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 은퇴를 일주일 앞둔 정필도 목사를 수영로교회에서 만나보았다. 정 목사는 평소 자신이 꿈꾸던 세계선교를 은퇴 이후에도 이어갈 예정이다.
Q. 은퇴소회를 밝혀 주십시오.
▲정필도 목사 |
Q. 수영로교회를 직접 개척해 부산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힘든점도 많았을 것이고, 감격스러운 순간도 많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A. 처음 개척했을 때는 막막했지요. 여리고 성을 돌듯이 수영로터리를 돌면서 ‘이 로터리를 주십시요’라고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10년을 기도했습니다. 그랬더니 교회 규모도 점점 커졌습니다. 처음 200~300평 했던 교회가 지금은 교육관만 9천 평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개척 36년 동안 한 번도 작정헌금을 해본 적 없습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Q. 설교를 어떻게 준비하십니까?
A. 특별히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준비를 합니다.
새벽 2~3시 대중없이 잠에서 깨고, 오전 10시까지 기도를 합니다. 주님께서는 기도할 때 말씀을 주십니다. 기도를 하면서 설교 영감이 떠오르는데, 그때 기록을 합니다. 어떤 날은 설교 몇편 씩을 쓸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또 유명하신 목사님의 말씀을 테이프로 자주 듣습니다. 제 스스로 은혜 받은 내용을 말씀으로 전하니, 성도들도 은혜를 받는 것 같습니다.
Q. 후임자로 이규현 목사가 선정되었습니다. 언제쯤 이 목사를 후임자로 마음먹었고, 이 목사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까?
A. 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여러 명이 있었습니다.(웃음) 대형교회다보니 여러 가지 루머들이 들렸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수영로교회의 당회장은 제가 아니라 주님이십니다. 후임자 택함도 주님께서 정해 주셨습니다. 저는 완전히 내려놓았습니다. 소문은 많았지만 별로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몇 가지 조건을 내세우기는 했습니다. 먼저 수영로교회 출신이고, 목회사역이 검증된 사람, 신학적 바탕이 제대로 되어 있고, 가족이 허물이 없어야 하는 등 인간적인 조건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주님께서 정해주셨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Q. 인간적으로 봤을 때 이규현 목사는 어떤 분입니까? 그리고 특별히 후임자에게 전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몇 년 전 호주에 이 목사가 담임하던 곳에서 집회를 한적 있었습니다. 그때 농담으로 ‘이 목사가 우리 수영로교회 차기 담임목사 1순위다’라는 말을 한적 있었는데, 결국 농담이 사실이 되었습니다.(웃음)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성도님들도 무척 좋아하는 분입니다. 아마 저 이상으로 수영로교회를 잘 이끄실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하실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것은 없지만 한 가지 꼽으라고 한다면, 자신의 스타일을 너무 급격하게 드러내는 것 보다 서서히 드러내면서 자신의 목회를 추구하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아마 내년쯤이면 자신의 색체가 묻어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Q.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본부장으로 8년 동안 봉사하면서 부산성시화운동본부를 전국적인 모델로 성장시켰지만, 정작 부산 복음화율은 10년 전보다 크게 나아진 것은 없어 보입니다.
A. 지금 한국교회는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옛날 유럽 교회 전철을 따라가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나름대로 부산성시화운동본부가 선전하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만족할 수만은 없습니다. 더 노력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지금은 옛날보다 몇 배 더 기도해야 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Q. 은퇴이후 세계선교를 위해 활동하신다고 들었습니다.
A. 저는 개인적으로 병들어 죽기보다 순교자로 죽고 싶습니다. 그만큼 선교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미 교계언론에 보도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도대로 중국과 캄보디아에서 목회자 재교육과 선교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다른 분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중국정부와 캄보디아 정부의 요청으로 활동을 한다는 점입니다. 과거 설교하면 쫓겨나던 곳인데 저는 그곳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 모두가 주님의 은혜입니다.
Q. 후배목회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저는 어떤 문제에 봉착하면 응답받을 때까지 기도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기도시간이 항상 부족합니다. 그런데 후배 목사님들은 너무 기도를 안 하는것 같습니다. 요즘 젊은 목사님들은 재능은 무척 뛰어납니다. 하지만 영적으로는 선배목사님들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작정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때로는 목숨 걸고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해야만 은혜 받을 기회가 생기고, 믿음이 성장합니다. 믿음이 생기면 순교도 할 수 있습니다.
Q. 끝으로 수영로교회 성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부족한 저를 위해 늘 기도해주신 우리 성도님들께 너무 감사했습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협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수영로교회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후임자인 이규현 목사를 위해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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