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12 . 16 . 화요일 가은역에서
가은은 오래전 부터 마음이 힘들고 어려 울때 기분 전환 겸 자주 찾던 곳이죠. 속리산 화양동계곡을 지나 상주 방향으로 가면서 쌍용계곡 을 따라 달리다 보면 전형적인 시골 마을 가은 읍내가나옵니다 옛날 광산이 활성화 되던 시기에는 전국 에서도 유명세를 떨치던 은성 광업소가 마을 앞에 자리해 문경읍내 보다 가은읍이 더 살기 좋은 시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가은역도 이때 쭘 무연탄을 실어 나르기 위한 산업철도로 (1955.9.19) 개통되었다. 지금은 멈추어 선지 오래고 쓸슬하게 역사만 남아 오가는 이의 추억을 말해준답니다.
오늘은 문경에 들러 그냥 지나치려 하다가 잠시 발길을 돌려 가은읍에 왔습니다.
가은 시내에 도착하니 날씨는 포근한데 인적이 뜸 합니다. 아마 5일 장날에나 골짝골짝에서 나온 촌노들로 북세통을 이루겠죠. 잠시 차를 세우고 걸어서 이곳 저곳을 기웃기웃 하다 보니 아이들 한무더기가 포장마차 앞에서 붕어빵을 호호 맛있게 먹고 있네요. 슬그머니 다가가 개구장이들 속에 동참합니다. 아~나도 코흘리게 때가 있었던가? 아줌마~요녀석들 먹은것 까지 얼마죠? 앞에서 덩치크고 골목 대장처럼 굴림 하던 놈이 꾸벅 인사를 하고 무리지어 뛰어 갑니다. 조금 도로를 따라 걷다 보니 가은역이 보입니다. 몇년전 이곳 마당에 차를 세우고 역사을 둘러보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금세라도 매표소 구멍으로 낮익은 얼굴이 표를 내밀것갔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무연탄을 실어나르고 문경, 점촌으로 오가던 길손들을 실어 나르며 북적이던 간이 역사 지금도 어이~역장 양반 문경가는 기차 아직 멀었수 소리치는 초라한 촌노의 외침이 들릴것 만 갔습니다. 역사안은 거미줄과 먼지로 사간을 포장하고 언제 피우고 버린 담배 콩초 인지 주인을 잃고 나 딩굴고 있습니다. 수만은 사람들이 때로는 앉고 때로는 눕고 피곤 하고 고단한 몸을 쉬어가던 빛바랜 나무의자 지금은 창문을 넘어온 그림자만 길게 들어누어 낮잠을 청합니다. 풀렛포음을 나서 기차를 타러 나가던 곳 역무원의 파란 깃발과 빨간 깃발을 흔드는 수기신호에 따라 비둘기호가 느릿느릿 들어 섭니다. 무성한 잡초를 해치고 머리를 흔들며 이 기차 놓치면 역앞 낡은 여인숙 신세를 저야합니다. 기차가 지나간 철로에는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고 철로에 살며시 귀를 대면 멀리서 철컥철컥 신음을 토해내며 다가 오는 기차의 울음 소리가 들려 올것만 갔습니다. 부지런한 농부가 철길 가운데 쪽밭을 만들어 가을 배추를 심었다 뽑은가 봅니다. 한파를 맞고 늘어진 대파도 기차가 더이상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나봅니다.
철길에서 바라본 역사 처마 밑에는 눈보라를 피 하는 농기계 보관 장소로 요긴하게 쓰여지고 있습니다. 세월이 가던, 기차가 떠나던, 역사가 폐허가 되던 이놈만은 한결 같이 푸르름을 자랑합니다. 아마 리기다소나무의 일종이라 정감은 덜 하지만 나무에 역사적 이념을 달 필요는 없지요. 오래도록 낙낙장송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혼자찍은 사진이라 얼굴만 보입니다. 그래도 다녀간 흔적은 남겨야지요 십수년이 지나도 저 역이 남아 있다면 인수해서 작은 역 카페라도 차려 볼까나 아직도 이역사를 탐내는 사람들이 있나봅니다. 열쇠로 어설프게 잠가 논 것을 보면 말입니다. 옆 창문들은 유리가 깨저 쉽게 드나 들수 있는데 돌아오는 길에 폐 철길을 잘 다듬어 관광 상품으로 이용 하려나 봅니다. 마지막 흔적을 남기고 현실로 돌아와 발길을 옮깁니다. 가은 농암이 고향인 옛날 직장 동료(미스 신미영)에게 전화를 해 고향 소식을 전합니다. 내일 쭘 카페에 찾아와 이 글을 보면서 그리워 하겠죠.
가은역(加恩驛)은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왕릉리에 있는 가은선의 종착역이다. 현재는 폐역 상태이다. 2006년 12월 4일 등록문화재 제304호로 지정되었다. 개업 당시에는 은성탄광(恩城炭鑛)의 이름을 따서 은성역(恩城驛)이라고 이름을 지었으나, 1959년에 가은역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가은선은 문경시에서 매입하였으므로 가은역 또한 문경시 소유이다. [편집] 연혁
기차와 소나무 / 이규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