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좋으면서 안좋은 성격이 있다.
그것은 어떤 좋아하는 일이 생기면 그일에 미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때는 불교학생회에
미쳐 있었고
(토 일요일을 법당에서 살았음)
대학때는 동아리 활동에, 그리고 한때는 서바이벌 게임에
(주중에는 직업 때문에
군복을 입고 있고
주말에는 취미 때문에
군복을 입고 있었음)
전역전에는
도법(刀法이라는 검과 관련)을 배운다고 조치원에서 천안까지 전역후에는 서울에서 천안까지 주말마다 갔었다.
군생활 하는 동안에도
대금, 요가, 테니스, 골프, 수영, 해동검도, 국궁 배운다고
새벽잠 설치며 일어나거나 또는 퇴근 후에 지친몸을 끌고 갔었다.
하지만 뭐하나 딱히 내세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직업 군인 특성상 계속 부대를
옮겨 다녀야 해서 모두 중도에
그만 두어야 했다.
처음 요가 배울 때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었다면 아마
강사의 강사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
^^;;;;
남은 건 쳐박혀 있는
산조 대금 1개
(대나무로 만든거라 비싸게 삼), 정악 대금 1개(플라스틱),
테니스 라켓 1자루와 가방,
진검 4자루, 목검 2자루 그리고 서바이벌 용품들
(모형 총 1자루 모형 권총 3자루, 기타 등등) 그나마 골프채는
친구가 가져갔다.
내가 땅고를 계속 할수 있었던 것은 이렇듯이 뭔가 끝을 보지 못한 아쉬움 따문에 뭔가 하나는 끝을 보자는 마음으로 했었다.
일주일 내내 수업 아니면 밀롱가만 다녔다.
친구를 만나거나 회사 동료와 사적인 만남을 가진적도 없이 오로지 땅고에만 빠져 있었다.
그런 시간이 벌써 10년이나 지났다.
작년과 올해에 코로나19로 인하여 땅고와 멀어지다보니 주변을 보게 되었다.
회사 동료와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다 보니
누구는 아파트 사서 돈을 얼마를, 누구는 주식을 해서 얼마를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 나는 그동안 뭐했나 하는 자괴감이 갑자기 밀려 왔다.
땅고에 미쳐서 수업 듣는다고, 워크숍 듣는다고, 해외 행사 간다고, 옷사고 슈즈사고, 땅고 친구들하고 뒷풀이 한다고
모아 둔 돈 한뿐없이 열심히 쓰고 다녔다.
지금도 회사 동료는 내가 수업 들으러 간다고 하면
아직도 수업을 듣느냐고
그정도 했으면 가르쳐야 하지 않냐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내가 누굴 가르칠 실력은 안 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누굴 가르칠만큼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요즘 땅고와 주말을 함께
보내다 보니 땅고를 전업으로
하는 이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알게되었다.
수업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 등등 다들 참 치열하게 살고 있구나.
10년 동안 미쳐있지만 그렇다고 뭔가 특별나게 잘하는 것도 없다.
땅고 음악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멋진 피구라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연을 한다거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한번 나간 대회에서 예선 탈락)
아직도 밀롱가를 잘 못추고
뿌글은 추기 힘드니까 앉아서 음악만 듣는다.
그만큼 미쳤지만 진정 미친 것은 아닌 듯 쉽다.
아니면 미쳐 있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배우거나 연습하지 않고 그냥 설렁설렁
다닌 것은 아닌가 쉽다.
사실 땅고를 추면서 나보다 잘생기고 멋진 사람들이 많아서 내가 공연을 하면 뽀대가 없어
나는 다리가 아프니까
이런 이런 동작은 안 할 거야 라고 스스로를 규정 지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땅고에서의
나의 모토는 Number one이 되기보다는 Only one이 었다.
그래 다른 것은 모르겠고 이건만큼은 다른 사람보다 잘하자였다.
좁은 공간에서 춤추는 것은 누구보다 잘 출 자신이 있고 나만의 독특한 뮤컬과
템포가 빠른 곡
(다리엔소 비아지 탄두리 등)은
잘 할 자신이 있다.
내가 요즘 갖는 자괴감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생겼다.
나와 동료 직원들이 이룬
경제적 부를 비교하면서부터이다.
이렇듯 우리는 땅고속에서도 다른이와 비교하면서 자괴감을 갖는다.
제는 나보다 늦게 시작했는데 춤도 잘추고 인기도 많고
춤도 많이 추는 것 같아
제는 내가 보기에 춤을 잘 못추는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제는 나보다 못하는 것 같은데 강사한다고 깝죽거려
끊임없이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을 더 힘들게 하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모른다.
눈에 보이는 현재의 모습만 생각한다
경제적인 부를 이룬 동료 직원은 돈을 벌기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을 것이다.
나보다 춤을 잘추거나 대회에서 성적이 좋은 사람들은
금방 땅고를 배워서 잘하는 것이 아니라. 땅고를 하기 전에 이미 몸을 사용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었을 것이다.
땅고도 따지고 보면
몸을 사용하는 것이라
몸을 사용하는 것은
모두 통하기에 그런거 같다.
가끔 초급인데 초급같지 않는 땅게라를 만나면
전에 뭐 했냐고 물어보면 몸과 관련 된 뭔가를 프로급을 했다.
예를 든다면 학창시절에
스케이트 선수, 펜싱 선수, 유도 선수, 또는 요가 강사,
아니면 다른 춤을 업으로 했던 사람들이다.
이미 몸을 사용할줄 아는 사람들이라서 땅고를 금방 배우고 잘 춘다. 그런 사람들을 나랑 비교한다면 당연히 안 맞는 것이다.
그냥 그 사람들은
이미 만들어진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지금 나랑 같이 배우거나 나보다 늦게 배운사람들이
나보다 잘 춘다고 해서
부러워 할 필요는 없다.
비교를 하지 않는다면
행복해질수 있다.
지금 나의 모습에서 자신만의 행복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Number one이 아닌
Only one이 될수 있는
자기 자신만의 길을.....
밀롱가에서 보면
Only one 길을 가는 땅고인들을 볼때가 있다.
속으로 어떤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보여지는 모습은
행복해 보인다.
삶에서도 그렇고 땅고에서도 그렇고 나와 누군가를 비교하지 말자
(누구보다도 이말을
나에게 하고 싶었다)
PS
거거거중지, 행행행리각!
(去去去中知 行行行裏覺)
가고 가고 가다 보면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행하다보면 깨닫게 된다!
지난날 긴시간 주말마다
천안까지 지하철 타고 오가던 도법(刀法) 도장(道場)에
걸려있던 글귀..............
페이스북의 글.........
첫댓글
언제나 열씸인 노력파~ 알마님!! 일취월장하시는거 보니 뿌듯합니다^^ 내가 탱고 권유한거 잘한일인듯~^^
내가 사람보는 안목은 있어! ㅋㅋㅋ
쥬니님~ 좋은글 나눔 감사합니다 :)
우리 완소땅게로 헨젤님^^ 언제나 노력하시는모습 보기좋아용~ 우리 같이 쭉~살아남읍시다! ㅎㅎㅎ 요즘 날로 좋아지고 있어요! 홧팅!!
찐한 동감의 글 고마워요^^
안녕하세요^^ 제가 공평님 얼굴을 잘모르네요~죄송 ㅠㅠ
담에뵈면 꼭! 먼저 인사부탁드립니다^^ 월.금.토.일 수업듣는 쥬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