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는 문자기호와 사진기호가 결합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서정양식이다. 디카시는 시적 언어를 감각의 지평에서 다시 사유하게 만들며, 문자 중심의 이성적 소통 구조를 넘어 몸의 감각, 이미지의 충격, 노이즈의 개입을 통해 새로운 의미 생성의 공간을 열어준다. 이 지점에서 미셸 세르의 감각 철학은 디카시의 본질을 조명할 수 있는 유력한 철학적 틀을 제공한다.
1. 감각의 철학: ‘몸’과 ‘지각’의 복권
세르에게 감각은 단순한 수용기관의 반응이 아니라, 지식 생성의 출발점이다. 그는 인간이 세계를 아는 가장 본래적인 방식은 추상이나 논리가 아니라 감각을 통한 접촉이라고 본다.
디카시는 사진기호(시각적 감각)와 문자기호(언어적 감각)를 결합하며, 감각을 기반으로 한 시적 체험을 창조한다.
이는 ‘살아 있는 몸’이 세계와 접속하여 새로운 감각-지식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과 같다.
디카시는 감각의 시이며, 감각의 미디어다. 디카시는 감각을 회복시켜, 다시 몸이 세계를 접속하게 만든다.
2. 노이즈와 질서: 의미의 생성과 열린 텍스트
세르는 정보 이론에서 ‘노이즈’를 단순한 방해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생성의 조건으로 본다. 즉, 기존의 질서를 교란하는 이질적인 신호,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바로 창조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디카시 창작에서 사진은 예기치 않은 우연성의 흔적, 즉 노이즈적 요소를 지닌다.
이러한 사진기호는 문자기호와 의미를 예측 불가능하게 교란하거나 열어젖힌다.
디카시는 노이즈다. 그것은 익숙한 시 언어에 균열을 내며, 새로운 언어의 질서를 발명한다.
세르 철학은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관계와 이동, 흐름과 생성의 철학이다. 그는 고정된 중심 없이 다중의 길을 따라 생성되는 비선형적 지식 모델을 지향한다.
디카시는 정태적 시가 아니라, 이미지와 언어, 감각과 인식 사이의 사건으로 존재한다.
디카시는 디지털이라는 비물질적 흐름 속에서 생성되며, 감각-이미지-언어의 다중접속적 예술 사건이다.
디카시는 생성의 예술이다. 그것은 항상 생성 중인 과정이다.
세르는 “중계자”를 단순한 전달자가 아닌, 이질적인 것들 사이를 감각적으로 연결하며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존재로 본다.
디카시 창작자는 자연과 사물, 감정과 언어,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를 이어주는 중계자(mediator)이다.
디카시 독자 또한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감각적으로 참여하고 재창조하는 프로슈머형 중계자가 된다.
디카시는 중계의 예술이다. 시인은 중계자이고, 독자는 프로슈머로서의 중계자다. 디카시는 감각의 연쇄를 통해 의미의 공동생산을 추동한다.
3. 감각적-디지털적 감수성으로 새롭게 구성된 시적 형식
미셸 세르 철학으로 보면 디카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디카시는 감각의 복권, 노이즈의 개입, 생성의 흐름, 중계자의 창조적 연결이 교차하는 멀티언어 예술이다.
디카시는 감각적-디지털적 감수성으로 새롭게 구성된 시적 형식이며, 독자와 세계를 연결하는 감각-생성-의미의 중계지점이다. 더는 시인은 고독한 창조자가 아니고, 독자는 고정된 해석자가 아니다. 이들은 디지털 플랫폼의 감각의 미디어 공간에서 함께 의미를 생성하는 공-중계자(co-mediators)로 재구성된다.
첫댓글 디카시는 감각의 시이며 감각의
미디어
디카시에 한발 다가서 봅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것을 배웁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