 책장에도 심지어 책상위에까지 술병들이 차지했다. 서울이 집이지만 대부분 이곳에서 생활한다. 어쩌다 상경하면 영업하느라 정신이 없다.
김 대표가 홍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1년부터다. 1987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이기도 한 김 대표는 평소 민속주에 대한 관심과 무역업을 했던 경험 탓에 어렵게 않게 적응했다.
경영일선에 나선 김 대표는 3~4년 동안 홍주를 들고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세계의 명주와 겨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처음 수출을 한다고 했을 때 비웃음도 많이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팔리지 않는 진도 홍주가 국외에서 팔리겠느냐는 비아냥도 받았다.
“수출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심정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홍주는 무궁한 시장성을 지니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외지인인 탓에 초기에는 진도 텃세(?)에 맘고생도 심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를 딛고 서 진도홍주의 품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저변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올해 신지식 농업인과 농산물 수출분야 ‘2008년 전남 농업인 대상’ 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진도홍주의 우수성을 국내외로 널리 알려 나가겠다”며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진도홍주 즐기는 방법
진도홍주는 취기가 빨리 오고 쉽게 깨는 것이 특징. 숙취 후에도 머리가 아프지 않고 속이 쓰리거나 메스껍지 않으며, 갈증이 나지 않아 뒷끝이 깨끗한 술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 함유량이 40%로 높지만 얼음 칵테일 및 음료수와 섞어 마시면 순하고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홍주 칵테일은 알코올 도수나 당분 함량의 차이를 이용해 술이 층층이 쌓여 떠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대체로 홍주와 사이다를 썩어 마시는 방법과 홍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방법이 있다. 진도홍주신활력사업소가 권하는 홍주 칵테일을 소개한다.
▶원액 시음 = 홍주 애호가들이 홍주의 깊고 진한 맛을 느끼기 위해 즐겨 마시는 방법으로 홍주 잔(20ml)에 홍주 16ml(4/5정도)을 따라 마신다.
▶원액 & 얼음 시음 = 유리컵에 얼음 3~4조각을 넣고 홍주 16㎖을 따라 마신다. 홍주를 순하고 시원하게 마시는 방법이다.
▶원액 & 사이다 시음(일명 한마음주) = 홍주 잔에 사이다 1/2가량을 먼저 따르고 잔을 약간 기울여서 홍주 1/2정도를 서서히 딴 다음 마신다.
처음 만난 사람끼리 마음의 문을 열어 하나가 됨을 표현하므로 일명 "한마음주"라 하며 건배주로 즐겨 마신다.
▶원액 & 사이다 시음(일명 반지주)= 홍주 잔에 사이다 2/3가량을 먼저 따르고 잔을 약간 기울여서 홍주 1/3정도를 서서히 딴 다음 마신다.
그러면 홍주가 가라앉지 않고 반지 두께처럼 뜬다. 그래서 일명 ‘반지주’라 하여 여성들이 특히 좋아한다. 잠자리 들기 전 ‘러브샷’으로 제격이다.
▶원액 & 맥주 시음(일명 일출주) = 맥주잔에 맥주 3/4가량을 먼저 따르고 잔을 약간 기울여서 홍주 1/4정도를 서서히 딴 다음 마신다. 그러면 홍주가 가라앉지 않고 해돋이 후 붉은 태양이 바다에서 출렁거리는 것처럼 뜬다. 그래서 일명 ‘일출주’라 한다. 보통 폭탄주라 생각하는 이도 있는데 홍주를 부드럽게 마시는 하나의 방법이다. 뒤끝이 깨끗하고 음주 후 머리 아플 걱정안해도 된다.
진도홍주에는 차이가 있다
현재 진도에는 홍주를 빚는 업체가 5개다. 진도군은 홍주를 표준화하기 위해 군수품질인증제를 도입하고 색, 향, 맛 등이 균일한 ‘진도홍주루비콘’을 출시했다.
진도홍주루비콘을 제외한 홍주는 각 업체의 특성에 맞게 향과 맛이 다른 진도 홍주을 출시한다. 대대로 역시 군수품질 인증제에 의한 ‘진도홍주’와 대대로만의 진도홍주인 ‘만홍(滿紅)’을 빚는다.
김 대표는 “같은 병에 담겨있다고 같은 술이 아니다. 진도홍주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은 다 똑같이 생각하는데 진도홍주에도 차이가 있다”면서 “진도홍주의 명성을 담기위해 정성으로 빚는다”고 말했다. |
첫댓글 친구들이여! 동창회 때 홍주 한 번 마셔보고 다들 넉다운 되어 볼까??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