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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11
씬1.카페
말쑥해진 동석(아프고 난 후 새로운 결심으로 단단하고 밝아진 동석) 기다리고 있고
들어오는 미연.
동석 : (일어나 인사 반갑게) 오랜만이네요?
미연 : 제가 갑자기 전화 드려서 놀라 셨죠?
동석 : 모르는 사인가요 뭐. 앉으세요.
차 오고.
미연 : 아프셨다면서요? 사빈이 말루는 입원하셨다구....
동석 : 아프긴요. 술병 났었죠. (웃는) 덕분에 좀 쉬고 더 건강해졌습니다.
미연 : (미소. 차 마시고)
동석 : 그런대, 웬일이세요? (차 마시려다가)
미연 : (조심스레) 영주 때문에... 속상하시죠?
동석 : (놀라서) ??!!
미연 : 처음엔 영주가 동석씨랑 올가을에 결혼 한다 그래서 괜히 저까지 들뜨구 좋든대.
동석 : (O.L. 단호하게) 저희 곧 결혼 합니다.
미연 : (놀라서 보는) .... 그래요?
동석 : 영주한테 무슨 얘기를 들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연 : (O.L) 영주말루는 동석씨한테두 고백했다구 하던대요......
동석 : ... 별일 아닙니다. 어렸을 때 친구래요. 그 말씀이셨죠? 영주 초등학교 동창.
미연 : 하지만,
동석 : (O.L) 살면서 어려운 일은 누구나 있죠. 그럴 때 서로 미워하고 원망하고 등돌려 버리면
그게 어디 사랑인가요.
미연 : (영주가 부럽다)...(한숨. 미소) 그러네요. 동석씨 말이 맞네요. 그게 사랑이죠?
미워두 원망스러워두 이해하구 용서해 주는거...
동석 : 점심 식사 하셨어요?
미연 : 영주는 그럼 동석씨랑 결혼 한대요?
동석 : (표정 굳는) ...
미연 : (미안해서 아차!) 다른 뜻은 없어요. 전 다만, 영주와의 결혼이 동석씨 혼자만의 생각이라면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 그래요. 영주가 만난 그 남자에 대해서요.
동석 : 듣고 싶지 않군요. 저와 영주 지금은 잠깐 어려운 시깁니다. 도움 될 말이 아니라면 하지 마세요.
미연 : 그럼 동석씨는 영주를 절대 놓치지 않을 자신이 있으세요?
동석 : 미연씨 사빈씨 두분 모두 영주 한테는 오랜 친구시죠? 저하구 영주 축복해 주세요.
영주가 혹시 고민있다구 미연씨한테 하소연 하든 가요? 그런다면 그냥 들어만 주세요.
저 믿으시죠?
미연 : 혹시...(조심스레) 영주 마음이 이미 그남자한테 가버렸다면,
동석 : (O.L) 미연씨 오늘 저 왜 보자구 하셨어요? 혹시 영주가 부탁하든가요?
미연 : (얼른) 그건 아니예요.
동석 : 미연씨 생각에 저보다는 그쪽 남자가 영주를 더 행복하게 해 줄거라 생각하십니까?
그래서 저 오늘 설득하러 오셨 어요?
미연 : 그쪽 남자, 결혼을 약속 한 여자가 있었어요.
동석 : (놀라는)
미연 : 그 여자, ..... 저하구두 아는 여자예요.
동석 : 무슨 말씀이신지...
미연 : 영주는 몰라요. 저두 사빈이두 그건 영주한테 차마 말 못 했어요.
동석 : 그렇다면,
미연 : (O.L) 저한테 들었다는 말씀은 하지 마세요. 영주와 동석씨, 또 그쪽 남자 일에 웬지 전
(시선 피하고) 끼어 들고 싶지 않거든요.
동석 : 그럼 영주가 다른 두 사람 사이를, .... 깨버렸단 말씀인가요?
미연 : (생각하는) ..... 그건 제가 대답할 문제는 아닌거 같네요.
하지만, 그쪽 여자는 이미 상처가 아주 커요. 피해 의식일지는 모르지만
영주한테두 자존심이 아주 많이 다쳤다고 생각하거든요.
동석 : (생각하며) 그쪽 여자분 심정은 저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겠습니다.
미연 : 동석씨. 동석씨는 무슨 일이 있어두 영주랑 꼭 결혼 하셔야 되요. 그래야 훗날, 네 사람 모두,
영주까지 모두가 행복해요. 또, 그래야 지금 이일이 훗날에는 그저 그런 일이 있었노라...
그렇게 묻힐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
동석 : (미연을 보며 생각에 잠긴) ....
미연 : 이만 가볼께요.
동석 : (잡으며) 잠깐만요 미연씨. 영주는 어디까지 알고 있습니까?
미연 : 아마 아무것두 모를거예요. 전 혹시라도 동석씨가 영주 놔줄까봐, 왜 그런 말들 하쟎아요.
사랑하기에 놓아준다. 행복을 빌어줄게. 절대 그러지 마시라구요. 그 말씀 드리러 왔어요.
동석 : ......
미연 : 영주도 어쩌면 결국에는 그쪽 남자한테 상처를 받을 수도 있쟎아요.
그쪽 남자, 지금은 영주에게 진심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동석씨 같은
깊은 사랑을 아는 사람 같지는 않더군요. 미워도 이해하고 원망스러워도 용서하는 사랑,
그런게 뭔지 아마 그쪽 남자는 모를 거예요.
동석 : ......
씬2.카페 주차장
카페에서 나오는 미연.
떨고 있다. 차키로 차 문을 따는 손이 떨린다.
잠깐 카페 유리창으로 동석을 본다. 동석, 혼자 생각에 잠겨 있다.
미연의 차 문 쾅! 닫히고.
미연, 시동을 걸고 나가다가 벽 모퉁이 차가 살짝 스친다.
그래도 그냥 붕 가는 미연.
미연 : (핸드폰 단축 다이얼. 손은 떨리고)
씬3.다른 카페
사빈 : 네 여보세요?
미연 : (필터) 너 어디니 지금.
사빈 : (놀라고) 어, 약속이 있어서, 홍대 앞이야.
씬4.차안
미연 : 홍대 앞? 영주 만나니?
사빈 : (필터) 그럴려구.
미연 : 거기 어디니? 나두 갈게.
씬5.다른 카페
걱정스레 핸드폰을 끊는 사빈인대 들어오는 영주.
영주 : 일찍 왔네? 웬일이야 병원 안바뻐?
사빈 : 우린 원래 오전엔 좀 한가해. 차 시켜라.
영주 : 어 그래. (돌아보는)
시간 경과.
사빈 : ..... 영주야. 승진이 안만나면 안되겠니?
영주 : ???!!!! 무슨 소리야? 왜?
사빈 : 그냥. 웬지 난 그게 그냥 좋을거 같애.
영주 : (잠시 생각하더니) ..... 최근에 너 혹시 승진이 만났니?
사빈 : 그런건 아니구, 아무래두 넌 동석씨하구 관계두 있구.... 야, 동석씨 얼마나 좋은 사람이니.
한결같구 속 깊구, 우리가 너 학창시절에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기억 안나?
영주 : (듣는).....
사빈 : 본인이 그 상황에 직접 빠져 있으면 그게 바단지 우물인지 잘 모를 수가 있어.
영주 : 하지만 물맛을 볼 수 있는건 빠져 있는 사람이쟎니. 짠물인지 민물 인지 그건 빠져본 사람만 알어.
사빈 : (약간 놀랐지만) ... 그래 니 말이 옳다. (한숨...)
영주 : 넌 승진이 안좋게 생각하니?
사빈 : .... 그보다는, (한참 생각....) .... (한숨) 끄응... 모르겠다.
아무리 친구래두 개인적인 문제에 지금 이건 좀 우습다 그치?
영주 : 난 최근에 승진이 못 만났어. 동석씨두 병원에 있었구, 승진이두 나한테 연락이 없었구.
너 진짜 승진이 만났던거 아니지?
사빈 : 그런거 아냐. 내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마. 너두 충분히 생각해 보구 결정할거라 믿는다.
참! 미연이두 이리 오겠대.
영주 : (별로 반갑쟎은) 어, 그래?
사빈 : 미연이는, 승진이 얘기 자세히 모르지?
영주 : 나 솔직히 미연이한테 기분 나뻐 얘. 그 당장에는 잘 몰랐는대
시간이 지날수록 기분이 점점 나빠지드라?
사빈 : 왜?
영주 : 나한테 은근히 승진이 얘길 물어 보드라구.
사빈 : 그런대?
영주 : 난 그냥 솔직히 말해줬지. 근대 미연이 반응이 좀 웃겼어. 글쎄? 화를 냈다구까지는 못하겠는대,
하여간 좀 이상했어. 나더러 뭐 바람을 핀대는 둥, 아니 그럼 자기는 뭐 지금까지 그 많은 남자를
다 사랑했던거구, 나는 바람 피는거니? 그리구 승진이쪽 여자 얘기가 잠깐 나왔는대
사빈 : 승진이쪽 여자?
영주 : 아이 뭐 별거 아냐. 그냥 전에 좀 만나던 여자. 내가 보기엔 그냥 그저 그런 여자거든?
근데 막 두둔을 하는 거야. 하여간 기분 나빴어 나.
사빈 : 그랬었구나.
영주 : 난 물론 친구로서 미연이 좋아하구, 미연이 당당한 모습, 열심히 일하는 모습,
그래 같은 여자루두 멋져 보여. 하지만 사실 솔직히 말하면 미연이 남자관계 복잡한거 난 그런건
좀 그래. 근데, 승진이쪽 여자 얘기를 하면서 아 하여간 자기일두 아니면서
괜히 그쪽편을 들드라? 승진이랑 사실은 뭐 심각한 사일지도 모른다는 둥.
사빈 : (끄덕 끄덕하며) 니들 그런일이 있었구나.
영주 : 참! 어쨌건 미연이는 결혼한다 그러대?
사빈 : ....어, 비슷한 얘기 들은거 같긴 하다.
영주 : 오히려 미연같은 애들이 결혼 하면 잘 살거야.
사빈 : 맞다. 너같은 애가 늦바람 나면 무섭지.
영주 : 얘는?
미연 오더니
미연 : 영주 오랜만이다?
영주 : (자리 안쪽으로 당기며 반갑게) 어 그래. 결혼 준비는 잘 되구?
미연 : (사빈 옆으로 가서 O.L) 좀 앉자 사빈아?
사빈 : (영주 눈치를 보며 자리 들어가 주는) 어 그래.
영주 : (무안해서 다시 자리 밖으로 내어 앉는다)
미연 : (쌀쌀맞게 자존심 내세워서) 결혼 준비 물어 봤니? 어, 나는 잘 돼 가. 너는?
영주 : (사빈을 보며 좀 의아해 하는)...
사빈 : (얼른 커버하듯) 영주두 잘 진행되는 모양이야.
미연 : 누구랑?
사빈 : (놀라서 보는)
영주 : (놀라서 보는)
미연 : 이! 그, 니들 동창이라는 남자애?
영주 : (사빈을 보는)
사빈 : (약간 당황하는대)
미연 : 밥 먹으러 가자. 내가 살게. (일어나 나가는)
영주, 약간 기분 상해 있는.
사빈, 당황되지만 상황좋게 하고 싶다.
사빈 : 그래, 밥 먹자. 그게 낫겠다. 일어나 영주야.
영주 : 내가 뭐래디. 쟤 좀 이상하댔지?
사빈 :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미연이 원래 말이 좀 직선적이쟎니. 일어나 얼른.
영주 : (마땅챦아 하며 일어나는)
씬6.일식집
초밥 테이블에 나와 있고, 혼자 앉아 있는 영주.
씬7.일식집 화장실
기다리고 있던 사빈, 화장실에서 나오는 미연을 잡고
사빈 : 미연아 너 왜그래?
미연 : (손 씻으러) 내가 뭘?
사빈 : (밖을 의식하며) 너 승진이하구는 어떻게 된거야 현재.
미연 : 끝났어. (나가려는대)
사빈 : 너 그럼 결혼한다는건
미연 : 취소했다구 내가.
사빈 : 미연아?
미연 : 왜? 그렇다구 내가 영주한테까지 슬슬 기어야 되니? 나두 자존심이라는게 있쟎아.
너같음 영주 보면서 자존심 안상하겠어? (나가려는데)
사빈 : (잡으며) 미연아! 너 현명하쟎아. 앞으루 어떻게 될지두 모르는대,
미연 : 나하군 상관 없는 일이야. 영주가 승진이랑 결혼을 하든 말든 그게 나하구 무슨 상관이야?
지가 선택해서 결혼하면 잘 살겠지 뭐. 사랑한다면서 둘이.
사빈 : 잠깐만 미연아.
미연 : 너 영주한테 쓸데 없는 말은 하지 마라. 나 이미 승진씨하구는 다 끝난거고,
미련도 없고, 그게 다야.
사빈 : 너 그럼 애기는.
미연 : (휙 나가는)
사빈 :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 겠고 죽겠는)...
씬8.일식집
썰렁한 분위기.
미연, 초밥을 잘 먹고 있고, 영주, 깨작거리고 먹고 있고,
사빈은 에라 모르겠다 기분에 우왁 우왁 꾸역 꾸역 먹고 있다.
미연 : 난 맛있는대, 영주는 초밥 안좋아하니?
영주 : (기분이 이미 언쟎지만, 미소주며) 아냐 맛있어.
미연 : (사빈에게) 넌 그렇게 먹다가 체하겠다? 천천히 먹어.
사빈 : (한숨) 끄응....
미연의 핸드폰.
미연 : 네 여보세요?
승진 : (필터) 나다.
미연 : (얼른 영주를 보는)
영주 : (상관 없이 천천히 밥 먹고 있는)
미연 : 무슨 일이야?
씬9.시내 큰 건물 은행 앞
은행에서 나오며 핸드폰하고 있는 승진.
승진 : 만나자.
씬10.일식집
미연 : 난 더 이상 당신 만날 용건이 없는대?
영주, 미연을 본다.
사빈, 누구 전화인지 짐작간다는 듯한.... 심난한...
씬11.은행 앞
용진, 승진 앞에 차를 대고 승진, 조수석 문을 열며
승진 : 난 너한테 용건이 남아 있어. 7시쯤 니 오피스텔루 갈게. (끊더니 조수석으로 탄다)
용진 : 본사루 가셔야죠?
승진 : 그럽시다.
차는 출발하고.
씬12.일식집
전화 끊은 미연, 초밥 집으며
미연 : 귀챦게 구네? (영주를 보는)
영주 : (사빈을 보는)
미연 : 영주 니가 그랬었나? 그 니 동창이라는 남자한테두 귀챦게 구는 여자가 있다구.
영주 : 어, 사실 난 잘 몰라.
미연 : 한번 보자 그남자. 사빈이 너두 같이 나와. 현태씨하구.
사빈 : (초밥만 꾸역 꾸역)
미연 : (영주를 보는)
영주 : (물 마시더니 일어나며) 잠깐만. (화장실 가는)
미연 : (뚫어지게 보고 있고)
사빈 : (체할 것 같다) 미연아.
미연 : 왜?
사빈 : 영주두 힘들어. 니가 승진이하구 어떻게 끝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끝났으면 끝난거 아냐.
너 답지 않게 왜그래. 장미연 그 청청한 자존심은 다 어디루 갔니?
미연 : 너 지금 나 비난하니? 니가 아무리 의사지만 내 입장이 안되보구두 내 마음을 알어?
너라면 어떨거 같애? 지금 내 상황에 영주를 보는 내 마음이 어떨거 같냐구.
사빈 : 그럼 이런 자리를 우선은 만들지 말아야지.
미연 : 왜, 난 좋은대.
사빈 : (화났다) 나 빼구 해 그럼. 니들 둘이.
씬13.일식집 화장실
손을 씻는 영주.
미연의 태도가 불쾌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다.
씬14.일식집 주차장
영주, 사빈(각자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고 미연 나온다.
영주 : 잘 먹었다. 먼저 갈게.
사빈 : 나두.
미연 : 영주 태워줄까? 나두 시내 나가는길인대.
영주 : 아냐. 호텔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있어. 갈게. (먼저 가버리는)
미연 : (영주를 보고 있는)
사빈 : (미연을 보고 있다가 살며시 손을 잡는. 한편 불쌍한 마음에) 당분간 너두 힘들겠다.
언제든지 전화 해. 밤에라두 괜챦구.
미연 : (막상 미안한) ...고맙다. 갈게. (휙 돌아서 차로 가는)
사빈, 미연을 잠시 보다가 길가로 걸어간 영주를 보는.
쓸쓸히 걸어가고 있는 영주.
출발하는 미연의 차.
미연의 차, 영주를 지나쳐 간다.
영주, 미연의 차를 착찹한 마음으로 보다가 힘내서 걷는다.
씬15.사빈네 집 앞(오후 3시)
병원에서부터 호출 받고 뛰어가는 현태.
집으로 아주 아주 급히 뛰어 들어가는 현태.
씬16.사빈네 마루
급히 들어오는 현태.
현태 : 사빈! 사빈! (방으로)
씬17.사빈네 침실
침대에 앉아 있는 사빈.
현태, 사빈의 등을 세게 쾅쾅 두드려 주고 있다.
현태 : (두드리며) 아이그 도대체 뭘 먹었길래 이렇게 콱! 체했냐.
사빈 : (두드릴때마다 짧은 소리) 앙. 앙. 앙.
현태 : 거봐라. 나만 병원에 콕 쳐 박아 두구 너만 친구랑 맛있는거 먹구. 잘채했다 잘채했어.
사빈 : 으이! (그래도 두드릴 때마다 짧은 소리) 앙. 앙. 앙.
현태 : (그 소리에 재밌다는 듯 웃는다. 일부러 텀을 두고 등을 쳐보는)
사빈 : (거기에 맞춰 짧은 소리 내는)
현태 : 아픈거 맞어?
사빈 : 아우, 죽겠단말야 정말. (가슴 명치끝을 누르며) 여기에 꽉 막혀 있다구.
현태 : (사빈을 벌러덩 눕혀 버리는) 누워봐 좀.
사빈 : 으악! (벌러덩 눕혀졌고. 일어 나려) 야!
현태 : 아 가만있어봐. 명치끝을 잘 눌러야 된단말야. (명치 끝에 손을 대려는대)
사빈 : (벌떡 일어나며) 야! (하는 바람에)
현태와 사빈 머리 쿵! 부딪히는.
현태, 띵....
사빈 : 다쳤니? 아호. 나두 아퍼. (머리 만지는)
현태 : 누워봐 좀. (벌러덩 또 눕히고) 가만있어. (명치끝을 꼭꼭 누르는)
사빈 : 아. 아. 아. (아프다는 듯)....
현태 : 야! 왜그렇게 요상한 소리를 내냐?
사빈 : 어?
현태 : 넌 하여간 몸이 좀 이상하다?
사빈 : 뭐가 이상하다는거야?
현태 : 아니, 만지면 만지는대루 소리가 나쟎아!
사빈 : 야!
현태 : 사람 싱숭생숭하게.
사빈 : 아 비켜! (확 밀어 버리는)
현태 : (쿵 떨어지는)
사빈 : 끄응...... (아프다....)
현태 : (뜨으....)
씬18.산부인과
초음파 보고 있는 미연, 긴장상태.
의사 : 아기 심장 소리 들어보실래요?
미연 : ....네.
의사 : (들려주는)
미연 : (고요히 듣고 있는. 점점 평화로와지는 얼굴)
씬19.진찰실
의사 : 벌써 10주가 다 되가네요? (챠트 쓰는)
미연 : 별 이상은 없죠 선생님.
의사 : 아기는 건강해요.
미연 : 선생님께 고마운게 많아요 저.
의사 : (챠트에 뭔가 기록만 하는 담담한)....
미연 : 선생님 아니었음 우리 애기 벌써 없어졌을지 모르쟎아요.
의사 : 요즘 마음은 어때요? 편안해 보이기는 하는대.
미연 : 노력해요.
의사 : 앞으로는 2주에 한번씩 와요. 사빈이두 잘 지내죠?
씬20.백화점
아기 용품 파는 곳에서 구경하는 미연. 물건을 사지는 않는다.
그저 이것 저것 평온한 마음으로 구경하는.
씬21.양식당
테이블보 갈며 저녁 시간 준비하는 종업원들.
영주, 잠깐 일손을 멈추고 생각하다가 나간다.
씬22.양식당 공중전화
신호기다리는 영주.
승진 : (필터) 네 황승진입니다.
영주 : .....
승진 : 여보세요?
영주 : (용기내서) 나야 승진아. 호텔에서두 통 안보이구 궁금 해서.
씬23.호텔 18층 복도
승진 : 어, 요즘 다른 건물들 일이 좀 많았다.
영주 : (필터) 그랬구나. 그래, 나중에 또 통화하자. (끊는)
승진 : ..... (엘리베이터 아래층 내려가는 것 누른다)
씬24.길(저녁 6시쯤)
승진의 차. 생각하며....
씬25.양식당
주문 받는 영주.
씬26.방송국 스튜디오
큐시트를 DJ에게 주며 말하는 동석.
동석 : 다음주까지 로고송 응모하는거 틈틈히 안내 멘트 해주세요.
DJ : 그럴께요.
큐시트 가지고 스튜디오로 들어가는 DJ
시간 경과.
안쪽 스튜디오에서는 방송 하는 DJ인대, 동석은 생각에 잠겨 있다.
씬27.미연의 집
모빌이 천장에 달려 있다.
기가 막혀 멍...하니 그 모빌을 쳐다 보고 있는 승진.
미연, 부엌에서부터 차를 가져 온다.
미연, 냉정하고 담담하다.
미연, 승진 앞에 차를 놓아주고 떨어져 앉는다.
승진, 한숨을 쉬고 차를 마신다.
미연 : 용건 빨리 말해. 작업할게 많이 밀려 있어.
승진 : 그러자. 너 어떡할거니?
미연 : 내가 뭘 어떡해?
승진 : 나하구 결혼 할거니 안할거니.
미연 : 말했을텐대?
승진 : (똑바로 보는)
미연 : 설마 결혼하자구 사정하러 온거야?
승진 : 내가 분명히 말했지. 너 원하는대루 한다구.
미연 : (코웃음) 흥.
승진 : 니가 이제 결혼을 원치 않는다니까 나두 알았다. 접수할게 니 의견.
미연 : 빠르고 정확하군?
승진 : 아이는 어떡할거냐구, 그것두 따져 묻지 않을께.
미연 : (O.L) 그건 내가 알아서 해.
승진 : (O.L) 나두 그말하러 온거야. 니가 알아서 하라구.
미연 : (놀라는) 뭐라구?
승진 : (일어나더니) 너 어린애 아니쟎니. 니 인생 니가 결정하기에 충분한 나이라고 본다.
더구나 난 너한테 이래라 저래라 요구할만한 자격 없다구 봐.
미연 : (일어나며) 그래서! 내가 아이를 낳아 키워두 승진씨는 아무 상관 없단 얘기지?
승진 : 그 모든 걸 포함해서 니가 내린 결정이라면 난 그러려구 해. 난 분명히 니가 원하는대루
해 주겠다구 했었고, 어차피 나한테는 선택권이 없었쟎니. 니가 선택 했구, 너한테 권리가 있어.
미연 : 참 고마군. 역시 똑똑한 남자 달라?
승진 : 내 아이가,....아버지 없이 자란다는거, 나한테는 큰 고통이다. 넌 모를거야. 내가 자라면서,
날 버려 두고 멀리 떠난 내 엄마를 얼마나 그리워했었는지. 때로는 원망했었구.
그 생각을 하면 난 벌써부터 아이한테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니가 원하는게 바로 그거라면,
내가 감수해야겠지. 평생 괴롭더라두 그렇게라두 갚아야겠지.
미연 : 기가 막혀.
승진 : 내 얘긴 끝났다. 도움이 필요할 땐 언제든지 연락해. 갈게. (나가는)
미연 : (기가 막혀 그대로...굳어 있는)
승진이 나간 뒤에도 한참을 그대로 굳어 있는 미연....
씬28.길(밤)
걷는 승진.
눈물이 흐를만한 마음이지만, 눈물은 참아낸다.
허탈하고 뭔가 붕... 뜬 것 같고, 마음이 춥다.
씬29.길
운전하는 동석. 마음이 쓸쓸하다.
씬30.포장마차
혼자 쓸쓸하게 소주 마시는 승진.
씬31.동석의 셋방 앞
차에서 내려 터덜 터덜 걸어오는 동석. 깜짝 놀란다.
동석 : 어머니?
동석모 : 문 따 어서. 추워 죽겠다.
씬32.동석의 셋방
썰렁한 동석의 셋방. 소주와 땅콩, 술상이 있고.
약간 취한 동석, 어머니에게 어리광부리듯
동석 : 에이 그러지 말구 엄마두 한잔 하세요.
동석모 : 아 싫다는대 그래!
동석 : (그 잔을 덜렁 마셔 버리는. 쓸쓸한... 그래도 엄마보고 웃는)
동석모 : 그만 마셔! 또 아플래 너?
동석 : ....
동석모 : (마음이 안좋아 돌아 앉는다) 끄응....
씬33.동석의 셋방 골목
우유 큰 팩, 과일, 생수 몇 병 사서 터덜 터덜 걸어 오고 있는 영주.
씬34.동석의 셋방
동석모 : (에라 모르겠다. 이꼴이 다 한심하지... 싶고 일어나며) 에이구. 가야겠다.
동석 : 왜요 어머니, 저랑 주무시구 가시죠.
동석모 : 내가 미쳤니? 너혼자만 이러구 있는것두 속이 터져 죽겠는대?
동석 : (웃는) 그러실래요? 가실래요? (일어나는)
동석모 : 여기 얼마나 더 이러구 있을거야? 김기사 시켜서 이불이라두 보내랴?
동석 : (고개 숙이는).... 죄송합니다 어머니.
동석모 : 왜 또, 술이나 내리 퍼먹구 병원에 실려 가지?
동석 : (한숨)....
현관벨.
동석, 놀라고
동석모 : 영주 들락거리냐? 으이그. 징그러운 것들. 징그러운 것들. (나가는)
동석, 얼른 앞질러 나가 문을 여는대
영주 : 동석씨...
동석모 : (동석을 확 밀치고 나가며) 으이그! 징그러! 징그러! 징그러운 것 들! 으이그! (가버린다)
영주 :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르는)
동석 : (점점 미소가 번지는)....
영주 : 동석씨?
동석 : 어머니! 조심해 가세요! 또 오세요 어머니!
영주 : (놀라서 비닐 봉투 내려 놓고 동석모쪽으로 가려는대)
동석 : (손목 잡아 당기며) 나갈거 없어.
영주 : 그래두 동석씨!
동석 : 들어와. (끌고 들어가는)
씬35.동석모의 차안
기사 운전해 주고 있고.
동석모, 눈물 배어있고 억울하고 답답해서 주먹으로 가슴을 퉁퉁퉁퉁 친다.
홧병 걸리지나 않을지.... 그러나 동석이 안타까워서 영주에게 한풀 많이 꺽여 있다.
씬36.동석의 셋방
소주상 앞에 앉아 있는 둘.
동석 : 걱정 되서 온거니?
영주 : 집으루 그만 들어가지 그래.
동석 : (한숨. 그래도 웃는. 술 마시는)
시간 경과.
동석 : (벽에 기대어 앉아 있는. 담배 연기 뿜는) ....
영주 : (소주 한잔 마시는)
동석 : 난 영주야, 차라리 니가 그 남자랑 나눈게 정말 사랑이었다면 어쩌면 그랬다면
차리라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주 : 무슨 소리야?
동석 : 그랬다면 널 이해하기가 더 쉬웠겠다는 생각을 해.
영주 : (무슨 소리인가...)
동석 : 우리 어머니, 당장 허락은 안하셨지만, 그래도 못이기는채 받아주실건 같드라.
영주 : (고개 숙이는)
동석 : 그 남자 어떤 사람인지는 제대로 알고 있는거니?
영주 : 그만 집으루 들어가 동석씨. 내가 마음이 안좋아. 그말 하러 왔어. 그리구 이거. (돈봉투 내미는)
동석 : 너 이게 뭐야.
영주 : 지난번에 동석씨가 우리 엄마한테 빌려줬던 돈이야. 그만 갈께. (일어나는)
동석 : (화내며 일어나는) 너 정말 이럴래! (잡는) 그만 좀 해라 영주야! 너 도대체 어디까지 갖다와야
그만둘거니! 끝까지 다 가보구 막다른 곳까지 다 가보구서야 길이 없다 싶어 올거야?
그때가서 얼마나 후회를 하려 그래!
영주 : (나가는)
동석 : 내가 마음 아픈건! (영주 멈춘 채 등보이고 듣는) 니가 나중에 나한테 얼마나 힘들어할까!
오히려 그게 나한테는 더 상처가 된단말야! 착하구 이쁘구 순수하구 맑은 우리 영주가
날 제대로 못쳐다보면 어쩌나! 쟤가 나중에 도대체 날 어떻게 보려구 어디까지 가는건가!
영주 : (나가는)
동석 : (소리치는) 너 나중에 나한테 미안해서 어쩌려그래! 이제 그만해 영주야!
영주 : (문닫고 나가버렸다)
동석 : ...... (기가 막힌다)....
씬37.동석 셋방의 골목길
혼란스런 영주, 골목을 거쳐 버스 정류장까지 정신없이 뛰어간다.
이 장면은 컷트 없이 쭉 롱테이크로 영주를 따라가 보면 어떨까요?
영주가 혼란스럽고 괴로운 마음에
그저 동석으로부터 멀리 멀리 도망치고 싶어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의미로.
씬38.사빈네 집 전경
씬39.사빈네 집 화장실 앞
화장실 안에서는 사빈이 욱욱 토하는 소리 들리고,
현태, 화장실 문 앞에 생수 한컵 들고 언쟎은 기분으로 서 있다.
화장실 안에서 물 내리는 소리 들리고 나오는 사빈.
현태 : (무표정) 자. (물주는)
사빈 : 어, 고마워. (마시려는대)
현태 : (컴퓨터 있는 쪽으로 휭 가버리는)
사빈 : ???
씬40.사빈네 컴퓨터쪽
현태, 공부하고 있고
사빈 : ?? 야!
현태 : 공부중이다.
사빈 : 너 이러는거 이거, 이거는 아니지.
현태 : (책장만 넘기는)
사빈 : 서로간에 경계선은 있어야 되는거 아냐?
현태 : 있어야겠지.
사빈 : 나한테 일어나는 일 모두 전부 다 니가 꼭 알아야 돼?
내가 너한테 모든걸 다 보고 해야 하는거야?
현태 : 오케이 알았다구. 넌 니 바운더리를 가져. 나두 가지면 되지뭐.
사빈 : 경계선은 부부간에두 필요한거야.
현태 : (일어나 책들고 나가버리는)
사빈 : (쫓아가며) 너 정말 왜이러니 원시인처럼!
현태 : 머? 원시인?
사빈 : 그래! 부부라 할지라두 여기까지는 교집합, 이부분은 여집합 그런게 있어야 되는거 아냐?
꼭 그렇게 부분집합이나 동일집합이 되야되니?
현태 : 말이 어려워서 못알아 듣겠다.
씬41.사빈네 마루
현태, 책보며 소파에 기대어 앉는
사빈 : 야! 김현태! (책을 뺏어 덮어버리는)
현태 : 너 그럼 지금 이러는건, 내 바운더리를 인정해 주는 행동이냐?
사빈 : 그래 좋아. (책주며) 자! 니가 선택해. 똑똑! 우리 대화 좀 할까요?
현태 : (책 뺏어서 테이블에 놓더니) 그러시죠.
사빈 : 뭐가 알구 싶은건대?
현태 : 니 스트레스.
사빈 : 없어.
현태 : 근대 멀쩡히 친구들하구 밥먹구 들어와 이렇게 된통 체하냐? 하루종일 갤갤대쟎아 너!
사빈 : 내 문제두 아니구 친구들 프라이버시(Privacy)야.
현태 : 사빈 니 친구가 체한게 아니라 니가 체했쟎아. 한집에 사는 나로서는 며칠째 도대체 니가 무슨
문제루 가끔씩 멍한 표정이 되나 혼자 무슨 생각을 띵...하게 하나, 좀 알아야 되는거 아니니?
사빈 : 좋아. 그럼 내가 마지막 경계선 직전까지만 공개할게.
현태 : 물론이지. 나 역시 환자들 컨피덴셜(Confidencial)을 존중하는 싸이 컬러지스튼대,
하물며 니 친구들의 사적인 디테일까지 개입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구.
그저 난, 니가 혹시 밖에 나가서 옛날 그 남자라두 마주치구 들어온건 아닌가,
친구 중에 너한테 괜히 억울한 누명을 씌우는 친구가 있는건 아닌가, 아니면 나 모르게
사빈 부모님이 그 때 선보라는거 계속 압력 넣으시는건 아닌가,
사빈 : 알았다구 말한다쟎아.
현태 : 이게 뭐냐 내가. 얼마든지 경계선을 지키구라두 대화정도는 할 수 있쟎아.
내가 뭐 모든걸 다 알재? 우리가 한집 살면서 결혼을 희망삼아 우리 한번 같이 해피하구
같이 고민해 보자, 뭐 그런거 아니었어?
사빈 : 너 밖에 나가서 오늘처럼 영어 섞어 쓰지 마라. 욕먹는다.
현태 : 끄응....
사빈 :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말 할게.
현태 : (듣는)
사빈 : 친구 둘이 동시에 한남자를 좋아해.
현태 : (O.L) 오케이! 거기까지. 됐습니다. 이제 내 궁금증도 풀렸고, 오케이. 됐다. 너 체할만하다 야.
사빈 : 끄응....
현태 : 나가서 한바퀴 뛸까?
사빈 : 추워. (방으로 들어가는) 나 먼저 잘께.
현태 : (흐뭇...하게 바라 보다가 방으로 들어가는)
씬42.사빈네 침실
누워있는 사빈인대, 슬며시 들어와서 사빈 침대로 들어가는 현태.
사빈 : 나 기운 없다 현태야. 니자리루 가라.
현태 : (사빈 등뒤에서 안으며) 가만 있어라. 니 나이에 몸이 아프면 서럽구 등이 쓸쓸... 할거야.
내가 따뜻하게 해 줄게.
사빈 : (기운 없고) 니 자리루 못가니?
현태 : 좀 자라 자! 아프다면서!
사빈 : 끄응....
현태 : (뒤에서 안은채 코고는 소리 내는)
사빈 : 맙소사.... 끄응.... (그래도 현태를 그냥 두는, 뒤를 살짝 돌아보고는 혼자 웃는)
현태 : (코골다 말고 눈감은채) 싫지는 않지?
사빈 : (일부러 코고는 소리)
현태 : (띵....)
씬43.길(낮 1시)
운전하는 미연. 뭔가 마음이 급하다. 시계 보는.
씬44.양식당
영주 : (전화에) 네 양식당 최영주캡튼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미연 : (필터) 점심시간 끝나구 잠깐 볼 수 있니?
영주 : 미연이니?
씬45.길
운전하는 미연의 얼굴위로 들리는 미연의 목소리
미연 : (E) 영주야. 그 남자 아이가진 여자가 있다더라. 아이 가진 여자가있대. 아이 가진 여자.
미연, 신호 파란불에 출발. 긴장....
씬46.호텔 지하 주차장
기다리고 있는 미연인대, 들어오는 승진의 차.
무심코 미연의 차를 지나쳤다가 언뜻 미연을 본 듯해서 차를 뒤로 후진시키는 승진. 미연을 본다.
미연, 창틀에 팔 괴고 생각하고 있다가 앞으로 고개 바로 하다가 승진과 눈이 마주친다.
깜짝 놀라는 미연.
승진, 차에서 내리고 있고.
미연, 얼른 엘리베이터쪽을 보니, 영주가 나오고 있다.
미연의 유리창을 두드리는 승진.
미연, 떨리는 손으로 유리창을 내리며
미연 : (다급히) 차 빼 승진씨! (얼른 영주보는)
승진 : 너 정말 왜이러니? 얘기 다 끝난거 아니었니?
미연 : 차 비켜 줘. 나 나가야 돼.
승진 : (한숨)...
미연 : (조마 조마 영주를 보는대)
영주, 차를 찾아 두리번 거리고 있다. 아직 두 사람을 못 봤다.
승진 : 이러지 말구 가라. 이런식은 곤란해. 여긴 내 직장이쟎니.
미연 : 착각하지 마. 다른 볼 일 있어서 온거니까. 차 안비켜 줄거야?
승진 : (돌아서 자기 차로 가는)
영주, 승진을 본다.
승진, 차에 타서 문 쾅! 닫고 급출발해서 주차장 안쪽으로 가고.
영주, 미연을 발견.
미연, 당황해서 시동을 건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영주, 미연에게 다가간다.
미연, 어쩔 줄을 모르고 손을 떨고 있다.
영주, 미연의 차 가까이에 와서 문득 돌아보니, 승진은 엘리베이터를 타러 들어가 버리는 뒷모습.
영주 : (차에 타면서) 무슨 일이야? 아는 사람이니?
미연 : 아니? 누가?
영주 : (미연을 보는)
미연 : 어. 나더러 주차를 이상하게 했다구, 차를 빼라 그러쟎아.
영주 : (좀 이상한) 그래?
미연 : 왜? 아는 사람이니?
영주 : ..... 사실은 저 친구야.
미연 : 뭐가? .... 아! 저사람이었어? 그랬구나. 야 괜히 내가 니 친구라구 말하지 마라.
저사람이 괜히 내 차 가지구 생트집을 잡길래, 나두 좀 심하게 말했거든.
니 이미지만 나빠질거 아냐. 내가 니 친구라 그러면.
영주 : 뭐 그런거까지 챙겼다가 꼬치 꼬치 말할 정도는 아냐.
미연 : 그럼 다행이구.
영주 : 어떤거 같애?
미연 : ?! 아까 그 남자?
영주 : 넌 남자 많이 만나봐서 좀 볼 줄 알쟎아.
미연 : 글세? 기억이 잘 안나네? 아까 뭐 그냥 언뜻 봐서. 얼굴이 전혀 생각 안난다 얘.
영주 : 그래? 별루 인상적인 얼굴은 아닌가부지?
미연 : 너, 밖으루는 못나간다 그랬지?
영주 : 어, 유니폼두 그렇구, 곧 올라가봐야 돼. 근대 참, 무슨일이야?
미연 : (말 못하는 미연의 얼굴위로)
미연 : (E) 여자가 아이를 가졌대. (미연의 머릿속 말)
영주 : 미연아?
미연 : 어! 사진. 사진 줄려구. (가방 집어 가방 열며) 지나면서 들렸어 사진 줄려구.
영주 : 이번엔 마음에 들게 나왔어?
미연 : 어머. 내 정신 좀 봐. 사진을 안가져 왔네?
영주 : (빤히 보는)
미연 : 다음에 줄게. 미안해.
영주 : .... 근데, 너 어디 아프니?
미연 : 아니? 왜?
영주 : (어깨 으쓱) 좀 그래보여서.
미연 : (시계 보더니) 나 가봐야겠다.
영주 : 그래 나 올라갈게.
미연 : (잡더니) 너 아까 그사람이랑 결혼 얘기는, 혹시 했니?
영주 : 못본지 일주일 넘었어. 무슨일이 있는거 같기두 하구. 나보다 니가 더 바쁘겠다.
곧 결혼한댔쟎아 너. 소개 시켜 줄거지?
미연 : 그래야지. (하는데 미연의 핸드폰 울린다)
영주 : 전화 받어. 나 올라 갈게.
미연 : 그래 그럼 가.
영주 : 잘가라. (내리는)
미연 : (전화 받는) 여보세요?
영주, 손흔들며 가고.
미연, 미소주는데 들리는 소리.
승진 : (필터) 미연이 너 내가 분명히 얘기 하겠는대
씬47.서비스 킹
승진 : 난 너한테 더 이상 휘둘리구 싶지 않다. 니가 선택했구, 같이 결정본거구,
더 이상 서로 괴로운 짓은 하지 말자.
미연 : (필터) 나한테 전화하지 마.
승진 : (어이 없고)
미연 : (필터) 당신과 나 사이에 있었던 일
씬48.호텔 주차장
미연 : 깨끗이 잊어 버리라구. 어디선가 혹시 만나게 된다해도 오늘처럼 날 아는척 하지도마.
승진 : (필터) 그래. 잘 알아 들었다. (끊는)
미연 : (분해서 눈물 고이는).....
씬49.양식당
희경과 태술 카운터에서 마감하는 분위기인대 들리는 소리.
지영 : (E) 너 중간에서 아주 사람 우습게 만드는구나?
놀라서 보는 희경과 태술.
수정 : 아뇨 유캡튼님, 전 그런 뜻이 아니구요, 최영주 캡튼은 아직 신참이쟎아요. 잘 모를 수도 있죠 뭐.
지영 : 신참이면! 뭔가 더 열심히 배우구 쫓아갈려구 노력해야 되는거 아냐?
그냥 결혼 때까지 얼렁뚱땅 놀러 나온거야?
영주 : (난처하다...)
카운터쪽
태술 : 왜들 저러죠? (가려는대)
희경 : (웃으며) 놔둬. 유캡튼 말이 말은 옳쟎아.
태술 : 제가 그래두 잠시 지도를 좀 하겠습니다. (가는)
지영 : 어떻게 생각해요 최영주씨?
영주 : 예, 제가 오늘은 실수했습니다. 조심하겠습니다.
지영 : (수정에게) 그러구 너! (수정, 깜짝 놀라고)
태술 : (와서) 무슨 일이야?
지영 : 잠깐만요 부지배인님. 수정이 너 여기 파벌 만드니?
수정 : 제가요?
지영 : 최영주씨하구 너하구 그렇게 친해? 왜 사사건건 최영주씨 편을 드는거니?
수정 : (곤란한)....
태술 : 무슨 일이냐구!
지영 : 예, 최영주씨가 오늘 저녁 실버룸 VIP 고객으로부터 컴플레인을 받았습니다.
태술 : 내용은?
지영 : 코케이쥐 촤지 시스템(Corkage charge system)을 몰라서,
손님께서 가지고 오신 와인에 잔을 서비스 안했다고 합니다.
태술 : 몰랐어?
영주 : 네. 죄송합니다.
태술 : 손님께서 가지고 오신 술은 드실 수 있게 서비스 해 드리되, 술값의 30%만 촤지한다.
무조건 우리 술만 비싸게 판다고 능사는 아니지. 서비스가 중요한거니까.
영주 : 예, 명심하겠습니다.
태술 : 너무 기죽이지 말고 하나 하나 차근 차근 유캡튼이 잘 인도를 해야지.
지영 : 여기가 그냥 음식만 들고 덜렁 덜렁 왔다 갔다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그런식으로 일하면서 자기일에 긍지를 가질 수 있겠어요? (휙 가는)
태술 : (수정에게) 유지영씨 좀 세다 오늘?
수정 : 지난번에 영주 언니 애인을 본 뒤부터 유난히 더 저래요.
태술 : (끄덕 끄덕)
영주 : 죄송합니다. (가는)
태술 : 포장마차 갈래? 우동 사줄까?
수정 : 생각해 봤는대요, 부지배인님과 저는 나이차이가 좀 많은거 같애요. (가는)
태술 : .......
전화벨.
씬50.영주모의 방
이불 깔다가 전화 받는
영주모 : 여보세요?
동석 : (필터) 어머니! 동석입니다!
영주모 : (반갑게) 동석이구나?
씬51.호텔 뒤
동석 : (핸드폰) 저희 어머니께서 결혼 승낙하셨습니다!
씬52.영주모의 방
주저 앉으며 기뻐서
영주모 : 정말이야? 정말 허락하셨어?
동석 : (필터) 예! 저 지금 영주 만나러 호텔 앞에 와 있어요.
영주모 : 아이구 수고했네. 수고했네 내 사위 응?
씬53.호텔 뒤
동석 : 예 어머니. 이제 마음 푹 놓으시구요, 제가 하자는대루만 하시면되요. 준비 하실것두 없구요.
영주모 : (필터) 고맙다 동석아. 수고했다구.
동석 : !! 영주 나오네요. 다시 전화드릴께요.
씬54.영주모의 방
영주모, 눈물이 글썽... 해서 앉아 있다.
씬55.호텔 뒤
나오는 수정과 영주.
수정 : 유캡튼님 워낙은 착한 사람이예요. 너무 마음쓰지 말아요.
영주 : (끄덕 끄덕)
동석 : 영주야!! (다가오는)
영주 : (돌아보는)
수정 : 먼저 갈께요. (동석에게 간단히 목례하고 종종 가는)
동석 : (목례 해주고 밝은 표정으로) 힘들었지?
영주 : (동석의 밝은 표정을 보고 의아해 하는)....?
동석 : 기쁜 소식이 있어. 어머니가 우리 결혼 허락하셨다!
영주 : (놀라서 멍....)
동석 : 가자. 가서 얘기 해. (데리고 가는데)
승진 : (나오며) 최영주씨!
영주, 동석 놀라서 돌아보는
승진, 다가 오려는대.
동석, 표정 굳어서 영주 손목 잡고 끌고 가는
동석 : 가자.
승진, 멈추어 있고.
영주 : (손목 놓으며) 잠깐만 동석씨.
동석 : (놀라는) 영주야?
영주 : 잠깐만. (승진에게 다가가는)
동석 : (너무도 어이가 없다. 바라 보고 있다)
승진, 동석을 빤히 바라 보고 있는대
영주 : (오더니) 승진아. 나 동석씨하구 해야 할 말이 있어. 만나구 나서 전화할게.
승진 : 그래. 꼭 전화해라. 나두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영주 : (동석에게 가는) 동석씨 가. 차 어딨어?
동석, 굳은 표정으로 앞장서서 걸어가는.
영주, 따라가는.
승진, 다른 방향으로 가는.
씬56.동석의 차안
한적한 곳.
동석과 영주 아무말 없이 앉아 있는.
씬57.영주네 집 앞
계단에 앉아 있는 승진. 기다리고 있다.
씬58.한적한 곳
벤치에 앉아 있는 영주. 서 있는 동석.
옆에 와서 앉는 동석.
동석 : (담담하게) 이 달 안에 결혼식 하자.
영주 : 동석씨.
동석 : (보는)
영주 : 동석씨는 내가 헤어지자구 말했던거
동석 : 그래. 나 니가했던 그말은 무시한다.
영주 : 미안해. 동석씨랑 결혼 안할래.
동석 : 어머니두 허락하셨다구 영주야. 정신차려 영주야!
영주 : (소리치는) 그래! 나 돌았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 나 포기하라구!
동석씨가 이럴수록 동석씨만 힘들어! 날 이제 그만 놔버리란 말야!
동석 : (끌고 가려는) 너 이리 와.
영주 : (뿌리치며) 놔 동석씨!
동석 : (끌고 가려는) 이리 와 너!
영주 : (뿌리치며) 놔! 이거 놔 동석씨!
동석 : (끌고 차에 태우려는) 이리 오란말야!
영주 : (얼른 끌어 안으며) 소용없어 동석씨. 이러지 마 동석씨. (우는)
동석 : .....
영주, 가버리는.
동석, 영주의 뒷모습을 이를 악물고 바라 보는.
씬59.사빈네 집 마루
사빈 : (쩔쩔매며 전화 받는) 어 그래 알았어 알았다구. 진정해 미연아. 미연아? 미연아. 미연아?
씬60.미연의 집
온갖걸 던지면서 울면서 히스테리 부리는 미연.
미연 : (전화에)내가 영주보다 못한게 도대체 뭐니 사빈아! 영주가 왜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는거냐구!
뭐야! 왜그런거야! 사빈아! 사빈아! 내 자존심을 왜이렇게 짓밟는거니! 나 너무 분해 사빈아!
나 화를 참을 수가 없어 사빈아! 사빈아! 사빈아! (울며 주저 앉는) 아아앙........
(수화기 던져 버리고 통곡하는)
씬61.사빈의 집 마루
수화기를 붙든채 미연의 상처가 가슴 아파 펑펑 우는 사빈.
조심스레 다가 앉는 현태. 사빈을 안아준다.
씬62.미연의 집
통곡하는 미연. 아득한 느낌으로.....
씬63.영주의 집 앞
계단을 올라오는 영주.
기다리다 일어서는 승진.
영주, 승진을 보고 얼굴을 추스린다. 눈물 자욱 등....
영주 : 춥게 왜 여기서 기다리니. 차 안에 있지.
승진 : (안타깝게 보다가) .... 영주 너, 마음 아프구나. (영주 마음이 아파 보인다는 뜻)
영주 : (그 말에 복받치는 설움을 입술 깨물고 참는)
승진 : 울고 싶니?
영주 : 아냐. 괜챦아.
승진 : (바라 보는)
영주 : 춥다. 따뜻한 곳으로 가자. (가려는데)
승진 : (잡더니) 영주야. (보는)...
영주 : (돌아보는)
승진 : .....
영주 : ......
승진 : 청혼할게. 우리 결혼하자.
영주 : (놀라는)
스톱 모션 끝.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