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머피의 전쟁 (Murphy's War, 1971)

[yueun (柳隱)]

                              머피의 전쟁 (Murphy's War, 1971)  
감독 :  피터 예이츠 (Peter Yates)
출연 :  피터 오툴 (Peter O'Toole, 머피 역), 
                       시안 필립스 (Sian Phillips, 여의사 헤이든 역), 
                       필립 느와레 (Philippe Noiret, 루이 브레존 역), 
                               호스트 잰슨 (Horst Janson, 유보트 함장 Lauchs 역), 
       존 할램 (John Hallam, 헬리스 역),
제작 :  마이클 딜리 (Michael Deeley)
원작 :  맥스 카토 (Max Catto)
각색 :  스털링 실리펀트 (Stirling Silliphant)
음악 :  존 베리 (John Barry)
요약 :  영국, 미국 | 전쟁 | 107분  

 2차 대전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화물선의 기술병인 영국 병사 머피(피터 오툴)가 탄 배 Mount Kyle 호는
남미 브라질 근해에서 물자를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 배가 독일 유보트 습격을 받아 어뢰를 맞고 침몰한다.
유보트 승무원들은 물에 빠진 승무원들을 구조하기는 커녕, 갑판으로 나와 기관총을 난사해 모조리 사살한다.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온 머피는 표류하다가, 운 좋게 베네수엘라의 Orinoco 강가에서 원주민 어부들에게 구조되어 그곳 병원으로 옮겨진다.     그리고.. 석유회사 직원인 프랑스인 루이(필립 느와레)와 영국 여의사인
헤이든(시안 필립스)의 치료와 간호로 점차 건강을 회복한다.  이들은 독일 잠수함 유보트 습격에 의해 자기들 배가 침몰했다는 말을 들은
그들은 도무지 머피의 말을 믿지를 않는다.
그것은 전쟁도 거의 끝나가는데 이렇게 먼 곳에까지 독일군 유보트가 올
리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며칠 뒤, 마을에 발견되어 구조된 다른 생존자인 선원이 온다.
그는 머피와 같은 배의 동료인 Pilot 헬리스(존 할램)였다.
머피와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지만, 그는 중상이라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    더욱 유보트에 대한 복수로  가득 찬 머피...
부상당해 누워있는 동료 헬리스는, 머피가 비행기로 공격한다는 말에
무모한 짓이라고 말린다. 그러나 그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그는 병원 한켠에 낡아 빠진 구식 수상 비행기를 보고.. 그 비행기를
이용해 잠수함을 공격하기로 마음먹는다. 
   

  의사 헤이든은,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을 뿐이라며 말리지만,
머피에게 그런 이성적인 말은 소용이 없다.    머피는 기술자이므로 그리 어렵지 않게 비행기를 수리한다.
그리고, 비행기 조종을 못하는 그는 여러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겨우 비행술을 익힌다.
 

  기름과 잡동사니를 모아 사제폭탄을 만들어 날개에 달고..정찰 끝에.. 뭍가까이 수면위로 나와있던 잠수함에 폭탄을 떨어뜨려
공격하고.. 그것이 폭발하는 것을 보고 성공했다 믿으며 환호한다.   

  그러나 잠수함은 전혀 피해가 없이 멀쩡하였고...
다음 날 머피가 잠시 마을을 떠난 사이에, 잠수함이 마을 가까이 항해해와
사격을 퍼부어 머피의 비행기를 파괴하고 마을 사람들을 부상시킨다.
그리고 유보트 승무원들이 마을에 상륙하여  병원을 기습한다.
유보트 함장은 비무장으로 부상당해 누워있던 헬리스를 발견하고 그가
자신들에게 폭탄을 떨어뜨린 이로 생각을 하고 그도 쏴죽인 후 돌아간다.
그제서야 마을 사람들과 루이, 헤이든은 머피의 말이 사실임을 알고
공포에 질리고, 또한 마을 사람들은 머피를 미워하게 되기도 한다.     자기 때문에 아무 죄도 없이 희생당하는 원주민들을 바라보면서 머피는 다시 한번 복수의 일념에 불타게 된다.  

 머피는, 여의사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루이가 가지고 있던
크레인이 달린 큰 바지선을 억지로 빌려 타고 유보트를 찾아간다.    

  그 때, 라디오에서는 나치 독일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알린다.
유보트 승무원들도 전쟁이 끝났다는 방송을 듣게 된다. 패전은
하였지만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난 것이다.
그들은 갑판 위로 올라와 사진을 찍는 등 전쟁의 긴장을 잊고
여유를 즐긴다.  전쟁이 끝났다고 루이가 말해주지만, 머피는 이를 무시한다.
머피에겐... 자신의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돌연 들려오는 이상한 엔진 소리로 이들이 탄 배를 발견한 유보트 함장은 스피커로 말한다.
"누군지 몰라도 거기! .. 전쟁은 끝났어! .. 이제 그만하라구."  잠수함의 함장은 막무가내로 돌진해 오는 머피를 향해 경고를 한 후
사격을 하고, 급기야는 어뢰까지 발사하지만 빗나가고...
끝까지 포기할 줄 모르고 돌진하는 머피의 모습을 보고는 피하려고
황급히 잠수를 한다.
영화는 점점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머피의 배와, 잠수하기 시작하는
유보트가 충돌하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광경을 전개한다.   

 원통해 하면서 일단 물러난 머피는, 빗나간 어뢰가 강가 모래밭으로
올라와 있는 걸 발견하고 크레인으로 어뢰를 끌어올린다.
그리고 그 어뢰를 가지고 그대로 유보트에 들이박으려는 계획을 세운다.  복수심으로 불타오르는 머피를 바라보는 루이는, 점점 그를 두려워하기
시작한다. 루이는 머피와 만나게 되면서 마을 사람들 중 유일하게 그의
복수를 도와주지만, 전쟁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잠수함을 파괴하려는
머피를 보면서 그의 광기에 진저리를 친다.
결국 루이는 어뢰를 끌어올리는 머피를 뒤로 한 채 배에서 내린다.
"자넨 나처럼 속좁고 외로운 친구야. 누가 기념비라도 세워줄 것 같아?"
라고 말하며 그를 떠나버린다.   

   홀로 배에 남은 머피는 바지선 크레인에 어뢰를 매단 후, 독일군의
잠수함이 잠수해 있는 곳을 찾기 시작한다.  

독일군의 잠수함은, 얕은 물에 서둘러 잠수하느라 강 바닥에 좌초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머피는 그 배를 몰고 유보트가 잠수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곳으로 간다.
그리고 바다 수면위로 공기방울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유보트의 잠수 위치를 확인하고...

머피는 크레인을 작동시켜 그 곳으로 어뢰를 떨어뜨린 후,
그 배를 탈출하려 한다.

약간의 정적 후 파괴되고 침수되는 잠수함 속의 함장과 승무원들의

모습을 통해 머피의 복수가 성공했음을 보여주고... 

머피는 성공을 확신하고 환호하지만...

폭발 여파로 머피가 탄 배도 부서져 가라앉기 시작한다. 

서둘러 빠져나가려 하나... 잠수해 있던 유보트가 폭발하는 충격으로 인해

넘어진 크레인 밑에 깔려 그 역시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빠져나올 수가 없는 상황에서, 머피는 한마디 한다.
"이런, 젠장! ..."

그리고 유보트의 운명과 마찬가지로,  머피 역시 가라앉는 배와 같이

물속으로 잠긴다.

이렇게.. 머피의 전쟁은.....

결국 모두 죽는 허무한 결말로 막을 내리고 만다.

Theme from 'Murphy's War' (1971) / John Barry 

이 영화는 1971년 개봉 당시, 해안가를 가로지르는 수상항공기의 스릴 넘치는

비행장면이 최고의 시퀀스라는 호평을 얻었다.
또 2차 대전에서 연합군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U보트와 고물 수상항공기,
크레인 바지선의 기이하면서도 무모한 전투 장면 등은 고전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의 여유와 에너지를 내뿜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마을의 분위기와는
매우 대비되는 전쟁-그것도 전쟁이라고 할 수도 없는 개인의 전쟁 형태-을
보면서 극과 극의 대비되는 아이러니를 느끼게 만든 영화라서,
 소재의 참신함을 느꼈었다.

영국 출신인 피터 예이츠 감독은 액션 연출로 도드라진 그의 이력을 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긴박감 넘치는 추격신으로 유명한 ‘대열차 강도’(1967)로 할리우드에 입성한 감독은

‘블리트’(1968)로 윌리엄 프리드킨의 ‘프렌치 커넥션’ 등과 더불어 최고의 자동차

추격장면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알려진 피터 오툴은 전쟁이 빚어낸 한 남자의 변화와

극단으로 치닫는 광기를 빼어나게 연기해냈다.

많은 영화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배우인데 아직까지 오스카 주연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66년 오드리 헵번과의 귀여운 로맨스 <How To Steal A Million>에서는 코믹한 연기도

펼치지만 역시 80년 <The Stunt Man>에서의 사이코스런 영화감독의 모습이 인상적이고, 

82년 <My Favorite Year>에서의 한물간 배우의 모습도 유쾌하다.

그리고 당시 피터 오툴의 아내였던 Sian Philips가 여의사 헤이든 역으로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