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보프 (사진출처=fronterad.com)
보프가 1965년 뮌헨에서 유학을 하던 중 그해 8월 11일 고향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 편지는 집에 있는 식구들 모두의 합작 편지다. 편지라기보다는 거의 신문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회고한다. 그 편지의 내용은 이렇다(약술)
“네가 이 편지를 읽을 때면 뮌헨에 당도해 있겠구나. ... 하느님께서 며칠 전에 우리들에게 사랑과 믿음과 감사의 봉헌을 요구하셨다. 사랑하는 우리 아바를 당신 것으로 선택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아빠를 우리에게서 앗아가신 것이 아니다. ... 아빠는 떠나가신 것도 아니고 도착하신 거란다. 멀리 떠나가신 것이 아니고 새로이 다가와 계시단다. 더 크게 아버지가 되고자, 오늘도 또 언제까지라도 우리와 함께 계시고자. 여기 브라질에서 우리 모두와 함께, 거기 독일에서 너와 함께”
편지에는 오누이들 모두의 말들이 이어지면서 죽음이, 쉰넷이라는 한창 나이의 한 사나이에게 닥쳐온 죽음이 우정의 영접을 받으며 일치의 잔치로서 거행되고 있었다. 이튿날 보프는 봉투에서 그 전날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쳐 버렸던 한 생명의 표징을, 우리들에게 모든 면에서 생명을 선사해주셨던 그분 생명의 표징을 발견했다.
심광섭님의 칼럼에서 부분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