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 위빠싸나 선원의 개원을 기념하는 미얀마 수행과 여행을 모두 마치고 무사히 귀국하였습니다. 단체로 명상과 여행을 겸하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수행자들에게 유익한 기회를 만들어 드리고자하는 뜻에서 처음으로 시도해본 행사였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나 대체로 훌륭한 행사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이번 제 1회 명상여행을 경험으로 내년에도 제 2회 명상여행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내년에는 미얀마의 마하시 사야도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예정은 2004년 11월 28일 인천을 출발하여 3주 동안 명상을 한 뒤에 1주 동안 여행을 하고 마하시 행사에 참석을 한 뒤에 12월 27일 귀국을 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하였습니다.
2004년도 미얀마에서 명상을 할 선원은 쉐우민입니다. 이번에 내년에 수행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습니다.
2. 이번 여행에서는 쉐우민선원에서 2주 동안 수행을 했습니다. 일행 아홉 분 중에 두 분이 비구계를 받고 수행을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수행자들은 비구계를 받는 의식을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비구들은 매일 마을에 탁발을 나가는 것을 경험했으며 함께 간 수행자들도 하루는 탁발대열에 동참하여 소중한 탁발의식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탁발 행열을 기다리는 마을 어린아이들에게 사탕이며 선물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보름과 그믐에 하는 포살의식을 비롯하여 상좌불교에서 행하는 모든 의식을 참관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상좌불교에서는 일시 출가자를 빨리어로 둘라바 비쿠(Dullabha Bhikkhu)라고 합니다. 둘라바(Dullabha)는 "얻기 어려운 것을 얻은 것"을 말합니다. 재가자로서 세속에 살다가 계정혜 삼학을 지키는 청정한 삶을 사는 사람이 된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지키기 어려운 것을 지키는 수행자라는 말로 사용됩니다.
미얀마에서 둘라바 비쿠는 성인 남자가 당연히 거쳐야 하는 성스러운 행사입니다. 어린 학생들은 사미계를 받고 성인은 비구계를 받아야 사회에서 정상적인 사람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결혼, 직장, 승진 등 비구계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으로 취급을 받습니다. 둘라바 비쿠의 기간은 자율적입니다. 삼일이나 일주일이나 기간에 구애 없이 자신의 형편대로 비구 생활을 하다가 가정으로 돌아갑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 기회에 아주 비구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미나 비구계를 받은 사람은 수행자가 되어 수행을 하면서 청정한 삶을 사는 방법을 배웁니다. 사찰에서 행해지는 모든 의식은 인간의 삶을 선하게 살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므로 이것을 익히게 됩니다. 그래서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자질을 키웁니다.
여자들은 그냥 재가자로 수행을 하거나 아니면 넌(Nun)이라고 하는 수도자로 머리를 깎고, 수행복을 입고 수행을 합니다. 상좌불교에는 비구니 제도가 없습니다. 비구니가 되려면 부처님 당시부터 내려온 비구니계를 받는 계단이 있어야 하는데 이 계단이 기근으로 스리랑카에서 사라져 버려 맥이 끊겨 버렸습니다. 여자의 몸이기 때문에 비구와 달리 기근을 견디기가 어려워 모두 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상좌부에서는 비구니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와 유사한 넌(Nun)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이때 비구들은 풀뿌리를 씹으며 경전을 외워 후대에 전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입으로 외워서 내려오는 구전을 다시 스리랑카어로 기록한 것이 최초의 빨리어 경전입니다.
수행을 하는 동안 이틀에 한번씩 우 떼자니아 사야도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물론 기초부터 가르침을 받았지만 쉐우민은 마음을 대상으로 알아차리는 수행방법을 가르치기 때문에 처음 수행을 하는 분들에게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쉐우민에서 제대로 된 수행을 하려면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이해하는 수행자가 격에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위빠싸나 선원에서 간 수행자들이 제대로 인터뷰도 하고 명상도 할 수 있지 않았는가 하는 판단을 했습니다.
쉐우민센터는 매우 자율적인 수행을 하는 곳이라서 편하게 수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기 때문에 수행시간이나 수행방법에 있어서 강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곳과 다르게 편안하고 자율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새로 설립한 쉐우민 센터는 3년이 되었는데 공사가 모두 끝이나 처음 보다는 많이 좋아졌으며 이제는 분위기가 가라앉아 수행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3년 사이에 나무도 크게 자라서 숲이 우거지고 적막할 정도로 고요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3. 일주일 동안은 여행을 했습니다. 주로 불교유적지를 관광했는데 양곤에서는 쉐다곤이라고 하는 높이 98미터짜리 황금대탑을 비롯하여 많은 유적을 순례하였습니다. 쉐다곤은 실제 황금조각으로 겉 부분이 치장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정상의 티(우산) 부분에는 수많은 보석이 매달려 있으며, 내부에는 부처님의 머리카락과 기타의 유물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이 탑은 부처님께서 생존해 계실 때부터 세워진 탑으로 처음에는 그리 높지 않았으나 몇차례에 걸쳐 증축되었습니다.
경전에 보면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뒤에 최초로 공양을 올린 재가자가 마침 그곳을 지나는 미얀마 상인이었는데 이들에게 부처님께서 머리카락을 뽑아 준 기록이 있습니다. 이때의 머리카락이 이 쉐다곤이라고 하는 황금대탑에 안장되어있습니다.
또한 제 6차 경전결집을 하였던 까바에 파고다에서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사리불, 목련존자의 사리함을 우리 수행자 각자의 머리에 얹고 축원하는 의식을 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일생을 통하여 다시없을 이런 장엄한 의식을 행한다는 것이 사실 같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바간, 만달레이, 인레호수를 관광했습니다. 모두 감동했으며 바간에서는 수많은 탑들과 매우 정서적인 호텔에 매료되어 하루를 더 묵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바간에서 이틀을 보내는 일정을 계획하고있습니다.
만달레이에서는 6차 경전결집대회를 한 뒤에 빨리어 경전을 모두 대리석에 새겨서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인레호수는 길이가 길어 끝을 가려면 몇 시간을 배를 타고 가야하는 거대한 호수였습니다. 이 호수에서 사는 부족은 인다족인데 수상생활을 합니다. 물위에서 토마토 수경재배를 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식입니다. 선원의 음식도 매우 뛰어나며 여행지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한결 행복한 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양곤에서는 바다가제요리와 중국식 국수, 태국요리 등을 먹을 수 있었는데 모두 우리 입맛에 맞고 훌륭한 것들이라서 특별하게 고생하지 않고 오히려 식도락 여행을 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함께 오지 못한 도우님들 생각이 났으며 내년에는 많은 분들이 함께 왔으면 하는 아쉬움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여행의 특성 상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적정한 인원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4. 이번 미얀마 명상여행에서 중요한 계약을 했습니다. 마하시 선원과 한국 위빠싸나 선원이 정식으로 출판계약을 했습니다. 마하시 선원에서 발행한 마하시 사야도와 제자들의 서적 32권과 이외에 마하시에서 출판한 서적 전부를 한국에서 출판할 수 있도록 계약을 했습니다. 적당한 시기에 계약에 따른 앞으로의 번역작업과 출판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려고 합니다.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마하시 사야도는 대학자이시면서 대 수행자이십니다. 미얀마를 위빠싸나 수행의 나라로 대중화 시킨 위대한 선지식이셨습니다. 미얀마의 양곤에서 개최된 6차 경전 결집에서 마하시 사야도께서는 질문을 하시고 국가 삼장법사 시험에 합격하신 삼장법사이신 민곤사야도는 답변을 하셨습니다. 이는 1차 결집 때 가섭존자가 질문을 하고 아난존자가 답변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사야도는 금세기에 가장 위대한 큰 스승 중의 한 분이십니다. 이러한 마하시 사야도의 책은 이 땅에 매우 값진 자료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또한 마하시 사야도께서 외국에서 하신 법문이나 책으로 나오지 않은 자료들도 많이 확보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수집을 하려고 합니다. 마하시에서 발행한 책과 보관하고 있는 자료들을 소개하는 것도 빨리어 경전 번역 작업과 함께 부처님의 본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사업은 한국 위빠싸나 선원만의 사업이 아니고 부처님을 알고자 하는 모든 불자들이 함께 참여해야할 사업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소중한 법보시의 대열에 동참해 주시기를 기대 합니다.
그 외에도 마하시에서 수행을 지도하시는 우 자띨라 사야도의 법문집과, 우 와사와 사야도의 법문집에 대한 출판 허락을 받았습니다. 특히 우 와사와 사야도께서 내신 법문집에 외에 몇 개의 법문자료를 더 구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자료에다 더 보강이 된 법문집을 출판하려고 합니다. 또한 이번에 마하시 선원에서 출판하지 않은 다른 큰 스승들의 좋은 자료도 많이 구해 가지고 왔습니다. 미얀마에는 많은 큰스승들이 계셨으며 아울러 많은 양의 책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마하시에서 발행한 책을 포함하여 좋은 양서는 어느 것이나 번역을 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출판의 방향은 수행에 관한 내용을 우선으로 하려는 계획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빨리어 경전 번역은 몇 분 스승께서 참여하시므로 한국 위빠싸나 선원에서는 수행쪽에다 맞추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경전에 관한 것을 제외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곳에서 기획하고 있는 경전 번역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좋은 경전이 있으면 번역을 하려고 합니다.
5. 2004년은 마하시 사야도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마하시에서는 2004년 12월에 대대적인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마하시 선원의 분원은 미얀마와 외국에 450개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는 전국과 해외의 모든 비구들이 참여한다고 합니다. 비구의 예상인원이 400분이 넘으며 재가자의 참여는 2600명 이상으로 잡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약 3000명이 넘는 인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에 한국 위빠싸나 선원이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내년 12월 25일에 비구 400명과 재가자 2600명을 합하여 3000명이 넘는 인원에게 점심공양을 보시하기로 계약을 했습니다. 예상금액은 미화 2000$ 정도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환율로 환산하면 약 2백 5십만원 정도가 됩니다. 공양보시에 대한 문제는 적당한 시기에 일부 희망하시는 분에게 동참할 기회를 드리려고 합니다. 공양보시에 참여하시고 꼭 이 보시행사에 참석해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왕이면 행사에 함께 참여하실 수 있으면 수행과 여행까지 겸하게 되어 더 뜻이 있을 것입니다.
행사기간 중 12월 25일이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행사일정으로 잡혀있었는데 특별하게 이 날의 공양을 저희 한국 위빠싸나 선원에 배려해 주었습니다. 소중한 기회를 선뜻 마련해 주신 마하시 선원의 회장님과 부회장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내년에 예정하는 명상여행을 이 행사의 일정에 맞추어서 벌써부터 계획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내년 명상여행은 마하시 사야도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와 뜻깊은 점심공양보시에 참여할 수 있어서 더욱 보람있는 기회가 되리라 봅니다.
6. 끝으로 이번에 수행과 여행에 참여하신 도우님들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모범적으로 무사히 수행과 여행을 마치게 된 것은 여러분들의 협조와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의 훌륭하신 마음과 행동에 경의를 표합니다. 특히 미얀마에서 단체가 명상을 했는데도 남녀 모두 수행자 복장으로 바꿔입고 열심히 수행을 하셔서 좋은 귀감이 되었습니다. 쉐우민의 스님들도 매우 좋은 인상을 받았을 줄 압니다. 수행처에서는 걸음걸이 하나만 보아도 그 사람의 수행상태를 판단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스승들은 누가 얼마나 수행을 하는지 훤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흠잡을 것 없이 모범적이어서 더욱 값진 것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위해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특히 이번 여행은 보시의 참 기쁨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던 여행이었습니다. 소소한 것에 까지 마음을 써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낸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여행을 도와 주신 분이나 여행에 참여하신 분들 모두의 마음이 가장 선량한 부자가 되었습니다.
첫댓글참으로 보람된 구도 여행이었습니다. 모두 건강하게 다녀오셨다니 무엇보다 다행입니다. 법보시 등을 포함해서 많은 일을 가지고 오셨으니 위빠사나 수행을 위한 좋은 글들이 제대로 소개되기를 기원합니다. (마하시 스님이 질문자의 역할을 하신 1954-1956년까지의 결집은 상좌부 6차결집입니다) Saadhu Saadhu Saadhu!
첫댓글 참으로 보람된 구도 여행이었습니다. 모두 건강하게 다녀오셨다니 무엇보다 다행입니다. 법보시 등을 포함해서 많은 일을 가지고 오셨으니 위빠사나 수행을 위한 좋은 글들이 제대로 소개되기를 기원합니다. (마하시 스님이 질문자의 역할을 하신 1954-1956년까지의 결집은 상좌부 6차결집입니다) Saadhu Saadhu Saadhu!
이곳에 못다하신 말씀은 저희 동불청법회때 들어 볼수있겠군요. 구동영행 상상만으로도 넉넉해 보입니다. 1월 8일 뵙겠습니다....바라밀.. .().
보람있는 여행을 하셨다니 듣기만 해도 기쁩니다. 언젠가는 저도 반드시 수행 여행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