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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智異山) 노고단(老姑壇,1502.2m)을 가다.
글 쓴 이 都 寅 高 枓 永
4월26일, 절기는 곡우(穀雨)를 지나 입하(立夏)를 향해 달리건만 날씨는 쌀쌀해서 손이 다 시리다.
차에 오르니 반가운 님들이 가득 가득 하시다.(42명) 번다 한 일상(日常)을 벗어나 대자연의 품으로 달리는 기분은 생각만 해도 즐겁도다!
머~얼~리~ 차창 밖으로 다가 오는 山川은 푸르럼으로 물들어 싱그럽기 그지 없고, 녹색의 숲 바다에도 농도(濃度)의 차이가 있어 명암(明暗)이 엇 갈린다.
거창 휴게소에서 간단한 조반(朝飯)을 드시고는 줄 곧 내달아 인월에서 다시 60번 지방도를 달린다.
지리산 성삼재로 오르는 길은 구~불~ 구~불~ 경사도 심해서... 김 기사님의 운행 솜씨가 곡예사(曲藝師)를 방불케 한다.
엊 그제 나린 비로 개울물이 불어나 만수천의 수량(水量)이 생각 보다 많아서... 지리산 일대는 해갈(解渴)이 충분 할 것 도 같으다.
길 섶에는 나목(裸木)의 가지들에서 연녹의 잎들이 뾰족 뾰족 돋아 나고, 양지바른 곳에는 진달래 꽃들이 여기 저기 연분홍 빛으로 하늘 거린다.
오를 수 록 경사는 더욱 가팔라서... 철마(鐵馬)도 힘에 겨운지 엔진 소리가 요란하다. 800여 고지를 오르니 저 만큼 지리산의 연봉들이 보이고, 정상에는 백설(白雪)이 덮여 있어 연녹의 세계와는 대조를 이루시니... 모두가 탄성(歎聲)을 지른다. 봄과 겨울의 두 계절미(季節美)를 동시에 보고 느끼니...남산님들의 행운이요! 축복이다!
산내면 부운리에 이르니 뱀사골로 들어 가는 이정표가 보이고, 입구에는 피서철을 대비 한 팬션들이 즐비하다.
달궁 계곡을 지나 심원마을 근처에 이르니 “하늘아래 첫 동네” 라는 입간판이 보이고, 저 만큼 깊은 골짜기에는 옹기 종기 산촌 마을 집들이 여러채가 보인다.
오늘 날 이야 교통이 편리 하니까 그렇다 치고, 그 옛날에는 어떻게 살았을꼬...? 산다는 것이 참으로 용 하다는 생각이 든다.
성삼재 출발 기점에 이르니 녹색(綠色)의 세계 보다 백설(白雪)의 세계가 더 많아 보이고, 노고단 주위로는 운무(雲霧)에 휩~싸인 설봉(雪峰)들이 숨었다 나타 났다 신출귀몰(神出鬼沒) 하다.
고산(高山)의 날씨는 더욱 쌀쌀 하여 한기가 다 느껴 지고, 넓은 주차장에는 자가용 차들로 빈틈이 없다.
최대장의 구호 아래 간단한 준비 운동으로 몸을 풀고 일렬로 걸어 오르니 등산로는 넓고도 넓어서 끝 간데를 모르겠도다!
길 바닥은 눈이 녹아 질척 거리고, 길 섶에 나무들은 눈 꽃들이 녹아 후~두~둑 후~두~둑 떨어진다. 햇볕은 구름 사이로 가끔씩 반짝 반짝 비추시니... 눈꽃송이에 반사되어 눈이 다 부시다.
선두는 정국진 부대장이, 중간은 디카맨 황부회장님과 필자가, 후미는 최대장이 진행을 돕는다.
남산님들은 거대한 설봉(雪峰)들을 배경으로 모두들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고, 마음은 하나 같이 동심(童心)의 세계다.
노고단의 운해는 지리산 10경[천왕봉 일출, 반야낙조(般若落照), 노고단 운해, 직전단풍(稷田丹楓), 세석철쭉, 벽소명월, 불일폭포(佛日瀑布), 연하선경(煙霞仙境), 칠선계곡(七仙溪谷), 섬진청류(蟾津淸流)]중의 하나 라 드니... 과연 허언(虛言)이 아니외다.
20여 분을 더 걸어 코재 부근에 이르니 1300여 고지의 높은 곳에서 개울물이 철~ 철~ 흘러 내리니... 지리산의 지덕(地德)이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이 감니다.
노고단 아래 ‘광장돌탑’ 부근에 이르니, 예 보던 돌탑이 아니라 새로 쌓은 듯 하고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나무 계단으로 깔아 놓았으며, 등산로 밖으로는 나무 철책으로 가리워져 “접근금지” 라 씌여 있어 자연보호에 정성을 다하고 있슴이 역력하다.
오를 수 록 시야는 더욱 넓어져서 은백색의 세계로 수(繡) 놓아져 찬란하고, 큰 나무는 보이지 않으며 반쯤 피다 멈춘 달래 꽃망울 위에 눈꽃이 하얗게 피어 보기드문 설경(雪景)이다.
아래는 분홍이요, 위로는 설화(雪花)가 만발하여 모두들 때를 놓칠 새라 사진촬영에 줄을 서 기다린다.
10여 년만에 동참 하신 강경희 여사님(최대장 부인)과 그 일행들, 2년 여만에 참석하신 조여사님 옥구슬님과 그의 친구분, 최영수님, 구윤서님, 천여순님, 금와보살님, 김진여심보살님, 정상조님 부부, 조덕현님 부부 등 아휴! 숨차다!
옛 고승(高僧)님들의 말씀에...
“백화쟁발위수개(百花爭發爲誰開)(수많은 꽃들이 다투어 피는것은 누구를 위함인가)" 요
“자고제처백화향(鷓鴣啼處百花香)(자고새 우는 곳에 온갖 꽃들의 향기로구나)" 이라! 드니...
인간이나 만물들이 모두가 다 스스로를 나타 냄이요, 본래의 향기를 뿜어 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더는 필력(筆力)이 모자라... 표현이 불가능(不可能)하구나! 그저 좋다! 좋아!!!
노고단(老姑壇) 정상에 이르니 거대한 표석(標石)이 서 있고, 그 뒤로는 새로 쌓은 돌 탑이 웅장 하여서 4미터 정도는 되겠으며 정상의 높이(1502.2m+4m) 도 고쳐야 겠슴니다 그려!
돌탑에도 눈꽃이 만발하여 신비감을 더해주니 앞 다투어 사진촬영에 분주하시다. 간단한 기념촬영을 마치고 사방을 둘러 보니, 서설(瑞雪)의 풍경은 시간이 흐를 수 록 줄어 들고 숨어 있던 녹색의 물결들이 시야에 들어 온다.
반야봉(般若峰,1733.5m) 가는 길은 철책으로 막혀 있어 더는 갈 수 없고, 천왕봉(지리산 정상) 주위로는 운무(雲霧)에 가려 있어 짐작만 할 뿐 웅장한 자태는 보이지 않는다.
서북쪽에 만복대, 고리봉도 운무에 휩 싸여 완연히 볼 수 없고, 남쪽 기슭에 화엄사가 고즈넉이 홀로 정겨웁다.
노고단은 신라때 박혁거세(朴赫居世)의 어머니 선도성모(仙道聖母)를 지리산 산신으로 받들고 나라의 수호신이라 여겨 매년 봄, 가을 제사를 올리던 곳으로, ‘선도성모’의 높임 말인 노고(老姑)와 제사를 올리던 신단(神壇)이 있었다 해서 노고단이라 부르게 되었다 하며... 신라때 에는 화랑의 심신 수련장이 었다고 하며 길상봉(吉祥峰) 이라고도 불린다.
주위로는 산장(山莊)이 들어 서 있어 등산객이나 관광객들을 위한다지만, 수려한 산정기가 많이도 훼손 되었도다.
서산(西山)스님께서 지리산(智異山)은 “장이불수(壯而不秀:장엄하나 수려하지 않다)하다” 라고 하시드니... 오늘은 눈꽃이 더 하여 장엄(莊嚴) 하고도 수려(秀麗) 합니다 그려!
노고단은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시작한 백두대간의 종착점에 위치하여 천왕봉으로 가는 길목에 있으며, 전라남도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지리산은 3개도(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5개군(함양군, 산청군, 구례군, 하동군, 남원시), 16개면의 방대한 지역으로 동서 약 45Km의 능선에 1400m가 넘는 고봉만도 20여 개나 된다.
또한 두류산(頭流山), 방장산(方丈山)이라 불리기도 하고, 일찌기 중국 사람들은 ‘영주산’ ‘봉래산’과 더 불어 동양의 삼신산이라 불렀다.
광대 무변한 품속이라 깃들어 사는 품새도 넓어서 함양으로는 벽송사, 서암, 삼불사, 운수암, 상무주암, 영원사, 도솔암 등이 있어 장승백이(변강쇠 변옹녀의 발상지)의 본 고장이며, 남원으로는 백장암과 실상사가 있어 신라 구산선문의 시원지(始原地)요, 또한 남원골의 이도령과 성춘향의 아름다운 전설이 오늘날 까지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으며, 운봉읍에도 동편제 판소리의 중흥조 송흥록선생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산청군 단성면에는 고려때 문익점 선생의 노력으로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들여 와 목화시배지(木花始培地)이기도 하며, 또한 그의 출생지이기도 합니다. 조선조에는 남명 조식(1501~1572)선생의 의(義)로운 가르침이 오늘날 까지 산청의 덕천서원(德川書院)에서 찬란히 빛나고, 근세에 이곳 출생인 성철(性徹,1912~1993) 대선사(大禪師)께서 찬란한 불교문화의 꽃을 피워 “백의정승(白衣政丞)”이요, 우리 곁에 오셨던 부처님으로 널리 불리워 지고 있슴니다.
이 밖에도 하동의 쌍계사와 칠불사, 구례의 천은사와 화엄사가 있어 천년도량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으니, 어찌 필설(筆舌)로 다 하리요!
천하가 넓고도 넓은데 반도가 좁다니 웬말이요!
지덕은 천하 제일이요 그 품새는 넓고도 넓어서
사방으로 인걸(人傑)과 도량(道場)이 넘쳐 남니다!
시작(始作)은 있으나 끝 간데를 모르겠으니...
아~! 지리산(智異山)의 참모습은 진정 모르겠도다!
하산길은 순탄하고 순탄해서 코재 부근에 이르니, 이정표에 “화엄사 5.3Km"라 적혀 있고, 그 새 눈꽃은 사라지고 이슬만이 대롱 대롱 하다!
계곡길은 돌계단으로 차곡 차곡 잘 정비 되어서 등산길이 확연하고, 날씨도 포근해져 산들 산들 연녹(軟綠)의 향기가 천지를 진동 합니다.
30여 분을 나려 오다 적당한 곳에서 점심을 드시니... 향기롭고도 즐겁슴니다. 점심후 1시간 여를 더 내려 오니 구슬님과 함께 오신 김여사님이 다리에 통증을 호소 하신다. 이태만 부화장님이 스프레이 파스로 응급처치를 해 드리니 한결 좋으시단다.
후미는 이 부회장님께 부탁드리고 줄곧 나려 오니 우측으로 저만큼 “연기암”이 보인다. 화엄사의 창건주이신 연기스님과 인연이 있는 것인가?
곧장 20여 분을 더 걸어 화엄사에 도착하니 불사(佛事)가 한창이다. 일주문은 “지리산 화엄사(智異山 華嚴寺)”라는 현판이 달려 있어 예나 지금이나 여여(如如)하고, 금강문 우측으로는 어떤 목적으로 사용될런지 불사가 진행중이며, 천왕문과 보제루(普濟樓) 주위의 축대는 모두 새로 쌓아져 있다.
돌축대의 기법도 뛰어 나서 보는 눈이 다 편안하고, 견고하면서도 소담스럽도다! 보제루는 예 보던 그대로요, 정면7칸 측면2칸의 단아한 맞배지붕이다.
보제루 쪽마루에서 앉아 바라 보면 맞은 편에 대웅전(보물제299호)이 정면5칸 측면3칸의 단층팔작지붕으로 적당한 크기에 외관도 출중하다.
그 왼편으로 각황전(覺皇殿,국보제67호)이 2층 구조의 법당으로 웅장하고, 정면7칸 측면5칸의 중층팔작지붕 다포집으로 내부는 하나로 통하는 통층(通層) 건물이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우리나라 최대의 불전(佛殿)이며, 그에 걸 맞게 뜰 아래 마당에는 동양최대의 석등(국보제12호)이 진좌 (鎭坐)하고 있어, 천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동안 진리의 법등(法燈)을 밝히고 있슴니다.
축대 아래 중정(中庭) 마당에는 동오층석탑(보물제132호)과 서오층석탑(보물제131호)이 두기가 나란하여, 1금당(대웅전) 2탑 구조를 갖추고 있슴니다.
안내판에 화엄사(華嚴寺)는 신라 진흥왕5년(544)에 인도 승려 연기가 세웠다. 선덕여왕 11년(642) 자장이 중창했다. 또는 장륙전(丈六殿:현재 각황전)과 화엄석경을 의상이 만들었다는 등 여러 가지 설이 분 분 하였으나, 1979년 발견된 [신라화엄경사경(新羅華嚴經寫經)]에 의해 8세기 중엽 통일 신라 경덕왕(742~765)때 황룡사 소속 화엄학 승려 였던 연기에 의해 창건된 절임이 명확히 밝혀 졌다고 적혀 있다.
오색 찬란한 연등(蓮燈)이 온 도량(道場)을 장식하고, 장엄한 전각들이 화엄(華嚴)으로 빛남니다.
각황전 왼쪽 언덕의 효대(孝臺)로 여러 계단을 밟아 올라 “사사자삼층석탑”에 이르니, 디카맨 김해진님, 황부회장님, 정국진님, 구윤서님 등이 이~뿐 남산님들을 모델로 삼아 촬영에 열중이시다.
필자(筆者)도 덩달아 신이 나서 탑을 배경으로 김장길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사사자삼층석탑(四獅子三層石塔:국보제35호)을 둘러 봅니다.
사사자삼층석탑은 송림(松林)에 둘러 싸여 호젓하고, 주위의 청아한 지리산을 볼 수 있으며, 특이한 모습의 석탑과 석등이다.
하층기단 중석에는 한면에 각3구씩 천인상(天人像)을 조각 하였으며, 그 위층에 4마리의 사자가 머리로 3층석탑을 받히고 있는 특이한 구조다.
그 가운데 연기조사의 어머니상이라고 하는 보살입상이 있으며, 적당한 거리에 석등 하단부에는 연기조사가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위해 공양하는 모습의 상이 세워져 있다.
연기조사의 효성이 지극해서 후대에 지어진 얘기인지는 알 수 없으나, 탑의 양식으로 봐서 건립연대는 통일신라 전성기인 8세기 중엽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황전에 들어 간단한 예배(禮拜)를 드리고 주위를 둘러 보니, 주산(노고단)은 웅장하고 수려하며, 청룡과 백호도 우람하여 전체적으로 배가 나아가는 형국이다. 다만 안산(案山)이 허(虛)하고 너무 멀어 적당한 거리에 비보숲(裨補林)을 조성 하였도다.
장엄하고 수려(秀麗)한 노고단 기슭에
연기조사의 화엄도량이 진좌 하시니
팔만사천의 연화(蓮花)법등에 불 밝혀서
사바세계 중생들의 일체소원 이루소서!
단기4342년(2009) 4월26일, 지리산 노고단(1502.2m)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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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고단을 다시 오르는 생각이 다시 납니다. 그리고 역사 문화도 배우고... 산행하면서 멋있는 배경이 장관이였고... 수고 많았습니다.
황까페지기님께서 사진촬영 해 주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어요! 보이지 않게 돕는 수고에 항상 감사드림니다. 늘 건강하세요!
어쩌면 이렇게 알뜰~살뜰 살펴 보셨을까? 눈에 선하게 그림이 닥아 옵니다 그려~ 무척이나 애 쓰셨습니다...
뵐수록 취산님에게 따뜻한 정을 느낌니다. 남산의 발전을 위해서 늘 사랑 해 주시고, 부족한 글 많은 질책을 바랍니다.
회장님의 산행후기는 늘~가슴을 파고 듭니다..멋진 설경과 꽃들이 어우러져 잊지못할 시간들 이었습니다..좋은글,잘 읽고갑니다~^^
구슬님이 몸살 안하셨는지 모르겠어요? 평소 연습 많이 하셔서 열심히 동참해 주시길 바라오며, 좋은글 되도록 노력 하겠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