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은 아들들을 군에 보낸 부모님의 마음
나도 인터넷 카페관리를 오래 하다보니 그 마음이 어떤 느낌인지는 어느정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나도 자식을 낳아보기 전에는 그 느낌을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훈련병들이 화생방가스를 직접 맛보기전엔 그 느낌을 상상도 못하듯이.....
훈련병들을 교육한다.
그 일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럴 줄 알고 지원을 한 부분도 있었다.
2008년도처럼 말한마디에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훈련병들
같이 훈련의 현장에서 함께 하며 어려움도 같이 겪고 견뎌내며 성장하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는 ...
그 모든 과정이 끝나면 건장하고 남자다운 군인이 되어 나에게 무한한 감동과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다.
훈련에 어려움을 주는 요소는 없었다. 교육훈련에 열외는 없이 모두가 끝까지 참고 이겨나가는 그 맛이란 ....
하지만...
이젠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다. 이게 불과 3년 만에 바뀐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처럼..
일단 들어오는 훈련병
그 중에 체력적으로 준비가 되어있는 훈련병은 체육학과를 다니는 일부 훈련병들뿐...
내가 군에 입대할 때만해도 입대전에 헬스장 1~2개월정도는 하고 오는 분위기였는데
요즘 아무런 대책없이 입고있는 사복에 긴 머리를 한채로 말 그대로 맨몸으로 온다.
머리는 왜 안잘랐어? 라고 물어보면 군대가면 다 잘라준다고 누군가 말했단다.
잘라주긴하는데...곱게 잘라줄 것 같냐?
체력측정을 한다. 뜀걸음 기록에 따라 A,B,C,D등급으로 나누어서 체력등급별로 체력의 강도를 다르게 해서 점차적으로
체력을 늘려나가는 프로그램. 물론 좋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것은 3km뜀걸음 측정을 완주도 못하는 훈련병이 절반정도라는 것.
완주한 훈련병들은 그러면 A 등급에 들어갈만하냐 그것도 아니다 극히 일부 인원만이 A등급에 들어가게 되고...
물론 시간이 지나 4주차가되면 A등급으로 많이 편성이 되긴 하지만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D등급의 아이들을 볼 때면
자대에서는 어떻게 생활하려나 하는 생각도 걱정도 많이 하게되는게 교관의 생각이다.
그리고 훈련병들 몸이 너무 아프다.
몸이 튼튼하고 건장하고 준비가 완벽하게 된 훈련병들도 견디기 힘든게 훈련소 생활인데
아침 뜀걸음 아주 부담이 되지않는 ... 밥먹기 전에 뛰는 아침구보코스조차 아프다고 열외를 하는 훈련병들이 20명정도는 된다.
뛰지도 못하는 훈련병들을 아프다고 열외하는 정신을 가진 훈련병을 5주라는 기간동안 훈련소에 있었으니가 수료를 시킨다.
내기준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들은 모르실 것이다. 집에서 치료하고 왔어야하는 치과치료, 신경치료, 중이염등등의 수많은 질병들....
그러한 문제로 얼마나 자주 교육을 열외해야 하고 심지어 소대장이 개인 차량으로 훈련병을 대리고 나가 민간진료를 시켜주는 일까지... 교육에 투입되어야할 훈련병이 교육시간에 밖에서 치료하고 오지 않은 병으로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순수하게 훈련소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은 내 생각에는.. 감기, 타박상, 찰과상, 몸으로 하는 훈련도중에 생기게 되는 가벼운 상처들이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위험한 교탄을 사용해야하는 상황에서의 사고라면 책임을 져야할 문제이지만...그러한 일은 많이 대비를 하고 있고 군 시스템이 교육체계가 잘 잡혀있기 때문에 걱정을 안하셔도될만큼 잘 정리가 되어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사회에서는 과연 훈련소만큼 자주 병원에 가보고 조치를 받았던 적이 있는지...
사회에서부터 생겼던 병들을 바쁜 훈련문제로 제대로 조치하지 않아 훈련소에서 더욱 심해지고 아파지다가 사망을 하게 되면 결국은 훈련소 책임이 되는 건데 그러한 일이 발생하면 해당 중대장,소대장의 직책을 잃을 수도 있다. 훈련소 중대장,교관은 정말 자신의 가정의 생계를 자신의 어깨위에 짊어지고 굳은 일도 참고 늦은 퇴근도 마다하지 못하며 열심히 일하는 군인이 대부분이다. 눈에 불을 켜고 병력을 관리한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 그래도 수많은 병력을 관리하던 도중 빈틈이 발생하기라도 하면....그러다가 자식이 죽기라도 하면 과연 훈련소 교관의 멱살을 잡고 내아들 살려내라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을 부모님들은 과연 가지고 있는 것인지..
몇가지 훈련소내에서 군대내에서 열악한 의료체계가 사회에 이슈가 되면서 부모님들은 군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켰고 결과적으로는 그런 이슈들로 군 의료체계가 많이 개선되어 지금은 조치를 잘 해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진료받는 시간동안 교육에서는 열외가 되게되고 만약 전쟁이 난다면 그러한 미숙한 상태로 전투에 투입이 되어 죽게될 수도 있는 많은 장병들을 생각하면...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지.. 생각을 해본다.
천안함사건.. 연평도포격사건.. 군대내부에서는 이미 많은 변화와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군에 자식을 보내는 부모님들께서는 과연 어떠한 준비를 하고 계신 것인지... 이제는 생각을 해봐야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셋째로 요즘아이들 심리적으로 약하다.
세대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나이차이가 적게나는 소대장인 내가 생각해도 이정도인데...
훈련소의 시작 가입소기간.
적응이 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집에 돌아가는 훈련병들이 상당하다.
우울증 불안감 극내성적인성격 대인기피증
20살이 넘은 성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마음이 약하고 너무 어리게 보인다.
자신감도 없고 패기도 없고 쉽게 포기도 한다.
울기도 자주 운다. 자신이 잘못한 일로 혼이 나고 있는 상황에서 뭐가 그렇게 억울한 것인지 서러운 것인지
눈물을 뚝뚝 흘려버린다.
그렇게 약한 마음으로 어떻게 험한 세상을 살아갈래... 마음이 안쓰럽고 답답한 마음도 든다.
그러한 눈물들이 성장의 과정이 되며 열심히 훈련에 임하게 되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점점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느끼는 훈련병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훈련병들은 자칫 잘못된 길로 빠지기도 한다. 자살,탈영,휴가미귀
결과적으로는 돌이킬수 없는 사고가 되는 것이다.
지금이 이정도인데 앞으로 3년 뒤 6년뒤 10년뒤에 입대하게 될 훈련병들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그 생각을 하면 정말 군에 있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살얼음밟듯이 하루하루를 긴장속에서 살아가는 마음이란..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완벽한 군인을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수고했다고 칭찬해주며 내 개인적인 기준을
낮추고 사고없이 병력을 배출했다는 마음으로 위안을 삼아야하는 상황.
아 정말 지금의 나로써는 견뎌낼 자신이 없다.
하지만 기대해본다.
훈련병들의 부모님의 변화를..... 입대하는 훈련병들의 변화를...
지금처럼 풍요로운 세상과 발달된 경제력 안에서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시야를 가지고..
진정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부모님이라면
또, 진정 군생활의 어려움들을 잘 이겨내고 성인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훈련병이라면
입대를 하는 자식을 위해, 입대를 하는 자신을 위해
준비해야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