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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산아름 (대간을 찾는 사람들) 원문보기 글쓴이: 태극권
구 간 : 설악산(한계령-중청산장-봉정암-백담사매표소)
제 목 : 지령 1-봉정암 미역국을 사수하라
일 자 : 2006. 02. 12. 04:00 - 17:32(산행시간 : 13시간 32분)
거 리 : 25km(백담매표소 : 36km)
함께한 이 : 산아름 회원 11명, 산사랑 회원 9명, 찬조출연 김창환님
나에게 산을 알게 해 준 사람을 이번 산행에 청했다. 세이브 존에서 회장님과 권병환님, 박상곤님, 김창환님을 만나 버스에 올라 모란으로 향한다. 이번 산행에는 김사장님이 사정이 생겨 다른 기사님이 운전하는 버스를 타고 출발한다. 오늘 설악산 산행은 분당 산사랑 회원님들 중 장시간 산행을 경험해 보신분들과 같이 하는 산행이다. 13시간 이상 걸어야 하는 강행군(일병 노가다산행)을 해야 한다.
서현동 양지상가에서 일행을 모두 태워 한계령으로 향한다. 내일이 정월 대보름인 관계로 둥근 달이 떠 있고, 눈 또한 쌓여 대낮같은 차창밖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용문휴게소에서 황은옥님이 집에서 장만해 온 오곡밥과 나물에 귀밝이술 한잔 걸치고 다시 출발한다. 매번 이런 이벤트라...
마지막 휴게소에서 정비를 한 후 버스는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 출발준비를 서두른다.
오늘 산행은 04:00에 한계령매표소를 출발, 중청대피소에 전원 도착하여 희망자는 대청봉에 오른 후 11:30까지 봉정암에 도착하여 임정혁님이 쏘시기로 한 미역국 한 그릇을 먹은 후 자유산행으로 백담사까지 내려가는 일정이다.
04:00 한계령 휴게소 출발
버스안에서 산행준비를 한 후 버스에서 내리니 찬바람이 내리친다. 눈만 내 놓고 얼굴을 가리고 바람을 막아 본다. 김창환님과 사진 한 장을 찍고 한계령 매표소로 향한다. 뒤를 돌아보니 버스 한 대가 서고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한다.(이 일행들이 오늘 중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표소로 향하는 길에 ‘아 단체사진을 안 찍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일착인가?
매표소를 지나자 바로 계단이 나타난다.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얼어붙은 계단을 후미에 붙어서 꾸역꾸역 올라간다. 조금 전 버스에서 내린 산악회 일행들이 맹렬한 속도로 추격해 와 계단에서 길을 터 준다.
초반에 전재택님과 정금숙님이 힘들어하신다. 기사가 바꿔서 그런지 길이 험해서 그런지 차멀미를 하나 보다. 속이 좋지가 않단다. 결국 앞서가던 전재택님이 주저앉고 뒤에서 대장님과 같이 올라오던 정금숙님이 전재택님의 손가락을 찔러 피를 봄으로써 한숨을 돌리고 진행을 이어간다.
05:00 첫 번째 이정표
그냥 방향만 알려주는 이정표가 있어 그냥 빠르게 지나친다. 중간에 동굴바위가 보인다. 누군가 조그만 돌로 탑을 쌓아 놓아 나도 그 위에 돌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으나 나오지 않는다.
05:35 휴식
작년 5월에 쉬었던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도착하여 김창환님이 있는지 확인해 보니 보이지 않는다. 선두에서 임정혁님과 같이 진행하고 있나보다. 간단히 간식을 먹고 진행을 서두른다.
05:48 귀때기청봉 갈림길
된비알을 허위허위 올라서니 귀때기청봉 갈림길이다. 저번 주 내내 좋지 않던 무릎이 벌써부터 신호를 보낸다. 좌측은 귀때기청봉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진행하면 끝청으로 가는 길이다. 귀때기청봉을 바라보자 희미하게 봉이 두 개 보이고 그 위에 보름달이 떠 있어 카메라에 담아 보지만 허공에 달만 덩그러니 떠 있는 장면만 잡힌다.
후미에서 대장님을 앞세우고 진행하고, 회장님은 맨 뒤에서 꽤 거리를 두고 따라오고 계신다. 모처럼의 산행이라서 그러려니 했는데 대장님 왈 “다음주에 학교 산악회에서 이 구간을 가기 때문에 꼬리표를 달고 오느라고 늦는다‘라고 했다. 워낙 노련한 산꾼이라 걱정은 되지 않지만, 그래도 약간은..
07:21 일출
멀리 양양방향의 바다 구름위로 여명이 밝아 오고 붉은 기운이 올라오고 있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자 한계령 건너 점봉산과 대간길이 눈에 들어온다. 눈이 쌓여 있는 길이 험해 한참을 땅을 보고 진행하자 뒤에서 박상곤님이 소리치는 것이 들려 고개를 쳐다보자 막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이미 해가 빼곰히 고개를 내 밀었다. 나뭇가지에 가려 정확한 일출이 조망되지 않는다. 매번과 같이 소원을 빌며 짤칵짤칵..
08:05 끝청
시야가 밝아지자 진행이 더 수월해 진다. 추위도 많이 가시고 바람도 좀 잦아진 것 같다. 설악의 통천문(?)이라고 불리는 기형나무터널에서 사진 한 장 씩 찍고 끝청으로 오른다. 끝청에 올라 조망을 감상하고 내려서자 황은옥님이 거의 울음 직전이다. 배고프고 잠도 쏟아져 못 가겠단다. 아침을 먹고 가잔다. 그러나 바람이 너무 강해 식사를 할 수가 없어 그냥 간단하게 행동식으로 요기를 하고 진행한다.
08:41 - 09:10 아침식사
고개를 하나 넘어 서자 거짓말같이 바람이 없다. 고개 들어 능선을 보니 능선 너머는 강한 바람이 부는지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있다. 바람막이로 눈을 치우고 버너를 설치.. 총무님은 돼지주물럭을 볶고, 난 누룽지와 라면을 넣은 일명 개죽을 만든다. 첨 계획대로라면 출발해서 11:30에 봉정암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하게 되어 있었지만 지쳐있는 사람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전을 펼쳤다. 그런데 산아름회원님들 이것을 알았는지 백원기님과 정금숙님은 밥과 반찬을 싸들고 오셨다. 라면에 누룽지와 밥을 같이 넣어 끓인다. 그런데 코펠이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좀 큰걸 가지고 다녀야겠다. 이어 산사랑 회원님들이 한 두 분씩 도착하고, 두정숙님은 추위에 오돌오돌 떨고 있다. 따뜻한 국물과 고기를 권한다. 조금 드시고 산사랑 회원님들은 먼저 자리를 뜬다. 자리도 비좁고 양이 적어서 모두에게 나눠드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여러분 산행할 때 수저정도만 챙기셔도 어디를 가더라도 굶지는 않습니다. 등산갈 때 꼭 수저는 챙깁시다....
커피 한잔 마시고 맥심커피 CF한 장 찍고, 정금숙님이 건네는 진통제 한 알 먹고 출발..
09:45 중청
중청가는 길에 인제방향을 바라보자 설경 그 자체다. 길 옆으로 벗어나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속에 들어가 저 마다 폼을 잡으며 사진을 찍고 러셀흉내도 한번 내 본다. 총무님 왈 “먹여 놓으니까 잘 가네”라고 한다. 역시 산행은 먹은 만큼만 가는 것이다.
10:00 대청봉(1708m)
중청봉을 우회하여 중청산장과 소청갈림길에 도착한다. 갈림길에서 대청봉 지원자를 모집하자 백원기님이 선 듯 나선다. 정금숙님이 “바람님이 대청으로 먼저 출발했다.”라고 하여 산장 마루에 배낭을 내려놓고 거의 뛰다시피 대청으로 향한다. 대청봉 안부부터 바람이 더욱 심하게 분다. 정상에서의 바람은 사람은 가만히 서 있기 힘들 정도의 바람이 분다. 멀리 동해바다가 보일 정도의 조망은 좋다. 속초와 낙산 그리고 공룡능선과 마등령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흔적만 남긴다. 그런데 바람님이 보이지 않는다. 불러봐도 대답이 없다. 저 앞에 갔다고 했는데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내려서려고 하는데 이제야 올라오신다. 흔적을 남기고 다시 뛰다시피 중청대피소로 내려온다. 임정혁님과 총무님이 반겨주신다. 사람들이 왕복 약 20분 걸렸단다.
여기서도 김창환님은 보이지 않는다.
10:33 소청봉
총무님과 후미에서 소청봉으로 향한다. 소청에서 단체사진을 찍기고 했는데 하면서도 진행을 서두르면서도 경치에 취해 또 한 컷.
소청에 도착하자 임정혁님이 증명사진을 찍어 주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다. 증명사진 한 장, 후미단체사진 한 장.
10:43 소청산장
봉정암 내려서는 길에서 부터는 용아장성능을 벗삼아 진행한다. 소청산장을 약 2-3분 남겨 두고 멀리서 119구조헬기가 소청산장쪽으로 접근해 오고 있다. 저번 산행에서도 봤는데.. 산불감시는 아닐테고, 무슨 일일까 생각하던 중 헬기에서 자일(?)을 타고 구조대원 한 사람이 내려온다. 헬기가 한참을 공중에 떠 있다가 돌아가는 듯 싶던 헬기가 선회하여 다시 돌아와 내려온 구조대원이 부상자와 같이 줄을 타고 올라간다. 어느 등산객이 다리를 다쳐 구조된 것이라 했다. 산행을 하다 보니 별것을 다 본다.
11:09 봉정암 도착
계획에 따르면 11:30까지 봉정암 도착이다. 쉬엄쉬엄 왔는데도 20분 빨리 진행한 것이다. 내려서면서 봉정암 전경을 담고 봉정암으로 들어간다. 봉정암은 용아장성능을 병풍삼아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여기도 김창환님은 보이지 않는다. 혼자가 아니라 회장님도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해 보지만 받지 않는다. 임정혁님은 중청에서 본 것이 마지막이란다. 혼자 내려가셨나 보다. 아니면 회장님과 같이.. 같이 내려갔으면 좋을 텐데.. 걱정이다. 예전에 혼자서 오색에서 한계령으로 내려오는 산행을 해 본 경험이 있어서 걱정은 되지 않지만 만약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도 당했으면 어쩌나 하는 방정맞은 생각도 든다. 회장님과 같이 내려갔기를 바란다.
먼저 도착한 대장님의 얼굴이 어둡다. 들어보아 하니 밥이 없는 모양이다. 미역국은 있는데 밥은 없단다.
임정혁님이 점심을 쏘기로 했는데 어쩐다? 후미는 그나마 요기를 했으니 다행이지만 선두는 변변히 먹지도 못했을 텐데 걱정이다. 후미에서 요기를 한 황은옥님과 정금숙님은 법당에 예불을 드리러 가고 나머지는 계단에 앉아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주방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드디어 박상곤님이 주방쪽에서 나오면서 밥을 지어서 주시기로 했다고 한다. 임정혁님은 스님에게 혼쭐이 났단다. 왜 혼이 났을까? 20명 이상 단체는 미리 연락을 해야 한단다. 스님이 인솔자인 임정혁님을 불러 전화번호를 입력하라고 하신다. “다음에 올때는 꼭 연락을 하고 오라”고 하신다. 천신만고 끝에 미역국에 밥, 무말랭이, 김치로 푸짐한 점심식사를 한다. 엉겁결에 한 그릇 받아온 황은옥님은 공양을 마치느라 곤욕인가 보다. 절에는 버릴 곳도 만만찮고 어렵게 구한 점심을 버리기에도 죄 받을 일인 것 같아서 일까 꾸역꾸역(?)모두 밀어 넣는다. 이제 먹었으니 출발해야지..
다음은 임정혁님의 '봉정암 점심 사수기' 원문입니다.
11시에 봉정암에 도착하니 절에 밥하는 기미가 안보이는 거예요..
부엌(작년에 신축)에 들어가 쬐끄만 비구니(선일스님)에게 밥은 언제 주냐고 여쭤보니 어이가 없다는 듯이 쳐다보면서 야단을 치시는데...
-여기가 등산객들 밥주는 곳이냐??
-그리고 10명이 넘으면 미리연락을 해야되고
- 배운사람같은데 왜 그리 무 경우냐??
-저는 바로 연실 스님 잘못했습니다.잘못했습니다...... 큰잘못을 저지른 사람마냥... 눈물이 나올것 같은게...
내가 잘못한것은 그리 중요한게 아닌데... 내가 쪽팔린 것은 그렇다쳐도... 여기서 식사를 해야 별 무리없이 내려 가는데... 글구 울회원님들한테 봉정암에서 점심산다고 큰소리는 쳤는데... 별의별 상념이 스쳐 지나가는게...
선일스님께서는 한참을 야단을 치시다가 미안하신지 부엌에 밥 얼마나 있냐고 부엌에 물어보시니는데 2~3인분밖에 없다는 답이 돌아 옵니다. 저는 연실 제가 잘못했으니 너무 염려 말으시라고... 계속 잘못했다고...
이때 선일스님께서 갑자기 핸드폰번호를 대라시는 거여요??? 그러시면서 요기(011-361-2828)로 미리 전화주시면 절에서 준비를 하시겠노라고... 그러시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부엌에 밥을지으라고 명령을 하시는데... 후~~우 살았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훈사랑,루시를 모시고 사리탑에서 예불을 드리고 내려오니 벌써 울 님들께서 식사를 하시고 계시더라고요...
스님에게 말씀드리길 "저보다 어리신것 같은데.. 야단치실때 눈물이 핑돌았습니다.그러나 스님이 밉지가 않았고 반성하는 자세로 들으니 마음은 즐거웠습니다." 스님왈"내가 당신 잘되라고 야단치신거라고...":말씀은 그리 하셔도 볼이 빨개지시는것을 저는 놓치지 않았습니다.ㅋㅋㅋ 저는 계속 스님 성불하십쇼를 외쳐댔습니다....
선일스님께서는 제가 믿음이 가시는지 하산하면 지휴스님의 편지를 부쳐달라고 부탁을 하시는데 오늘 그 임무를 완수하고 봉정암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글구 인사도 못드리고 와서 죄송하다고 시주를 어떤방법으로든 하고 싶다고 하니...... 국민은행,농협...어디가 편하세요? ㅋㅋ 일금일십만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리고 젤 중요한거... 분당에 오시면 연락을 달라고..."수줍은 목소리로 ........ 네~~~..... """선일스님 알~라~뷰
12:08 사자바위 이정표
봉정암에서 내려서자 곧 사자바위 이정표가 보인다. 뭐가 사자바위라는 것인가? 생각하고 있던 중 누군가가 뒤에 바위를 보라고 한다. 우뚝 선 바위가 부처님의 형상이란다. 그 바위가 사자바윈가?
사자바위 이정표를 지나 급경사를 내려선다. 여기서부터는 수렴동계곡의 시작이다. 권병환님이 대원사 계곡이 생각난단다. 여기서부터 수렴동대피소까지는 계단의 연속이다. 계단을 이용해 계곡을 건너기를 수 십회. 여기를 봐도 기암이요 저기를 봐도 눈밭이다. 카메라를 어디에 들이대도 설경이요, 절경이다. 원 없이 들이대고 또 원 없이 걷는다.
12:48 쌍폭
쌍폭에 도착하자 소청에서와 같이 임정혁님이 카메라를 들고 대기 중이다. 얼어붙은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주고 있다. 모두들 한 껏 멋을 내며 수렴동계곡을 즐긴다.
점심을 푸짐하게 먹고, 휴식이 길어서 그런지 잘도 걷는다. 쉬자는 사람도 없다. 곳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걸으니 피곤 한 줄을 모르는 것 같다. 그러나 산사랑 회장님과 신동옥님부부, 이영춘님, 신성현님은 조금 힘에 부치는지 진행이 더텨 임정혁님과 늦어지고 있다.
14:00 수렴동 대피소
설악의 절경에 빠져 봉정암에서 수렴동 대피소까지는 날라리 산행 그 자체였다. 수렴동대피소에 모여 휴식을 취하며 영양섭취를 한다. 대피소퇫마루에 앉아 따뜻한 햇볕을 쐬고 있는 대장님, 황은옥님, 채홍석님, 백원기님은 병든 병아리 같다고 난리들이다. 달콤한 휴식은 이것으로 끝이다. 이제부터는 고난의 연속..
14:43 영시암
오늘이 산사랑 산행에 두 번째 참가하신다는 유원균님(검둥이)을 비롯한 선두는 박상곤님의 지휘아래 출발하고 이어 후미가 출발한다. 대장님과 황은옥님이 먼저 치고 나가며 계곡을 벗어나 산허리 등산로로 올라간다. 뒤따라가던 후미는 얼은 계곡을 따라 물 위를 걸어서 간다. 어느덧 대장님과 황은옥님은 보이지 않고 약 30분 진행하여 공사가 한창인 영시암에 도착한다. 영시암이 시야에 들어올 때 즘 하산하는 한 분이 시야에 들어오지만 우리 일행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앞서가던 채홍석님에게 기다리라는 이야기를 하고 영시암에 모여 회의를 한 끝에 내린 결론이 ‘후미가 선두가 되 버렸네’이다. 우리가 지름길로 온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오산이었었다. 우리가 영시암에서 선두를 기다리던 시간에 선두는 영시암을 지나 계속 하산중이었던 것이다. 무전교신 끝에 영원한 후미는 다시 백담사로 출발. 영시암을 출발하면서부터 무릎에 통증이 밀려온다. 진통제효과는 딱 6시간이다. 걷는데 왼쪽 무릎을 굽힐 수가 없어 영화에서 본 포레스트검프가 어릴 때 보조기를 착용하고 걷는 모양으로 걷는다. 그러나 체력은 떨어지지 않아 어정쩡한 걸음으로 열심히 걷는다.
15:38 백담산장
약 1시간만에 문이 굳게 닫힌 백담산장을 보면서 백담사로 향한다.
15:48 백담사
멀리 백담사가 보이고 백담사에 황은옥님과 정금숙님, 대장님이 보인다. 내려오는 길에 백담사에서 매표소까지 셔틀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기에 버스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는다. 뚝방으로 백담계곡을 지나 백담사로 들어가니 권병환님은 백담사를 담기에 여염이 없다. 계곡을 이어주는 다리위에서 정금숙님에게 진통제를 또 하나 얻어먹고 중부단체 한 장 찍고 매표소로 향한다. 쉬지도 않고..
산문에서 일행들에게 부탁을 한다. ‘딱 3분만 쉬어가자고.’ 산문에서 마지막 휴식과 간식을 먹고 있는데 트럭이 한 대 내려간다. 뒤에 산꾼 2명이 타고 내려간다. 순간 부럽다. 후에 도착한 이길우님은 “경찰이 단속하지 않고 뭐 하냐?” 하신다. 속으로 ‘나도 타고 싶어 죽겠는데 단속은 뭐...’
김창환님에게 전화를 한다. 통화가 된다. 어디냐고 물으니 식사중이란다. 무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다행이다. 회장님과 같이 내려 갔나보다.
진통제를 먹어도 좋아지지 않는다. 총무님은 앞으로 2킬로미터만 가면 된단다. 거짓말.. 다들 알면서 속아주는 줄은 모르고 재미있나보다.
16:35 백담주차장
백담사 3km, 백담사 매표소 4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예전에는 셔틀버스가 여기 까지만 들어왔었다. 지금은 백담사까지 들어가나 보다.
이제 진통제 효과가 나타나는지 좀 걷기가 수월하다. 총무님의 디카는 밧데리 수명이 다해 더 이상 기능을 못하고, 내가 앞으로 나가 하산길을 담는다. 카메라 셔터 속도는 늦고, 걸음은 빠르고 제대로 담을 수가 없다. 정금숙님 은 발이 자동으로 움직여 맞출 수가 없단다. 하산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17:13 백담사 매표소(후미 도착 : 17:32)
멀리 백담사 매표소가 보인다. 버스는 보이지 않고, 매표소 앞에서 선두가 기다리고 있다. 버스가 없어 차에 오르지도 못하고...
전재택님이 후미에서 부상자가 생겼단다. 신성현님과 이영춘님이 다리가 불편해 보였는데.. 그런데 다행인 것은 박상곤님이 노련한 썰(?)로 부상자를 구호할 차량을 섭외했다. 공단직원이 봉고 더블캡을 몰고 백담주차장까지 마중 하러 가기로 한 것이다. 다행이다. 걸어서 내려오려면 족히 4-50분은 걸렸을 것 같았는데.. 버스에서 후미를 기다리자 17:30경에 후미가 버스에 오른다.
버스기사가 섭외한 식당에서 조금은 부실한 황태해장국과 소주, 막걸리, 동동주로 하산주를 대신하고 성남으로 출발한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김사장님 다음 대간때 각오하세요. 김사장님이 안와서 멀미하고 난리 났어요. 모두 피해보상 청구한다고 난리들이니 각오하고 오세요.
후기
여기서 오늘 첨 참석하신 김창환님의 산행기록을 해 보자 한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선두를 따라 진행했단다.(내가 같이 진행하자고 했건만) 아는 얼굴은 중부직원 밖에 없는데... 부지런히 임정혁님을 따라 갔단다. 중청까지는 사진도 찍고 잼나게 갔단다.
근데 대청봉 올라가는 길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돌에 가슴을 부딪쳤단다. 그래서 대청올라가는 것을 포기하고 중청대피소에 들어오니 누군가가 통증 부위를 지압을 해 주더란다. 근데 임정혁님과 같이 진행한 사람이 보이지 않더란다. 여기서 일행을 놓친거란다. 그래서 “내가 뒤쳐졌나?” 하는 생각에 누구에겐가 물어보니 배낭뒤에 꼬리표를 단 사람들이(이 사람들이 한계령에서 우리를 추월해 간 사람들인 것 같다) 소청봉으로 가더란다. 그래서 부리나케 다시 소청으로 가서 봉정암으로 내려갔단다. 이 시간이 9시 30쯤 됐겠지.. 시계도 없었단다. 핸드폰을 열어보니 통화불능 시간은 00:00으로 되어 있었단다. 태극권에게 전화해도 받지를 않더란다.
그래서 봉정암에서 다시 하산했단다. 조금 내려가 쉬고 있자니 회장님이 내려와 같이 하산하였단다.
내가 그냥 행동식만 준비하라고 했었는데 배는 얼마나 고팠을거며, 혼자서 떨어졌다는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 건가? 거기에 넘어져서 다쳤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미안해 똑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저번에 둘이서 산에 갔다가 물이 떨어져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생각이 났을거다.
그러나 더 심한 사고 없이 무사히 산행을 마쳐서 다행이다.
첫댓글 태극권 김세현님의 산행기를 스크랩해서 가져 왔습니다.
자세한 기록을 남기셨군요,그렇지 안아도 산아름 까페에서 찿아보려고 했는데
산아름 대간팀님들 산사랑팀들 때문에 고생과 수고 많이 했습니다~~~늘 고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먼저 내려가신 "김창환님"때문에 속으로 걱정을 했었는데 그런 애로사항이 있었군요~안 그래도 "헬기"뜨는 것도 두눈으로 보고해서//아무튼 무탈하게 즐거운 산행이 되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감사드립니다 ^ (^*
어제 김창환님에게 전화해서 병원에 가보시라고 했더니 그냥 괜찮다고 하시더라구요..괜찮나 봐요..그리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하얀 눈길이 그 날처럼 그대로 따라 오는듯하네요^^주변에 봉우리..능선들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해 답답했는데...아 거기가 거기군요 ㅎㅎ 즐감했습니다^^
태극권님 세심한 산행기 읽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서로를 배려하며 고행하며 격려하며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됨을 축하드립니다.그러니 참여하신 회원님들... 서로 끈끈한 정으로 두터울수 밖에 없겠지요.수고 많이 하셨습니다.편하게 앉아서 스릴있는 산행기 감상 잘하였습니다
자세히 적으신 산행기 즐감 했구요..집에서 편하게 설악산 갔다온 기분입니다..서로 배려하고 걱정해 주시는 맘이 보이고 힘든산행~무사히 마치고 오신걸 감사하게 생각 합니다..
한편의 기록영화를 보는듯한느낌 !! 우리의 선수들께서 그처럼고생하셨다니 점말 힘든산행이었나 봅니다 어려울때 서로을 더욱가까이 느낀다고하죠 서로위해주면서 같이고생한산행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네요 "봉정암미역국사수" 스릴 넘치는 다이나믹한 사건입니다 ^^
봉정암 미역국사수 영화제목같은데 개봉박두!!기대하시라 출연산아름 산사랑 회이팅!!!!!
몆번 산행을 안했지만 설악산 산행이 재일 재미있고 추억에 남을것 같아요 빨리 산사랑과 연합하여 재미있는 산행을했으면 좋겠내요 태극권님의 산행기를 읽으니 기억이 생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