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상우에게...
메일을 보낸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잘 않되네.....미안하구나?
타국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한 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구나...
그래 공부하기가 쉽지가 않지? 그러나 우리 상우는 상당히 희망적이란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이모부와 비슷한 사업가들이 필요로 하는 인물이 한국말과
중국말이 유창한 젊은이거든....
그런 상태에서 일본어까지 하는 이 상 우 는 대단한 인물이 아닐 수 없지...
지금 말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희망감을 가지고 현재의 어
려움을 극복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하는 말이다.
몸은 어떠니? 많이 춥지? 서울에 오면 보신탕을 한 그릇 사줄께....아빠는 혐오스럽
게 생각하지만 몸에 좋다고 잘 먹는 우리 아들을 생각하면 사주어야지....군침돌겠
다.
아빠는 이제 녹화가 모두 끝나고 3학년 우리 반 아이들과 바깥에 나가기도 하고 학
교에서 독서를하기도 한단다. 어제는 엄마와 함께 먼 양평에서 김장을 했단다. 우리
아들이 있었으면 쌈을 싸서함께 먹었을텐데....아쉬운 생각이 많이 들더라....우리
주인집이 양평에 집을 지어놓은 것이 있거든...
상미에게도 가끔 연락해라....많이 궁금해하더라...
추운 겨울이지만 마음이 따뜻하면 덜 춥겠지?
너에게 관심이 많으신 이모와 이모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것도 좋겠구나...
얼마않있으면 성탄절이지? 주님이 오시는 날이 가까워 오는구나....
미리 크리스 마스!!
힘내고 마무리 잘 하거라....이 상 우 파이팅~~~
사랑하는 딸래미 상미 에게..
아빠는 우리 딸래미가 너무 대견스러워....아빠는 지금까지 살아왔어도 미국사람들
과의 대화가 매우 두려운데....우리 딸래미는 아예 같이 생활을 하고 있다니.....처음
에는 많이 어색했었지? 지금은 미국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있다니 대단한 것이야....
한 편 부럽기도 하고....
에세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구나....우리 딸래미를 괴롭히는 “앵무새
죽이기”가 아빠도 미워.....
테스트를 잘 통과했다면서?....축하해....역시 우리 딸래미야....
아빠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단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도 내신, 수능으로 대학을 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변별력이
많이 떨어져서 논술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수가 많단다. 에세이를 써 보았다는 것은
힘은 많이 들었겠지만 너무 큰 경험을 한 것이란다. 외국의 유명 대학이 논술로써
합격, 불합격을 판별하는 도구로 쓰듯이 한국도 서서히 그렇게 되어가는 느낌이
든단다. 몇 년 후에는 글을 잘 못쓰는 친구들은 대학 진학이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단다.
좋은 경험 살려서 한국에 와서도 일주일에 한 편 정도를 꾸준히 쓰고 첨삭지도를 받으면
논리성이 매우 좋아지겠지? 아빠가 너무 스트레스를 주었나? 미안!!
이제 20여일 후면 우린 만나겠네.....많이 보고싶구나.....
그 곳 생활 마무리 잘하길 바란다.
성탄절이 다가오는데 우린 고해성사가 15경에 인데 아빠는 걱정이 많단다. 회개할
일이너무 많아서.....그 전에 우리가 함께 고해성사를 보았던 기억이 나네....우리 딸
래미 많이 울었었지? 그건 창피한 것이 아니고 순수한 마음이 가득하다라고 아빠는
느꼈단다.
그 곳의 성탄절의 경험을 풍부하게 했으면 좋겠다.
미국생활을 너무 너무 잘 한 우리 딸래미에게 아빠가 상장을 만들어 주고 싶은 심
정이란다. 그리고 미국생활을 많이 도와 주신 베티아주머니, 게리 아저씨, 트레이
시, 에쉴리와 그 밖의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과 사랑의 말을 많이 나누기 바란다.
사랑해.......우리 만날 때까지 건강 잘 지키길 바래.....안녕!!
나의 사랑 글라라씨에게...
지금까지의 인내에 감사드리고 싶소....벌써 결혼 20주년이라니....나에게는 반성할
점이 너무 많은 것 같소. 우린 처음부터 잘 맞는 부부는 아니었던 것 같소....그러나 어려운
점을 함께 나누며 채워 나가는 부부라고나 할까. 나의 인생 역시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느낌이오. 처음에는 느리게 서서히 시작해서 점점 탄탄한 길을 걷게되는 그런 모습 말이
오...지금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서로 격려해주고 어떤 것이 주님께서 원하시
는 길인지 잘 생각해 보겠소.
두 아이들을 외국에 내보내고 텅빈 가슴을 어떻게 채울까 하고 고민한 끝에 “농산
물 관리사”, “주택 관리사”를 공부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소....물론 하나는 1차 시험
을 통과했고 하나는 아직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어려움을 호소하는 모습에 내 마음
도 많이 아팠소...합격, 불합격이 중요한 것이라고 보지는 않소.....그 나이에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소.
올 해 말에는 우리 식구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매우 기쁘오....
그 동안 못 나누었던 따뜻한 대화를 여행을 하면서 나누고 싶소...아이들도 기뻐할
꺼요..
한 가지 더 감사해야 할 것은 거의 매일을 양재천에서 함께 운동하는 것이오...내 몸이 콜레
스테롤이 많아서 운동을 많이 해야 하는데 혼자 하기는 어려운데 늘 함께 운동을 해주는 것
도 나에게는 많은 힘이 되었소.....
인생의 끝까지 서서히 채워 나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소...
사랑하오....하느님이 부르시는 그 날까지...
남편 이 프란치스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