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지방 교화소(남한의 교도소)에서 굶주림에 시달린 수감자들이 집단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10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탈곡장(왼쪽) 옆으로 주민들이 밭 수확물을 나르고 있다. 뉴시스© Copyright@국민일보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평안도와 황해도 등 지방 교화소에서 수십명의 수감자가 집단 탈출했다고 22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소식통은 탈옥범들이 도주 과정에서 식량을 획득할 목적으로 강도나 절도뿐 아니라 살인까지 저질러 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가 2017년 공개한 북한 교화소 위성사진. 북한인권위원회 홈페이지© Copyright@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집단 탈출이 일어난 교화소 주변 지역에 대해 몇 달째 야간통행을 금지하고 불심검문과 숙박검열 등을 실시하며 탈옥범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소식통은 또 최근 2년간 평안남도 개천교화소를 포함해 3곳의 지방 교화소에서 수감자 700여명이 아사 혹은 병사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유입·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탓에 식량난이 심화하면서 교화소 배식이 매우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교화소 관리원들이 수감자용 식량까지 빼돌려 돈을 착복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왼쪽), 딸 주애와 함께 지난 7일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 기념 연회에 참석해 장성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 © Copyright@국민일보 교화소 내 의료지원도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자들은 잦은 구타와 고강도 강제 노역에 고통받고 있는데 다쳐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으며, 교화소 안에서 전염병이 창궐해 수십명이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북한은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식량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지난해 10월부터 개인 간 곡물거래를 단속하면서 식량 분배에도 문제가 발생한 탓이다. 최근에는 ‘부촌’으로 불리는 개성에서도 하루에 수십명씩 아사자가 발생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