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1천만원 +α, 같은 수요자 노리고 3천300가구 내달부터 분양경쟁
8·31 부동산종합대책으로 찬서리를 맞은 아파트 분양시장이 '가을 범어동 격전'으로 뜨거워질 전망이다.이달말부터 대구의 '황금 주거지'로 불리는 범어동에서 주택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물량을 쏟아내기 때문.
수성구에 첫 진입하는 삼성 래미안을 비롯 월드건설과 두산, 동일하이빌, 우방 등이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대구 시장 평정'을 내걸고 자존심을 건 '한판 분양 대전'을 치르게 된다.
범어동 분양 시장은 40평형대 이상 분양 가격이 1천만 원대를 훌쩍 넘어서는데다 업체마다 '강남 이상의 최고 수준'을 내세우고 있어 주택업계는 분양 결과가 업체들의 향후 지역 공략 뿐 아니라 전체 시장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관심을 쏟고 있다.
▲얼마나 분양하나
먼저 승부수를 띄우는 업체는 월드건설과 동일하이빌. 지난 8월 분양 신청을 했다 수성구청의 분양가 인하요구로 분양을 철회했던 동일은 월드건설과 함께 이달 28일 나란히 모델하우스를 공개한다.또 삼성래미안은 내달 11일, 현재 건축심의중인 두산은 모델하우스 공사가 끝난 만큼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는데로 분양한다는 계획. 우방도 11월 중으로 분양에 나설 예정으로 있다.
5개 업체들의 분량 물량을 합치면 모두 3천300여 가구. 두산이 1천494가구, 월드가 860가구, 삼성이 467가구며 우방과 동일은 각각 282가구와 228가구.
분양대행사 대영의 이호경 대표는 "단기간에 비슷한 위치와 동일한 수요자층을 상대로 분양되는 물량으로는 상당히 많은 규모로 업체별로 분양률이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며 "8·31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어서 분양률은 내년도 대구 아파트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치는 두산과 동일은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동편 지역에 월드와 삼성, 우방은 서편 지역에 각각 분양 한다.한편 내년 1, 2월에도 법원 맞은편 7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을 비롯 범어동 남편인 수성동 지역에서만 쌍용과 GS건설, 신일과 롯데 등이 분양을 준비 중에 있어 이 지역까지 합치면 범어네거리 일대를 중심으로 7~8천가구 이상의 물량이 쏟아지게 된다.
▲분양가격은
8·31 조치에다 분양 경쟁으로 업체마다 치열한 신경전을 쏟는 탓에 최종 가격이 공개되지는 않고 있지만 40평형대 이상을 기준으로 1천만 원을 가볍게 넘어설 전망이다. 업체들이 기준으로 삼는 분양가는 지난 6월 수성 4가에 분양한 태영데시앙과 범어동 대림아크로의 1천40만 원.
월드와 삼성 관계자는 "최소한 태영 이상의 수준은 받아야 최소 이윤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1천50만 원 전후 가격대에서 고심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8월 평당 1천190만 원의 분양가를 신청했다가 구청의 인하 요구로 분양을 취소한 동일은 1천100만원선에서 분양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최고층이 될 두산 '위브 더 제니스'는 초고층 주상복합인데다 내외부 자재를 최고급으로 사용하는 만큼 분양가가 1천200~1천300만 원대가 될 전망. 문제는 식어버린 분양 시장에서 수요자들이 이 가격에 얼마나 반응을 할 것인가라는 점.
업체들은 '정부 조치로 1가구 2주택이 어려워진 만큼 소비자들이 괜찮은 1채의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워낙 입지가 좋고 기존 분양 아파트와는 수준이 다른 만큼 소비층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인테리어·부대시설 차별화
업체마다 대구 최고가 아니라 전국 최고 수준을 내걸고 있다. 단지내 피트니스 센터를 비롯 생태공원은 기본으로 내걸고 있으며 내부 인테리어는 천연목과 대리석 등 고급 자재로만 사용한다는 계획. 말그대로 '명품 마케팅'으로 수요자 잡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 심정보 분양소장은 "통상 자재를 D 등급까지 볼때 아파트에는 C나 D 등급을 사용하지만 수성구에 첫 분양하는 아파트인 만큼 최고급 주상복합 수준인 A와 B급에서 자재를 사용할 방침"이라며 "강남을 제외하고는 이정도 수준의 자재를 넣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른 업체들도 자재는 동일한 수준. 월드 건설 조형호 이사는 "최고급 대리석 등 유럽풍의 고품격 아파트 이미지에 맞는 스타일로 실내를 꾸미고 단지에는 실개천과 범선 놀이터 등 특화된 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예 '지구 상류층'이란 광고 카피를 사용하는 두산은 이태리산 주방 가구를 비롯 내부 인터리어의 70%를 명품으로 넣고 마감재는 100% 친환경 제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
시행사인 해피하제 박명호 대표는 "54층의 전망에다 5천평의 테마파크, 140m의 피트니스센터 등은 국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규모"라며 "대구가 아니라 전국을 대표하는 명품 아파트를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내부 마감재 외에도 동일은 범어공원을 낀 조망권을 우방은 범어역 역세권을 내세우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한편 업체들은 범어동 분양률이 향후 대구·경북 시장 교두보 확보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마케팅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주택업체 관계자들은 "범어동 사업은 대구뿐 아니라 현재 전국적인 관심사 중 하나"라며 "수도권을 빼고는 대구·경북이 현재 지방 분양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만큼 업체들로서는 총력전을 기울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