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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은 MBC PD수첩 ‘행복을 배우는 작은 학교들’에 방영되어 화제가 되었던 작은 학교들이 걸어온
희망과 고난의 역사를 담고 있다. 남한산초, 거산초, 삼우초, 금성초, 상주남부초, 세월초, 별량초 송산분교장까지, 공교육
안에서 대안적인 교육 실험을 하며 학교교육의 희망으로 떠오른 일곱 학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왜 새로운 학교를 꿈꿀
수밖에 없었는지, 어떻게 학교를 일구어 나갔는지, 어떤 성과를 이루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등의 이야기가
한 편의 보고서처럼 진솔하게 담겨 있다.
저자소개
저자 안순억
경기도 교육청(전 경기 광주 남한산초) 평생 ‘선생’으로 살아가야 할 팔자를 타고 난 사람입니다. ‘섬마을 선생님’을 꿈꾸던
순정(?)했던 교사가 거친 세상에서 긴 세월 싸우다가, 2000년 운명처럼 남한산초를 만나 9년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현재는 경기도교육청에서 김상곤 교육감과 함께 혹시 가능할지 모를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일에 다시 온몸을 섞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자 이갑순
충남 아산 거산초 강원도 정선에서 자란 산골 소녀가 충남의 평원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인생 성공!
마흔다섯 살부터 아이같이 재미있는 것, 즐거운 것(특히 노는 것)에 가장 강력한 유혹을 받습니다. 스스로도 인정하는 철이
덜 든 어른이고 미래의 꿈은 명랑 할멈입니다.
저자 조경삼
충남 아산 거산초 어린 나이에 교무를 하면서 들었던 교육에 대한 의문들, 좋은 선배 둔 덕에 그 답을 찾아 거산초에 올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내년이면 3년차, 이제 거산초에서 내리막인데 나는 무엇을 찾아 거산을 나설 수 있을까요?
저자 송수갑
전북 완주 삼우초 아이들의 모습을 너그럽게 보아 주는 선생님들과 행복해하는 아이들로 학교가 늘 건강한 에너지 장에
놓이기를 소망합니다. 7년째 삼우초에서 농촌 학교 희망 만들기를 하고 있으며 작은 학교를 아름답게 가꾸어 가려는
작은학교교육연대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자 오일창
경북 상주 백원초 초등 교사라는 직업을 벗어 버리고 싶어서 젊은 시절 십수 년을 교직을 떠나 색다른 공부도 해 보고,
중등, 대학, 사회교육 기관을 기웃거리기도 했습니다. 마흔셋에 초등 교사로 다시 돌아와 그럭저럭 또 십여 년을
넘기고서야 무얼 좀 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몇 년 애쓰다 보니 벌써 교직을 떠나야 할 때입니다. 그래도 1년이나
남아 있으니 힘닿는 데까지 해 보려 합니다.
저자 김주영
경북 상주남부초 예비 교사 시절 서머힐을 동경해 왔습니다. 프레네도, 발도르프도, 키노쿠니도 접하지 못했을 때부터
아이들과 교사 모두 함께 행복한 학교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 학교를 꿈꾸며 수많은 동료 교사들과 고민도 나누고
전교조 활동도 해 왔습니다. 2005년부터 새로운 학교를 꿈꾸며 시작한 상주남부초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저자 최윤철
부산 금성초 항상 아이들 중심으로 생각하고 소통을 가장 소중히 여기며 교사 생활을 해 왔으나 갈수록 심해지는 경쟁과
서열 중심의 교육 현실 속에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2006년, 같은 고민 속에서 교육 희망을
꿈꾸는 교사들을 만나 아이들의 영혼이 살아 있는 학교를 만들자며 금성초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학교는 ‘따뜻한 돌봄’,
‘몰입하는 배움’, ‘함께하는 어울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해맑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금성초에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자 남궁역
경기 양평 세월초 교사 생활 시작부터 지금까지 스무 해가 넘도록 꿋꿋하게 양평에서 주로 분교와 아주 작은 학교에서만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교육이 ‘삶을 배우는 과정’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의 학교가 시험 점수와 교과서 속에 갇혀 있어
답답함을 느낍니다. 아이들과 온전한 삶을 배우고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작은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자 김현진
전남 순천 별량초 송산분교 경력 12년의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삶을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재능과 장점은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 내가 가지고 있는 부족한 점은
아이들을 통해 채워 나가며 조그마한 부분에서부터 교육을 바꾸어 나가면 모두가 행복하고 평등한 세상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꿈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꾸면 꿀수록 빨리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자 서길원
경기 성남 보평초 2001년 1월부터 남한산초에서 근무하며 작은학교운동을 시작했습니다. 2005년부터 작은학교교육연대의
대표를 맡아 일하며 작은학교운동의 확산과 지원을 위한 활동에 힘써 왔습니다. 2009년 9월부터는 보평초등학교에 공모
교장으로 부임하여 도시 학교에서 ‘미니스쿨’을 통한 작은학교운동의 접목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저자 서근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서 10년가량 교사로 근무했습니다. 학교의 문화에
한계를 느끼고 학교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서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인류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
했습니다.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남한산초등학교에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손님으로 지냈습니다. 지금은
교수자 중심의 학교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실천적인 연구방법으로서 “아이의 눈으로 아이의 수업 보기” 방법을
개발하여 수업을 연구하고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수업을 보면 내 눈이 뒤집어지고 세상이 달리 보입니다.
재미있습니다.
목차
아이를 꽃처럼 나무처럼 자라게 하라
- 경기 광주 남한산초등학교 안순억
생태교육으로 마음 밭을 가꾸고 문학교육으로 삶을 표현한다
- 충남 아산 거산초등학교 이갑순, 조경삼
농촌 학교의 한계를 희망으로 바꾸다
- 전북 완주 삼우초등학교 송수갑
날마다 두근두근 행복한 작은 학교
- 경북 상주남부초등학교 오일창, 김주영
문화예술교육으로 아이들의 꿈을 꽃피우다
- 부산 금성초등학교 최윤철
마을을 공부하며 지역사회를 배우다
- 경기 양평 세월초등학교 남궁역
솔뫼에 이는 새로운 바람
- 전남 순천 별량초 송산분교장 김현진
작은학교운동이 걸어온 길 서길원
희망의 학교를 꿈꾸는 이들에게 서근원
‘작은 학교’들의 희망 보고서
이 책에 실린 ‘작은 학교’ 이야기는 우리 공교육의 절박한 슬픔을 우리 스스로 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학교 개혁의 새로운
희망을 꿈꾸며 살아온 세월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는 2001년 남한산초를 시작으로 한, 은밀하고도
작은 몸짓들의 땀과 눈물, 절망과 희망을 담은 서정시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책에서 그동안 우리가 일군 성과는 무엇이고,
끝내 극복하지 못한 채 어깨에 드리워진 무거운 한계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책을 펴내며 가운데)
남한산초, 거산초, 삼우초, 금성초, 상주남부초, 세월초, 별량초 송산분교장까지, 공교육 안에서 대안적인 교육 실험을
하며 학교교육의 희망으로 떠오른 일곱 학교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 학교가 가지는 의미는 기존의 ‘작은 학교 지키기’를
넘어 ‘새로운 학교 만들기’ 운동으로 진화했다는 데 있다. 교사들은 관료주의 학교 체제에서 벗어나 교육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실험적인 학교가 필요했고 학부모는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으면서 인간적인 관계가 살아 있는 학교를 원했다.
이들의 요구는 자연스럽게 맞닿아 공교육 안에서 새로운 학교 개혁 운동의 흐름을 만들었다. 이 책에는 이들이 왜 새로운
학교를 꿈꿀 수밖에 없었는지, 어떻게 학교를 일구어 나갔는지, 어떤 성과를 이루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등의 이야기가 한 편의 보고서처럼 진솔하게 담겨 있다.
왜 ‘작은 학교’인가
나는 올해 156명인 우리 학교 모든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다 알고 있다. 내가 가진 아이들에 대한 정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집안 형편이나 부모의 성향, 아이의 성격 특징이나 학습 발달 상태에까지 두루 걸쳐 있다. 아이들끼리도 서로 모르는
사이가 없다. 1, 2학년 아이들이 점심시간이나 놀이 시간이면 6학년 교실에 와서 어울려 논다. 모든 학년을 망라한
동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활동하는 모습은 날마다 보는 일이다. 한 아이의 문제가 전체 교사회의에서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기도 하고, 학부모들 또한 끊임없이 모여서 교육을 이야기한다. 좋은 교육의 기본은 서로의 인격이 만나는 것이다.
인격의 만남을 통한 관계 위에서 건강한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이것은 작은 학교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작은 학교는
그 규모 자체로 이미 ‘교육’을 할 수 있는 필요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본문 20쪽에서)
‘작은 학교’들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좀 더 인간적인 냄새가 묻어나는 학교, 민주적인 학교, 아이들의 자발성이 살아
숨 쉬는 학교를 꿈꾸었던 교사와 학부모들의 문제의식은 일반의 상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새로운 학교에 대한 꿈은 소박
했지만 교육의 본질을 되살리는 중요한 몸짓이었다. 이들은 작은 학교가 가지고 있는 빼어난 자연환경과 인간적인 관계에
주목했다. 근대화가 만들어 낸 도시로의 행렬, 큰 학교와 명문 학교에 대한 강렬한 선망을 뒤로하고, 만남과 교감의 교육을
생각하며 시골의 작은 학교를 찾아 나선 것이다.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은 따뜻한 돌봄과 배려 속에서 비로소 각각의 이름을
가진 꽃으로 피어날 수 있었고, 거대 학교에서 소외되고 주변인에 머물던 교사는 주체적이고 열정적으로 교육을 실천하면서
비로소 진정한 교사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새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시도들
‘애국 조회나 반성 조회와 같은 일방통행식 행사는 우리 학교가 새롭게 정비되자마자 가장 먼저 사라졌다. 교장 선생님의
훈화는 특별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만든 다모임 시간에 전교생이 실내에 모여 앉아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대체했다. (…) 교육행정의 편의를 위하여 회람을 돌리는 일부터 전시적이거나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대부분의 제도도
다 버렸다. 누군가를 감시하거나 강제적으로 봉사하게 만들었던 교사, 어린이 주번 제도는 실제 생활의 편의에 맞게 축소,
변형시켰다. 공동체 정신을 위협할 수 있는 경쟁 중심의 각종 선발 제도와 시상 제도도 대부분 버렸다. 글짓기, 그리기,
표어 짓기로 대변되는 형식적인 계기교육도 대안이 없는 한 버렸다. 아이들의 신발장은 가장 편리한 곳에 두었고 중앙
현관에는 새로운 인테리어의 북카페를 만들어 아이들이 놀 수 있게 꾸몄다. 사물함을 설치하여 신발주머니와 책가방을
필요 없게 했고, 학습 준비물은 질 좋은 것으로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제공했다. -(본문 31~32쪽)
작은 학교들이 가장 먼저 시작하는 일은 관료주의적 관행에 찌든 학교를 과감하게 뜯어 고쳐 교육활동 중심 체제로 바꾸는
일이었다. (…) 그 다음에 시도한 일은 교육과정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작은 학교들의 특성화된
교육과정으로 블록 수업과 체험학습 또는 프로젝트 학습을 들 수 있다. 블록 수업은 일반적으로 40분 수업하고 10분 쉬는 교수?
학습 리듬을 80분 수업하고 30분 쉬는 리듬으로 바꿈으로써 교수자 중심의 수업 방식을 학습자 중심의 수업으로 바꾸었다.
수업 시간이 늘어나면서 교수 방법을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었고 소주제 중심의 차시 학습 방식에서 단원 목표 중심의 학습
으로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집중력과 흥미도 높아졌다. 체험 중심의 프로젝트 학습은 기존의 교과
시수와 진도에 매여 운영되고 있는 교과 운영 틀에서 벗어나 통합적으로 교육과정을 재조직화했다. 자연스럽게 교실을 개방
하고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팀티칭 등을 하게 되기 때문에 수업을 중심으로 학교공동체가 형성되어 간다. 특히 계절
학교 프로그램은 기존의 40분 단위의 표준 시간표에 의해 운영되는 교사 중심의 교육과정을 바꾸어 한 주 동안, 한 학생이
선택한 주제 교과를 주기집중형 학습으로 수행하게 된다. -(본문 283~284쪽에서)
작은 학교들이 새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관료주의의 관행에 찌든 학교 제도를 바꾸는 것이었다.
먼저 실적을 쌓기 위한 각종 대회와 행사 참여, 공문서, 전시적인 행사를 없애고 배움을 중시하는 풍토를 만들어 갔다.
입간판, 조회대 등 권위적인 시설물들을 걷어 내거나 주번 제도, 운동장 조회, 선발 위주의 시상 제도 등 낡은 틀과 관행을
바꾸어 가기도 했다. 지역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각종 대회나 졸업식에서 외부 기관이 주는 상도 없앴다. 그 다음에 시도한
일은 교육과정을 새롭게 하는 것이었다. 40분 단위에 얽매여 있던 수업 시간을 80단위의 블록 수업으로 바꾸어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에서 체험 활동중심으로 재조직하고 중간놀이 시간을 30분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충분히 뛰어놀 수 있게 했다.
체험 중심 교육과정은 작은 학교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이다. 여기서 ‘체험’은 단순히 일회적 경험이나 행사를 의미
하는 게 아니라 ‘앎’과 ‘삶’이 분리되지 않게 하면서 교사와 학생 모두 능동적인 학습 주체로 바로 서게 하는 중요한 교육
철학이다. 학교 부근에 텃밭을 일구어 직접 농사를 경험하게 하거나 일주일 중 하루를 전일제 체험학습일로 운영하는
‘토요 체험학습’, 여름이나 겨울에 일주일가량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문화예술 체험을 하는 계절학교 등이 바로 그런 일환이다.
새로운 길에서 겪는 갈등과 아픔
우리는 당연히 지역과 학부모들이 새 학교 운동을 진정으로 환영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3월이 되어 프로그램이
투입되면서부터 학부모들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각자가 바라는 학교상이 같지 않았던 것이다. 교사들은 ‘자율’,
‘더불어 사는 것’, ‘아름다운 감성’, ‘과정 중시’ 같은 가치를 지향하고 싶은데 ‘경쟁성’, ‘수월성’, ‘가시적 성과’를 바라는
학부모들이 있었다. 우리가 지향하는 ‘삶을 가꾸는 교육’에 대하여 의심하는 시선도 있었다. 학교에서 공부는 소홀히 하고
쓸데없는 활동에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농촌 학교에서 노작 체험이 왜 필요하냐?” “‘행복한’이라는 표현도 의심이
간다. 언제 아이들이 공부를 좋아했는가?” 특히 학구의 학부모들은 시내 학교 아이들보다 앞서는 학력을 갖도록 해 주길
바랐다. 아이들이 멋대로 놀도록 내버려 두지 말고 싫어하고 힘들어해도 아이들 장래를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반대로 시내에서 전학 온 학부모들은 ‘참삶을 가꾸는 행복한 작은 학교’를 선택하여 찾아왔으니 약속대로
학교 교육과정을 이행해 주기를 요구했다. 결국 양측 학부모가 편을 갈라 싸우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학구 학부모들은
학교와 교사 그리고 시내 학부모들이 자기들을 무시한다고 여기기도 했다. -(본문 145~146쪽에서)
작은 학교들은 교사와 학부모가 새로운 학교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함께 만들어 가는 학교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은 늘
고통을 동반하기 마련이고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과 반목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었다. 학교 안에서 작은 것 하나를 결정하는
데도 치열한 논란을 동반했고, 교사들이 가진 교육관이나 철학이 달라서 서로 부딪히기도 했다. 교육 주체 간의 갈등은
학부모와 교사 관계에서도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기존의 억압적인 학교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생활하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워 했지만 점점 학력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학교의 일에 발 벗고 나서기보다는
좋은 학교에서 내 아이만 좋은 교육을 받길 바라는 이기적인 모습도 드러냈다. 수많은 갈등을 겪으면서 서로 상처받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며 성숙해 갔다. 이 책에서는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겪은 많은 시련과 고난도 숨김없이 드러낸다.
작은 학교들이 주는 의미
지난 5년여 동안 불가능해 보이기만 했던 꿈들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학교에서 소외되고 주변인에 머물던 교사들이 주체적
이고 열정적으로 교육을 실천하며 교사로서 행복을 느끼고 있고 아이들은 교사들의 배려와 돌봄 속에서 따뜻한 본성을
회복해 나가고 있다. 폐교가 될 뻔했던 학교는 지역사회를 굳건하게 버텨 주며 생활문화공동체의 중심이 돼 주고 있다.
그리고 올해, 삼우초는 공모제 교장의 부임으로 제2기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앞으로 삼우초가
걸어갈 길을 생각하면 희망에 가슴이 벅차다. -(본문 134~135쪽에서)
우리 학교는 여느 다른 학교처럼 체계화되고 잘 짜여진 교육과정은 아직 없다. 그것이 오히려 교사들은 옥죄고
자율성을 해칠 염려가 있기에 다소 느슨한 교육과정을 가져왔다. 앞으로 이 원칙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교사의 열정, 서로에 대한 믿음. 이것이 세월초등학교를 이끌어 온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행복한 학교란 어떤
학교일까? 20여 년을 교사로 살면서 행복한 학교를 많이 꿈꾸었다. 그리고 그런 학교를 만들기 위해 관리자들과
싸워도 보고 주변 동료 교사들을 설득도 해 보았다. 그러다 스스로 지쳐 ‘우리 반 아이들하고만 잘 살면 되지’ 하며
홀로 열심히 학급운영도 해 보았다. 그런데 학교 현실은 암담하기만 했다. 혼자 힘으로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함께할 사람이 있다면 행복한 학교도 가능하다는 것을 지난 3년 동안 세월초등학교에서 배웠다.
양평읍에서 통학하는 아이들을 차에 가득 태우고 계절마다 바뀌는 들판을 보며 행복한 학교를 꿈꾼다. -(본문 241쪽에서)
아직도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지만 작은 학교들이 가져온 성과는 적지 않다. 공교육 학교라는 한계 속에서도 교사들은 다양한
교육적 실험을 해 왔고, 아이들을 중심에 둔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가며 아이들 스스로가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노력해
왔다. 교사들은 꿈으로만 꾸던 학교 모습이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했으며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통해 스스로도 성장해
나갔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작은 학교들이 무조건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 작은 학교들이 걸어온
희망과 고난의 역사는 고스란히 한국의 교육과 학교의 모습을 읽을 수 있는 징표다. 이들이 왜 새로운 학교를 꿈꿀 수밖에
없었는지를 통해 학부모들이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새로운 학교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교육적
실험들은 바로 우리 학교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낸다.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따뜻한 돌봄과 참삶을
가꾸어 가는 배움이 있는 학교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서 학교가 진정 무엇에 가치를 두어야 하는지 명징하게 일러 준다.
남한산초에서 새로운 학교 만들기 운동을 시작한 지 9년. 그 향기는 민들레 씨앗처럼 널리 퍼져 의미 있는 사례들을 많이
일구어 냈다. 일제평가와 학교 서열화 등으로 아이들을 첨예한 경쟁의 장으로 몰아넣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이 학교들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첫댓글 음 꼭 사서 읽어야 겠어요 ^^
음, 꼭 사서 읽은 사람들에게는 남궁선생님이 인세로 한 턱 쏘세요 ^^
음, 한 턱 쏘는것, 아주 좋은 생각!!!!
어제 주문했는데...오늘 왔네요....아...벌써 하루가 지났네요...책 보느라...시간 이렇게..지났네요..남궁역 선생님이 쓰신것 까지 읽었는데...이제 자야 겠네요...
와우! 책이 나온지 몇일 안되었는데.. 개구쟁이님을 검색의 달인으로 추천합니다. 용훈민영맘님 인세는 여기에 참여한 저자 모두 한푼도 받지 않고 <행복한 작은학교 만들기 기금>으로 쓰여집니다. 그러니 많이들 사보시길..ㅎㅎ... 연찬대디님 아니 벌써.. 고맙습니다. 대한민국 곳곳에 이렇게 행복한 학교들이 하나둘씩 자꾸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희망과 함께 행복한 학교 만들기의 과정을 글로 남겨야 하겠기에 글솜씨없는 제가 용기를 내어 공동저자로 참여했습니다.
사실은 글 올리면서 본의 아니게 역샘이 인세 문제로 곤란을 겪는게 아닌가 하고 걱정을 했었는데 한 푼도 못 받으신다니 다행(??)으로 여기고 한 시름 놓습니다.
세월초를 사랑하는 맘에 올린 글이니 혹시 누군가에게 누를 끼친 점이 있다면 용서하시길..
ㅎㅎ 저도 신청했습니다.
저도 인터빠꾸(?) 에서 한권 주문했네요.. 빨리 내 손에 들어왔으면~~
책이 드디어 제 손에 왔어요, 잼나게 작년 생각하며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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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라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음을,,그러나 꼭 필요한 일임을,, 그리고 작은학교는 그 필요조건임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학부모님, 선생님,, 모두에게 강추합니다. 이 책은 함께 스터디를 해도 좋을거 같네요,, 세월초등학교의 모델 만들기를 위해~~
빨리 읽어봐야쥐~~ 감사^^
저는 우연히 얻게되어서(??) 너무나 감동스럽게 읽고 있습니다..세월초등학교 너무 아름다운것 같습니다... 주위분들에게 많이 홍보하도록 하겠습니다
스크랩해가요
조현학부모카페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