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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13 실크로드 동창회 원문보기 글쓴이: 청계산인(홍석경)
이번 터키 여행(9/1~9/15)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유적 가운데 하나가 고대 로마도시인 에페수스(Ephesus)의 셀수스 도서관 (Library of Celsus)이었다.
9월12일 아침 9시에 버스를 타고 파묵칼레를 출발하여 오후 1~2시경 셀축에 도착하여 호텔에 짐을 풀었다. 이 곳에서 5km 정도 떨어진 에페수스 고대유적지는 내일 투어가 예약되어 있기에, 오늘은 호텔 근처에 있는 박물관 (Ephesus Museum)을 구경하였다. 이 박물관에는 에페수스 유적지에서 발굴한 귀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아르테미스 여신상 (Statue of the goddess of Artemis)이다. 이 곳에는 2기의 여신상이 독립된 전시실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사진 왼편은 위대한 아르테미스 여신 (The great Artemis)이라 불리는 상이고, 오른편은 예쁜 아르테미스 여신 (The beautiful Artemis)이라 불리는 상이다.
The goddess of Artemis in Ephesus Museum, Selcuk, Turkey
여신상의 크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컸다. 왼편은 내 키를 훌쩍 넘었고, 오른편은 내 키만 하였다.
여기서 잠깐 아르테미스 여신에 대해 공부해 보자. --;;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이며, 사냥의 여신,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여신, 처녀성의 여신이며 로마신화에서는 디아나 (Diana; 영어로 다이아나)로 불린다. 제우스 신과 레토 여신 사이에 태어난 딸로, 아폴론과 쌍둥이 남매지간이다. 올림포스 12신의 두번째 세대에 속하며, 곰과 사슴, 활과 화살, 초승달, 토끼가 아르테미스 여신을 나타내는 대표적 상징물이다.
고대 에페수스 인들은 아르테미스를 젖가슴이 가득한 여신으로 묘사할 정도로 풍요의 신 (The goddess of fertility)로 숭배했는데, 신약성서의 사도행전에도 에페수스의 아르테미스 신앙과 기독교가 대립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에페수스 유적지에 가까운 곳에 아르테미스 신전의 폐허지가 있는데, 고대에 이 신전은 '고대 세계의 7대 불가사의'로 불리울만큼 엄청난 규모의 신전이었다. 그리스 델로스 섬에도 아르테미스 신전이 있었지만, 아르테미스 신앙의 근원지는 바로 이 곳, 에페수스였다. - 위키피디어(한국어판) 외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고고학 박물관에도 출처 불명의 아르테미스 여신상이 있었다. 크기는... (여행 다녀온지 1달이 안됐는데 벌써 가물가물하다) 1 m(?)가 채 안되는 소품이었다.
The goddess of Artemis in the National Archaeological Museum, Athens, Greece
여기에 붙은 설명문엔 이렇게 적혀 있다.: 에페수스의 아르테미스 신상, 대리석, 출처 미상, .... 아르테미스 여신의 옷에는 다산의 상징 (28개의 젖가슴), 니케 여신상, 그리핀(Griffin), 스핑크스, 벌로 장식되어 있고 여신의 팔에는 사자가 앉아 있다. (분명히 꽃 장식도 있는데 꽃에 대한 언급이 없어 조금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꽃은 그다지 중요한 장식 요소가 아니어서 언급할 가치가 없단 말인가?)
아르테미스 여신상의 모습은 좀 기괴하기까지 한데, 여신상의 장식물 가운데 나의 시선을 확! 잡아 끈 것은 '꽃' 과 '벌'이었다. (사실 어깨 부위에 있는 사자상도 관심 대상이었다. 나중에 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예쁜 아르테미스 여신상 옆자락의 꽃잎은 6개이고, 발목 근처에 새겨진 꽃잎은 확대 사진이 없어서 확인이 어려웠다.
위대한 아르테미스 여신상의 허리띠에 새겨진 꽃잎은 4개이고, (나중에 본 그리스 아테네의 아르테미스 여신상의 꽃잎은 6개였다.)
사실 이 꽃잎 숫자는 크게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꽃은 그 자체가 상징하는 의미인 생명, 기쁨, 번영 등을 나타낸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벌은 고대 그리스, 로마인에게 꿀을 가져다 주어 귀하게 여기지 않았을까 싶다. ^^
또 고대 건축물에는 꽃 문양으로 멋을 내고 했으니, 여신상에도 꽃으로 장식을 해 놓으면 잘 어울렸을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고대 로마도시, 에페수스(Ephesus)를 구경하였다.
에페수스는 기원전 11세기 이후 그리스에서 이주해 온 이오니아인 (터키 땅의 에게해 연안지역 거주민)들에 의해서 도시가 세워졌다. 그 후 기원전 6세기에 리디아 왕국의 크로이소스 왕의 지배를 받다가, 리디아 왕국이 페르시아하고 치룬 전쟁에서 패한 후, 페르시아의 속국이 되었다. 기원전 356년(?) 알렉산더 대왕이 에페수스를 페르시아로부터 해방시켰으며, 그 후 로마의 통치를 받게 되었다. 로마 시대에 이르러서는 아시아주의 수도로 번창하게 되었다. 이 곳과 관련된 유명 인물로는 기원전 6세기경 이곳에서 태어난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 (그의 철학사상: 만물은 변화한다.)와 예수 사후에 기독교 전파에 힘 쓴 사도 바울, 예수의 어머니(성모마리아)를 모시고 살았던 사도 요한이 있다.
에페수스 유적지 입구에서 입장 티켓을 구입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드디어 여기에 왔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오늘은 고대도시 에페수스의 꽃, 특히 셀수스 도서관 천정에서 본 꽃 문양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유적지 사진은 생략하고 꽃과 관련된 유물 사진 몇 장을 올린다. ^^
도미티안 신전의 꽃 문양 부조
어제 아르테미스 여신상의 꽃 문양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 석조 유물을 볼 때마다 꽃 문양이 내 눈에 쉽게 들어왔다. 숨은 그림 찾기하듯 꽃이 귀퉁이에 숨어 있을지라도 금방 눈에 띄었다.
도미티아누스 황제 (A.D 81~96)의 조각상을 받치고 있었던 대리석 제단과 그 옆에 놓여 있는 돌 기둥에 꽃 문양이 새겨져 있다. 꽃잎의 개수는 5개 또는 6개였다. 위 오른쪽 사진을 확대하면 아래와 같다.
꽃잎이 5장인 꽃은 무궁화를 닮았다.
셀수스 도서관.
A.D. 106-107년 당시 소아시아의 로마총독이었던 티베리우스 셀수스 포레마누스의 무덤 위에다 A.D. 117-135년 사이에 지은 건축물이다. 와우~~ 기원후 2세기초 건축물이라니 !!!
이 건물은 도서관 건물로 사용되었는데 나무 발코니로 나뉜 2개 층의 벽감에는 두루마리로 된 양피지 필사본 (최대 12,000 개)이 소장되어 있었다. 소장본 규모로는 알렉산드리아, 페르가몬에 이은 세번째이며 A.D. 262년에 이 지역을 덮친 지진에 의해 파괴되었다. 이후 재건과 또 이어진 지진에 의한 파괴가 두어 차례 반복되다가, 마지막으로 10세기에 닥친 지진에 의해 이 아름다운 도시는 회복 불능상태가 되었다.
도서관 입구 정면 기둥의 천정에는 꽃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우연히 천정을 올려다 봤는데 또! 거기에 꽃이 있었다!! 한두 송이도 아니고 이젠 단체로 나를 환영했다!!!
중앙부 꽃잎은 전부 5장이다. (돌기둥 바깥쪽 귀퉁이를 장식한 꽃잎은 4장이다.)
이 꽃을 보는 순간, 안탈리아의 하드리아누스의 문에서 봤던 그 무궁화 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항구에서 에페수스로 들어오는 아카디안 거리(항구대로)가 바라다 보이는 곳에 있는 대극장
항구와 대극장 사이에 있는 큰 도로는 이곳을 건축한 황제 아카디우스 (A.D. 395-408)의 이름에서 아카디안 거리라고 부른다. 유적에서 발견된 비문에 의하면 밤에 도로에 불을 밝혔다고 되어 있는데 로마, 안티오키아와 더불어 고대 도시에서 밤에 붉을 밝힌 3곳 중 하나였다. - 출처: 에페스 안내서
아카디안 거리 (항구대로)의 돌기둥에도 꽃잎이 5개인 꽃 문양이 있었다. ^^
이 건 아내가 찾아낸 꽃이었다. 아내도 점점 숨은 꽃 찾기에 도사가 되어가고 있었다. ^^
에페수스 유적지에서 5km 정도 떨어진 셀축 시내에 내가 묵었던 호텔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성 요한 교회가 있었는데 여기에도 꽃 문양이 새겨진 돌 덩어리가 있었다. ^^;;
성요한 교회에서도 꽃을 보게 될 줄이야... 나는 아무래도 에페수스의 꽃들이 나에게 말을 걸고 싶어한다는 착각을 하게 되기에 이르렀다. ^^;;
성 요한 교회와 같이 고대 교회에서 발견되는 꽃잎이 4장인 꽃문양은 십자가를 상징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이는 근거가 없는 얘기 같다. 왜냐하면 기독교 신앙과 대척점에 있는 아르테미스 여신상의 허리춤에도 꽃잎이 4장인 꽃문양이 있기 때문이다. ^^
아뭏든 에페수스 유적지에 있는 꽃 문양이 어떤 진짜 꽃을 모델로 해서 부조로 새겨 놓은건지... 아니면 그냥 일반적인 꽃을 상징하는건지 무척 궁금했다. 쓸데없는 생각같기도 했는데... 나는 나를 쫒아다니며 말을 걸고 싶어하는 꽃들에게 이름이라도 불러주고 싶었다.. ^^;; 그리고 셀수스 도서관 천정에 새겨 놓은 꽃 문양은 상당히 정교해서 어떤 진짜 꽃을 모델로 해서 새겨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래서 꽃잎이 5개인 무궁화를 포함한 아욱과 식물 (마시맬로(서양 아욱), 무궁화, 접시꽃)에 대해서 조사를 해 봤다. ^^;;
원산지가 유럽인 아욱과 식물엔 마시맬로 (Marshmallow)가 있었다. 무궁화나 접시꽃은 한국 또는 중국이 원산지였고, 유럽이나 서아시아 지역으로 수입된 시기가 불분명하였다. 또한 무궁화는 밀원 식물이 아니다.
* 마시맬로 (Marshmallow):
덴마크 남쪽에 있는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원산지인 허브이다. 맬로의 여러 품종 가운데 가장 약효가 뛰어난 품종이
다. 학명(속명)인 Althaea가 그리스어로 '치료하다'라는 뜻의 'altho'에서 비롯된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줄기는 약 1m로 곧게 자라며 곁가지는 없거나 몇 개만이 갈라진다. 잎은 달걀 모양의 심장형으로 둥글고 두꺼우며
부드럽다. 잎 가장자리에는 불규칙하게 톱니가 있다. 꽃은 블루맬로와 비슷하지만 약간 작으며 분홍색 꽃이 아름답
다. 바닷가나 조수가 넘나드는 강변에 있는 소금기가 있는 늪지 또는 축축한 풀밭 등에서 자란다.
잎·뿌리·꽃 등의 부분을 이용할 수 있는데, 약효 성분은 뿌리를 짠 즙에 특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 기관지, 폐 등 호흡
기질환에 효과가 있다. 과자류에 이용하면 좋은데, 과자의 마시맬로는 이 허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흔히 멜로라고 불리며 허브차의 빛깔이 푸른색인 블루맬로(Malva sylvestris), 사향 냄새가 나는 머스크맬로(M.
meschata) 등이 있다. - 출처: 허브사랑
마시맬로 (Marshmallow)
혹시, 셀수스 도서관 천정의 꽃 문양이나 아르테미스 여신상에 장식된 꽃과 벌은 바로 위 사진처럼 마시맬로 허브를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또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렇게 불러주고 싶었다.
여러분의 눈에는 아래 꽃문양 부조가 마시맬로 (Marshmallow) 같아 보이지 않나요?? ^^
첫댓글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