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매화 화사하게 핀 봄날에 하회마을을 찾았더니 날씨도 드물게 좋다.
바이크로 여행을 다니는 건 날에 구애받지 않아서 좋으나 ?은 하늘을 만나는 경우도 덩달아 많으니 하는 말이다.
겸암정사 들머리에 핀 개나리.
개나리 배경에 주인 잘못 만나서 고생인 은실이.
들어가 보자.
여긴 뒷간인지 창고인지 모르겠다.
겸암정사는 여전히 사람이 거주하는 곳이니 함부로 열어보거나 할 수 없다.
낙동강을 바라보며 절벽 위에 지어진 겸암정사.
겸암 류운룡이 은거하며 학문에 힘쓰고 후진을 가르치던 곳이다.
서애 류성룡이 겸암의 아우가 된다.
멀찍이 떨어져있는 굴뚝.
아궁이 덮개는 건물과 비교하면 수백년의 세월이 교차된다.
뒷문을 나와서 본 모습.
마당 안에 매화가 소담스러운데..
겸암정사와 매화.
아래 시는 류운룡이 세상을 뜨자 아우인 서애 류성룡이 지은 시 '겸암사'다.
겸암정사를 처음 지었을 때부터 매화를 심었던가 보다.
我兄遺亭館(아형유정관) 내 형님 정자지어, 謙巖有舊名(겸암유구명) 겸암이라 이름지었네, 竹影淨臨階(죽영정임계) 대나무그림자 섬돌을 쓸어내리고, 梅花開滿庭(매화개만정) 매화는 뜰가득 피어있구나, 遊종芳草合(유종방초합) 발끝엔 향그런 풀냄새 모이고, 仙路白雲生(선로백운생) 호젓한 길에는 흰안개 피어나네, 창憶空垂淚(창억공수루) 그리움 눈물되어 소리없이 내리고, 江流夜有聲(강유야유성) 강물도 소리내며 밤새흐르네.
겸암정사라는 이름은 퇴계선생이 지어준 것이라고 한다.
류운룡은 스승인 퇴계선생이 지어준 이름을 아끼는 마음에 자신의 호로 쓴다. 그래서 겸암 류운룡이다.
겸암정사 앞 주차공간에도 매화가 여러 그루 자란다.
몇 백년 된 소나무와 겸암정사와 매화와 07년생 은실이.
류성룡의 시에 등장하는 안개 낀 호젓한 길이란 여기가 아닐까?
이 오솔길을 따라가면 부용대가 나오고 거길 지나서 언덕을 내려가면 서애 류성룡이 기거하던 옥연정사다.
부용대를 가운데 두고 왼편의 겸암정사와 오른편의 옥연정사를 오가는 길은 두 개다.
이 오솔길이 부용대 위편을 거치는 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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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브라 원문보기 글쓴이: 바라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