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도토리묵을 좋아하지만, 산짐승들의 먹이란걸 알고부터는 일부러 찾아먹지는 않게 되었어요. 도토리까지 먹지 않더라도 먹을것이 너무나 많고.. 몸에 좋고 맛있다고 찾아 먹는건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어서요. 엄마가 아주 귀하게 얻은 도토리 가루라며 미국으로 잔뜩 부쳐주신 것을 저도 갖고 있답니다. 요즘 가짜만 많고 진짜 도토리 가루 구하는게 어렵다며 특별히 없는 도토리를 주워다 손수 가루를 낸것을 수소문해서 구했다면서요.. 가뜩이나 없는 도토리를 사람까지 줏어다 먹으니 맷돼지들이 인가에 농작물 파먹으러 안내려오고 견딜 방법이 있나요?
엊그제는 또 어느 게시판에서 집 뒤 야산에서 도토리를 잔뜩 주워왔는데 만들기에 번거로워서 버려야겠다는 글을 보았어요.. 아이가 ice age 영화를 보고 다람쥐랑 도토리에 빠져서 신이나서 함께 주웠대요... 그걸보고 오지랖을 도저히 참지 못하고 댓글을 달았죠. 도토리는 산짐승들 먹이니까 버리지 말고 산에 다시 갈때 놓아? 주시면 어떠냐고 공손히 읍소했건만..;; 공격적으로 받아들였는지.. 그건 한국 얘기 아니냐고.. 자기네 동네는 우거진 숲에 야생베리며 도토리가 발로 채인다고요.. 도토리가 흔하고 발에 채인다고 해도 지금부터 동물들이 겨울을 대비해 확보해 놓아야할 양이거든요. 되려 그건 한국 애기 아니냐며.. 미국에는 도토리 줏어가는 사람 없다며 발끈하는 모습에 할말이 막혔답니다. 자기가 줍는건 별개인지.. 자기 한사람쯤은 상관없다는 태도에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지요..
사람이 샅샅이 주워가서이든, 도토리 나무의 생태가 불량해서이든.. 도토리 부족이 실제 동물들에게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는 미국에서든 한국에서든 이미 레포트 된 바가 있습니다. 특히 로드킬의 형태로 말입니다.. 혹시 더 관심이 있다면 acorn 그리고 roadkill 로 구글링 하면 기사가 바로 나온답니다.
아이스 에이지나 이웃집 토토로등 애니메이션을 보신분이라면 알겠지만, 그건 도토리가 귀여워서 마구 취하자는 메세지를 주는 영화가 아니고 도토리가 생태에 얼마나 소중한 역할을 하는지의 뜻을 담고 있는데.. ㅠㅠ
도토리는 정말 너무 귀엽고도 소중해요..!! ㅎ
청년시절부터 죽을때까지 70여년을 철저한 채식가로 살았던 영국의 유명한 작가의 도토리에 관한 한마디 남길게요..
"도토리 한 알속에 들어 있는 그 엄청난 에너지를 생각해보라! 그것을 땅에 묻으면, 그도토리 한 알은 거대한 오크나무로 폭발한다! 하지만, 양 한 마리를 땅에 묻으면, 썩을 일밖에는 없다!" - 조지 버나드 쇼
그리고 도토리 나무를 소재로 한 환경과 문명 생태에 관한 짧은 애니메이션도 올립니다. 한 알의 도토리로 오염되고 죽어가던 잿빛 지구가 다시 푸른빛으로 살아났다는 줄거리예요. 아래 올린 Man 애니메이션보다 속도감이 없어서 지루할 수도 있지만, 한번쯤 보면 좋겠습니다.
저는 연약하고 흔들림 많은 사람이기에,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놓고 여러가지 것들 활용하여, 견고하게 마음을 짓고자 용을 쓴답니다. 그 일환으로 채평연 활동도 큰 도움이 될거라 믿고요... 제대로 알기위한 공부로 바른 지식 습득은 기본이고, 또 영화나 다큐 예술작품등도 제게는 임팩트가 큰 도구라 최대한 활용합니다.
물론 이 모든게 삶에 버무려져 지행일치가 이뤄질때 오직 소용있다는 것도 명심하고요. 어설픈 앎으로 초짜 특유의 우쭐대는 정신적 우월감에 사로잡혀 비채식인에게 폭력적이지 않도록 조심하구요. 완벽하려는 되도않는 욕심에 모든게 공염불이 되고마는 성질도 누르고 작은것, 지금 할 수 있는것에 집중하려고도 애쓰고요. 할게 넘 많아요!!!! ㅎㅎㅎ
첫댓글 ㅠ 모두 다 오류라고 하네요. 아쉽다
도토리는 덩치 큰 반달가슴곰의 가을철 주 먹이이기도 하지요!
http://tv.knps.or.kr/vod/vod_sub.aspx?muCode=8&vIdx=1818&Page=#Posting
곰이 도토리를 먹는 모습입니다. 제가 촬영한 것 ^^
어머낫! 정말 잼나네요.. 마지막 장면은 도톨 식사 마치고 배불러서 드러누워버 린건가봐요.. ㅎㅎㅎ
저희집은 산속이예요. 아이들이,, 열살 네살 둘이구요..
저도 첨엔 도토리도 못줍게 하고 꽃도 한송이 못꺽게 하고,, 그랬는데.. 넘 삭막하드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조금씩 허용하고 있어요.
자그마한 주먹에 도토리 가득쥐고 누나꺼.. 내꺼.. 하며 나눠가지고 소꼽놀이를 하는거 보면 다람쥐처럼 귀엽답니다.^^
도토리랑 꽃만지며 나무와 호흡하며 자랄수 있다니 정말 복받은 아이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