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동안의 영천을 뒤로한채 다음 목적지인 동대구로 간다.
대구역 스탬프는 없기에.. (대구의 주 역은.. 동대구역이다.)
대구는 부산에 있을때도 자주 와봤던 곳이라.. 도장만 받고 가야지..
근데.. 김천까지 갈라믄 두시간이 넘게 시간이 남는다..
뭘하지 뭘하지... 팔공산의 갓바위나 동화사를 보려고 했는데..
동화사는 전에 봤고.. 갓바위는 내가 대학시험 칠때 엄마가 머리닳도록.
참회기도 발원기도를 했던곳이라.. 가기 싫어서.. 그낭 전철타구 놀기로
했다.. 왔다갔다.. 몇번만 하면 시간 갈꺼 같다..
부산촌놈.. 대구와서 전철만 타구 대구 뜬다.. 캬캬캬...
(수집용 대구전철표 1매 600원) 6시가 다되어 김천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싣고..
(동대구에서 김천까지 가는 통일호 1800원)
김천에서 대구까지 출퇴근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넥타이부대가
대이동 중이다.. 중간에 불륜으로 보이는 두커플 발견.. 50대 아자씨 두명..
20대 아가씨 두명.. 호칭은 사장님과 모양~~ 이라고 부르는데...
재밌다.. 그 커플들은 사람 하나 내리지 않는 간이역에 내려...
(럽)호텔 가득한 곳을 향하여.. 열심히 달려갔당..ㅋㅋㅋ
어둑어둑 해져서야 김천에 도착.. 경북에서 꽤나 큰 도시중 하나인 김천.
에드몬슨 승차권은 수집할꺼라구 달라구 했더니.. 가져 가란다..
"역방문 기념스탬스는 어디서..." 했더니 발매창구로 가넹..
관제엽서랑.. 책자를 보더니.. 무지 신기한듯.. 안에서들 난리가 났다.
"기차 애호가 구만.." 왠지모를 뿌듯함.. 기꺼이 곳곳의 볼거리를 알려준다.
24시간 찜질방이나 24시간 사우나를 찾는다는 말에.. 찾기 힘들꺼라는..
안타까운 말들만 하고.. 장시간 이동에.. 지친 몸을 이끌고 역전 시장쪽으로..
여인숙이 많넹..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역전의 여인숙들은 아가씨 장사하는 곳이란다.
아가씨 장사~~~가 모지? 이때 오토바이를 탄 아가씨 유유히 여인숙으로..
아~~ 저런거구낭.. 떡때좋은 아자씨는 또다른 아가씨를 태우고.. 돌연 사라진당..
아~~ 배고팡.. 싼것.. 싼것.. 이제 고만 외치고 싶다..
순대국밥도 생각나고.. 돼지국밥, 콩나물 해장국도 먹고 싶고..
먹고싶은건 왜이리 많은거얌? 돈도 없어 죽갔구만..
국밥집 안으로 들여놓은건.. 내가 아닌 반항적인 내 다리였당.
순대국밥을 시켜 먹구 있는뎅.. 옆에서 깍두기들이 얘길 나누고 있당.
전형적인 깎뚜기.. 각진 짧은 머리에.. 배바지(배에 걸친 바지..)
활동성있는 운동화.. 떡대좋고.. 부리부리한 눈..
'조용히 먹다가 가야것당..' 하며 허겁지겁 먹었더니..
옆에서 "학상? 무전여행 중이나?".. "넵.."
이리와서 한잔 받지.. 하더니.. 막걸리를 컵에다 채워주넹..
꿀맛같은 막걸리 한 컵하고 났더니.. 다시 묻는다..
"학생이 지금 학교다녀야쥐.. 이렇게 싸돌아 댕기믄 쓰나"
"그게 아니옵고.. 군입대 전에 여행다니는 것이옵니당."
군대간다는 말에.. 한잔의 막걸리로는 안된다는듯.. 자신이 쓰고 있던..
거대한 대접에.. 막걸리 한병이 거의 다 들어갈듯한 그곳에 채워준당..
시간이 흐른뒤에야.. 오해가 풀렸지만.. 그 깎두기들은 조폭이 아닌..
불의를 타파하고.. 정의를 수호하는 우리 민중의 지팡이.. 경찰이 아닌가.
사람은 그래서 겉만봐선 몰라.. 어쩜 아까 김천행 열차에서 본 불륜커플..
진짜 사장과 여직원이고.. 출장을 가는 것일수도..
그리고 여인숙으로 들어간 처자는 커피값 받으러 가는 걸꺼얌..
모든 것을 긍정적으롱...
암튼.. 강력계형사분들과 한잔하고.. 잘곳 없으면.. 역전 파출소에서 자라고..
하는 것도 사양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길을 가는데 제복입은 외국인 두명이.. 반 영어 반 한국어로 인사를 한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모자를 쓰고 있던 나는.. 자신이 애리조나 출신의
선교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외국인이.. 말을 걸었다..
뿌듯.. 어깨 힘.. 그들이.. 한국어로 말하고 있지 않은가..
주변 사람들은.. 얼핏들으니깐.. 영어인줄만 알고..
"쟤 영어 딥따 잘한다.. 대단하당.."하며 대단하게 생각들 하고..
나는 여유롭게 재스쳐를 하며.. 캬캬.. 사악한..
뭐.. 난 불교신자니깐.. 개종할 필요성도 없고 해서.. 그냥 가던길을 간다.
밤은 깊어가고.. 10시가 다 되어서야.. 모든걸 포기하고 경찰서를 갈까..
여관을 갈까.. 여관에서 뜨건물 받아놓고 씻었으면 좋겠는데..
해림장 여관.. 밖에 붙은 안내판에.. 대실 15000원 / 숙박 25000원
못본채 올라가서 주인장 부르궁.. "방있어요..?"
혼자라는 걸 강조하고 학생이란걸 강조하고.. 무전여행을 강조한다.
대실료(2~3시간 불륜들이 낯시간 방을 빌릴수 있게 해준 숙박계 전통)는
받아야 한다는 아줌마를 뒤로하고 힘없이.. 발걸음을 옮기는데..
(이때가 중요하다.. 불쌍하게 보이고.. 힘들어 보이게.. 최대한 구기며)
"학상.. 얼마 있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만원요.." 계속 표정은 유지되어야 한다. 쭈욱~~
"구냥 자~~"
빙고.. 하핫.. 오늘 밤 떠겁겠군.. 나홀로 여관이라..
친구들이랑.. 술마신다고.. 여관 잡아놓고 마시던때는 있었어도..
암튼.. 뜨건물 욕조 넘치게 받아들고.. 채널은 야방송 채널(스카이라인)
고정이구.. 옆방에서 운동하는 소리를 감상하며.. 잠자리에 든당.
새벽 출발이다..
--------------------------------나홀로 뜨거운밤... 앵버뤼..
카페 게시글
여행기를 쓰자!
[친구를 찾아떠난 나홀로 여행기-③] - 김천의 외로운 밤.
앵벌이배낭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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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9.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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